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8/01 00:48:29
Name 세이시로
Subject 오늘 듀얼 오프 후기입니다 ^^
실로 오랜만에 오프란 걸 갔다 와봤습니다.
코엑스에서 있던 모임이 파한 후 저 혼자 메가스튜디오로 향했었죠.
날씨가 더운데도, 혹은 더워서 그런지 유난히 많던 코엑스의 인파에 의한건지
오랜만에 찾아온 메가스튜디오도 꽉 차 있더군요.
듀얼 인기가 좋은가 하고 생각했는데 1,2경기를 마치고 나서 꽤 많이 빠져나가더군요 ^^;

아무튼 오늘도 네 선수가 나왔었지요.
삼성준 선수의 동생으로 동가이의 이름을 떨칠 것이냐? SK텔레콤의 박재혁 선수와
부진의 늪을 헤메고 있는 변길섭 선수가 솟아오를 것인가도 관심사였지만
역시나
1년 전 환상적인 로열로드를 보여줬던 오영종 선수의 진출 여부와
머지않아 시대를 풍미해 나갈 테란으로 생각되는 염보성 선수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었습니다.

1경기가 시작된 직후에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마침 박재혁 선수가 타스타팅 확장을 했더군요.
염보성 선수는 성큰이 하나밖에 없는데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것은
1)원배럭 더블 빌드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었고
2)스캔이 부족해 성큰수를 알 지 못해서 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경기는 일찍 2가스를 가져간 박재혁 선수의 빌드상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해처리가 모여있지 않으면 병력도 안나온다는 저그의 딜레마를 보여주듯
그 시간대로는 타이밍도 규모도 방향도 모두 빈약했던 폭탄드랍이 쉽게 막히면서
염보성 선수의 한방에 마무리되고 말았지요.
타스타팅 확장엔 드론이 넘쳐나고 있더군요.

2경기는 또다시 815 3. 오영종 선수는 박지호 선수가 잘 보여주던 노게이트 더블.
그후 섬확장을 하나 가져가며 조심스럽게 병력을 늘리고 캐리어를 가는데...
원팩 원스타로 출발해 뭘 하나 한 것도 없고 그냥 섬확장 하나 가져간 채
캐리어 확인 이후 배틀로 가는 변길섭 선수의 운영은 상당히 의아스러웠습니다.
현장에선 배틀이 나와서 야마토도 쏘고 하니 탄성도 일고 그랬지만
역시 배틀이 캐리어 상대로는 안되더군요.
골리앗까지 충원되지만 캐리어에 속절없이 밀리고
본진이 초토화되면서 지지를 치고 말았습니다.
방송경기 플테전에서 배틀 대 캐리어를 본 것도 오랜만인데 그리 멋있지는 않았습니다.
두 선수 모두 지키고 보자는, 지나치게 안정적인 마인드를 보여줬구요.

그래서 오늘의 하이라이트, 염보성 대 오영종 승자전!
최근의 기세나 개척시대라는 맵의 추세를 볼 때 염보성 선수가 유리해 보였는데
과연 오영종 선수가 이를 이겨내고 가을의 전설의 가능성을 보일지가 관심사였습니다.
듀얼에서 센터게이트가 허무하게 막히는 경기가 여러번 나왔는데
오영종 선수는 일단 본진 게이트를 가면서 미네랄을 통과시켜 구석멀티 쪽에
시타델과 템플러아카이브를 워프시켰습니다.
염보성 선수도 파일런이 하나 없고 사업이 늦은걸 눈치채어 여러 군데 정찰을 해 봤지만
모자란 연습량 때문인지 터렛 타이밍이 늦어 다크에 상당한 피해를 봤습니다.
원팩더블을 할 양이었는데 다크에 썰리니 대책이 없고
그나마 가까운 러쉬거리로 인해 그새 사업드라군이 밀고들어와 탱크가 나오자마자 족족
잡아주니 막을 수가 없더군요. 염보성 GG!
오영종 선수는 구석멀티도 하고 바로 아비터로 넘어가고 있었는데
그 전에 손쉽게 승리를 챙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너무 경기가 빨리 끝나서 아쉬운 감도 없잖았습니다.

알고보면 스타리그 쉰 것도 한시즌이고 PC방예선도 바로 통과해 올라왔는데
그동안 거품토스다 뭐다 해서 심적 고생이 많았을 오영종 선수가
당당하게 2승으로 통과하는 걸 보니 너무나 기쁘고 뭔가 축하해주고픈 마음이 솟아오르더군요.
그래서 대기실에서 나오는 오영종 선수를 다른 여러 사람들과 함께 쫓아갔다는 거 아닙니까 =.=;;
알고보니 거의 팬카페에서 온 분들이었고 간이 팬미팅도 가지더군요.
예전에도 끝나고 따라와본 건 별로 없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빨강머리앤>의 매튜아저씨마냥 나서기가 부끄러워져서 말 없이 서있기만 했습니다.
어쨌든 저도 팬카페 가입은 되있으니 찔릴 데는 없었지만요. ^^;
여전히 수줍어하는 영종선수가 사진도 찍고 포즈도 취하고 팬들과 얘기도 하는 걸 지켜보다
가기 전에 싸인을 해주는 순서가 와서 잽싸게 싸인만 받아왔습니다. 하하^^;;

그전에 패자전이 있었는데 변길섭선수가 투배럭 물량을 모아서 일단 진출을 하더군요.
하지만 박재혁 선수의 저글링의 기민한 움직임에 타이밍도 느려지고
그새 앞마당에 성큰 5개 이상이 만들어지니 아무리 메딕 4기 이상 있는 변길섭 선수라도
들어갈 수가 없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앞마당에 일단 커맨드를 짓고 보더군요.
변길섭 선수는 계속 마린메딕 대부대로 왔다갔다 하지만
오히려 그새 돌아온 저글링러커에 빈집을 당해서
채 완성되지도 않은 앞마당과 본진 입구, 미네랄 뒤편까지 전부 장악당해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허무하게 GG를 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저그전엔 일가견있다는 변길섭선수치고는 너무나 허망하고 참담했습니다.
실망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는 팬들 일부...
김정민 선수처럼 빨리 은퇴하지는 않길 바랄 뿐입니다.

최종진출전은 그래서 다시 염보성 대 박재혁. 맵은 러쉬아워 3.
원배럭으로 마린이 진출액션을 보이며 빠른 더블을 할 듯 했는데
놀랍게도 박재혁 선수의 초반 저글링이 염보성 선수의 기지에 파고들고 맙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예선으로 가는건 아니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피해있던 마린들이 돌아오고 파벳까지 나와서
우왕좌왕하던 저글링들이 정리되어 버렸습니다.
박재혁 선수는 표정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너무나도 아쉬운 순간이었죠.
이후 뮤탈로 흔들기를 시도하지만 터렛위치가 좋고
설상가상으로 러커로 진출 뺏기도 전부 실패.
멀티견제하러 병력 나온 사이에 뮤탈저글링러커로 빈집털이를 시도해 보지만
그게 아무 피해도 못주고 막히면서 게임이 기울어 버렸습니다.
박재혁 선수의 병력 움직임을 오히려 염보성 선수가 예측하고 꽁꽁 묶더니
드랍쉽으로 본진을 흔들고 한 번 진출해 타스타팅 멀티를 깨고
두번째 진출해 앞마당까지 오니 다시금 시도한 빈집털이까지 실패한 박재혁 선수는 GG.

뭐랄까. 한창 이윤열 선수가 잘나갈 때의 듀얼을 보는 듯 했습니다.
듀얼에서 이윤열에게 좌절한 수없는 저그들...
그만큼 염보성이란 테란이 단단해 보였고, 차세대 테란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프로리그 결승 1차전도 그렇고 점점 한 시대를 풍미할 테란이 되어 갈 준비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종족의 미래를 짊어지고 오늘 스타리그로 진출한 두 선수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갈 것 같습니다.

긴 후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체념토스
06/08/01 00:51
수정 아이콘
네 잘쓰셨습니다~ 잘봤어요
팬이야
06/08/01 01:01
수정 아이콘
후기 잘 봤습니다. 오프라인 관람의 생생함이 느껴지네요.
그나저나 변길섭 선수.. 너무 걱정되요.. 정말 개성이 강한 선수 중 한명인데.. 정말 긴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삽마스터
06/08/01 01:07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듀얼 이야기가 별로 없네요...
이쥴레이
06/08/01 01:22
수정 아이콘
변길섭 선수 요즘 너무 부진.. 그 자신있는 저그전도.. 이제는,...

불꽃이 사그라지는건지...

하아..
하늘하늘
06/08/01 01:59
수정 아이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월요일이어서 그런지 댓글도 적었고
관심이 좀 멀어진 느낌이더군요.

그나저나 변길섭선수 경기력이 꽤나 약해진것 같아 안타깝더군요.

박재혁선수는 박성준선수의 동생이라길래
갑자기 관심도가 높아져서 주의깊게 봤는데
대테란전 물량전이 약한것 같더군요.

러시아워나 815 같은 맵에선 물량이 필수인데
마재윤선수가 보여주는 것처럼의 물량타이밍을 못찾는것이
앞으로 그 부분을 보완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 내기 힘들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컨트롤이 좋은 점이
백두대간이나 개척시대 같은 맵에선 빛이 날것 같더군요.
세이시로
06/08/01 02:19
수정 아이콘
박재혁 선수 물량의 부족함은 동감입니다.

815 3에서 2가스 그렇게 오래 돌리고도 폭탄드랍 한방 분량 말고는 병력이 없는 점, 러쉬아워에서는 빈집 두번 들어간 주병력 말고는 나와있는 병력이 없던 것이 보이더군요.

특히 본진에 드랍쉽이 떨어졌는데 막을 병력이 안나와있어서 그때서야 놀고있던 라바가 알로 바뀌는 모습도 보였구요..
초보저그
06/08/01 02:41
수정 아이콘
박재혁 선수는 첫 공식전이기도 하고 방송경험을 쌓고 더 다듬으면 메이져리거급으로 성장할 싹이 보이더군요. 불꽃으로 통하던 변길섭 선수는 특기였던 저그전에서조차 허무하게 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안습입니다. 병력이 너무 소수 저글링에 끌려다니고 머뭇거리더군요. 최근 마메 타이밍 러쉬로 저그 성큰 뚫은 것은 임요환 선수 경기 정도 밖에 못봤습니다. 불꽃 타이밍을 임요환 선수가 훔쳐온 것 같습니다.
여자예비역
06/08/01 09:12
수정 아이콘
정말정말 오랜만에 보는 후기네요..ㅠ.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756 '장화, 홍련''왕의 남자''괴물'의 공통점 (괴물 스포 없어요) [9] 테페리안4105 06/08/01 4105 0
24755 한의원... 어떻게 생각하세요??? [58] 낭만토스6279 06/08/01 6279 0
24754 각설탕 (스포없음) [26] 3819 06/08/01 3819 0
24753 더욱더 큰 흥행을 위해서 개인적 바라는점.. [8] 견우4033 06/08/01 4033 0
24752 오늘 듀얼 오프 후기입니다 ^^ [8] 세이시로3964 06/08/01 3964 0
24747 현재 맨유의 영입리스트와 희망리스트. 맨유의 06-07 성적은? [47] 바카스6195 06/07/31 6195 0
24746 하하 제로벨이 이겼다! 만세! [16] 제로벨은내ideal4727 06/07/31 4727 0
24745 WCG 2006 한국대표 선발전이 앞으로 6일 남았습니다 [19] 구우~4138 06/07/31 4138 0
24744 PGR 식구들이 뽑은 자신만의 팀-테란편- [17] 영혼을위한술4835 06/07/31 4835 0
24743 KTF에게 필요한 것은 신뢰와 인내심이 아닐런지요 [17] Nerion3857 06/07/31 3857 0
24742 정말 KTF...이러시면 안됩니다. [80] 쵱녀성7929 06/07/31 7929 0
24741 오늘의 쓰잘데 없는 이야기<괴물 안 보신 분은 자제 좀..;;> [16] 제로벨은내ideal4584 06/07/31 4584 0
24739 스타크래프트와 임요환 선수의 딜레마^^ [15] 불나비3950 06/07/31 3950 0
24738 "네번째층" - 제작비가 아쉬운 잘만든 호러 [2] Lunatic Love4326 06/07/31 4326 0
24737 듀얼토너먼트 E조 - 신인의 반란이냐, 화려한 부활이냐. [85] KuTaR조군5351 06/07/31 5351 0
24736 T1 테란의 이야기... - 신들의 방패 이지스 [11] 어둠팬더4430 06/07/31 4430 0
24735 제 고민..얘기 좀 들어주시겠어요? [16] Kim_toss4235 06/07/31 4235 0
24734 어떤이의 괴물 영화평 (스포일러 주의) [9] 불나비3725 06/07/31 3725 0
24733 스타크래프트의 위기 [32] 체념토스5018 06/07/31 5018 0
24731 스타도 이제 점점 끝이 보이는것 같습니다. [59] 베리타스6495 06/07/31 6495 0
24730 핑계 아닌 핑계 [9] Whut!4070 06/07/31 4070 0
24729 @@ 상대팀의 엔트리를 예측한다는 건 ...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14] 메딕아빠4103 06/07/31 4103 0
24728 '괴물'영화평... 영화의 줄거리에 노출됩니다... [51] 아큐브5413 06/07/31 541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