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8/01 19:21:44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레벨다운의 계절

역시 프로리그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 글들이 무척이나 많아졌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애정이 지나쳐 미움으로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해서는 안되는 말이 있고 행동이 있습니다.

상대를 두둘겨 패놓고 사랑하니까 이해하라고 하면 안 되는 거죠.

며칠사이 이런 저런 이유로 포인트를 깍이고 레벨다운 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까짓 이 사이트에 글 올리는 권한이 대수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조금은 신중

하고 차분한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옳고 그른가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누가 더 올바른 태도로 문제를 대하는가 하는 것

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퇴계 이황이 고봉 기대승과 나누던 "사단 칠정에 관한 논변"을 보십시오.

선배의 이론에 반기를 든 고봉도 비범하지만, 그것을 넓은 아량으로 받아들인 퇴계의 태도

에 더욱 감탄하게 됩니다.

8년 동안의 논변이 진행되는 동안에 퇴계는 고봉의 이론을 신중하게 검토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발견할 때마다 개정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논변이 시작될 무렵 퇴계는 대사성까지 지낸 59세의 대가였던 데 비하여 고봉은 갓 과거

에 급제한 33세의 소장학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장장 8년 동안의 논변이 가능하였고 그것이 드디어 당시의 정체된 학문 풍토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켜 우리나라 성리학의 발전을 가져왔는데 이것은 퇴계의 겸허한 학문태도 때문

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태도를 그의 제자는 "선생은 겸허로써 덕을 삼아 털끝만큼도 교만하여 잘난

체 하는 마음이 없었다."라고 평하였습니다.

올바른 태도를 갖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물며 올바른 태도를 갖추려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처음 알고 지

키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올바른 태도를 갖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일 뿐 아니라 자신의 논리

와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인 것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8/01 19:30
수정 아이콘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논쟁...일전에 수업에서 들은 바 있지만
바람직한 토론의 자세로써 귀감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카이레스
05/08/01 19:35
수정 아이콘
8년동안 토론의 격을 잃지 않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합니다..
진리탐구자
05/08/01 20:40
수정 아이콘
지금으로 생각한다면 서울대학교 총장에게 지방의 고등학생이 반론을 제기한 격이죠. 쟁론의 내용과 수준도 대단하지만, 현 시대에도 사람들이 거부하고 있는 것을 그 시대에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존경할만합니다.
utopia0716
05/08/02 02:46
수정 아이콘
8년동안이나 토론을 한 건, e-mail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186 본프레레 감독 경질시켜야 하는가? [19] Love♥Toss4127 05/08/02 4127 0
15185 나에게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은... [10] swflying4346 05/08/02 4346 0
15184 허 본프레레감독 .. 이을용선수 안봅은 이유가 이거였습니까? [51] ForChojja6694 05/08/01 6694 0
15183 사랑하는 T1팀~ 우승을 축하합니다.>ㅅ< [30] 이솔레스티4330 05/08/01 4330 0
15181 이선희 - 아름다운 강산. [15] 내사랑루시아4528 05/08/01 4528 0
15180 슥하이 후로리그 시즌2 추가신청과 엔트리 재발표입니다. [18] 러브포보아4621 05/08/01 4621 0
15179 언제 한번 온겜과 엠겜의 해설진이 만나는 파티를.. [18] SSeri4067 05/08/01 4067 0
15178 가끔은... [5] 가을의전설4064 05/08/01 4064 0
15177 KTF 선수여러분. [4] 김홍석4217 05/08/01 4217 0
15176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비관적인 입장들에 대한 총정리. [29] legend4292 05/08/01 4292 0
15175 전 KTF팀의 패배에 이런 분석을 했습니다.. [12] 브로큰하트4004 05/08/01 4004 0
15174 레벨다운의 계절 [4] 총알이 모자라.4224 05/08/01 4224 0
15172 선수들만의 색깔 , 종족의 색깔 [10] Brave질럿3946 05/08/01 3946 0
15171 차라리 KTF 해체하라고 하십시요. [88] 김호철8604 05/08/01 8604 0
15170 [펌] 이동국을 비판한다 (사커월드 가엘님) [38] 수시아4575 05/08/01 4575 0
15169 정말 진정한 KTF팬이라면, 정말 이러지맙시다... [22] ☆FlyingMarine☆3998 05/08/01 3998 0
15168 사랑과 언쟁을 하려거든 쪽지로 쓰세요 [3] 소년4436 05/08/01 4436 0
15167 현장에서만 볼수 있었던 엔딩의 감동? [6] In the Rain4026 05/08/01 4026 0
15166 2005 SKY PROLEAGUE 전기리그 결승전 12만 관중? [208] 담양5724 05/08/01 5724 0
15164 각 종족의 선두 그룹을 지칭하는 말들... [26] *시원*5669 05/08/01 5669 0
15163 또 기다리겠습니다..[옐로우 응원글] [20] zenith4228 05/08/01 4228 0
15162 ktf테란 논쟁? [59] 모든것은선택4976 05/08/01 4976 0
15161 KTF 개인전 플토라인의 신임을 부셔라 [32] KissTheRain4043 05/08/01 404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