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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02 10:16:22
Name 彌親男
Subject 스타1은 아직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다.
어제 경기에서 보여줬던 이영호 선수의 플레이에 주목해 봅시다. 이영호 선수의 초반상황은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저그가 하이브가 올라가고 3가스를 채취하는데 자기는 앞마당도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상황. 누가 봐도 이길 수 없었던 그 상황에서 이영호 선수의 선택은 3팩 추가 후 3번째 멀티를 일찍 먹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메카닉 전환. 마인에 2~3부대씩 죽어나가는 울트라를 보면서 이영호 선수의 플레이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명훈 선수가 김명운 선수 상대로 보여준 플레이의 발전형이자 감히 완성형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이 체제는, 저그와 토스보다 체제 전환이 더 유연하지 못한 테란이 가끔씩이나마 보여줬던 바이오닉 - 메카닉 전환뿐만 아니라 그 역인 메카닉 - 바이오닉 전환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에서(물론 저그전에서만 한정되지만요.) 그 의의를 지닐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상봉 선수의 매끄럽지 못한 대처도 이 점에서 나옵니다. 근거리형 접근 유닛 상대로 사기나 다름없는 벌쳐의 마인이 전 맵에 깔려있음에도 저글링 울트라 체제를 고수했던 건 토스가 벌탱상대로 질럿 + 아칸의 플레이를 보여준 것이고 10년이 넘는 e-sports 사에서 이렇게 이긴 경기를 제가 본 것은 약 9년전에 있었던 경기 한 경기 뿐입니다. 테란도 가능했던 체제전환을 훨씬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저그가 하지 못하면서 이 경기를 그르친 셈이죠. 이것은 물론 케스파 랭킹 2위와 4위의 경기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말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두 선수의 경기력이 차이가 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기력 차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응력’이라고 보입니다. 한상봉 선수는 저그를 주종족으로 하는 플레이이기에 프로토스 선수들이 잘 보여주는 벌쳐 탱크 상대로의 플레이인 ‘일부 병력으로 센터 마인 제거 + 벌쳐 플레이 방지’를 보여주기 어려웠던 것이죠.

이제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시작된 지도 10년이 넘었고, 3종류의 타종족 전과 3종류의 동종족 전에서의 각 종족이 구사하는 체제도 2~3개로 확실히 정형화 되었으며, 그 이외에는 날빌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시대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이영호 선수의 경기로 아직도 스타는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죠. 바로 ‘각 체제간의 연관성’입니다. 어제 이영호 선수는 저그인 한상봉 선수를 상대로 자신의 장기인 ‘업테란’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상식에서의 업테란은 이영호 선수가 프로토스 선수들을 상대할 때 보여주는 체제였죠.

물론 이러한 접근 방법이 이영호 선수니까 가능한 것이고, 어쩌면 다른 종족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플레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장 테란이 토스 상대로 메카닉 가다가 바이오닉으로 전환하는 플레이를 날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요.) 연구의 가치는 있다고 보여집니다. 토스가 저그 상대로 아비터를 쓰거나, 테란전이나 토스전에서의 다크아칸 활용. 저그의 경우로 본다면 테란전에서의 히드라 활용, 테란은 이미 보셨다시피 벌쳐 탱크 체제의 울트라 저글링 활용 등. 다른 종족전에서나 볼 수 있던 플레이를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일부분만 차용한다면 다른 형태의 경기양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입스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아도 다른 종족전에서 쓰던 요소를 가져오는 플레이로 마땅한 것이 잘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들의 상식이 생각을 한정적으로만 하게 만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그전에서의 메카닉은 골리앗 탱크인줄만 알았던 것이 이제는 발키리를 쓰기도 하며, 어제는 드디어 베슬을 배제하고 벌쳐 탱크에만 집중한 메카닉이 등장을 했습니다. 입스타들도 언뜻 생각해 내기가 어려웠던 부분을 해 낸 것입니다. 아마 스타크래프트가 조금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면, 아예 쓰이지 않는 유닛들을 쓰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렇게 기존의 체제를 자연스럽게 섞는 방법도 가능할 수 있다고 이영호 선수가 우리에게 화두를 던져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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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09우승
10/03/02 10:28
수정 아이콘
어느정도 공감은 하면서도 딱히 무언가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는것은 그것들은 이미 프로게이머를 통해 어느정도는 검증되고 쓰여지고 버려진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쓰지않는 유닛인 스카웃,다크아콘,아비터(저그전),테란전 히드라들은 이미 나온 카드들입니다.
다만 이것들은 다소 경기가 유리하게 흘렀을때, 나올수있는것들인데, 굳히기 카드로서는 빵점자리 전략들입니다.

프로게이머가 아마추어상대로 썼을경우에는 그 어떤 것들보다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프로 레벨에서 통할수있는 (승률이 단 30%라도 나올수있는) 전략은 이미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 있습니다.
언급하신 것들이 강력하지 않다는것은 아닙니다. 단지 저 카드들보다 더 강력한 카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쓰지 않아서 사장된거죠.

얼마전에 아프리카에서 나름 네임드 유저의 저그전아비터 전략을 봤는데(피지A+), 이기고 지고 합니다.
아비터를 쓰지 않았다면 아마 더 쉽게 이겼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좋은 빌드는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수준은 올라가고 있어요. 이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른 잉여유닛들을 조합한다고 그것이 실제 경기에서 통하는것은 어렵습니다.
상대가 '그것'들을 보면 아마 승리를 확신할것 같거든요.
가츠79
10/03/02 10:46
수정 아이콘
흠. 어제의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체로 저랑 일치하시네요.
어제 경기는 한상봉 선수가 너무 유리하다고 생각을 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울트라를 마인제거용으로 쓰지 않았을거 같다는..

그리고 대 메카닉 탱크 제거용으로 퀸을 주장했던 사람으로써 어제 퀸을 활용하는 모습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퀸은 스나이퍼의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잘 숨겼어야 했는데 별 의미없는 움직임을 취하다가 벌쳐에 일찍 들킨 감이 있었죠.
그리고 탱크가 시즈모드 한 상태에서 브르드링을 써줘야 스플레쉬 데미지가 들어가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어제는 탱크가 이동중에 브르드링을 써서 효과가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퀸을 적극적으로 쓸거면 공중 방업을 찍어주는게 제 경험상 좋았구요.

뭐 이런 부분을 다 만족했더라도 어제의 이영호 선수는 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해서 과연 무슨 플레이를 했어야 이길수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블랙독
10/03/02 12:32
수정 아이콘
테란상대로의 저그의 히드라
이거 역언덕형 맵에서 날빌로 꽤나 많이 써먹었는데 말이죠 후후
민트줄립
10/03/02 12:48
수정 아이콘
어제 이영호 선수가 쓴 체제는 정명훈 선수의 플레이가 시초가 된게 맞지만
더 정확히 보면 전상욱 선수가 MSL 서바이버 토너먼트와 투혼 대 한상봉전에서 보여준 체제와 더 유사합니다.
정명훈 선수는 바이오닉 이후 메카닉 체제로 전환했지만
전상욱 선수는 원배럭 더블 테크 이후 발키리 + 바이오닉 체제였으니까요.
이영호 선수가 전상욱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온 듯한 생각이 들더군요. 상대가 러커로 가서 꼬여버리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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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이야 EMP한방 맞으면 바보되니까 파훼하기 어려운게 아닙니다. EMP가 퀸에게 정말 효과적인 이유는 마나 150이나 든다는 점 때문이고
요. 재장전까진 오래걸립니다. 아니면 75짜리 이레디에이트를 걸어버려도 되죠. 캐론부스터 골리앗을 많이 배치하면 브루들링의 딜레이 타이밍
덕택에 퀸 열댓기 중 예닐곱기 정도밖에 적중 못시킵니다. 방업해도 중형인데다 골리앗의 공업 효과가 더 크죠. 뮤탈이 받쳐주
지 않는 이상엔 말이죠. 뮤탈이 받쳐준다면 순간 점사컨트롤도 있고.... 피드백과 하이템플러의 싸움처럼 결국 누가 더 빨리 반
응하느냐의 싸움이겠지만요.

그리고 퀸 얘기가 나와서 말이죠....
이건 여담이지만 퀸의 브루들링 마나가 너무 많이든다는 지적이 많던데 스타크래프트의 밸런스 상 마법이 꽂히자마자 인스
턴트 킬링이 되는 마법은 무조건 150으로 책정되어 있으니 밸런스 상 적절한거라고 봅니다.
유사한 타종족 예를 들어보자면 테란의 야마토 건의 경우 마나 150입니다.
토스의 마인드 컨트롤의 경우 인스턴트 킬 + 유닛 스틸 효과가 있기에 마나 150 + 다크아콘의 쉴드 소모죠.
이렇게 생각하니 퀸의 브루들링 150 마나 책정은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타의 모든 수치측정을 보다보면 뭔가 법칙이 보인다니까요.
LG전자
10/03/02 13:04
수정 아이콘
약 9년전의 경기라 하심은...

온겜 김동수 대 김정민 매치이겠지요??
10/03/02 13:19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는 이영호의 미칠듯한 경기력과 한상봉의 미칠듯한 방심의 결과죠.
절대 질수없는 경기를 관광보내려고 꼬라박 + 꼬라박 하다가 죽었으니.
이성은 선수 역시 이영호 상대로 관광하려고 막커맨드 하다가 훅 갔는데.
도달자
10/03/02 13:55
수정 아이콘
정말 이상합니다.
이영호의 실로 간단한 찌르기에 무너지는 토스들... 토스가 못해서 진건데.. 입스타론 그런데 그 진토스가 도택허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패스트다크드랍하고 템아카 또짓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토스가 정교하고 안정적인 대테란전의 송병구구요.
어제도 한상봉의 지뢰찾기로 진짜 어이가없는 패배였는데. 그게 케스파4위저그 한상봉이라면 당황스럽구요.
이영호는 뒤에 뭔가 있나봅니다. 경기자체가 이영호의 무게감,압박감에 이영호가 먹고들어가면서 시작하는거 같습니다.
ok_computer
10/03/02 14:07
수정 아이콘
한상봉선수가 진이유

1. 무려 7가스 저그가 질수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너무 방만한 꼴아박기 운영

2. 한동안 사라진 메카닉 운영에 저그유저들의 메카닉 내성이 많이 사라진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이영호 선수의 매카닉 운영에
상당히 미흡하게 대응
10/03/02 15:27
수정 아이콘
그저 방심에 의한 어이없는 역전극일뿐이지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했다는 생각은 전혀 안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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