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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11 13:45:54
Name ipa
Subject 스타리그 4강 >> msl 우승 이야기.





물론 참가선수의 입장에서 봤을 때입니다.

-방금 깨달은 거지만- 스타리그 4강리거는 차차기 시즌까지 진출을 보장받게 되더군요.

4강리거 -> 차기시즌 16강 시드확보 -> 차차기 시즌 36강 시드 확보.


반면 우승자도 차기 시즌에서 32강 광탈을 할 수 있는 게 msl입니다.

그리고 차차기 시즌에서 그가 가야 할 곳은 msl이 아니라 마이너리그인 서바이버죠.

우승자의 메이저 진출 연속성은 온전히 해당 시즌 현재의 실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지, 사실상 리그와 제도의 배려 따윈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자존장"이라는 게 반드시 msl만이 추구하는 모토는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강함을 겨루는 모든 리그는 그 리그의 시스템에 의해서 진정한 강자를 가리는 것이 존재이유겠지요.

즉, 자신들의 리그가 '우승의 개연성을 가지는 자가 우승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으로서 작동하며, 그 연역으로 자신들의 리그가 '우승자에게 우승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권위'가 되는 것.

임이최마 시절의 msl이 더할나위없이 보여주었듯, "msl = 당대의 최강자만이 우승할 수 있는 리그  -> msl 우승자 = 당대의 최강자" 라는 인식의 상호작용이 너무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리그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승의 개연성" 이라는 건 뭘까요.
아주 나이브하게 말하면 '우승할 만한 놈의 우승' 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에 있어 '우승할 만한 놈'이란 단순히 한 시즌의 한 리그 내에서의 성적이나 경기력으로 충족되는 평가가 아닙니다.
'운빨'과 '거품'이라는 조급한 비난이 여기처럼 난무하는 바닥도 없죠.

여기에 하나 더 해서 이른바 "리그브레이커"라는 존재는 이 판 개인리그의 성격과 목적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도 상당히 의미가 큰 개념입니다.

"리그브레이커"란 앞서 언급했던 "우승의 개연성"이 없는 신예 우승자(혹은 결승진출자)를 일컫는 일종의 관용어죠.

리그브레이커가 break 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리그 주최 측의 이해관계인 "흥행"일 수 있으나, 보다 궁극적으로는 이 판의 소비자 전체의 이해관계인 "개연성 있는 우승"의 파괴라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우리는 그 리그브레이커가 차기 시즌, 차차기 시즌에 연속 우승을 통해 그 전 시즌 자신의 우승의 개연성을 입증해냈을 경우, 해당 시즌의 결승전을 "흥행실패"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결국 "흥행" 브레이커라는 비웃음 뒤에 감추어진 소비자들의 두려움은 개연성 없는 우승자에 의한 "리그의 권위" 자체에 대한 훼손입니다.


만약 지금 현재 실력적으로 가장 강한, 즉 가장 큰 우승의 개연성을 가진 선수가 리쌍이라면, 별다른 외부효과없이 리쌍록 결승이 계속 만들어지는 리그가 가장 타당한 리그입니다. 가장 강한 자, 가장 높은 자를 가리기 위한 것이 순위를 매기는 모든 테스트의 궁극적 목적이기 때문이죠.
포장 따위는 사실 어디까지나 리그의 데코레이션이고, 보완책이고, 플랜 B일 뿐이라는 겁니다.  

다만 리쌍이 더 이상 현재 실력적으로 가장 강한 자들이 아니게 되었을 때, 그때는 그들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실력보다 상위에 있는 신예들이 결승무대를 대체할 수 있는 리그라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신예들의 결승과 우승은 그 이후의 행보들을 통해 개연성을 검증받을 만한 것이어야 합니다.

리그의 '흥행'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리그의 "권위"라는 것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짧은 시간 내에 한정된 경기 수와 다양한 조건 하에서 치러지는 개인리그에는 "우승의 개연성"의 필요충분조건인 "실력"외의 변수가 분명 존재합니다.
그리하여 각 개인리그들은 그 '변수'를 최소화하는 나름의 제도들을 마련합니다.
그 제도들 중에는 정말 실력외적 변수를 제거하는 겨룸의 시스템도 있으나(상위라운드 다전제, 공정한 맵의 선정 등), 한편으로는 자신들 리그의 상위랭커가 그에 맞는 실력을 가졌다는 개연성을 제도에 의해 부여하는 눈속임스러운 것들도 있습니다. 아주 대표적으로 "시드" 같은 것이죠.

순수하게 현재의 실력만을 겨루자고 친다면, 모든 선수가 매 리그에서 모두 똑같은 조건하에 최대한 많이 싸우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입니다.

진영화는 이제동보다 더 실력이 뛰어나고 우승의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16강 시드를 받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며, 김구현은 문성진보다 실력적으로 떨어져서 3경기를 더 치러야 했던 것이 아닙니다.
진영화와 문성진은 전 시즌 '자사리그'의 상위랭커이며, 그 대가로 "시드"라는 어드밴티지와 "시드권자"로서의 권위를 함께 부여받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그 둘은 차기시즌에도 메이저리거로서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며, 다시 한 번 높은 순위에 매김할 수 있는 상대적인 이점을 부여받음으로써 앞선 랭킹의 "개연성"을 보다 쉽게 입증할 수 있는 유리한 지위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드제"라는 것은 개인리그의 소비자에 대한 눈속임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이제 다시 한 번 스타리그와 msl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죠.

시드제라는 것은 자신들 리그의 상위랭커에게 제도의 배려에 의해 스스로 권위와 개연성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자신들의 우승자가 다시 한 번 높은 성적을 내서 우승자 스스로의 권위와 개연성을, 그리고 자신들 리그의 권위와 개연성을 높이는 것을 보다 용이하도록 서포트해주는 제도입니다.

스타리그의 우승자는 차기 시즌에서 메이저무대인 스타리그의, 그것도 상위라운드인 16강의 시드를 보장받습니다.
만약 광탈을 한다해도 그 무대는 스타리그 16강이며, 차차기 시즌에도 그는 여전히 메이저무대인 스타리그 36강에 생존해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스타리그의 4강랭커들이 그 어떤 듣보라 하더라도 최소 3시즌 동안 그를 "스타리거"로서 보게 될 것이고,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어찌보면 눈속임일 수 있으나 매우 교묘합니다. 적어도 그 눈속임이 가지는 인과관계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자사리그의 상위랭커죠-.

반면 msl의 우승자는 차기 시즌에서 조지명식의 스타가 될 수 있는 허울좋은 어드밴티지만을 가질 뿐, 최초라운드인 32강에서 다른 모든 하위랭커들과 동등하게 싸웁니다.
그리고 2번 지면 다른 하위랭커들과 마찬가지로 예선으로 떨어집니다.
차차기 시즌은 커녕 "광탈"의 임팩트가 더이상 충격적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전 시즌 우승자의 개연성과 권위는 땅바닥으로 추락합니다.
하지만 이미 땅바닥으로 떨어진 그를 간신히 주워올릴 수 있는 서포트시스템이 있기는 합니다. "예선면제권"
이것이 바로 msl이 선택한 눈속임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주워올려진 전 시즌 우승자가 차차기 시즌에 등장하는 무대는 마이너리그인 서바이버입니다.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msl 우승자는 빤짝 우승 후 조지명식에서 허세 떨다가 광탈한 주제에 뜬금없는 예선면제권 받고 비겁하게 올라와 하부리그에서 빌빌대는 존재일 뿐입니다.



어찌보면 오로지 실력만으로 기어올라와야 한다는 면에서 msl의 32강이 더 리그의 궁극에는 부합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건 msl이 눈속임을 배제하고 오롯이 그 길을 추구하는 리그일 때나 타당한 얘기죠.
현실적으로는 전시즌 우승자건 뭐건 실력없으면 예선으로 내려보낸다는 32강은 그 대전시스템이 애초에 실력 외의 변수 제거에 거의 실패하고 있는 원데이 듀얼방식이며, 그나마 개연성을 위한 눈속임이라고 선택한 예선면제는 아무런 인과관계도 없어 눈에 훤히 보이는 조악하기 짝이없는 제도입니다.  

권위와 개연성의 창출에도, 눈속임에 의한 포장에도 실패했으며, 남은 것은 우승자에 대한 평가절하와 조악한 리그에 대한 비난 뿐입니다.


에버 스타리그 4강리거인 김윤환은 대한항공 스타리그 16강리거로서, 그리고 최소한 차기 스타리그의 36강 시드자로서, 스타리그 3연속 진출자로서 스덕들에게 기억될 겁니다. 그것이 제도에 의한 눈속임이든 무엇이든 간에요.
반면 아발론 msl 우승자인 김윤환은 네이트 msl 32강 광속탈락자로, 이번 시즌 msl에는 예선을 면제받고 올라온 서바이버 리거로서 스덕들에게 기억될 겁니다.

어느 쪽이 옳은지, 바람직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참가 선수라면, 어느 쪽에 더 구미가 당길지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제목이 좀 자극적일 수 있으나, 양 개인리그의 '시드제'를 놓고 봤을 때를 기준으로 한, 수사적 표현임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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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최마율~
10/02/11 13:49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 글이 어렵네요. 크..
그래도 마지막 문장은 잘 와닿는군요

하지만 제가 참가 선수라면, 어느 쪽에 더 구미가 당길지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10/02/11 13:51
수정 아이콘
음 이해가네요 결과적으로 엠에셀은 예선면제권이라는 악수까지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론적으로는 옹겜보다 우승자혹은 상위권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떨어지는군요;
아쉽습니다. 갈려면 진정한 투기장으로 가든가 아니면 머리를 좀더굴려서 포장해주던가 ㅠ
불멸의황제
10/02/11 13:52
수정 아이콘
음...말이 너무 어려워요..
Karin2002
10/02/11 13:53
수정 아이콘
이건 좀 아닌듯..
10/02/11 13:54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MSL을 '강자존장'이라고 기억하던 시기에 16강 시드는 무려 8장이었군요..
완소탱
10/02/11 13:55
수정 아이콘
음..엠겜은 이도저도 아닌것같네요
El Niño
10/02/11 14:01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제가 참가 선수라면, 어느 쪽에 더 구미가 당길지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2)

Karin2002님//
그런식으로 아니라고 짧게 덧글만 남겨주시면 장문의 글을 쓰신 글쓴이께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닌지 구체적으로 써주시면 글쓴이 분께도 또 덧글을 읽는 유저들에게도 도움이 되지않을까요?
10/02/11 14:02
수정 아이콘
완소탱님// 정확한 한 줄 요약이십니다. 본문이 좀 장황하게 느껴지시는 분들은 완소탱님의 댓글을 참고하시면 될 듯 하네요.

msl의 예선면제제도는 까도 까도 깔 명분이 계속 나와서 까면서도 놀라울 지경입니다.
DavidVilla
10/02/11 14:03
수정 아이콘
자극적이긴 하지만, 모두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야광팬돌이
10/02/11 14:11
수정 아이콘
안타깝지만 맞는 말 같네요.
3.3의 기적 김택용선수가 곰tv붙박이 결승진출 할 걸로만 생각했었는데, 마지막리그 시즌4때는 광탈하게 되죠.
그래도 그 시리즈리그만 2회우승1회준우승 결승만 연속 3번갔는데요..
우승자에게 패널티가 상당한 것 같아요.
제가 참가 선수라면, 어느 쪽에 더 구미가 당길지는 너무나 명백합니다.(3)
Who am I?
10/02/11 14:12
수정 아이콘
ipa님// 이렇게 뒤집어봐도 말이 안되고, 저리 뒤집어도 어이가 없는 제도라서 좀 대단해보이기도 합니다 전.;
10/02/11 14:19
수정 아이콘
항상 그렇지만 옹호할 논리도 많습니다. 케스파 랭킹에 따른 재배치를 통해서 실력자들끼리 붙게 되는 것을 방지하고 32강을 통해서 우승자에게 지나친 권한을 주는 것은 방지하는 거죠. 이러한 대진을 통해서 저번 시즌에 가장 잘나가는 선수 두 명이 결국 결승에서 붙게 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죠. 물론 그 후에 정전+가상(?) 스튜디오를 만들면서 판을 깨버렸지만요. 결국 저번 시즌 MSL의 대진을 짜는 방식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다는 거는 증명을 했죠, 대진만 좋게 나와서 문제가 되었지만요.
Mr.쿠우의 절규
10/02/11 14:2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최근 엠겜 우승자들이 실리 지명을 하는 것이군요.
자기가 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네요.

이런저런 삽질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지난 시즌 결승 리쌍록을 만든 건 온겜이 아니라 엠겜입니다.
8강 강제 배정 덕분이겠지만, 신기한 일입니다.

태클이라면 태클, 맨 위에 차차기 시즌 32강 시드 -> 36강 이겠죠?
10/02/11 14:31
수정 아이콘
kien님// 지난시즌 리쌍록 대진은 "예선면제제도"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8강 재배치와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보이지만요.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 리쌍록 매치는 "8강 재배치+얼티, 오드의 맵 선정"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10/02/11 14:40
수정 아이콘
ipa님// 제 말은 결과론적으로 볼 필요도 있다는 겁니다. 대진 자체는 성공적이였다는 애기죠. 즉 MSL이 의도하고 있고, 현재 실행하는 대진 자체가 흥행 또는 실력자(?)들을 결승에서 만나게 하는 데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고 있다고 보아야죠.(물론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Who am I?
10/02/11 14:47
수정 아이콘
kien님// 흥행은 모르겠지만 그 실력자-라는 것이 '자사리그의 검증된 실력자'가 아니라 '외부기준의 검증된 실력자'라는 것이 글의 단초로 씌여진 리그의 개연성과 권위의 창출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요..

지금 당장 흥행하기 위해서 가장 팬 많은 선수들(혹은 가장 화제성 있는 선수들)간의 대진을 추구하는 것이 리그의 본질은 아니잖습니까...
10/02/11 14:48
수정 아이콘
ipa님// "예선면제제도"는 리쌍록 결승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욕만 먹고 있지요.
이영호도, 이제동도 예선면제받고 올라온 거 아닙니다.
결과론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예선면제제도"가 실효를 거두었다고는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리쌍록은 예선면제로 인한 결과가 아니니까요.
네이트 msl에서 리쌍록 결승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네이트'가 스폰해서 리쌍록 결승이 이루어졌다, 계속 네이트가 스폰해야 흥행대진 만들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잖습니까. 제가 보기엔 예선면제제도와 리쌍록 결승은 스폰서와 리쌍록 결승만큼이나 인과관계가 희박합니다.
10/02/11 14:52
수정 아이콘
Who am I?님// 외부 기준이라고 하면 kespa랭킹인데 이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그렇게 틀린 거 같지는 않습니다.
ipa님// 전달하기 약간 어렵게 느껴집니다만 현재 MSL의 총체적인 대진짜기 자체가 성공했다는 소리입니다.
10/02/11 14:52
수정 아이콘
Mr.쿠우의 절규님//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Who am I?
10/02/11 15:05
수정 아이콘
kien님// kespa랭킹이 옳다 그르다, 혹은 현시점의 강자를 판별하는 기준이 될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리그에 참가하지 '못한' 선수들까지 포함되고, '가감'의 영향을 미칠수 있는 랭킹이란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 하신 의미처럼 이부분에 대해서는 가치 판단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저는 리그의 권위가 이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2/11 15:20
수정 아이콘
뭐 슈퍼 파이트도 대진 자체는 좋았죠.
10/02/11 15:26
수정 아이콘
kien님// 개인적으로는 가장 경계되는 점이 바로 msl 스스로 예선면제권을 포함한 자신들의 총체적인 대진짜기 등등을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10/02/11 15:31
수정 아이콘
이영호 vs 이제동 바로 전의 결승대진은 김윤환 vs 한상봉이었습니다.
예선면제는 이번 결승대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고 (예선면제를 제외한다면) 같은 방식으로 치뤄진 아발론 msl의 결승대진은 성공이라 볼 수 없지요. msl의 판짜기 자체가 성공했다고 보기엔 근거가 너무 희박합니다.
하늘하늘
10/02/11 15:34
수정 아이콘
우승개연성이란 개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네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

제발 MSL이 어떤 달콤한결과만을 바라며 리그의 권위나 의미를 낮추게 만드는
예선면제와 8강재배치는 없애줬으면 좋겠습니다.
슈퍼슷타
10/02/11 15:39
수정 아이콘
"하지만 그나마 주워올려진 전 시즌 우승자가 차차기 시즌에 등장하는 무대는 마이너리그인 서바이버입니다.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msl 우승자는 빤짝 우승 후 조지명식에서 허세 떨다가 광탈한 주제에 뜬금없는 예선면제권 받고 비겁하게 올라와 하부리그에서 빌빌대는 존재일 뿐입니다."

근데 이 전제는 전 우승자가 그만큼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 아닌가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도 우승자가 그만큼 못했으면 이정도 결과는 받아들여야 되죠

안그런 우승자도 많지 않나요?
10/02/11 16:14
수정 아이콘
슈퍼슷타님// 그건 당연히 맞는 말씀입니다. 우승자가 못했으면 당연히 그에 합당한 처우를 받겠죠.
msl의 테마가 차라리 전시즌 우승자라도 지명권 외의 어드밴티지는 부여받지 못하며, 지금 당장 잘하지 못하면 광탈하고 예선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약육강식의 모토를 오롯이 지키는 것이라면 전 오히려 현 스타리그의 3시즌 시드제보다 그와 같은 msl을 지지할 것입니다. 그런데 중간의 뜬금없는 예선면제권은 스타리그와 차별되는 msl의 기백넘치는 모토를 완벽하게 날려버립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재의 msl이 "자사리그의 우승자가 시대의 강자"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오롯이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타리그처럼 자사리그의 4강 리거에 대해 교묘히 3연속 진출을 제도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마치 자사리그의 강자들이 상위랭커의 개연성을 가지는 양 눈속임을 제대로 해내는 것도 아니라는 거죠.

전 시즌 우승자가 똑같이 광탈을 해도 스타리그 우승자는 다른 선수들이 빡시게 뚫고 올라온 32강 이후 라운드인 16강에서 유유히 기다리다가 떨어지는 것인 반면, msl 우승자는 32명의 선수들이 바글바글하는 최초의 라운드에서 떨어지는 겁니다.
그 다음 시즌에서도 16강 광탈한 스타리그 전전 우승자는 32강에서 시드권자로서 미리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것인 반면, msl 우승자는 예선면제권을 움켜쥐고 하부리그인 서바이버에서 아주 평등하게 원데이 듀얼을 뚫어야 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결국둘 다 똑같이 져버렸다고 치죠.
스타리그 우승자는 그래도 차기 시즌 16강에 차차기 시즌 32강의 커리어를 갖게 됩니다. 스덕들은 3시즌 연속으로 그를 스타리그에서 보게 될 겁니다. 스타리그 3연속 진출기록은 덤입니다.
msl우승자는 차기시즌 32강, 그리고 서바이버입니다. 그나마도 예선면제로 올라온 서바이버입니다.
우승자가 못한 것은 똑같아도 스덕들이 생각하는 "몰락"의 임팩트는 msl 쪽이 훨씬 큽니다.
그 모습들이 스덕들에게 은연중에 심어주는 이미지가 어떻게 다를 것인지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스타리그 쪽의 제도가 반드시 바람직하다거나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스타리그는 "실리"만은 확실히 챙겨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msl은 그야말로 이도저도 아닙니다.
10/02/12 03:32
수정 아이콘
'제가 참가 선수라면, 어느 쪽에 더 구미가 당길지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3)

적절한 결론이네요
10/02/12 08:58
수정 아이콘
ipa님// 좋은글입니다.
항상 생각하는건 온겜이 이걸 과연 의도했을까?
ipa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참가 선수라면, 어느 쪽에 더 구미가 당길지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4)
10/02/12 14:16
수정 아이콘
SkPJi님// 댓글이 늦어서 보실지....
질문에 답부터 드리자면 온겜이 그런 것까지 전부 계산 하에 32강 방식을 그렇게 기획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냥 하부리그의 병합과 16강의 정통성을 타협하려다보니 나오게 된 게 현재의 16강과 36강 3인 토너먼트 체제인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전 시즌 4강 리거는 이전처럼 16강에서 시드를 받게 된 거고, 옛날에는 하부리그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던 어드밴티지가 스타리그의 하위라운드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어드밴티지로 바뀐거죠. 스타리그의 16강 시드제는 사실 실질에 있어서는 바뀐 것이 없는 셈이죠.
다만, 16강에서 다시 탈락할 경우, 이전에는 하부리그였던 듀얼토너먼트에서 대진상의 이점 없이 챌린지에서 올라온 선수들과 똑같이 원데이 듀얼을 거쳐야 했지만, 지금은 그 듀얼이 36강으로 바뀐 셈이어서 16강에서 탈락하더라도 "스타리그"의 하위라운드인 32강에 잔존하게 되는 것인데, 그 32강이 3인토너먼트 체제인지라 시드자로서 실질적인 대진상의 어드밴티지를 가져가게 되었다는 점만 달라졌네요.

어쨌든 스타리그와 msl의 시드제가 무엇보다도 다른 점은 스타리그의 경우 "하부리그의 스타리그로의 통폐합+16강의 정통성과의 타협"이라는 전제에 기반을 두고 총체적으로 이루어진 전반적인 대전시스템의 개혁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제도기 때문에 현재 스타리그의 종합적인 시스템, 제도와 정합성이 있고, 필연성이 있습니다. 마치 계획도시의 일부처럼요.
-비단 제도와 시스템 뿐이 아니라 스타리그는 시즌의 테마와 오프닝, 사소한 비주얼과 그래픽, 무대장치 등등에 대해서도 그런 "종합적 기획"을 기본으로 깔고 있습니다-

근데 msl은 대전시스템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더블엘리미에서 듀얼+토너먼트제로 바꾸면서도, 기존의 모토인 "강자존장"의 특징과 조화를 이루려했던 것 같습니다만, 애초에 듀얼+토너먼트제가 더블엘리미에 비해 그 특징을 살리기가 힘든 체제인지라 결과적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32강 개편과 2패시 무조건 예선탈락 + 16강부터 바로 다전제 +8강부터 5전제"라는 제도는 확실히 스타리그의 현 시스템보다 강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이고 실력에 따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긴 합니다.
그런데,
1. 최초 라운드인 32강의 대전시스템인 원데이듀얼이라는 방식이 워낙 변수가 많은 방식이라 진정한 강자를 걸러내기에 적합하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흥행카드와도 상당히 겹치는 "진정한 강자"들이 조기탈락해버리는 상황이 빈출했죠.
거기에,
2.msl의 전통들인 조지명식의 "스틸드래프트"와 더블 엘리미 시절의 "양 날개식 대진시스템" 때문에 강자들의 대진이 조기에 만들어져버린다는 문제점도 발생되었습니다.

1.과 2.가 겹쳐지다보니 msl의 결승전은 인기선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자존장"의 모토에 어울리는 안정감있는 실력자도 아닌 선수들로 채워지게 되었고, 계속해서 흥행시망, msl 우승자 출신들의 급몰락으로 인한 대회의 권위상실 같은 저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msl은 계속해서 각각의 문제점들을 땜빵하기 위한 단편적 제도를 하나씩 갖다붙이기 시작했습니다.
1.을 보완하는 동시에 흥행에도 도움을 받고자 "팀별 성적우수자의 예선면제제도"를 도입하고, 2.를 보완하기 위해 조지명식 더블시드제도와 8강 랭킹별 재배치를 갖다 붙였습니다.

스타리그와 대비되는 msl의 현 시스템의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커뮤니티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각각의 제도들이 스타리그처럼 전체 시스템내에서 종합적으로 계획되고 개편된 것들이 아니라, 전체시스템과 무관하게 즉흥적으로 추가된 제도들이라는 점. 그래서 시스템 정합성도 떨어지고, 인과관계도 없고, 뜬금도 없습니다. 게다가 의도했던 바를 제대로 달성시키고 있지도 못합니다.

msl이 제대로 되려면 시드제, 조지명방식, 대전시스템을 비롯하여 전체적인 운영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는 "대대적인 개혁"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처럼 손에 잡히는 대로 갖다바르는 땜빵식으로는 안 돼요.
TheMilKyWay
10/02/12 14:41
수정 아이콘
더블엘리미네이션이 이래서 필요한건데 말이죠.. 암만 생각해봐도 왜 더블엘리 제도를 버렸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흥행에는 최고로 좋은 카드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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