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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1/14 13:54:30
Name hyoni
Subject [잡담] 슬럼프, 필요하기도 한 것.
무겁고 민감한 글에 이어 올릴려니 뻘쭘하네요. 기왕 쓴 글이니, 조금 가벼운 맘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슬럼프다 아니다, 어디까지 해야 슬럼프냐 논쟁하자는 글은 아닙니다. 주춤하는 선수
들을 위한 응원글 정도로 생각해 주세요.^^


슬럼프라는 말.. 아마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주로 잔뼈가 굵은 중견 선수들에게 붙여지는 단어입니다. 신인들은 치고 올라올 일밖에는
없으니까요.

팬의 입장에서도 좋아하는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면 함께 버로우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더욱 더 활발하게 활동하시면서 선수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데 열중하시기도 하지만요.

눈에 띄게 성적이 하락한 선수들은 기세랄까요.. 그런 것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경기력이 큰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그때 유행하는 전략이나 게임의 흐름을
읽지 못하기도 하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자신의 스타일만을 고수하다가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슬럼프에 한번 빠지면 그대로 서서히 성적이 하락하다가 어느덧 리그에서 사라지는
선수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올드팬의 입장에선 너무도 안타까운 경우이지요. 그후
군대에 간다는 소식을 듣거나 하면 더 마음이 아픕니다.
그와는 반대로, 시나브로 치고 올라와 성적을 회복하기도 합니다. 혹은 무서운 기세로
승리하면서 단번에 듀얼토너먼트 1라운드 우승이라도 하면 그야말로 '슬럼프 탈출'
이라는 표제의 기사가 나오기도 하죠.

저는 선수들에게 슬럼프는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비슷비슷한 성적을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지치게 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그런 경우가 빠져나오기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결승무대의 짜릿함도 맛보았다가, 예선의 치열함도 겪어보는. 다이나믹한 자기운영의
묘를 느껴보십시오. 어차피 예선으로 내려간 이상, 새로 진입하는 신인들의 불타는
열의를 피부로 느끼면서 마음을 다잡을 기회로 삼아야죠.
이번 듀얼토너먼트에서 박정석 선수가 예선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없는 리그는 상상이 되어도 박정석 선수가 없는 리그는
상상이 안간달까요. 저 임요환 선수의 팬인데도 말입니다.

그동안 박정석 석수를 보면서 '저 선수는 슬럼프 같은 건 겪지도 않을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리그의 한자리에는 그가 있었고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었으니까요.
박정석 선수가 슬럼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MSL도 있고, 예선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듀얼토너먼트 1라운드 우승도 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선수이니까요.

박정석 선수 다시 힘내시고 열정을 가득 채워서 멋진 경기 보여주시기 바랍니다.(그러
고보니 MSL에서 임요환 선수와 붙는군요. 이 응원이 모순이 되는 순간입니다.-.-;;)




p.s. 함량미달인 15줄이 넘는 글은 아닐까 걱정하며 알찬 글 덧붙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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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필요에 쫓겨 하찮은 일이라도 해야 했던 시절에도 로댕은 자신을 잃는 법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체험한 일이 언제까지나 계획만으로 그치는 적이 없었으며, 낮에 생각했
던 것은 그날 밤 안으로 즉시 실행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하여 모든 것은 끊임없이
실현되었다.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나 꿈만 꾸거나 계획과 기분에 젖어 멈추어 있지 않고
항상 무리하게라도 물(物)로 옮기는 일이다. 마음속으로는 여러 가지를 느끼고, 의지도
있는데, 그것을 완성할 좋은 시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만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
이런 사람에게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 그런 인간은 이미 아무런 가능성이 없고 우둔한
노인이 될 뿐이다. 문제는 만드는 것, 만드는 것이다.                            - R.M.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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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자유
05/11/14 14:02
수정 아이콘
참 요즘 스타리그를 보면 알수 없어진것이 요즘은 스타리거나 듀얼토나먼트 1라운드 진출자나 혹은 2라운드 진출자나 누가 어디 있건 이상할게 없어져 버릴 만큼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 된듯합니다. 정말 듀얼 1라운드 우승자(차기 4번시드)도 누가 받을 것인지 사뭇 궁금해 지는 군요. 이윤열 프로, 박정석 프로, 강민 프로, 박용욱 프로와 같은 우승자 대열과 홍진호 프로 박태민 프로와 같이 꾸준한 실력을 지닌 선수들, 게다가 나도현 프로 박경락 프로 김정민 프로 처럼 과거의 화려한 시절로의 회귀를 바라는 선수들까지 너무 많은 선수들이 우승을 다투겠군요.
StaR-SeeKrR
05/11/14 14:02
수정 아이콘
슬럼프.. 고난과 시련이 필요하다지만... 그런 것 없이 꾸준히 잘 하는게 좋기야 하겠죠^^;;
저도 박정석 선수가 예선으로 갈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봄눈겨울비
05/11/14 14:06
수정 아이콘
실력이 다들 상향평준화 되어버렸죠..
정말로.. 정말로.. 지금까지 무관이었던 올드 게이머들이 우승하는 장면이 보고싶네요..
05/11/14 14:12
수정 아이콘
박정석 선수의 온겜 본선진출 실패....
생각치도 못했던 상황에,,잠시 헛것을 본게 아닌가 착각을 할 정도로 실감이 나지않았었습니다,,,
앞만보고 쉼없이 달려오느라 많이 지쳐있을 심신도 잘 추스리시고
더 강해진 영웅의 모습으로 돌아와주길,,,
REACH...!
피플스_스터너
05/11/14 15:10
수정 아이콘
슬럼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 누구도 절대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은 맞는 것 같네요. 이왕 이렇게 된거 긍정적으로,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승화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다시금 영웅 vs 황제의 결승전을 보길 기대합니다.
05/11/19 09:49
수정 아이콘
아마 프로리그에 집중하기 때문일가요?
억대 연봉자들중에 개인리그 성적이 않좋은 선수는
프로리그에서는 확실히 해주는 선수들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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