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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0/03 23:26:58
Name Zard
Subject [감상평]"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안녕하세요..정상적인(?) 자드입니다...^_^

얼마전 추석때 집에 내려가서 친구와 같이 밤에 할일이 없는 관계로..

영화를 한 편 보게 되었는데..

영화관에 가서 상영프로를 확인해보니..

세상에나... 이제서야 센과 치히로를 개봉했더군요..-_-;;;;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좀 각별한 관계로 친구와 같이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지금 이런 감상평을 꼭 쓰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쓰게 되는군요..^_^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기위해 자리에 앉아 기다리던 중..

일본에서는 2400만명이나 봤다는 영화인데 어떤 영화일까 ?

얘기듣기로는 재미있다는데..

전 이런 가벼운 호기심에 사로 잡혀 있었습니다..




어느덧 영화는 시작되고..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과연 어떻게 주인공이 이 난관을 헤쳐나갈것인가 ? 하는 생각에..

턱을 괴며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하고..

귀여운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오랜만에 티없는 미소도 지어보고..

웃기는 장면이 연출되면..

푸하하...큰 웃음소리를 내며 정말 즐겁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몇몇 장면들이 가슴에 남아버렸습니다..

부모님이 돼지가 되었다는 사실에 울음을 터뜨리며..
우걱우걱~ 주먹밥을 먹는 "센"의 모습..

"센"이 "하쿠"(남자주인공)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장면..

역시 "센"이 "하쿠"의 진짜 이름을 찾아주는 장면..등등..



슬픈 장면도 있고 즐거운 장면도 있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이 가려워졌습니다..




.......................




주변의 관객들은 즐겁게 웃으면서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보고 있는데..

어이없게도 저는 눈에 눈물이 고이려고 해서..

손등으로 재빨리 눈가를 문질러댔습니다..



전에는 나도 저랬었는데..

그런 상황이라면 나도 그렇게 행동했을텐데..

전에는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싫어하지도 않았을텐데..

이런 가정아닌 가정들로 머리속이 가득해졌습니다..


항상 웃고 다닐 수 없게 되버린 현재의 내 모습을 싸늘하게 느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어느덧 끝나고 친구와 작별한 후..

조금은 쌀쌀한 새벽공기를 느끼며..

습관적으로 담배를 꺼내는 것 대신에..

정말 오랜만에..........

밤하늘을 올려다 보게 해준 정말 멋진 영화였습니다..




시간이 안되셔서 아직 못보신 분이 있다면..

꼭 보십시오..^_^







From 올해 영화관 2번 가본 자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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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03 23:35
수정 아이콘
전 일본 애니메이션 에는 관심이없는대 참 재미있더라구여.....만화책으로도 봤는대 재미있었습니다
Fortune favors the b
02/10/03 23:37
수정 아이콘
저는...센과 치히로가 아니라...센과 이치로 인줄 알았습니다..야구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_^;; 아무튼 좋은 영화라니 봐야겠습니다..
02/10/04 00:05
수정 아이콘
Zard 님? 이제 좀 쉬운 글을 쓰시는군요. ^^ 반갑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저도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무엇보다 마지막에 센이 부모님을 구하고 터널 지날 때 말이죠,
왜 조건이 걸렸잖아요?
터널을 지날 때 까지 절대로 뒤를 돌아 보면 안 된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엔 꼭 조건이 걸리지요, 그것도 뒤를 돌아 보면 안 된다는...
그런데,
누구나, 거의 반드시... 사람이기 때문인지... 뒤를 돌아 보지요.
소돔과 고모라에서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 보다가 소금기둥이 되고,
한국의 많은 민간 설화에서는 뒤를 돌아 보다가 돌기둥이 되고...
그리스의 어떤 신화에서도 지옥에까지 찾아가서 아내를 구해 오다가 마지막에 돌아 보는 바람에 아내를 놓치게 되는...

그런데, 센은, 돌아 보지 않지요.
터널을 다 빠져 나와서,
돌아 보지요. 그것도 담담한... 무표정 하다고 할 수 있는 담담한 표정으로...

전 그 장면이 참으로 압권이고, 감명 깊었습니다.
언제나 답답하게, 인간의 한계라고 스스로 규정짓는... 인간의 한계라는 그 한계를 깨뜨리는,
우리가 스스로 규정지은 인간의 한계를 깨뜨리는 모습을 센은 보여 주더군요.
일본인의 대담한 세계관을 엿본 것 같았습니다.

왜,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의 한계를 규정 짓는지...
우린 분명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데 말이지요.
황무지
영화관에서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소림축구', 그 전이라고 할만한 것이 '화양연화'...화양연화가 올해..개봉한 영화였던가...음...
센과치히로의 모험...지금도 영화관에 걸려있지는 않겠지요 =.=?
황무지
그나저나 이치로가 행방불명되면...거참...
엄재경님이 행방불명되면...음...난리나겠지요 ㅎ.ㅎ?
bbanttak
갑자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저번에 문구로 나온 "센과 엄재경의 행방불명"이 생각나는군요 ^^;
미니-_-v
02/10/04 00:18
수정 아이콘
저도 아주 감명깊게 봤습니다 :)

신기하게도
한참 웃으면서 흥미진진하게 봤는데,
보고나서 한 십분후에 문득 '어떤 내용이었지?' 하고 그 내용을 조용히 곱씹어 보니..

그 밀려오는 감동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_-;

" 와아 끝내준다 " 라고 호들갑을 떨면서 좋아해야 할지..
" 괜찮네 " 하고 계속 그 내용을 조용히 음미하고 있어야 하는건지...

창피하고도 씁쓸한 얘기지만, 그 기분을 표현할 방법을 못 찾겠더군요 (_ _ ;)

그저 친구에게 덤덤히 추천한것 밖에는 달리 그 감동을 표현할길이 없었습니다


더욱 슬픈건
저를 이리 변하게 만든 세월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는것 (ㅠ_ㅠ ;)
쌔규이
02/10/04 04:21
수정 아이콘
정말 어릴적 추억에 관해 다시 짚어갈수 있는 영화.
이제까지와는 먼가 다른 듯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냄새가 풍기는 영화.
장면장면 각종 패러디 (토토로의 먼지귀신) 가 돋보였던 영화.

언제나 그랬든 미야자키의 영화는...영화 끝나고 엔딩이 가장 감동 깊은 영화.

역시나 센과 치히로라고 부르는 사람에 만만치 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센과 이치로라 불리는 영화.
쌔규이
02/10/04 04:22
수정 아이콘
DVD로 나오면 가장 사고 싶은 영화...ㅠ.ㅠ 디빅(Divx)으로 다시 봐도 엄청 재밌네요. 역시나 여기서 가장 돋보이는 케릭터는 카오나시라는 몬스터(?) ;;
02/10/04 09:23
수정 아이콘
하하 쌔규이님 ^^ 제가 그 캐릭에 대해서 쓸라고 했는데 먼저 쓰셨네요 개인적으로 뭔지 모를 분위기가 느껴지더라구요 마지막에 그렇게 허무하게 심부름을 하는걸로 마무리 지어졌을때 조금은 허탈했다는 -_-;;;;;
02/10/04 10:50
수정 아이콘
저도 이영화를 보고 느낀게 있는데요
이영화보고 말로만 듣던 일본영화들에 갑자기 관심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몇편안돼지만 원령공주,천공의성 라퓨타,이웃집 토토로등등하고
요즘 기쿠로찌(?)의 여름까지 급하게 봤는데요
영화평을 떠나 지금까지 생각했던 일본인들의 나쁜 선입관이 많이
줄어든듯 합니다.
적어도 이런 영화들을 만들고 보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나쁘고 우리의 적은 아니라는 생각은 얼핏 들더군요
앗 이게 그 무서븐 일본문화의 영향인가?? 그건 아닌것 같은뎅..
밀가리
02/10/04 12:56
수정 아이콘
제작자가 미야자키 히데요시인데요
개인적으로 천공의성 라퓨타가 가슴에 빡 오는게 -_-
02/10/04 14:36
수정 아이콘
밀가리님 미야자키 하야오 로 알고 있습니다 (__)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
bbanttak
미야자키 하야오님 입니다(__)
황무지
궁기 준 ... 한자가 생각이 안나ㅇ요...
김형석
02/10/04 22:15
수정 아이콘
전 미야자키 하야오가 극우라는 소리를 들어서 영화 안봤는데 ^^;; 그래도 좋은 영화라니까 봐야겠네요 ^^
02/10/05 00:27
수정 아이콘
미야자키 히데요시<----- 일부러 한 개거가 아닐까요? ㅡㅡ;혼자 추측을 해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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