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14 21:47:06
Name 난폭토끼
Subject [잡담]결승전 이후...
피피님 글처럼 우리는 모두 축제를 한껏 즐겼을 것입니다.

저도 모처럼 형님과 안사람이 만든 요리와 맥주를 먹고 마시며 한곳에 모여 게임을 즐겼답니다.

안사람은 평소 스타중계를 무척이나 싫어했답니다. 파판, 녹스, 디아등 RPG게임등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스타는 무척이나 따라가기 힘든 게임인게지요...게다가 스타중계가 있을때면 안사람 얼굴보다 플게머 얼굴을 더 열심히 보는 제가 못내 아쉬웠나 봅니다...

그런 안사람이 이번 결승을 보며 '재미있었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마치 월드컵 같애...' 라는 말과함께... 평소 축구를 즐기지 않는 그녀에게 축구중계는 끔찍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이 되면(2k2이전에도) 즐겁게 응원하며 경기를 보았다고 합니다. 이번 결승은 마치 월드컵 같은 감동이 있었다는 그 친구의 말이 무척이나 인상깊더군요....

데뷔때부터 '될성부른놈' 이라는 생각을 하며 지켜봤던 'perfect terran' 서지훈, 개인적으로 그를 응원하며(안티테란인 제가 말이죠-_-;;) 형님과 자그마한 내기도 했답니다. 3경기까지의 분위기는 형님께서 저를 엄청 약올리며 웃고, 저는 얼굴이 시뻘게져 혼자 씩씩대는, 참 -_- 한 분위기 였습니다. 그러나 퍼펙트는 저를 배신하지 않더군요. 솔직히 내기를 할때에도, 심지어 5경기 중반까지도 폭풍의 우승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저 퍼펙트의 첫 출전에 큰 긴장없이 좋은 경기만을 보여주기만을 바랬는데 예상치 않은 반전과 온넷의 보이지 않는손(저그는 우승을 할 수 없다. 아무리 잘하더라도... 상대선수보다 무서운 선수라도)이 퍼펙트를 왕좌에 올린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경기에서의 무서운 한방러쉬 이후, 광고가 나가는 동안 그간 잊고있던 성호를 그으며 근 10여년 만에 두손모아 기도를 했습니다. 그 어린 친구가 새로운 '황제' 로 우뚝서기를...

그리곤 마치 '코크배 재현' 같은 결승전이 끝나고 제가 응원하는 선수의 우승과, 더불어 내기에서의 승리로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졌습니다.(주머니도 행복해 하겠죠^m^)

정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즐긴 축제였습니다. 스타에 입문한지 1년밖에 되지않은 형도, 그렇게나 게임중계를 싫어하던 안사람도, 내 자신의 일부처럼 5년이 넘도록 스타를 하며 중계를 챙겨보던 저도 모두가 하나가 되어 즐긴 즐거운 축제였습니다. 이토록 훌륭한 게임, 좋은 시간 만들어준 두선수에게 감사합니다. 더불어 그런 자리를 가능케 해준 14인의 타 선수들과 그들을 조련해 주신 감독님, 구단 관계자들,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어 최고의 플레이를 이끌어 주신 현장의 응원단들, 약간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열과 성을 다해 장기간의 레이스를 끌고와주신 온게임넷 관계자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미처 빼먹은 분들이 없기를...

다음 시즌 결승에도 함께모여 즐기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때에도 이런 행복, 느낄 수 있도록 좋은 경기가 나오겠죠?

ps.다음시즌은 'the legend of fall' 이 재현되길 빌어봅니다...그 대상이 누구든 멋진 토스유저이길... 그리고 서지훈 군이 최소한 4강안에 들길 바랍니다. 요환군과 윤열군에 비해 여타 우승자들이 지명도를 갖지 못하는것이 꾸준히 빅4안에 들지 못하는 성적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 차기시즌 전설의 파트너로는 임요환군이 제일 멋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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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렌시아
03/07/14 21:53
수정 아이콘
가을의 전설이 재현되길 간절히 기원 중입니다. 누가 되든 좋습니다. 잘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강민선수와 박정석선수에게 기대를 많이 하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지훈군도 파이팅!
이성산
03/07/14 23:50
수정 아이콘
'될성부른넘' 이라는 말이 참 눈에 띄네요..^^ 서지훈 선수 옛날 겜아이 1등 하실때나 pgr 1차 대회 우승하신 거나...데일리 게임북에서 8연승인가 하실때 그냥 별 생각 없이 지켜 봤는데...사실 생각해 보니 그때 부터 굉장한 선수 였는거 같네요...^^앞으로도 열심히 하시길~ㅋ
03/07/15 02:03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글의 주제와는 무관하게 한가지 엉뚱한 궁금증이 생겨서 이렇게 리플을 달게 되는군요. 언제고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던 얘깁니다.
이 곳의 많은 플토유저분들, 특히 마이질럿님의 의견에 따르면, 전설의 파트너로 '중후반이 너무 허약한 저축테란' 임테란은 조금 중량감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런 관점에서는 이윤열, 서지훈 같은 극강 '소비테란'(^^;)이나 장진남 같은 저그유저를 가장 강력하고 멋진 파트너로 보는 게 맞는 듯한데... 의외로 임요환선수를 파트너로 원하는 플토유저분들이 많더군요. 그러나 저로서는 잘 이해가 안가요. 가장 강한 상대를 물리치고 우승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전설이자 신화가 되는 게 아닌가요?
솔직히 드는 생각은, 플토우승을 확실히 보장하면서도 새로운 영웅을 가장 돋보이게 해 줄 '제물'로서 임요환선수가 가장 제격이다... 이런 심리가 플토유저분들의 마음 속에 깔려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접할 때마다 임요환선수의 오랜 팬인 저로써는...
특히 임요환선수가 2000년 5월 그 유명한 게임큐 3차리그(한빛배와 동시에 진행되던 최고의 리그였지요) 결승전에서 최인규선수의 플토를 3:0으로 멋지게 극복하고 우승하던 그 때의 감동을 몹시도 그리워하는 저로서는...
늘 이렇게 마음이 아픈가 봅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플토유저분들이 늘 원하고 또 당연시 여기는 이런 시나리오를 나의 영웅 임테란이 언젠가 한번은 꼭 깨뜨려 주기를, 그래서 게임큐의 영광을 OGN 스타리그에서도 한번 재현해 주기를 맘속으로 기원하곤 하죠.

쓰고보니 잡설이었네요.
어찌됐든 결승전의 두 주인공 축하드리고, 난폭토끼님 내기 이기신 것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난폭토끼님의 의중을 함부로 넘겨짚은 것이라면 이 무례함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난폭토끼
03/07/15 07:54
수정 아이콘
/july 님 그런 마인드가 숨어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여타 토스 유저분들의 의중이야 알리 만무하지만 저의 의견은 단지 그가 '토스에게 약해서' 가 아니라 프로게임계의 상징적인 인물이고, 또한 '흥행' 측면에서도 가장 확실한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임요환군이 물량에서 많이 약하다고 생각지 않고(윤열군과 지훈군이 말도 안되게 많이 뽑는것 뿐이에요-_-)/ 역시 RTS는 실시간 '전략'게임 아닙니까? 전략적으로 가장 훌륭한 플레이어인 요환군이 실망스런 게임을 하리라 믿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때문에 파트너로서 요환군을 뽑습니다. 아, 만약 그가 결승에 진출한다면 명성도 회복하는 길이고(준우승자도 상당한거죠) 아무래도 올드게이머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것을 싫어할 올드팬은 없겠죠^^ 요즘 국기봉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이던데 올드게이머들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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