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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09 11:49:10
Name 彌親男
Subject 2006 - (6) 신한은행 스타리그 S3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이미 원고는 다 써 놓았습니다. 이제 내일과 내일모레 하나씩만 올리면 마무리가 됩니다.

0. 시작하기 전에

마재윤 선수의 3회 MSL 우승으로 끝난 프링글스 MSL S2 이후, 마재윤 선수의 경기력은 말 그대로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무대를 밟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하부리그에서조차 승리를 거두지 못한 온게임넷 개인리그는 마재윤 선수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치러진 2006 듀얼토너먼트 S2 예선은 말 그대로 온 팬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무대였습니다. 총 19명의 참가자를 뽑는 이번 예선은 (왜 19명인지는 다음 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12개 조로 나누어서 각 조의 1위가 본선에 진출하고, 2위 12명은 다시 6개조로 나누어서 승자가 진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패자 6명이 다시 한 번 최종 3 - 3 풀리그를 한 다음 최종 결승을 치러서 최종 승자가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을 채택하였죠.

마재윤 선수는 마침 제일 첫 번째 조의 시드여서, 그의 진출 여부가 더 관심을 끌었습니다. 예선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진출한 마재윤 선수. 그런데 하필 그의 상대는 김남기 선수입니다. 저그전이란 정말 어떻게 될 수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그리고, 그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현실이 됩니다. 마재윤 선수의 2:1 패배. 다행스럽게도 예전과 달리 조 2위면 완전한 탈락은 아닌지라, 마재윤 선수는 다시 한 번 두 번째 조의 2위인 한승엽 선수와의 3전 2선승제를 치르게 되고, 여기서 2:1로 승리를 거둔 마재윤 선수는 극적으로 본인의 사상 3번째 온게임넷 예선 통과를 하게 됩니다. 반면 msl 8강에 이어 또다시 마재윤 선수에게 발목잡힌 한승엽 선수는 최후의 1인으로 서기수 선수를 꺾고, 듀얼토너먼트 막차를 타게 됩니다.

그렇게 올라온 듀얼토너먼트에서 그러나 마재윤 선수는 엄청난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됩니다. 저그킬러로 알아주는 한동욱 선수, 언제나 꾸준한 염보성 선수, 떠오르는 신예 저저전 강자 이제동 선수까지. 이 네 선수가 4강에 있다해도 이상하지 않을 조편성이 듀얼토너먼트에 편성됩니다. 하늘이 다시 마재윤 선수를 실험하는 격이었죠. 그러나 마재윤 선수. 마치 콧방귀를 뀌듯이 2승으로 가뿐하게 진출하면서 드디어 스타리그 로열로더의 자격이 됩니다. 이 조를 리그가 끝나고 나서 보니, 염보성 선수와 이제동 선수가 얼마나 조편성이 안 좋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보다 더 안 좋았던 조는 03~04 3차 듀얼토너먼트때의 임요환 선수와 전상욱 선수였겠죠. 이 둘을 떨어뜨리고 올라간 선수는 박정석 선수와 박성준 선수로 두 선수는 질레트 스타리그 결승에서 맞붙습니다.)
그 외에 한 시즌만에 다시 돌아온 최연성 선수도 있었죠. 듀얼토너먼트에서 신희승 선수라는 신예선수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게 되지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이재황 선수를 잡고 스타리그에 진출하였습니다.
또 하나의 관심거리라면 공군 최초의 개인리그 예선 통과자가 나왔었는데요. 그 주인공은 조형근 선수였습니다. 입대하기 전 약 3개월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경기력으로 진출하였고, 실제로 첫 경기에서 안상원 선수를 완벽하게 잡아내면서 첫 스타리그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이후 진영수 - 장육 선수에게 패하면서 아쉽게도 최초의 공군출신 스타리거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했습니다.

1. 리그 진행상황

이윤열 선수의 선택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일편단심 최연성 선수를 지목한 이윤열 선수에 이어 오영종 선수는 이성은 선수를 지목하며 조지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조지명식의 특이한 점이라면 24강 중 토스가 단 2명에 불과하였기 때문에 시드를 제외한 유일한 프로토스인 박영민 선수가 어느 조에 들어가느냐도 관심사였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조편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A조 : 이윤열 - 최연성 - 박영민 - 이학주
B조 : 오영종 - 이성은 - 박명수 - 신희승
C조 : 전상욱 - 마재윤 - 이재호 - 조용호
D조 : 이병민 - 한동욱 - 박성준 - 김남기
E조 : 박태민 - 김준영 - 변형태 - 박지수
F조 : 박성준1 - 진영수 - 장육 - 한승엽

박영민 선수는 물론 상대가 쉽지 않았지만, 저 선수들 상대로 이겨 본 경험도 있고 해서 조편성이 어렵지는 않다는 분위기였고, 마재윤 선수는 전상욱 선수의 굳은 의지에 의하여 다시 한 번 어려운 조편성을 맞게 되었습니다.

24강 C조 1경기 전상욱 vs 마재윤 in 히치하이커

히치하이커라는 협곡이 존재하는 2인용맵에서 치러진 첫 경기였는데요. (이런 형태의 지형은 아마 블레이즈 이후 처음이었을 겁니다.) 마재윤 선수가 자신의 장기인 3해처리 운영으로 전상욱 선수를 꽤나 불리한 상황으로 몰아넣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상욱 선수가 잘 버티면서 자원을 먹고 먹으면서 상황을 점점 자신쪽으로 끌어옵니다. 30분이 넘는 혈전 끝에 끝끝내 자원을 먹은 전상욱 선수의 끈기가 돋보였던 명경기였습니다.

24강 A조 5경기 이윤열 vs 이학주 in 알카노이드

바로 전 회차였던 4회차때 최연성 선수로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선보였던 이학주 선수. 이번에는 2패인 이윤열 선수를 완전히 탈락의 길로 몰아넣을 수 있는 찬스를 맞이하였습니다. 자신이 이기면 일단 와일드카드전 진출 확보에 최연성, 이윤열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완벽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수 있던 기회. 거기에 이학주 선수는 이윤열 선수보다 한 수 위의 운영으로 이윤열 선수의 본진까지 장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원이 많았던 이윤열 선수는 1시쪽에서 배틀을 모으면서 새로운 반전을 꿈꾸었고, 이에 이학주 선수도 배틀을 따라가면서 골리앗과 함께 싸움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약 20분 후에 펼쳐진 대규모 공중전. 이윤열 선수가 야마토 포를 제대로 적중시키면서 역전이 불가능한 대승을 거두게 되고, 이학주 선수는 마지막으로 항전을 해보려 하지만 결국 엄청난 배틀싸움의 대패로 인하여 GG를 선언하고 맙니다. 이윤열 선수 특유의 버티고 역전시키는 류의 경기가 다시 한 번 나왔었죠. 이 후 3위 결정전을 다시 치룬 두 선수의 경기에서 이윤열 선수가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면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비슷한 의미의 다른 경기인 와일드카드전 A조 2경기인 이윤열 선수와 이재호 선수의 경기 역시 추천해드립니다.

24강 F조 6경기 박성준1 vs 한승엽 in 롱기누스 2

이때의 화두는 롱기누스 2였습니다. (아직 리템은 수면에 오르기 전이었고, 리템이 수면에 오른 것은 마재윤 선수의 ‘리템이 롱기보다 힘들다.’ 라는 말 이후 였습니다.) 롱기누스 2에서 박태민 선수가 변형태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한 것 외에는 승리가 없었고, 사람들은 아카디아2 때와는 달리 상성으로 치우친 밸런스는 극복하기가 너무 어렵다라는 얘기를 했었죠. 실제로 5회차때 전상욱 선수와 조용호 선수의 경기에서 조용호 선수가 큰 실수를 하거나 운영상의 미스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전상욱 선숙에게 너무 무난히 밀려버리면서 롱기누스 논란은 점점 가열됩니다. 그러던 차에 있었던 6회차의 2경기. C조에서의 마재윤 선수와 이재호 선수의 경기. F조의 박성준 선수와 한승엽 선수의 경기. 과연 이 2경기에서 저그의 해답이 나올 수 있을 지 관심이 많았는데요. 일단 먼저 벌어진 마재윤 선수와 이재호 선수의 경기에서 마재윤 선수가 노스포닝 3해처리를 한 후 빠르게 4해처리를 2가스 멀티지역에 펴는 빌드를 선택합니다. 무난하게 원배럭 더블을 갔던 이재호 선수는 결국 패배. 이 경기를 지면 탈락하는데다 극도로 불리한 맵이 겹친 상황. 이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극복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이 ‘역시 마재윤!’이라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 이후 벌어진 6경기. 박성준 선수는 한승엽 선수 상대로 마재윤 선수와 전혀 다른 해법을 내 놓습니다. 마재윤 선수가 더 부유하게를 선언했다면, 박성준 선수는 더 쥐어짜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3가스도 먹지 않고 5해처리 저글링 럴커의 양으로 쓸어버리기. 마재윤 선수와는 다른 훨씬 임팩트가 컸던 경기이며, 경기중에서 엄재경 해설위원도 ‘마재윤 선수의 방법은 마재윤 선수만이 쓸 수 있지만, 이것은 좀 더 일반적인 해법입니다.’ 라고 할 정도로 모두의 환호를 이끌어 냈습니다.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과거 삼성전자칸 저그들의 특징이었던 스타일리시한 경기의 절정을 보여준 경기입니다.

와일드카드전까지 끝나고 16강 대진이 확정되었는데요. 전체적으로 관심있는 매치업이 많았습니다. 특히 24강 B조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16강에 올라간 임요환 선수가 군대에 가니 나타난 ‘제 2의 전략가’ 신희승 선수와 이윤열 선수의 맞대결이라던가, 다시 한 번 마재윤 선수를 선택한 전상욱 선수의 판단이 이번에도 옳을 것인지, 유일한 토스인 박영민 선수과 과연 박태민 선수를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인지 등등. 16강 및 이후 토너먼트 조편성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한동욱 vs 박성준) vs (이성은 vs 김준영) vs (이윤열 vs 신희승) vs (최연성 vs 박명수)

(박영민 vs 박태민) vs (전상욱 vs 마재윤) vs (변형태 vs 이병민) vs (박성준 vs 진영수)

16강 F조 1경기 전상욱 vs 마재윤 in 리버스 템플

전상욱 선수와 마재윤 선수가 24강에 이어 다시 맞붙었습니다. 이번에는 리버스 템플이었는데요. 마재윤 선수 개인적으로 롱기누스보다 싫어했던 이 맵에서 마재윤 선수가 선택한 전략은 폭풍드랍. 이 드랍이 적중하게 되고, 전상욱 선수는 엘리전을 하러 떠납니다. 전상욱 선수의 병력이 너무나도 강력했기에 전상욱 선수는 저그 본진을 밀고 거기에 살림을 차리면 되는 상황. 그런데 전상욱 선수가 당황했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잔 실수를 조금씩 하기 시작하고 결국 탱크를 다 잡아버린 영웅 럴커와 럴커 3기를 겹쳐놓는 센스를 보여준 마재윤 선수가 승리를 따내게 됩니다.

16강 A조 3경기 한동욱 vs 박성준 in 리버스 템플

한동욱 선수와 박성준 선수의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한동욱 선수는 1배럭 더블이 굉장히 유용한 이 맵에서 2배럭을 하고, 박성준 선수는 무난한 앞마당 이후 운영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동욱 선수의 앞마당 쪽으로 SCV 다수가 이동합니다. 이것은, 김창선 해설이 불꽃테란 쓸 때마다 계속 얘기하시던 농민봉기? 하지만, SCV 다수는 그냥 앞마당에서 미네랄을 캡니다. 앞마당 커맨드도 없는 상황에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한동욱 선수는 그 후 그냥 병력을 진출. 박성준 선수의 앞마당을 돌파하고 경기를 끝냅니다. 그제서야 해설진은 앞마당에 미네랄 붙은 게 페이크였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리템 앞마당 뒤에 박성준 선수의 오버로드가 떠 있는 것을 안 거죠. (왜냐하면 리템에는 앞마당 뒤에 공간 있어요!) 한동욱 선수의 심리전이 제대로 빛났던 경기입니다.

8강 대진이 완성되었습니다. 일단 신한은행 스타리그 S1과 S2에서 8강 탈락을 했던 박성준 선수와 변형태 선수가 이번에는 자기들끼리 만났습니다. 둘 중 한 명은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탈출하는 것이고, 둘 중 한명은 또 다시 탈락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박성준 선수가 무난하게 변형태 선수를 잡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번 시즌 한승엽, 진영수 두 선수를 잡고 올라왔고 오히려 테란이 어려운 맵에서 지고 쉬운 맵에서 이기는 맵 밸런스 메이커 역할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리템은 로템의 역버전. 로템 3대 저그였던 저그맨 박성준 선수가 리템에서 얼마나 잘 해줄 지도 관심사항이었죠.
또한, 마재윤 선수가 최초로 같은 팀 선수들과 붙었습니다. 같은 팀 박영민 선수와 맞붙을 예정이었던 마재윤 선수는 그동안 계속 ‘팀킬해도 다른 경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라고 했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윤열 선수는 2001 SKY 스타리그 김동수 선수의 우승 이후 시작된 지긋지긋한 우승자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여태까지 자신에게 져 본 적이 없는 박명수 선수.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나머지 한 매치업인 이성은 선수와 한동욱 선수의 대결은 한동욱 선수가 사실상 잡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당시 이성은 선수의 테테전은 각성하기 전이었고, 지난 시즌 변형태 선수를 만나서 떨어지기도 했기 때문에 한동욱 선수를 아직 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죠.

8강 B조 1경기 박명수 vs 이윤열 in 롱기누스 2

박명수 선수는 역시 이윤열, 최연성 선수 상대로 강했습니다. 초반부터 유리하게 끌고가더니 경기를 거의 자신의 것으로 만든 박명수 선수. 이윤열 선수 상대로 가볍게 1승을 따 내는 분위기였는데요. 이윤열 선수가 또다시 버티고 버티면서 역전극을 써 나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30분이 넘는 대 난전 끝에 이윤열 선수의 역전승. 이 운영법은 이윤열 선수가 나중에 결승 1차전에서 다시 한 번 사용하게 되는데요. 그때의 마재윤 선수는 박명수 선수보다 더 큰 그림을 이기고, 더 뛰어난 수비를 보이면서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어찌보면 후에 이성은 선수가 다듬은 공굴리기 운영의 초기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경깁니다.

8강 D조 2경기 박성준 vs 변형태 in 리버스 템플

1경기를 가뿐히 따낸 박성준 선수. 두 선수의 기량차가 보일 정도였던 1경기에서의 압도적인 승리에 2경기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로스트 템플 맵의 변형인 리버스 템플. 박성준 선수는 실제로 저그 선수들에게 ‘이 맵이 왜 어려워?’ 라고 하는 듯이 아주 무난하게 유리함을 가져갑니다. 그런데, 변형태 선수가 그에 ‘이 맵이 이래서 저그가 어렵지.’ 라는 듯이 한 방의 진출로 완전히 전세를 뒤집어 버립니다. 이 경기의 충격이 컸을까요? 박성준 선수는 3경기도 비슷하게 유리함을 잡아가다가 역전패를 당하고 맙니다. 박성준 선수(와 그를 정말로 좋아하던 스갤러 및 팬들)로서는 선수 생활 전체를 통틀어 봤을 때 아마 가장 아쉬운 경기가 아닐까 싶네요.
4강대진이 결정되었습니다. 4강 매치업은 정말로 흥미진진했죠. 4강 A조는 S1 우승자 한동욱 선수와 S2 우승자 이윤열 선수의 격돌. 4강 B조는 CJ의 팀킬 ver.2 마재윤 선수와 변형태 선수의 경기. 변형태 선수가 마재윤 선수 상대로 잘 해낼 수 있을까 의심 하시는 분도 많으셨지만 엄재경 위원은 ‘원래 팀킬은 상성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라며 변형태 선수도 충분히 할만하다고 하셨습니다. 거기다 마재윤 선수의 4강 B조 경기 바로 전날에는 마재윤 선수와 진영수 선수의 곰TV MSL 4강 경기가 있기도 해서 일정상으로도 마재윤 선수에게 많이 불리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변형태 선수도 분명 할 만한 여지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여러 관심을 모았던 스타리그 4강은 갑자기 나타난 두 여성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4강 A조 3경기 이윤열 vs 한동욱 in 리버스 템플

스코어는 2:0. 거기다 이윤열 선수가 거의 잡아가는 분위기. 사람들은 거의 5년만의 2연속 결승진출자가 탄생했음을 의심하지 않았고, 이윤열 선수의 2연속 4강 3:0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거의 분위기가 그렇게까지 흘러갔죠. 그런데, 그때 마치 스타의 신이 와서 ‘허허허.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는듯이 잠깐 알려주고 간 드랍장소. 그리고 펼쳐진 신의 한 수.
2006 시즌 최고의 반전경기가 여기서 탄생합니다. (물론 다른 의미의 반전으로 최가람 선수와 변길섭 선수의 경기도 있었습니다만) 이후 한동욱 선수는 4경기도 잡고 5경기도 치열한 상황까지 몰고가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윤열 선수가 승리를 거뒀지만 이 한 경기로 약간 허무하게 끝날 수도 있었던 4강 경기를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끌고 갔던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5경기라는 이 경기에 준할만한 재밌는 경기를 하나 더 선물해 주기도 합니다.)

4강 B조 5경기 마재윤 vs 변형태 in 네오 알카노이드

어제 MSL 4강과 공통맵인 롱기누스와 리버스템플을 잡아내고 온게임넷 단독으로 쓰는 네오 알카노이드와 히치하이커를 내준 마재윤 선수. 2:2에서 진행된 맵은 마재윤 선수가 아직 테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네오 알카노이드 였습니다. 방향은 가로방향. 11시와 1시에서 두 선수가 정말 진검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경기내용에 대해서 굳이 언급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 꼭 보시길 바랄 뿐입니다. 결과야 당연히 아시겠지만, 경기 내용과 경기력은 당시 ‘테저전 역사상 최고의 경기’라는 명성이 붙기도 했을 정도로, 엄청난 대혈전 이었습니다. 중계진도 거의 무아지경에서 해설을 하였구요. 이 경기를 전환점으로 변형태 선수의 저그전이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됩니다.

이윤열 대 마재윤. 당시 온게임넷 스타리그 24강이 시작하면서 나올 수 있었던 최고의 매치업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박 매치업이 탄생하였습니다. 이미 슈퍼파이트에서 3:1로 마재윤 선수가 이긴 적이 있지만, 이번은 맵도 다르고 이윤열 선수의 마음가짐도 분명 다를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재윤 선수도 사실상 이 결승전 뒤에 있을 MSL 결승전은 거의 우승을 따 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상 최초의 양대리그 우승이 가능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고 이 결승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승 1경기 이윤열 vs 마재윤 in 롱기누스 2

이윤열 선수는 박명수 선수 상대로 했던 정말 판을 길게 보는 운영을 다시 한번 보여주려고 합니다. 마재윤 선수는 상대방의 빌드가 뭐건 간에 자신이 하려는 것만 완벽히 해내면 이기는 시대였기 때문에 자신이 하려는 것만 하였구요. 그리고 두 선수의 치열한 난전이 시작됩니다. 저그의 멀티를 치러가고, 막고 테란의 멀티로 역습을 가려하고, 막고. 커맨드를 들었다 놨다 해처리를 지었다 깼다를 30분간 반복하는 두 선수. 결국 이윤열 선수의 자원을 끝끝내 저지한 마재윤 선수가 승리를 따내는 경기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1경기를 보면서 ‘음, 두 선수의 경기력이 약간 모자라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은 제가 두 선수의 능력을 다 읽지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2. 끝나고 나서

이로써 마재윤 선수는 자신도 로열로더였다는 얘기를 남기면서 자신 스스로도 맘에 담아두었을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합니다. 정말 어려웠던 맵에서, 정말 어려웠던 테란들을 상대로 거의 동시에 치러야 했던 두 개의 리그. 마재윤 선수가 임 - 이 - 최 - 마에 오르기까지 할 수 있는 최고의 시련은 다 몰아서 주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마재윤 선수에게정말로 힘들었던 리그였을 겁니다. 이제 마재윤 선수에게 남은 것은 1주일 후 MSL 결승전에서 뱃지 하나를 더 받으면서 사상 최고 단일리그 4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상대는 아무 문제 될 것이 없었죠. 최초로 결승에 오른 신인이자 자신이 껌 씹어먹듯이 씹어먹던 프로토스. 거기다가 가장 토스가 좋은 반섬맵이 4경기에 배치. 모두가 마재윤 선수가 몇 대 몇으로 승리하냐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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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벌꿀
10/02/09 11:54
수정 아이콘
그리고 3.3이 다가오는데...
10/02/09 12:04
수정 아이콘
공포의 3.3이 다가오는데...
10/02/09 12:07
수정 아이콘
그리고 프로토스는 커세어를 뽑기 시작하는데...

아..진짜 변형태vs 마재윤 네오알카노이드 5경기는 .. 스타모르는 사람한테 하나만 추천하라면 이경기를 자신있게 선보일 만한 경기
Hyo-Ri_World
10/02/09 12:14
수정 아이콘
이때 한 신인 토스는 푸켓에서 쉬고있는데...
10/02/09 12:41
수정 아이콘
사실 최근 이제동-이영호 MSL결승3경기 판정도
사람들 머리속에 변형태vs 마재윤 네오알카노이드 5경기의 잔상이 깊게 남아서였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극적으로 저그가 막아내고 7시 멀티를 지켜내면서 승리를 따내는...
10/02/09 12:47
수정 아이콘
3-3 풀리그할때
8명이 아니고 6명같습니다만;
임이최마율~
10/02/09 12:50
수정 아이콘
신한은행S3는 3.3과 뗄래야 뗄수없는 대회가 될듯하네요...

아직도 3.3일 2.69%의 기억이 뇌릿속에....
공포는 숫자와 확률이 아닌 현실이다!!......(맞나요?)
꼬꼬마윤아
10/02/09 13:05
수정 아이콘
리그 자체는 완전 성공했지만 3.3 때문에 이제는 묻혀버린 리그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확실히 지금 본좌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이 나오는 리그여서 완전 흥행한걸로 압니다만..
3.3................
10/02/09 13:27
수정 아이콘
그리고 한 프로토스가 푸켓으로 떠나는데..
ROKZeaLoT
10/02/09 13:34
수정 아이콘
그땐 잘 몰랐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마재윤선수의 본좌등극은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3해처리의 재발견으로 최연성 격파,조용호와의 대결로 중기 저저전 집대성,MSL3회우승.
게다가 저플전 밸런스가 급속히 뒤집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악의 레어트라이던트로 더블넥 자체를 부정하던 마재윤선수인데 그당시에는 '반쪽이'라는 별명에 시달렸었죠. 마치 지금의 이제동선수처럼요.

그런데 스타리그 한번 우승하니까 곧바로 본좌로 등극해버리는......
파비노
10/02/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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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KZeaLoT님// 반쪽이 때 일때도 마재윤 팬들사이에서는 이미 본좌였죠. 하지만 마재윤의 본좌등극을 싫어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 온게임넷 우승을 못했잖아. 라고 반론이 있던 거였죠. 하지만 온게임넷 우승을 하고 나니깐 (테란진영의 마지막 보루였던 이윤열을 완벽하게 이기고나서) 마재윤의 본좌등극을 싫어하던 사람들의 본좌론 반론이 수그러들면서 마재윤의 본좌등극을 주장하던 사람들의 의견이 힘을 얻게되고, 본좌가 된것이지요..
ROKZeaLoT
10/02/09 14:23
수정 아이콘
파비노님// 맞습니다. 슈퍼파이트에 이어 스타리그 우승을 기점으로 임요환-이윤열-최연성-마재윤의 팬들이 서로 타협점을 찾게되었죠.
그런데 스타리그 우승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의문입니다. 그전에 마재윤선수가 보여주고 이루어낸 것들이 너무나도 컸다고 생각해서요.
제시카와치토
10/02/09 15:16
수정 아이콘
ROKZeaLoT님// 스타리그 라는게 명분에 있어서 중요한것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메이저 대회가 대여섯개 되는것도 아니고
MSL과 스타리그 두개뿐인데 "본좌" 라는 칭호를 얻으려면 당연히 양대의 리그 우승경력이 있어야 된다는건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필연적인게 아닌가 싶네요. 각종 스포츠의 시리즈결정전이나 챔피언결정전에서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 하고는 준우승팀 어떤 선수가 아무리 날라다녀도 우승팀에서 MVP가 나오는것 처럼요.
절대마신
10/02/09 15:24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는 최초이자 최후의 본좌죠. 돌아와요 본좌님....
Psy_Onic-0-
10/02/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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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푸켓을 갔다온 한 듣보 토스가 커세어를 뽑아대기 시작하는데....
lafayette
10/02/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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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온게임넷에서 신한3 4강전 5경기를 재방해주기에 오랜만에 봤는데
3년전 경기임에도 굉장하더군요. 그때의 경기력이라면 지금이라도 통할것 같은데...
마재윤 선수 어서 부활하길 바랍니다.
ringring
10/02/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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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3 4강전 5경기는 신기한게 다시보고 또 봐도 질리지않는 드라마 같습니다..
닝구임다
10/02/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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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 당대 최강인 이윤열을 꺽은게 모두가 인정한 본좌가 되었죠. 드라마같은 스토리죠. 윤열팬인 저는 그냥 눈물만 흘린 기억이..
10/02/0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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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10/02/10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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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는 맵이 나빠서 3:0으로 졌습니까 박성준은 맵이나빠서 3:0으로 졌습니까!

상대가 이윤열이였기 때문이에요!

그런 테란 최후의보루 이윤열을 .. 그정도 경기력...

정말 그립습니다 마본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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