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16 23:18:12
Name kairess
Subject [펌]아버지는 누구인가?
안녕하세요 카이레스입니다...
지금 술한잔 걸치고 왔더니 기분이 좋네요..^^;
제 여친이 모 사이트에서 찾았다고 프린트 해서 가지고 왔네요...
그 글을 읽어보면서 정말 가슴에 구구절절 와닿는 말들이더라고요...
저만 읽기 아까워서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항상 가까이 있어서 너무 섣불리 그 존재의 중요함을 잊어버리진 않으셨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본문시작--------------------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 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 - 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 -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 - 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 - 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 - 우리 아버지요? 세대차이가 나요.
25세때 -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 -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 - 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 - 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 -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우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나의꿈은백수
02/09/16 23:19
수정 아이콘
아..아버지..
로드 투 퍼디션을 보고난후 읽으니 더욱 찡합니다......
Elecviva
02/09/16 23:24
수정 아이콘
오늘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이 글이 올라왔는 데..
..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마음이 생기더군요.
'아버지'..
시간이 지날 수록 참 어려운 자리임을 알게 됩니다.
내사랑HJ
02/09/17 00:10
수정 아이콘
이 글 예전에도 읽어봤는데.. 언제 봐도 감동적.. 이 글읽고 새삼스럽게 아버지께 잘해드려야 겠더군요 지금까지 번번한 생신선물이나 어버이날 선물도 못드렸는데..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6256 [잡담] 걱정되는 자유게시판 하지만.. [1] Hyper1232 02/09/17 1232
6255 어떤 마법에 관한..... [2] 네로울프1306 02/09/17 1306
6254 오늘 듀얼 토너먼트 시작하나요? [5] 아드레날린1217 02/09/17 1217
6253 아~ 정말 우리나라는 예술문화가 자라날 수 없는 환경인가.. [14] 이재혁1253 02/09/17 1253
6251 홈페이지 게시판 디자인입니다 ^^; [2] drighk1796 02/09/17 1796
6249 엉뚱한 발상. 허무한 패배의 상념. [10] 삭제됨1330 02/09/17 1330
6248 온게임넷 평점 Best5 명승부(수정) [17] kabuki1948 02/09/17 1948
6247 [퍼온글] 만화가들의 절규 2 [118] 카제미돌쇠2942 02/09/17 2942
6246 사랑하는 사람에게 [4] 불멸의저그2826 02/09/17 2826
6245 [퍼온글] 만화가들의 절규 1 [4] 카제미돌쇠1358 02/09/17 1358
6242 최하수가 될수 밖에 없는 이유 ~ [11] icarus-guy[pgr]1184 02/09/17 1184
6241 스타크래프트를 지웠습니다. [8] Elecviva1541 02/09/17 1541
6240 오늘은 예비군 훈련...ㅡ.ㅡ;; yooyi1121 02/09/17 1121
6239 [잡글]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 거야. ---어느 게이머에게 [15] 아휘1891 02/09/17 1891
6238 오늘 가입하고 인사 올립니다. 죽을때까지만..1208 02/09/17 1208
6237 임요환님은 전능한데 내가 아직 기도가 모자랐나 보다. [7] 꼭두각시서커1237 02/09/17 1237
6236 오늘 리플레이스페셜 역시 재미있네요 :) [8] 공룡1536 02/09/16 1536
6235 [펌]아버지는 누구인가? [3] kairess1360 02/09/16 1360
6234 내 사랑 팥쥐.. [3] Elecviva1284 02/09/16 1284
6231 스타는 하면할수록 잘하는걸까? [27] 묵향지기1562 02/09/16 1562
6230 요즘 리플레이 사이트 어디들 가시는지.. [4] 찌단[FC]1345 02/09/16 1345
6229 세상엔 답이 없는게 정답이 아닐까여? [29] kabuki2029 02/09/16 2029
6226 kpga투어 운영방식에 대한 건의 인데요... [9] 이동익1302 02/09/16 130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