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8/16 19:08:54
Name legend
Subject 스타크래프트와 검...그리고 이기는 마음
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스타크래프트를 접하게 되었다.
스타의 매력에 빠진 그 사람은 스타크래프트의 최강이 되기로 결심한다.
컴퓨터와 재밌게 했던 처음 게임과 달리 최강의 길을 걷기 위해 배틀넷
의 땅을 접했을때 그는 절망하고 말았다.나는 너무 약하다.....

한 검을 좋아하는 검사가 있었다.
그 사람은 최강의 검사가 되기 위해 검을 뽑아 강호로 나섰다.
서툰 검놀림으로 동네 친구들과 즐겁게 대련했던것과 달리 강호는 비정
하고 냉정했다.오직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그리고 그는 너무 약했다....

그는 절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마우스를 잡았다.
끝없느 연습과 철두철미한 분석 끝에 그는 마침내 허접이라는 딱지를 떼고
겨우 초보라는 랭크에 올라섰다.
겨우 초보랭크에 올라섰지만 그는 처음으로 맛보는 승리에 취해 자만하기
시작했다.그리고...어느 날 공방에서 만난 고수에게...처참하게 관광당했다.

검사는 두려웠지만 자신의 검을 믿고 강호 안으로 들어섰다.
잠도 자지 않고 수련을 하고 강호의 최하위 무뢰배들과 목숨을 건 실전연습 끝에
마침내 그는 3류무사의 고지에 올라섰다.
하지만 3류무사라는 지위를 잊고 그는 자만하기 시작했다.결국 그는 어느 1류무
사에게 겁도 없이 덤볐다가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다.

그동안 해왔던 모든것이 붕괴된듯이 패닉상태에 빠진 그는 몇일동안 컴퓨터조차
키지 않고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또 그는 일어섰다.이번에 쓰러지면 더 이상 일어설 수 없게 될것이다.다시는
스타라는 게임을 플레이 할수 없게 될것이다.다시는 자만하지 않으리라 맹세하며...

몸을 회복하는 몇 달동안 검사의 정신은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었다.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붕괴되는 가운데 검사는 죽음을 경험하였다.
하지만 한가닥 작은 희망을 믿고 다시 검사는 일어섰다.지금까지 걸어왔던 모든것을
다시 한번 걸고 검사는 떨리는 손으로 검을 다시 쥐었다.

그는 느리지만 차근차근 성장해갔다.승보다 패가 많아도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고 리플레이를 연구하였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게 된 어느 날 그는 마침내 중수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그는 너무 기뻤다.이제 고수,초고수,그리고 스타의 최강자의
자리가 자신에게 문을 열어준듯이...
그리고 몇달이 지나고,몇년이 지나고...서서히 그는 지쳐갔다.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몇년이 지났건만 그는 제자리 그대로였다.몇만번의 게임을 했는지 알수 없다.점점 게임
하는것이 무의미해져갔다.
나는 강자가 될수 없는 걸까...?그는 마음속으로 계속 자신에게 물어봤다.세월이 흐르
면서 자신이 고수가 될수 없는 이유를 알아내게 되었다.그가 고수가 될 수 없었던 이유는..

검사는 조금씩 강호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강자들과 검을 겨루고 떠돌면서 비무행
을 하면서 천천히 그의 검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가 청춘의 물불 안가리는 무모함에서 세상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 숙성된 연륜
이 느껴질 무렵,그는 마침내 2류무사 중 최강이 되어 있었다.검사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
었다.자신이 사는 세상과 다른 존재처럼 느껴지는 초고수들만 아니라면 그는 이 바닥에서
가장 강하였다.
세월이 유수처럼 흐르는 가운데 그는 끝없이 진정한 강자들의 세계로 들기 위해 노력했
다.하지만 나이만 계속 쌓여갈 뿐 그의 검은 빛을 더 크게 발하지 못하였다.
나는 왜 최강이 될 수 없는걸까?끝없이 되뇌어 물어봐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자신의
머리가 서서히 흰색으로 변해가던 어느 날,마침내 검사는 답을 찾았다.자신이 강해질 수
없었던 이유를...바로 그것은....


수련이나 연습으로는 얻을 수 없는 단 한가지.마음가짐.....
이기고 싶은 마음
강해지고 싶은 의지
이성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힘

물론 각 사람마다 마음가짐은 다 갖고 있는것이다.단지 고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깨닫지 못한 자는 마음과 의지를 구현해 낼 수 없고 깨달은 고수들은 마음과 의지를
자유자재로 자신의 힘으로 보탤 수 있는것이다.

검사는 깨달았다.하지만 너무 늦어버렸다.검에 들어간 힘은 예전같지 않았고 마음은
점점 약해져만 간다.이제 끝인것인가?너무 간단했던 이치를 이제서야 깨달았는데...
젊은 시절 수없이 도전했고 수없이 포기했다.하지만 더 이상 포기할 순 없다.늙은 노구
를 이끌고 검사는 다시 일어섰다.그리고 그는 향했다.가장 강한 자들이 있는 곳,만검
의 세계로......

그는 깨달았다.하지만 이제 시작해서 과연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천재적인 재능으로
몇달만에 고수가 되고 이미 알고 있었던 자들은 자신의 몇배는 더 강해져 있는데.....
하지만 포기할 순 없다.자신이 이룬게 얼마나 있었을까?계속 포기만 했을뿐이다.하지만
더 이상 물러날 길은 없다.이 길이 나의 마지막이다.그리고 그는 다시 마우스를 잡았다.
그리고 떠났다.가장 강한 자들이 있는 곳,네오게임아이로.....




세상을 멍하게 살고 있습니다.오늘도 네오게임아이에서 수도 없이 졌습니다.졌을때
그 시간에는 너무 분하고 열받았습니다.이기겠다고.....욕나올정도로 관광시켜버리겠
다고...하지만 어느새 게임을 시작하고 제 마음은 한량모드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하지 않아도 될 그리고 하면 안되는 실수들도 한게임에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그리고 패합니다.그렇게 패하고 나서 스타를 끈 후 분해 있던 마음은 몇분새
금방 풀어져 평소의 멍청한 얼굴과 뇌는 아무 생각없이 무의 세계로 빠져듭니다.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에도 아무런 생각을 안합니다.단지 손가락이 제멋대로 움직
이고 제 가슴만 타오를뿐.....밥을 안 먹어서 그런걸까요?아니면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패배가 이제서야 패배감으로 제 마음을 뒤덮은걸까요?그건 아무도 모르지요.저도 저의
마음을 모르는데.....
스타크래프트의 세계와 무사들의 세계는 비교하기가 쉽습니다.강자가 되기 위해 끝없는
비무와 대결.....단지 다른 점이라면 스타는 가상이고 검은 현실이랄까요?
진정으로 강하다는 느낌은........무엇일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eZtp_Might
04/08/16 19:48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네요 ~_~ 진정으로 강한자는 항상 이기는 자가 아니라 항상 강함을 남기는자라고 생각하는 저는... 사람들도 본능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죠. 임요환, 강민, 이윤열, 홍진호등 "절대무적"은 아니지만 "절대강자"라고 꼽히는 선수들에게 느껴지는 그 강함..
04/08/16 20:07
수정 아이콘
최근에 저도 네오게임아이에서 엄청 삽질하고-_- 1000이하까지 떨어지고..이상하게 실력이 줄어든 건 아닌데 자꾸 져서 화났었는데요. 멍해지지 말고 냉정해지자고 의도적으로 마음먹고 플레이하니까 제 플레이 못하고 지는 일은 거의 없어지드라구요. 마인드컨트롤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서버 수준이 높아서 그런지 예전에 못 느끼던 차이가 느껴지더군요
한종훈
04/08/16 23:57
수정 아이콘
좌절의 세상 '네오게임아이' 친구랑 저는 그 장소를 보고 '좌절'이라는 단어를 쓰죠 ^^;. 1200에서 990으로 멈추지 않고 떨어질때의 압박감이란...
제가 네오게임아이에서 게임을 하다보면, 평소보다 정말 실수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사소한 실수도 놓치지 않고 찌르는 상대분 때문에 그런 것 같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66 [픽션] 빙화(氷花) 17 [7] edelweis_s3218 04/08/17 3218 0
6965 EVER 2004 온게임넷 스타리그 출전선수 소개 [20] Altair~★4555 04/08/17 4555 0
6964 없어져가는 온게임넷 이벤트전 형식의 경기 [19] Beautiful탱크3027 04/08/17 3027 0
6963 스타크래프트 1.12패치가 단행된다고 합니다 [72] 베르커드6601 04/08/17 6601 0
6962 [지극히 잡담] 이번시즌.. 투신과 머신의 만남은 가능할것인가.. [22] 이직신3380 04/08/17 3380 0
6960 [픽션] 빙화(氷花) 16 + 종반부에 대한 간단한 설명 [3] edelweis_s3058 04/08/17 3058 0
6958 우리나라의 극소수의 철없는 네티즌..이래도 돼는가?.. [33] BosS4725 04/08/17 4725 0
6957 2004 2nd 스타리그 스폰서 최종 확정 [33] 미사토6517 04/08/17 6517 0
6955 부대지정에 대해서.. [23] 깡~4024 04/08/17 4024 0
6954 박성준, 그 포스의 비밀. [55] skzl5841 04/08/16 5841 0
6952 컨트롤이 가장 쉬운 종족은 테란??? [65] 클레오빡돌아10379 04/08/16 10379 0
6951 <이야기>그때, 스타의 신이 있었다 [6] 타임머슴3475 04/08/16 3475 0
6950 올림픽...대한민국 화이팅!!!역대 한국의 올림픽 출전 성적과 종목별 메달획득수 [11] 질럿의꿈 ★3225 04/08/16 3225 0
6949 스타크래프트와 검...그리고 이기는 마음 [3] legend3095 04/08/16 3095 0
6948 이런 컨트롤의 유저가 나온다면~ [49] 박용열5209 04/08/16 5209 0
6947 바이오닉 컨트롤 너무 어렵네요... [19] edelweis_s4258 04/08/16 4258 0
6946 군대 그리고 스타리그 [9] ilikerain3040 04/08/16 3040 0
6945 온게임넷 스타리그,그 전반적인 고찰 제4편 -챌린지 리그 예선 [2] 마젤란 Fund2942 04/08/16 2942 0
6944 최연성선수 응원글..(스포일러 조금..) [34] 괴물앞에선gg뿐3637 04/08/16 3637 0
6943 머리위에 칼을 놔두고 자보셨습니까? [51] EzMura6084 04/08/16 6084 0
6942 네오 게임아이 3연승 ㅠ.ㅠ [17] BaekGomToss3277 04/08/16 3277 0
6941 [자체판단]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뛰어난 유닛.1~10위... [55] 쫌하는아이.5332 04/08/16 5332 0
6939 [잡담] 요새 즐겨듣는 씨디와 음악. [36] 레프3050 04/08/16 305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