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에 가면 장꾼들이 물건 파는 수작이 있습니다.

"자 여기 만병통치약이 왔습니다."

"정말 잘들어요?"

그때 툭 나서는 행인 하나

"아 접때 내가 사봤는데 죽이더만."

그려 그려!

추임새를 넣고 왁자하게 쇼를 이끌어가는 꾼들이죠.

어벙하게 있다가 몇 개 사들고 오는 구경꾼들도 있고..

상대방 쇼를 뜨악하게 보는 경쟁자 장꾼들도 있죠.

지금 피지알이란 장터에 이런 꾼들이 자주 보입니다.

"여기 00 황제 아, 00 리그 10번 올라갔다고 합디다."

"아, 역시 잘해요"

"네, 역쉬 최고군요."

또 다른 예도 있지요.

"00 선수 천재예요."

"아, 역시 천재죠."

"대단하군요."

호객과 추임새까지 ...

어차피 뻔한 꾼들끼리 짜고 치고 놀고 있습니다.

뭐 서로 다 아는 거지만 눈감아주는 거죠.

장꾼들이란게 한눈에 봐도 무슨 물건을 팔지는 정해져 있고

추임새 역시 비슷합니다.

다만 다른 장꾼들의 물건을 비교하면서 욕하지는 말아야겠죠.

머리 쥐어뜯는 싸움판을 원하는게 아니라면..

자신이 물건만이 최상의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건 자유지만 그런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건 아집이자 오만입니다.

장터에서 같이 장사하는 처지에 그것도 한 두해 하는 장사도 아닌데

상대방이 뭐 팔던 사람인지 모르겠습니까?

싸구려 장꾼 흉내들 내지말고 이왕이면 유쾌한 장터를 만드는 게 훨 낫죠.

그 첫걸음은 남 물건 욕하지 말기입니다.

그리고 그 물건 둘러싸고 왁자지껄해도 어차피 다른 물건 팔려는 사람은

그 물건에 별 관심없습니다.

그리고 꾼들 역시 지나가는 손님 하나 더 붙들어두려고 노력해야지,

경쟁자들에게 뭘 팔게 있겠어요?

자기 물건 팔기도 바쁜 장꾼이 다른 장꾼 호객에 넘어가 그 물건 좋다고 살 거 같습니까?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지.

피지알 장터에선 어설픈 장꾼들을 많이 보게 되네요.

저도 예전에 몇번 물건 잘 못팔다 욕만 디지게 먹고

이리저리 유랑하게 된 장꾼출신입니다.

요샌 장사잘 안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