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문
제목이 제가 생각해도 매우 오만하군요. 하지만 위의 단어만큼 이 글의 주제와 부합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염치불구하고 아래에
적을 졸문에 위와 같은 제목을 붙입니다. 이제 적을 내용들은 그동안 본좌론의 수많은 논쟁들을 보며 하나하나 생각해놓은 저 나름
대로의 본좌론에 대한 해석입니다. 지금까지 본좌론은 너무나 잘못 이해되고 해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재윤 선수가 이뤄놓은 업적
은 어느새 이상한 커리어론, 포스론으로 해석되고 현재에 이르러선 허상이라고까지 불리는 현실에 탄식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제
가 적은 본좌론이 옳고 다른 본좌론에 대한 해석이 그르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동안 본좌론에 대해 많은 사람이 떠들긴 했지만 정
작 그것을 명확하게 정립한 사람을 본 적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비록 많은 부분에서 허점이 존재하겠지만 진정으로 본좌론이 무
엇인지 정립하기 위해 이 글을 적습니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의를 위해 존대어를 생략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1.본좌의 정의
본좌론을 말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논하고 있는 본좌(本座)라는 것부터 정의해야 할 것이다. 본좌란 무엇인가? 여러 말로 해석이 가능
하겠지만 결국 한가지 단어로 귀결된다. 최강. 무적. 정점.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을 통틀어 가장 강한 1인자를 뜻한다. 사실 단어로써의
본좌는 무협에서나 나오는 자신을 말하는 높임말이지만 스타판에 와서는 위와 같은 뜻으로 변형된다.
그렇다면 본좌에 이러한 뜻이 생기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최근 들어 본좌의 시초는 마재윤이 아니라 박성준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주장을 보면 분명 본좌란 단어의 탄생은 박성준부터 시작됨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본좌의 시작은 정말 박성준
부터인가? 그렇진 않다. 물론 본좌가 프로게임계에 등장을 한 것은 박성준 때부터다. 그러나 그 당시의 본좌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
는 본좌론에서의 본좌와는 약간 다르다. 본좌론의 본좌는 모든 프로게이머의 정점에 위치하는 최강의 1인자를 말한다. 즉, 클래스의
차이라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를 실력에 따라 계급으로 나눈다면 가장 최상위 계층에 속한, 그것도 오직 단 한명에게만 허락되는 클래
스가 바로 본좌다. 그런데 박성준 시절의 본좌는 일종의 감탄사에 가깝다. 그러니까 '우와 잘한다!' '최강이다!' '짱인데?' 이런 식의
정의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혹은 최강을 의미하긴 하지만 본좌론의 본좌처럼 체계적으로 어떤 정의를 담고 있진 않다. 그리고 단어
에 어떤 영향력이나 반발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임요환을 황제라고 부르는건 당연하듯이, 최연성에게 괴물이라고 부르는게 당연
하듯이 박성준에게 본좌라 부르는건 앞의 황제, 괴물과 같은 별명의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즉, 어떤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 비패러다임
적 단어에 불과했다. 본좌론 이전의 본좌는 일종의 별명이었다는거다.
한낱 별명에 불과하던 본좌를 현재의 거대한 패러다임으로 만든 것이 바로 마재윤이다. 마재윤이 본좌란 별명을 얻게 됨으로써 그동
안 마재윤이 보여준 업적들의 결과물이 본좌란 몸통에 채워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본좌론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3.3혁명으로
본좌 마재윤은 몰락했고, 이후 본좌론이란 옷을 입은 본좌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정립된 본좌론때문에 그 본질이
왜곡되기 시작한다. 본좌의 의미는 하나인데 본좌론 때문에 의미마저도 변질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는 확실히 한가지로 정립되
지 않은 본좌론의 근거로 본좌의 의미를 완성시키려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보다는 전후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더욱
옳은 해석이라고 본다. 본좌가 있은 후에 본좌론이 존재하는건데, 본좌론의 담론으로 본좌를 존재토록 하려는 시도가 본좌론 자체를
혼돈스럽게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본좌론을 이해하려면 먼저 본좌의 정의부터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정의에 따라 본좌
론을 정립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생각한다.
자, 그럼 본좌의 의미를 정의했고 그에 따라 이제 본좌론을 펼쳐나가는 시간이다. 본좌란 '프로게임계 피라미드에서 단 하나밖에 없
는 최상위 계층에 속한 최강의 1인자'라고 정리하였다. 그렇다면 본좌는 어떻게 결정되는걸까? 최상위 계층이란건 어떤 기준으로 결
정해야 할지, 어느 정도 업적을 쌓고 얼마나 강함을 유지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정리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벌이고 싸워왔다. 그리고 본좌론 반대론자들이 가장 공격할 꺼리가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 본좌론의 정의로 넘어가보
도록 하자.

2.본좌론의 정의
우리가 지금까지 본좌론이라 부르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도대체 그 내용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스타판의 팬덤을 뜨겁게 했던 것일까.
본좌론에 대한 정의는 수도 없이 존재하므로 그 모든 것들을 말하긴 힘들다. 대표적으론 커리어론, 포스론 등이 존재하지만
저 두가지 론에서도 수많은 분파로 나뉘어버린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가. 아니, 그보다 본좌론이 진짜 존재하긴 하는건가? 그런
의문이 바로 본좌론의 허상을 외치는 반대론자의 탄생을 일으켰다. 본좌론이 허상이라는 말은 일견 일리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진실
없이 존재하는 허상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허상은 실제의 복사다. 허상같이 보였던 것에 대한 실제가 존재하기에 우리는 그것이
허상임을 깨달을 수 있다. 더군다나 본좌론은 그런 허상마저도 아니다. 단지, 수많은 본좌론 해석 때문에 혼란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본좌론에 아직 뚜렷한 정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좌론은 물이다. 물이 형태를 가질려면 그
릇에 담겨야 한다. 이제부터 그런 그릇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1)본좌론은 절대우위론이 아니라 상대우위론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본좌론의 주류적인 해석인 커리어론, 포스론들 모두가
절대우위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특정 목표를 달성하면, 예를 들어 MSL 3회 우승 후 OSL 1회 우승같은 대표적인 커리어론이 바로
절대우위론이다. 절대우위론에선 상대 선수는 중요치 않다. 개인이 이루는 목표와 조건이 중요하다. 어떤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것을 달성
하면 타 선수보다 우월해진다. 이것이 본좌론 이전의 사고방식이었다. 우승을 하면 준우승한 선수보다 우월하다. 이것도 절대우위론이다.
이런 절대우위론의 가장 큰 피해자가 바로 홍진호다. 단지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당시 저그 유저, 아니 모든 프로게이머들 중 세손가락 안
에 꼽히는 선수가 우승 한번 반짝했던 선수보다 낮게 취급당한다. 물론 홍진호도 본좌론에 부합하는 선수는 아니다. 본좌론에서의 상대우
위론과 홍진호에게 적용되어야 할 상대우위론은 약간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본좌론에서의 상대우위론이란 무엇인가?
위에서 본좌는 프로게이머들이 이루는 피라미드에서 최정점에 위치한 자라고 했다. 그럼 최정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모
든 선수들보다 '우위'에 서면 된다. 우위에 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상대 선수와의 차이를 벌려야 한다. 즉,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방
보다 위에 존재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절대우위론이나 상대우위론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은 무엇을 앞에 두냐가 다를 뿐. 절대우위론은 성적(커리어)을 중시한다.
상대우위론은 상대와의 격차를 중시한다. 성적이 높으면 당연히 상대와의 격차도 벌어질 것이다. 상대와의 격차가 벌어지면 자연히 성적
도 높을 것이다. 결국 같은 말이다. 그런데 왜 본좌론은 상대우위론이어야 하는걸까?
두 말할것 없이 본좌의 정의가 상대우위론이기 때문이다. 최정점의 1인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모든 상대보다 우위에 있어야 되는거지,
어떤 성적을 거두고 어떤 싸움을 펼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우승을 100회 한다고 할지라도 다른 선수가 똑같이 우승 100회를 했다면 그
선수는 본좌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똑같이 우승 100회를 한 선수를 능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번을 우승하고, 어떤 싸움에서 안드로
메다 관광을 했든지간에 그런건 본좌가 되는 조건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본좌론을 논할때 우리는 커리어를 따지고 포스를 따졌다.
커리어와 포스는 그저 부산물이다. 상대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행동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본좌론에서의 커리어와
포스는 별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이런 상대우위론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의문점을 제기한다. 본좌였던 선수들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천적들이 있었고, 모든 선수들을
압도하진 못했다고. 그러나 이것 또한 상대우위론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본좌 레이스는 일종의 변형 마라톤이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
이 마라톤을 한다고 치면, 결승점이 존재하지 않고 끊임없이 달려야 한다. 여기서 승리하려면 어느 한 선수가 압도적으로 타 선수들과
거리를 벌려 1등으로 앞서야 한다. 그러면 마라톤은 끝나고 1등이 우승하게 된다. 그런데 이 우위를 점하는 조건이 바로 본좌론 최대의
문제점이다. 이에 관해선 3.본좌론의 의문점 에서 논하도록 하자. 여튼 천적이 최상위권 선수가 아닌 이상 본좌의 천적은 본좌론에 있
어서 큰 문제점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천적 선수는 본좌급 선수를 위협할만한 위치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간단히 예를 들어
보자. 최연성에겐 김모모라는 선수라는 천적이 있다. 그런데 김모모는 그저그런 B급 선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연성은 본좌급 선수다.
최연성에게 있어 김모모는 성가신 존재지만 자신을 뒤집고 우위에 설만한 최상위권 선수는 아니다. 다만 자신의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
도록 하는 걸림돌 정도는 된다. 그런데 최연성의 천적이 박성준이라고 한다면? 박성준은 본좌급 선수가 될만한 재목이다. 그렇다면 위
기에 빠진다. 최연성이 박성준을 이기지 못한다면 자신이 박성준보다 우위에 서지 못하므로 박성준보다 아래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본좌가 될 수 없다. 즉, 천적관계는 최상위권 선수에게 적용될때 본좌론에서 가치를 발휘하지 그 외 최상위권 이하의 선수들은
본좌급 선수에게 천적일지라도 상관없다.
이 외에 상대우위론은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이에 관해선 (3)에서 얘기하도록 하자.

(2)본좌론은 조건제가 아니라 기간제이다.
마재윤을 까는 대표적인 팩트로 7일 천하란 것이 있다. 신한은행 스타리그에서 이윤열을 꺽고 우승한지 7일만에 3.3혁명으로 본좌자
리에서 추락했다는 설이다. 물론 흥미롭고 충격적인 반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본좌론을 조건제로 바라보기 때문에 생겨난
주장이다. 조건제란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만 본좌에 자리에 등극했고, 본좌의 유지는 조건 달성 이후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또한
절대우위론에서부터 파생된 것이다. 어떤 조건이 존재하고 그것을 성공시켜야 본좌라는 개념이 본좌의 기간을 축소시켜버린다.
축소시키는게 문제가 아니라 실제 선수가 본좌였던 기간을 반영하지 않고 정점을 찍은 이후 본좌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기간을 본좌
기간으로 잡는다는 것이다. 본좌에 오른 선수가 본좌였던 기간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그 선수가 뜨기 시작하고, 성장하고, 정점에 올
랐을때까지를 본좌 기간으로 잡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즉, 본좌가 된 이후의 기간이 아니라 본좌로드를 걷는 기간을 본좌 기간으로
봐야 한다. 이는 생각해보면 매우 간단한 문제다. 본좌란 단어에 부합하려면 선수가 가장 뛰어났던 전성기여야 한다. 그런데 전성기가
지난 이후를 본좌라고 부르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마재윤이 아닌 전대 본좌의 경우는 이런 기간제가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연성의 경우
는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팀리그 시기를 본좌기간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고, 박성준에게 패배하기까지를 본좌기간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마재윤은 가장 정점이었던 신한은행 스타리그 우승 이후부터를 본좌기간이라 한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결국 7일 천하란 없는 것이다. 마재윤의 독재는 온게임넷 우승을 이루기전, MSL에서 가장 빛났었다.

(3)본좌론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기준이 변화한다.
어떻게 보면 본좌론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가장 최우선 명제인 본좌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본좌론이 유동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무슨 소리일까? 본좌론의 유동성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최상위권 인구의
기준 유동성이다. 그리고 둘째는 내적, 외적 성장를 통한 상대우위의 유동성이다.
일단 최상위권 인구의 기준 유동성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상대우위론에 입각하여 본좌가 되려는 선수를 선별하자면, 최상위권 선수들
모두가 본좌 가능성을 가진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절대우위론에 의하면 개인이 혼자 열심히 해서 목표를 달성하면 본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우위론은 혼자가 아닌 타인과 경쟁해야 하는 구도다. 이는 상황에 따라 본좌 경쟁구도가 다르다는 얘기다. 최상위권 선수가
2명 있다면 본좌가 될 확률은 2분의 1이다. 하지만 최상위권 선수가 10명 있다면 본좌가 될 확률은 10분의 1이다. 한마디로 시대적 상황
에 따라 본좌의 확률이 다르다는 것이다. 불공평한 기준이 아닐 수 없다. 공평한 기준을 원한다면 절대우위론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본
좌의 정의로써 해석하는 본좌론은 공평한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이 본좌론을 개선한다면 꼭 수정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둘째, 내외적인 성장를 통한 상대우위의 유동성 또한 불공평한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혼자만 열심히 해선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좌가 되기 위해 우위에 서기 위해선 상대보다 앞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두가지 방식이 존재하는데, 자신이 열심히 해서 상대보다
앞서는 것을 내적성장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론 자신과 경쟁하는 타인이 자신에게, 혹은 또 다른 타인에게 발목을 붙잡혀서 자기가 뒤
쳐진 타인보다 상대적으로 앞서게 되는 것을 외적성장이라 한다.
이 내외적 성장을 가지고 놀게 되면 재밌는 현상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A라는 선수와 B라는 선수가 있다고 치자. 두 선수는 모두 최상
위권에 속한 본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이다. A, B 두선수가 모두 내적 성장을 하여 1점을 얻었다. 그럼 둘은 1:1이 된다.
만약 A,B가 계속 내적 성장을 하게 된다면 둘 중 앞서는 선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본좌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A가 열심히 내적 성장으로 3점을 얻었는데, B도 똑같은 내적 성장을 해서 3점을 얻었다. 이 상황에서 A,B가 싸워서 B가 이긴다
면 둘의 스코어는 4:3가 될 것이다. B는 A를 이겨 외적 성장을 했고, A는 B에게 패배하여 성장을 실패한다. 둘 다 열심히 성장했지만 결
국 부딪히게 되면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다. 또는 이런 경우도 있다. A랑 B가 열심히 내적 성장을 했는데, A가 C란 또 다른 최상위권 선
수에게 패배했다. 그럼 B는 어부지리로 외적 성장을 하게 된다.
지금은 단순히 A와 B 두 사람 관계에서만 얘기했지만 만약 저런 내외적 관계들이 2명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서로 성장하고, 서로 깍아내려질 것이다. 결국 누군가가 압도적으로 모두를 찍어누르고 성장하지 않는 이상 끊임없이 물고 물리
는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자체로는 괜찮지만 앞에서 말한 인구의 기준 유동성과 합쳐지게 되면 본좌론은 엄청난 난이도
의 던전으로 변하게 된다. 이제동이 열심히 우승횟수를 더하더라도 김택용이 비슷하게 이제동을 따라가게 된다면 결국 이제동은 본좌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혹은 이제동이 이영호에게 패배하고 김택용이 이영호를 이기게 되면 다시 이제동은 가진 점수를 잃게 되고, 반대로
두 선수는 이제동과의 격차를 좁히게 된다. 서로 발목잡기 싸움인 것이다.
이런 문제는 다음에 얘기할 본좌론의 의문점에서 나올 '우위의 격차 기준'과도 큰 연관이 있다. 이제동이 김택용보다 1회 우승 더 많이
하면 되는건지, 프로리그 우승을 더해야 하는건지, 양대 우승을 해야 하는건지...이것에 관해 본좌론은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이상 본좌론의 정의에 대해 적어보았다. 물론 여기에 동의하지 못할 사람도 몇몇 있을 것이다. 그리고 3번째 정의와 같은 본좌론의 문제점
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본좌론의 재정립은 끝나지 않았다. 본좌론이 가진 약점에 대해 얘기하고, 그것을 어떻
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그리고 본좌론이 존재하는 의미와 상징, 이것을 통해 본좌론이 우리에게 무엇인지에 대해 다음 편에서 얘기해보고
자 한다.

다음편 -> 본좌론 재정립 - 2편 : 본좌론의 의문, 그리고 의미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숙하고 난잡한 내용이지만 독자분들의 아량으로 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