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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8/27 09:53:58
Name 구라미남
Subject 역사가 기억한 2인자
역사는 2인자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을 딛은 닐 암스트롱에 이어 2번째로 달을 밟은
에드윈 버즈 올드린은 기억 되지 않습니다.
최초의 전화발명가인 알렉산더 그램 벨은 기억되지만 간발의 차로  특허권을
놓친 엘리샤 그레이는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역사는 항상 2인자를 외면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영광의 1인자 뒤에서 아쉬워 하는 그들의 모습이 더 드라마틱 하기도 합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2인자는 90년대의 빙그레 이글스가 아닙니다.
마이클 조던의 곁에 있던 스코티 피펜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은 아닙니다.
항상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홍진호선수도 아닙니다.
하물며 "잊혀진 에버배 스타리그 준우승자" 를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인류에서 2번째로 남극점을 정복하였지만 씁쓸한 패배감과 그리고 악천후의 날씨를 뚫고
이제는 생존을 위해 필사의 생환을 시도하였지만 끝내 조난당해 사라져간
영국의 해군중령 로버트 팰콘 스콧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당시 노르웨이의 탐험가인 아문센또한 남극점 정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접한
스콧은 애써 '우리의 탐험은 학술적인 목표일뿐 남극점 정복을 누가
먼저 하는것이 아니다' 라고 하였지만 의식하지 않을수 없었죠.
그리고 남극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간신히 도착한 남극점에는 경쟁자인
아문센의 조국 노르웨이의 깃발이 꽂혀있었고 대원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복귀 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다른루트를 택한 아문센과 스콧의 운명은 엇갈리게 되는데, 좋은 날씨와
조건으로 수월하게복귀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은 아문센과는 대조적으로  
스콧의 루트는 험난하였고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투쟁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끝내
식량저장기지를 불과 몇마일 남겨놓고 스콧과 그의 대원들은
삶을 마감합니다.

당시 1차세계대전을 앞두고 국민적 영웅이 필요했던 영국은 스콧의 죽음을 의로운
영국의 정신으로 포장하였고 사후 스콧의 인기는 대단하였습니다.
물론 지도자로서 대원들과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 스콧은 실패한 리더이겠지만
그의 정신과 드라마틱한 대결의 경쟁자로서 그는 역사가 기억한 2인자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스포츠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력적인 2인자들이 많습니다.
저는 어쩐지 모르게 그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관심이 가는군요.
비록 대다수 사람들은 그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지 않을지라도 어딘가의
2인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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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TaR조군
06/08/27 11:00
수정 아이콘
스콧이 유명해진건 다른건 몰라도 그 일기(아니면 기행문이라고 해야하나)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그 절박했던 상황을 잘 묘사했다고 칭해졌으니까요.
버관위_스타워
06/08/27 11:33
수정 아이콘
아문센은 썰매에 개를 이용해 끌고 간다음 지친 개들을 식량으로 사용했다고 하죠.. 남극에는 썰매가 유용하기도 하고 개들을 먹어서 준비해온 식량도 아끼고 말이죠..
그에 비해 스콧은 말을 타고 왔는데 말이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고 추위에 지쳐서 그냥 놓아주고 스키를 타고 왔다고 합니다.
거기서 체력적인 차이도 있었고.. 또 남극은 춥기 때문에 옷도 중요한데 아문센에 비해 스콧은 남극에 맞는 옷도 준비를 못했다고 하죠
06/08/27 12:39
수정 아이콘
추운지방에서 살던 아문센이 아무래도 유리했죠. 추위에 강한 옷이라던가 효율적인 운반도구나 썰매등.. 그에 비해 스콧은 준비가 아무래도 덜할수밖에 없죠.. 겪어보지 못했으니.
Golbaeng-E
06/08/27 13:05
수정 아이콘
실패했지만 일기장 하나로 영웅이 된 사람
WiseDragon
06/08/27 13:13
수정 아이콘
역사가 기억한 2인자가 또 있습니다.
베지터 -_-;;;흠...
remedios
06/08/27 13:35
수정 아이콘
명언집에서 봤던건데 일기장 마지막에 써있던 말이랍니다
"우리는 이 탐험을 시작한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는 끝까지 힘을 다해야한다"
06/08/27 14:23
수정 아이콘
2인자는 정말 주위에 너무나도 많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위대한 패배자'라는 책을 한 번 보십시오.
성공하는 자의 뒷면의 비열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1인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버관위_스타워
06/08/27 15:05
수정 아이콘
진화론도.. 어떤 학생이 다윈에게 진화론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 자문을 구했는데 다윈이 그걸로 진화론을 발표했다는 이야기가 있죠..ㅡㅡ;;
피질할
06/08/27 17:24
수정 아이콘
이젠 별의 별 이야기가 다 나오네요
연탄맛초콜릿
06/08/27 18:00
수정 아이콘
샤라포바가 2인자인지는 모르지만 준우승했을때 우승자보다도 더 기억을 하더군요.
bilstein
06/08/27 19:14
수정 아이콘
샤라포바는 2인자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죠. 그랜드슬램 우승도 1번하고 여타 대회도 우승 꽤 했으니까요. 게다가 잠시지만 세계랭킹1위도 했었고... 지금도 모레스모, 에넹, 클라이스터스와 빅4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대전적은 좀 밀리지만요.^^
06/08/27 19:59
수정 아이콘
빙그레 이글스에서 움찔;;

한화 우승 v2 아자아자 화이팅!
06/08/27 20:11
수정 아이콘
샤라포바 이야기를 하니 예전 트라우마 내용이 생각나는군요. ^^
그 만화에서 2인자는 기억되지 못한다고 했지만 윌리엄스가 우승하고 샤라포바가 준우승했을 때 1면 클로즈업이 샤라포바가 아쉬워하는 모습. 인상깊은 만화였습니다. ^^;
그나저나... '위대한 패배자'.. 꼭 읽어봐야겠네요~
06/08/27 20:20
수정 아이콘
와이즈 드라곤님 베지터에 올인입니다! 오랜만에 드래곤볼이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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