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04/09 22:29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 인터넷에서의 소통이 (많은 경우에) 어쩔 수 없이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에 과몰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만. 이 글을 보고 사실 제 태도가 저의 행동과 저의 생각을 유리시키기 위한 수단이었을 수 있음을,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기 위한 방어기제였구나, 그리고 정성을 담아 글을 쓴 타인을 불편하게 할 수 있었겠구나...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고 갑니다.
21/04/09 22:35
오 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자신이 커뮤니티에 너무 몰입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상당히 건전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경우눈 실컷 커뮤니티질에 논쟁에 싸움에 드러운 짓은 다해놓고, 면피용으로 그런 단어를 꺼내드는 경우입니다. 왜 논쟁 중에도 그런 거 있잖아요. 뭐라뭐라 논리를 펼치길래 실컷 팩트까지 나열하면서 열심리 반박해줬더니, 그제서야 "에이 걍 해본 말이야 왜 열을 내고 그래" 하고 정신승리 입 씻는 애들
21/04/09 22:55
여러 개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각기 다른 아이디로 코스프레를 하면서 수십개의 댓글을 남기는 것은 '과몰입'일까 '인터넷 ADHD'일까 가끔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크크
21/04/09 23:06
중독도 정신병 아닐까요? 어쨌든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정이 있고 친구가 있고 다른 취미가 있는 삶이면 그런 거에 빠지지 않을 것 같은데...
어 갑자기 명치가...?
21/04/09 23:06
변기 옆에 질러놔서 한소리 하니까 "아 거기 화장실 안이죠? 괜찮죠? 혼자 불타죠? 원래 그럴거 아니었는데 살짝 흘렸다고 이악물죠?"
하고 놀리는거같아요. 요즘 어그로들은. 분명히 선 안쪽이긴 한데 교묘하니까 더 화가 난단말이죠? 먹금하고싶어도 사람을 자꾸 툭툭 치니 먹이가 자꾸 나옵니다...이럼 안되는데
21/04/09 23:23
딱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았습니다. 댓글에 과몰입 이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생각난 김에.
본문에 썼다시피 다른 사이트 싸움 보다가 느낀 점 이기 때문에 그런류 싸움을 안보셨다면 좀 모호하게 전달될 수 있겠네요. 근데 그런 싸움 안보는게 나으니 신경쓰지 마세요..크크크
21/04/09 23:21
말씀하신게 요새 '쿨찐'이라고 불리는 가불기메타죠. 워낙 성능이 좋으니까 아무나 다하고 댕겨서..
이 메타가 먹은지 몇년 됐는데 자기가 먼저 완전 논리에 안맞거나 남 신경 건드리는 소리를 적당하게 흘려서 한다음에 누가 반박하거나 화내면 '과몰입? 왤케불탐?' 해버리면 절대 안지죠. 거기서부터는 원래 주제는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내가 화나지않았음'을 증명하는 쓰잘데기 없고 불리한 주제로 넘어가니까.. 예전에는 키배에서 이기려면 상대방을 찍어누를수 있는 논리나 막댓글을 사수할수 있는 끈기 둘중에 하나는 필요했는데, 요새는 그냥 가불기로 예민하네~화났네~해주면 끝이니까 진지한 논의자체를 필요없게하는것같습니다. 예전에는 '손발이오글' 로 대표되는 중2병메타가 인터넷 세상에서 감성을 멸종시켰는데 이제는 '왤케화냄?'으로 대표되는 쿨찐메타가 인터넷 세상에서 논리를 멸종시킬것같네요.
21/04/09 23:28
지가 실컷 욕하고 시비걸어서 불타는건데 불타는 사람 을 바보 만드니..
저도 감성멸종에 안타까워 하는 사람인데 중2병메타가 영향은 미쳤겠지만 주도한건 아니라고 봐요..오히려 감성이 줄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중2병 공격메타가 생긴 거라고 보고..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최근 시나 어떤 낭만 문화도 거의 사라졌고 영화마저 로맨스나 신파극이 박살났으니까요
21/04/09 23:36
요새 뭐든지 짧아지는데 이 것도 그 영향 중 하나라고 봅니다
예전엔 진지하건 끈덕지건 상대를 누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했는데 요새는 그런 진지함이 미덕이 아니고 집착이 되버렸어요 논리가 아니라 그냥 더 열내는게 패배의 아이콘이 되버렸고 진지함과 교묘하게 엮여서 그냥 싸지르고 가는게 메타가 되버렸죠
21/04/09 23:53
일본 사회 트렌가 항상 10년 15년 우리나라보다 선행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20대때 일본 스포츠 만화 보다가 근성 관련 그런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다 진 경기에 끈덕지게 달라붙거나 중요치 않은 상황에 열내는 걸 되게 촌스럽게 본다는 거에요. 고리야나츠? 그리고 일본에 딱 그때쯤에 쿨찐 비슷한 용어도 있었고.. 단순 논쟁뿐만 아니라 이런 트렌드 자체가 사회 반영인가 봐요.
21/04/09 23:53
돈에 관심없다는 사람을 조심하세요. 그사람은 돈에 미친사람입니다.
. 과몰입하는 것에 관심없다는 사람을 조심하세요. . 그나저나 아이디가 익숙하더라니.. 한때는 동업자였는데. 한글날이 빨리오길 바랄뿐입니다.
21/04/10 01:25
만나서 이야기할 시 더욱 많은 정보를 캐치하여 상대방이 진심인지 농담인지, 어느정도 몰입하고 있는지 등 파악이 되지만 인터넷은 그게 안되요.
그래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과몰입 하는게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많이 오갈 수 밖에 없는 구조고, 논리? 라고 하면서 기계적인 생각만 하게 되면서 현실과는 멀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욕하고 싸우는 시츄에이션만 보면 님이 맞긴 하지만 애초에 서로 과몰입을 안 했으면 그런 시츄에이션 자체가 안 나왔겠죠?
21/04/10 03:52
커뮤는 세상 따라가고 세상이 개인주의화 되니 구성원도 개인주의화 되고 논리도 개인주의화 되는 겁니다. 싸우기 싫고 편하게 소통하는 것만 하고 싶으니까 그냥 적당히 무관심해지면서 논쟁 피하고, 논란 될 이야기는 아예 피해가고, 그런 맥락에서 커뮤를 사용하는 이들에겐 논쟁 같은건 불편하고 피곤하기만 하니까 '나는 커뮤에 몰입하지 않는 이고 너도 그러는게 맞으니 너무 과하게 감정쓰지 마라' 는 논리로서 논쟁 자체를 원천봉쇄하는거 같아요.
그리고 이 방면에서는 피지알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조금만 논쟁이 격해지면 이 주제 피로하다, 그만하자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잖아요? 이게 제가 원체 반골기질이 있고 커뮤를 옛날 식으로 써서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이런 방향이 옳다고 생각안합니다. 외려 더 과몰입하고 더 생각하고 더 자료를 들고와서 반박을 하고 온 힘을 다해 싸워 피투성이가 되어야 자기 주장이 어디에서 약점이 있고 반대의 주장은 어디에서 약점이 있는 지 알게 되는 귀결이 나오고 그게 정상적인 논쟁이지 피로하다고 논쟁을 그만두는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피로하다고 옳고 그른 것에 대해 생각하기를 그만두는 건 비겁한 것 같은데 말이죠..
21/04/10 04:52
근데 이런 피로함이란 건 이것이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것 그 자체라서 나오는 것 같아요.
토론회이던 술자리건, 오프라인에서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한 번에 한 사람씩 주장을 듣고, 그것이 어떻게 보강 혹은 논파되는지를 지켜보고, 또 언젠가는 휴회 내지는 종료되기 마련인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제가 하나 나왔을 때 개인A vs 개인B간의 댓글논쟁에서 B의 주장이 논파되었다고 해도, C가 와서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그거 답하는 와중에 D는 새 글을 파고, 이제 막 로그인한 E는 D의 글에다가 앞서 논파된 주장을 다시 하고, 거기에 B가 다시 동조하고... 거기다가 주제가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 생소한 것이다? 설명하기도, 설명을 듣기도 지치고, "이해 못하겠다" 가 합당한 반박인 상황이 되고, 논파된 주장은 기존/신규 참여자에 의해 계속해서 올라올 뿐이고... 결국 [마지막 댓글이 승리하는 구조]에서 의견의 수렴은 커녕 끝이 나는 경우가 드물죠.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들 중 일부는 애초에 이 이슈에 관심이 없어요. 토론회가 아닌 커뮤니티니까요. 피로할 수 밖에요... 그리고 그 태도가 마냥 틀리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21/04/10 14:13
관심 없는 논쟁에 강제로 참여하게 되는 구조라면 말씀에 동의할 수 있겠으나, 피지알에서 무조건 모든 글을 읽어야할 이유는 없고, 또한 그 글들에 모두 자기 의견을 표명할 이유는 더더욱 없지 않습니까? 으레 사람들은 관심 없는 주제는 쓱 훑어보고 말고, 아니면 아예 제목이나 글쓴이를 보고 클릭하지 않기도 하죠. 그런데 다른 데에서 하듯 피지알에서도 그렇게 글을 읽으면 피로감을 호소할 일도 없다고 보는데 그런 불만은 아무래도 이상하게 보여요. 제가 보기에 피지알에서 피로하다는 표현이 과하게 자주 쓰인다고 보는 부분이 이 부분인데, 글을 안 읽음으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게시판이 난잡하다는 이유를 들어 불편을 호소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런 불편의 호소가 설득력을 얻는 상황도 있어요. 정말로 게시판 한두페이지가 한두 가지 주제로 도배가 되면 게시판 이용자로서 불편할 순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런 경우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네요. 페미 논란이 극에 달하던 시절에도 그 정도는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그럴수록 괜히 글쓰기는 꺼려지고 가벼운 글 같은 건 올리기 힘들게 되죠. 묘한건 피지알의 글쓰기 버튼이 너무 무겁다는 불평은 많이 봤는데 게시판을 과하게 검열하려는 이런 움직임에 대한 불평은 본 적이 없네요. 아무래도 그런 글을 올리는건 분탕질이라는 생각들을 하셔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건 제가 보기에는 불합리한 부분인 것 같아요. 애초에 글 하나하나를 진중하고 무겁게 만드는데 어떻게 자유로이 글을 쓰겠습니까.
21/04/10 15:22
"글을 안 읽음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는 부분을 얘기하실 줄 알았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긴 하고요.
목록을 일정 부분 차지하는 것 만으로 거슬릴 수 있다는 의견에도 일정 부분 이해가 가기 때문에 (그것이 토론이던 정보이던 뻘글이던 뭐던 간에) 태도가 마냥 틀리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토론에 참여했다가 일종의 벽을 느낀 뒤로 인터넷에서의 토론이란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있는가? 에 회의적입니다.
21/04/10 15:34
인터넷에서 토론이란 것이 성립할수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건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워낙 트롤들도 많고 억지 부리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다만 이게 사바사고 당연히 인터넷에서도 논리적인 대화가 오갈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사회적인 책임 같은 것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공간이고 바로바로 말로 하는 게 아닌 글로 정제된 생각을 교류할 수 있어서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지금 저와 우스터님이 하고 있는 것도 그에 준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스터님이 말씀해주신 내용 덕분에 저는 다른 입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되었거든요. 우스터님께서는 어떠실 지 모르겠지만 뭐 대단한 인문학적 통찰이 오가지 않더라도 다른 시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고 이런 것도 제겐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에요.
21/04/10 15:34
뭐... 커뮤니티 과몰입은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3대 BBS 시절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이라...
그게 좀더 다양회, 파편화됐을 뿐이죠. 크크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