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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5/19 21:42:49
Name 4thrace
Subject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임요환선수 vs 최가람선수 3경기 분석.
3경기에서 최가람 선수의 페이크가 돋보였다고 봅니다.

임요환 선수는 8배럭을 하고 꾸준히 병력을 1배럭에서 모아서, 9시-6시의 가까운 러시거리를 이용해 파이어뱃 3기 추가로 본진으로 바로 난입하려는 전략을 세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앞마당에 성큰이 늦게 지어져야 하므로 서플라이를 이용해 최대한 해처리 펴는 타이밍을 늦추었고, 결국 해처리를 펴는 타이밍을 늦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가람 선수의 성큰 위치에 있었습니다. 본진 진입하는 경로의 성큰을 먼저 성큰으로 변태해야 본진진입을 막을 수 있는데, 미네랄에 가까운 성큰을 변태시켜버린 것입니다. 해처리가 펴졌을 타이밍에 테란 파메의 본진 진입을 막기 위해 진입경로에 클립컬러니를 먼저 만드는 것이 상식적인데 멀찌감치 미네랄 쪽에 크립을 만들었습니다.

그 말은 본진으로 들어오라는 말과 다름 없었습니다.

결국 2파이어뱃이 무사히 본진으로 메딕도 1기 살아남은 상태에서 들어왔습니다. 이쯤 되면 본진 깨끗이 정리당하고 조만간 GG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예상외로 본진에는 이미 2성큰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파뱃을 일점사하여 파뱃2기를 성큰으로 잡고 경기는 기울었습니다.

결국 최가람 선수의 본진난입도 이미 계획된 것이고, 타저그유저라면 저 마린과 파뱃이 본진에 들어가면 무조건 패배하니 저글링으로 막다가 피해는 피해대로 보고 본진까지 밀렸을 공산이 큽니다.

그런데 '파메여 안녕, 잘가~ 내 본진으로 어서 들어가~' 라고 내버려두고 임요환 선수의 본진을 오히려 급습합니다.

앨리전을 하면 일반적으로 저그가 불리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앨리전이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이미 준비되어 있는 개미지옥으로 파뱃과 마린을 몰아넣고 자신은 텅빈 상대 본진을 유린한 것이었습니다.

즉 전략적 예측과 선택에서 애초에 3경기가 이미 시작되기도 전에 최가람선수가 이미 임요환 선수를 제압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난 네가 뭘할지 다 알고 있어. 그리고 준비도 되어 있어' <- 8배럭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것은 이런 의미까지 포함한다고 봅니다. '그래.... 내 생각대로 해주고 있구나' 이런 의미 말입니다.

PS. 최가람 선수는 조정웅 감독과 함께 합체하여 싸우고 있었으니 2,3경기에서 경기력이 더욱 빛났던 것 같습니다.

PS2. 로얄로더의 시작인가요? 최가람 선수가 폭풍을 잠재울수 있을지 기대해보겠습니다.

PS3. 그나저나 저그종족의 대학살자, 임요환급 테란을 백두대간, 개척시대같은 맵에서 잡은 저그라면........ 최가람 선수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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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19 21:47
수정 아이콘
설득력이 있네요.
06/05/19 21:48
수정 아이콘
이 승리가...최가람이란 선수의 그릇을 크게 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8강이 기대되네요. 최가람 선수도 저그전을 자신있어 하고,
홍진호 선수야, 예전 슬럼프 시절에도 저그전은 무너지지 않았었으니깐요.
밀가리
06/05/19 21:51
수정 아이콘
이번리그는 말입니다. 올드보이들과 뉴 페이스들이 굉장한 선전을 보여주네요.
06/05/19 21:51
수정 아이콘
성큰2개 타이밍 예술이었습니다. 사실 테란들이 조금만 빈틈이 보여도 성큰 무시하고 본진난입을 시도 하는 경우가 많죠.
오름 엠바르
06/05/19 21:51
수정 아이콘
저도 본진으로 병력 난입하는거 보면서 '무시무시한 임진록인가'라고 생각했었드랬죠.
여튼 양 선수 다 센스가 발한 삼연전이었습니다.
06/05/19 21:52
수정 아이콘
24강에서 본진 난입을 허용해서 허무하게 지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깜짝 놀랬습니다.
앞마당 성큰 위치를 보고선 '어라? 실수할 리가 없는데?'라고 생각했는데, 본진을 보니 이미 성큰이 올라가고 있더라구요 ^^
첫 본선 2선승제 무대에서 1경기로 큰 심리적 타격을 받았을 법한데도 2, 3경기 침착하게 잡아내는 모습 멋집니다요~ ^^
You.Sin.Young.
06/05/19 21:54
수정 아이콘
개미지옥이라.. 짧고 무거운 한 마디..

경기를 단 한 마디로 압축하셨네요. 이런 놀라운 알집능력이 있으신 줄은 몰랐네요. 하핫~!


그나저나 르까프의 정체는 합체로봇이었나;;

몇 단 합체까지 가능하려나..
아크이브
06/05/19 22:03
수정 아이콘
최. 가. 람.
저그종족의 대학살자를 개미지옥으로 몰아넣다..


적고보니 무섭습니다. ㅠ
솔직히 1경기보고 최가람선수에게 더이상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보통은 그렇게 지면 임요환 선수에게 완전히 기세에 눌려버리기때문에.
정말 대단한 센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가람선수의 경기를 처음보는 것 같은데 그가 누군지 조금 더 알고 싶군요. ^^
어쨌든, 첫인상은 굉.장.히.강.렬.
06/05/19 22:04
수정 아이콘
알집능력....... -_-

이런 유머감각이란............ (요즘 라니냐로 인해 올여름 이상저온현상이 발생할 거란 뜬소문이........ -_-.... 믿지 않았었는데..... 유신영님. 올여름을 부탁드립니다....)
Den_Zang
06/05/19 22:07
수정 아이콘
ㅎ 정확하면서 핵심을 찌르는 표현입니다 개미지옥 ~
아야여오요우
06/05/19 22:07
수정 아이콘
저그 앞마당 막던 서플라이 깨지기 전에 취소했었나요? 제가 보기엔 그냥 깨진거 같던데..
파라토스★
06/05/19 22:14
수정 아이콘
또하나 작은 포인트는...
임요환 선수의 저그 본진 입성 병력에서 찾을 수 있죠,..
사실 그상황에서 성큰 2개지만 모두 미완성이었고 둘이 떨어져 있어서
마린4 파베2 메딕2 이면 성큰 하나씩 파괴 하면 저글링도 없었으니 쉽게 밀수 있었죠,
만약 최가람 선수가 저글링을 끌고 본진으로 왔었으면 두선수 모두 컨트롤을 발휘한다 가정할때
최가람 선수의 완패였습니다..
최가람 병력이 닿기도 전에 오른쪽 성큰 하나 깨지고 왼쪽 성큰 사정거리 범위 밖에서 싸움걸며 농성하면
이기기 힘들었습니다.
여기서 최가람 선수가 저글링을 테란 본진에 보냄으로써 임요환선수의 컨트롤이 흐트러집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실수가 발휘(?)되는데
스팀팩을 맞고 달려온 마린 파베에 있어 메딕이 곁에 있는 마린을 먼저 치료했다는 것이지요.

파벳은 기본아머 에도 불구하고 메딕의 보호없이 최가람 선수의 성큰으로 파벳 강제어택으로 파벳 2기를 먼저 잃은것이 승부를 갈랐습니다.

만약 임요환 선수가 본진 깨끗이 포기하고 그냥 커맨드 들고 저그 본진 병력 컨트롤에 집중했다면 임요환 선수 특유의 컨트롤로 경기결과는 달라졌을 거라고 봅니다.

짧지만 여러 요소가 많았고 나름대로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그 짧은 찰나 최가람 선수의 상황판단은 정말 황금 마우스 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시간,남은
06/05/19 23:05
수정 아이콘
밑에서도 말했는데 최가람 선수 본진으로 들어간 파벳의 수는 총 3기입니다. 병력 출발할때 파벳 3기 마린 4기 메딕 1기 였습니다. 그 중2기는 순전히 임요환 선수 컨트롤 미스로 잡혔습니다.
06/05/19 23:43
수정 아이콘
아프리카의 잦은 버퍼링 탓에. (아주 좋은 타이밍에 버퍼링)
성큰 두기 지어지기 전까지의 상황을 못 봤는데.
이런 재미난 과정이 있었군요. 경기를 다시 챙겨봐야 겠습니다.
anti-terran
06/05/19 23:54
수정 아이콘
8배럭을 확인한 순간부터 최가람 선수는 머리 속에 이런 결말을 그리고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 순간도 망설임이 없는 선택을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습을 통해 수십수백번을 당해본 상황이었을 것 같네요.
강은희
06/05/20 00:32
수정 아이콘
최가람 선수 저번에 차재욱 선수한테도 무탈 훼이크 써서 이겼는데 이번에도 이런 멋진 심리전!진짜 멋지네요.같은 저그유저로써 진짜 감탄밖에 안나오네요.
체념토스
06/05/20 16:08
수정 아이콘
확실히 임요환 선수의 다급한 심리를 이용한것 같습니다...

테란은 8배럭 ...저그는 (12풀)앞마당 확장 가져 갔고..

이런식으로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테란이 나빠질껄 알고 있기 때문에...

임요환선수.... 용감하게 진출 했으나...

상대는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드론 째는거 포기하면서 저글링뽑았죠)

저글링 테란 본진 난입...

저그 본진 성큰 수비..

최가람 선수 참 운도 많이 따라줬던거 같아요.. 오버로드도 한번에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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