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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7/09 22:28:19
Name 연아
Subject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개개의 인간들은 자신들의 이해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해 관계도 고려하며,

또한 때에 따라서는 행위의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더욱 존중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도덕적(moral) 입니다.

그들은 본성상 자신들과 비슷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고려를 척도로

참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성적 능력을 통해서 정의감을 키워 갑니다.

이 정의감은 교육적 훈련에 의해 세련되고,

그 결과 자신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사회적 상황을 공정한 객관성의 척도로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이기주의적인 요소들을 정화시킵니다.


모든 인간 집단은 개인과 비교할 때

충동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때에 따라 억제할 수 있는 이성과 자기 극복 노력,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수용하는 능력이

훨씬 결여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들은 개인적 관계에서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심한 이기주의를 집단 행동에서 보여줍니다.

집단의 도덕이 이처럼 개인의 도덕에 비해 열등한 이유는

부분적으로 자연적 충동들에 버금갈 만한 합리적 사회 세력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또한 오직 개인들의 이기적인 충동은 개별적으로 나타날 때보다는

하나의 공통된 충동으로 결합되어 나타날 때 더욱 생생하게 그리고 더욱 강하게 표출되기 때문입니다... (중략)

집단이 크면 클수록 그 집단은 전체적인 인간 집단에서 스스로를 이기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런 집단은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되어 어떠한 사회적 제재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집단이 크면 클수록 공동의 지성과 목적에 도달하기는 어려워지고,

그래서 불가피하게 순간적인 충동이나 무반성적인 목적들과 연계를 맺게 됩니다... '

     - 라인홀트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中 에서... -


어떤 단체나 조직이 있을 때 그 단체에 소속된 각 개개인 자체로는 도덕성에 문제가 없을지라도,

집단 자체에서 도덕적 명제보다는 단체의 이익이 최우선시 되는 것은

이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번 이윤열선수 사건에 대한 협회의 태도와 그 마무리를 지켜보며 이 글을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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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chanic Terran
03/07/09 22:5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입니다. 어디서 본듯한 멋진 구절들... 하마터면 '연아'님의 팬이 될뻔했네요... ^^; 제 속에서 표출되지 못한 마음을 멋진 문구로 대필해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
지노짱!!
03/07/09 23:07
수정 아이콘
니버라고도 하고 니부어라고도 하죠. 사회윤리,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데 이와 반대로 개인의 도덕성에 대해 책임은 물을 수 있어도 집단의 도덕성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죠. 어쨌든 개인이건 집단이건 도덕판단은 개인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우하라는 칸트의 말처럼 인격적으로 대우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게이머들이 수단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03/07/09 23:33
수정 아이콘
Mechanic Terran님 // 과찬이십니다.. ^^; 제가 한 일은 좋은 책의 일부를 타이핑 한 정도일 뿐입니다.. 그보다 저역시 제 마음속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말들을 글로 인용해온 것인데 님도 그렇게 느끼셨다니.. 저야말로 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지노짱!!님 // 님의 말씀대로 '니버' 가 아니라 '니부어'가 좀 더 가깝겠네요.. 'Reinhold Niebuhr' 니까.. 그리고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Mechanic Terran
03/07/10 00:13
수정 아이콘
연아님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맙고 쑥스럽네요. 글이 좋아서... 저희 가족들께 보여드리고 싶으니 좀 퍼가도 괜찮겠지요? ^^; 좋은 하루 되세요.
03/07/12 01:43
수정 아이콘
인간은 '집단'을 인정하고 '시공간'의 문제 역시 머릿속으로는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머뭇거린다. 뭔가 일관되지 않은 태도가 사람 세계에서는 늘 존재한다. -테야르 드 샤르댕 '인간현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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