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3/08 01:49:22
Name 소현
Subject 학생 하나의 짧은 소견.
저도 이번 건으로 협회에게 매우 실망했고,
또 화가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마는...

최대한 냉정하게 일단은 시선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협회가 다 물 말아먹은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저는 오히려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범한 진리.
권선징악이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느긋하게...라고 하기는 좀 뭣합니다마는.

역사에도 참 그런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강자가 약자에게 힘을 행사하고 그 힘으로서 자리를 잡으면...
오래 못 갔죠.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민심의 힘을 모른 채 폭정을 계속한 중국의 역대 황제들은 모두 그 최후가 비참했습니다.
로마에서도 권력 싸움의 말로, 그 예를 찾을 수 있군요...
네로 황제의 뒤를 이은 갈바 장군.
원로원의 힘을 이어받은 그였건만,
오토라는 부하 장수에게 암살당하고 황제 자리는 오토에게 넘어갑니다.
그러나 그 역시 반란으로 자결,
그를 몰아냈던 황제의 이름은 비텔리우스입니다마는
그마저도 여덟 달 만에 쫓겨나고 베스파시아누스가 황제가 되죠.
베스파시아누스는 그 모든 혼란을 정지시키고 민생을 안정시켜서 인심을 얻고,
로마의 평화를 가져다 준 황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오토와 비텔리우스, 이들의 이름을 아셨던 분이 계셨습니까...?
(역사 수업은 제외...)

추악한 싸움.
그저 권력이나 돈이라면 사족을 가리지 않는 저 소인배들은
동시대인이 아닌 이상 이제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겠죠.
아니, 언젠가는 역사가 징계할 것입니다.
잠시 암흑기가 왔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밤이 길게 지속된다 한들 해가 뜨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니까요.

"이스포츠의 역사".
아직 십 년도 안 되었지만, 그래도 엄연히 역사입니다.
...그 힘을, 저는 타는 목마름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절대자를 기다린다는 게 어쩌면 나약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직접적인 행동을 취할 수 없는 저로서는,
당분간은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타는 목마름으로 절대자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의 "절대자"는...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입니다.

협회가 스스로 자충수를 두었습니다.
그 자충수 때문에 대마가 잡히는 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후후, 오자서의 유언이 생각나는군요.
"내 눈을 동쪽 성문에다가 걸어두어라. 월군이 쳐들어오는 꼴을 꼭 보고 싶구나!"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 전문을 올립니다.
지금 왜 그 시가 생각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3/08 01:54
수정 아이콘
불안한 분위기의 이유는 그 권선징악이 이루어질까봐 일수도 있습니다. 현재상황이 악이라면 곧 징악은 이판의 파국이라고 볼 수 있겠죠. 처음부터 시작하기엔 너무 멀리와버렸고 볼모아닌 볼모가 되어버린 팬의 이름으로 그저 염원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가지 예문이 좋네요. 글 감사합니다
07/03/08 01:58
수정 아이콘
SkPJi님// 예, 바로 그것이 가장 큰 두려움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제가 그 징악을 바라는 이유는,
오히려 파국이 되어도, 처음부터, 밑천이 비록 없어졌어도 맨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그런 믿음 때문입니다.
그때보다는 사회의 시선이 훨씬 좋아졌고... 비록 힘들겠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사실... 우리 10대와 20대에게는 바로 "젊음"이 가장 큰 밑천이 아니겠습니까. 협회가 다른 것을 빼앗아갈 수는 있어도 그것만은 절대로 빼앗을 수 없으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9935 Back To The Team League, Really? [4] Born_to_run3794 07/03/08 3794 0
29934 esFORCE의 칼럼 '기득권'에 대한 반론 [8] The xian4072 07/03/08 4072 0
29933 협회가 개인리그를 과연 유지할까? [2] 도마뱀4077 07/03/08 4077 0
29931 협회를 지지합니다. [38] DeaDBirD4755 07/03/08 4755 0
29930 학생 하나의 짧은 소견. [2] 소현3173 07/03/08 3173 0
29927 내가 불안에 떠는 까닭은. [8] SkPJi3774 07/03/08 3774 0
29924 슬픈 것은 [15] 카알3716 07/03/08 3716 0
29923 [sylent의 B급칼럼] 지봉철 편집장님께 올림 [51] sylent7134 07/03/08 7134 0
29922 협상 결렬 뉴스....협회를 빙자한 대기업의 유괴인질 도적질에 대해. [4] Toast Salad Man4126 07/03/08 4126 0
29920 독재자가 되려는 협회 [51] 아유3984 07/03/07 3984 0
29918 신한 마스터즈 맵이 나왔습니다. [27] SKY924403 07/03/07 4403 0
29917 esforce 편집장이 정의(正義)하는 중계권 [21] dkTkfkqldy3790 07/03/07 3790 0
29915 이번 신한마스터즈 4강대진 초대박이네요 [30] 처음느낌5066 07/03/07 5066 0
29914 소리소문 없이 이뤄진....... 이병민선수의 온게임넷 100+2전 일지. [11] SKY924131 07/03/07 4131 0
29913 방송사는 금액이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6] OPMAN3366 07/03/07 3366 0
29912 기.득.권. 황당하고 참담한 esforce 편집장의 컬럼. [9] Toast Salad Man3520 07/03/07 3520 0
29911 방송사의 선택은? [5] Canivalentine4107 07/03/07 4107 0
29909 뭔가 중요한 걸 잊고 있지 않은지요? [5] 김훈민3912 07/03/07 3912 0
29908 우리는 해야만한다. 그렇지않으면 이 판은 살아남지 못한다. [9] 카나다라3921 07/03/07 3921 0
29907 지금 상황에 임요환 선수가 있었다면.. [10] 이레디에이터3548 07/03/07 3548 0
29906 추게-중계권문제, 원인은 어디에서...글에 대한 다른 생각 [8] Jacob3700 07/03/07 3700 0
29905 협회의 우두머리가 김신배씨인것부터가 에러입니다. [11] 모짜르트4352 07/03/07 4352 0
29904 이번 프로리그 파행과 피지알에 건의합니다. [20] 푸른기억3929 07/03/07 392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