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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12 19:52:06
Name Sinder
Subject [기타] 인터뷰..
독일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팀의 선수단 숙소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는 일은 상상조차 힘들다.그러나 나랑 분데스리가 같은 팀(마인츠05) 소속으로 친구인 가나 대표팀 미드필더 오토 아도(31·마인츠05)는 인터뷰가 안된다는 가나의 언론담당관에게 “아주 오래전부터 약속한 것이다”며 허락을 받아냈다. 딱 세명만 호텔 로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큰 경기를 준는 비친구에게 미안한 건 알지만 이 인터뷰는 꼭 하고 싶었다.지난 6월 4일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 가나의 에이스 수비수 사무엘 쿠포어(30·AS로마)랑 아도야말로 토고와 한국을 가장 잘 비교해 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을 만난 건 한국과의 평가전이 끝난 후 캠프지인 뷔르츠부르크에서였다. 역시 예상대로 즐거웠고 내용도 솔직했다. 한국팬들에게 도움이 될것 같아서 뿌듯하다. (차두리=차, 오토=오, 쿠포어=쿠)

쿠: 아버님은 어떻게 지내는가?

차: 잘 지내신다. 지난번 가나-한국전도 가서 보셨다. 한국과 경기를 했는데 어떤 인상을 받았나?

쿠: 박지성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우리는 거기에 대처해서 지성의 전담 마크맨은 아니지만 그가 가는 길목을 항상 차단할 수 있는 수비수를 배치했다. 그 작전이 주효한 것같다. 13번 선수(이을용)가 인상적이었다. 기술이 좋고 아주 훌륭한 선수였다.

차: 맞다. 그는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에서 뛰고 있다. 아프리카 팀 중에 어떤 팀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나?

쿠: 다들 코트디부아르가 좋은 성적을 낼거라고 예상하는데 내가 볼 땐 튀니지가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조금더 강한것 같다.

차: 토고는 어떤가?

쿠: 토고도 나쁘지 않다.

오: 토고도 어려운 예선전을 통과해 월드컵에 나왔다. 일단 예선 경기를 이기고 올라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의 실력을 인정해야한다.

차: 한국에서는 아데바요르선수에 대한 경계가 대단한데 너는 수비수로서 그선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쿠: 크고 빠르고 기술이 매우 좋다.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수비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선수다. 그는 예상치 못한 플레이를 많이 하는데 그것을 조심해야한다.

오: 그는 몸이 크다 볼 키핑력이 아주 좋다. 그래서 수비수로서 공을 뺏기가 아주 어렵다. 토고팀은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토고는 그에게 볼을 투입하고 좌우에서 빠른 선수들이 침투하면 아데가 그들에게 볼을 연결해준다.

쿠: 아데 외에 전방에서 뛰는 키작은 선수가 있다.

차: 모하메드 카데르 선수를 말하는가?

쿠: 맞다. 그는 무척 빠르다. 그래서 위협적이다.

차: 우리나라에선 박지성, 토고에서는 아데바요르가 가장 중요한 선수들인데 이들을 비교해준다면?

쿠: 정확한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 아데바요르는 지성보다 확실히 문전 앞에서 위협적이다.

차: 그러나 공격 작업에서는 지성이 낫지 않느냐?

쿠: 지성은 좋은 선수다.굉장히 많이 움직이고 팀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한다.두 선수 모두 장단점이 있다. 궁금한 것이 있다. 왜 안더레흐트에서 뛰던 키큰 공격수는 뛰지 않았는가?

차: 설기현을 말하는가? 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그와 직접 경기를 했었지?

쿠: 맞다. Seol은 매우 훌륭한 선수다.왜 그가 뛰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오: 한국과 우리와의 경기에서 한국은 뭐라고 할까…, 마지막 공격선에서 예상치 못한 플레이, 즉 상대 수비를 어렵게 만드는 플레이가 없었다. 공격 작업에서는 정석대로 주고받는 패스가 나름대로 안정됐으나 위에서 말한 상대 수비수를 어렵게 만드는 플레이가 없었다.

쿠: 우리는 그에 비해 전술적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펼쳤다. 드리블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패스를 통해 팀플레이를 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경기 초반 수비의 어이없는 페널티킥도 한국팀을 어렵게 만들었다. 발이나 머리로 걷어냈어야하는데 어이없이 몸을 날려 손에 맞았다.

차: 한국이 속한 G조에는 프랑스, 스위스, 토고가 있는데 너희들은 어떤팀이 16강에 들거라 생각하는가? 당연히 프랑스의 조 1위를 점치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다면 한국과 스위스가 2위 싸움을 할거라 생각하는가?아니면 토고도 거기에서 경합을 펼칠 수 있을 거라 평가하는지? 많은 사람이 토고를 약간 약체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쿠: 축구엔 모든게 가능하다. 프랑스는 강하다.그러나 나는 한국도 16강에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객관적으로만 평가했을때는 브라질이 당연히 우승을 해야한다.그렇지만 경기는 종료 휘슬이 울려야 알 수 있다.

차: 너희들은 월드컵 준비가 어떻게 돼가는가? 강팀 한국을 꺾은 이후로 사기가 올랐을 거 같은데?

쿠: 우리는 월드컵 준비 합숙을 무척 성공적으로 마쳤다.이제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차: 가나와의 경기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피곤한 상태였다. 좀 지쳐있기도 했고.

오: 우리는 경기 운영을 노련하게 한 것같다. 우리는 최대한 볼소유를 많이 하려 했고 마구잡이로 걷어내는 것을 피하려 했다. 전진 패스가 안되면 다시 공을 골키퍼를 통해 뒤로 돌려 볼소유을 많이 하려 노력했다. 한국은 분명 경기장안에서 많이 뛰었다. 그러나 상대를 쫓아다니기만 하면 볼을 소유했을때보다 배로 힘들다. 그래서 어느 한 순간부터 한국팀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낀것 같다.

차: 아프리카의 강점으로 뽑자면 항상 즐겁게 공을 찬다는 것인데 그것이 진정 너희들을 강하게 만드는가?

쿠: 그렇다. 우린 축구를 즐겨야 한다. 감독도 우리와 하는 것이 즐거워야 하고 우리도 그라운드에 나갈때 부담보다 즐거움이 앞서야한다.

차: 그런면에서 우리는 정신적으로 부담을 많이 받는다.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나?

오: 그렇다. 한국선수들은 굉장히 몸이 경직돼 있었고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경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까지도 경직돼있었다. 그래서 몇몇 선수들이 유니폼 교환을 거부하기도 한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이해가 안간다. 연습경기에 불과한데 경기가 끝난뒤에도 왜그렇게 경직돼있는지 아쉬웠다.물론 당연히 4년전 월드컵 성적 때문에 선수들의 부담이 큰 건 이해하지만 조금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차: 그러면 너희들의 자유로움과 축구에 대한 즐거움이 선수들의 기량을 좀 더 끌어올릴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오: 모든건 적당한 조화가 필요한 것같다. 우리는 그런 축구에 대한 즐거움과 자유로움이 필요한 팀이다.한국도 적당한 조화를 이루면 선수들의 기량이 좀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 그럴수도 있겠다.나도 시합을 해보지만 버스안이나 운동장 락커에 도착했을때 분위기가 굉장히 조용하고 긴장돼있다.그런것이 바로 경기장안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쿠: 브라질을 봐라. 걔네들은 버스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시합장으로 이동한다. 가나팀도 그것이 중요하다. 알다시피 나는 독일에서 12년을 뛰었다. 독일은 한국과 비슷하게 긴장된 분위기가 흐른다.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말하기는 어렵고, 그냥 자기 팀 특성에 맞게 조화를 찾는것이 중요하다.

차: 한국이 어느정도의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가?

쿠: 나는 한국이 8강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차: 그럼 더이상은 안되나?? 하하하

쿠: (웃음)아니다. 4년전에도 난 한국이 결승에 가길 바랬다. 결승에 갔으면 우승까지도 가능했는데….

차: 그럼 마지막으로 지금과 4년전의 한국팀을 비교하면 어느팀이 더 강한것 같아 보이는가?

오: 한국과 한경기만을 치르고 뭐라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2002년 선수들이 조금 더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던 거 같다. 홈의 이점도 있지만 아무도 한국팀의 선전을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의욕적으로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지금은 4년전의 좋은 성적 때문에 부담이 커지고 그것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

차: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다치지 말고 월드컵을 잘 치뤘으면 좋겠다.

오: 고맙다.

쿠: 안녕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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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라인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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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2 20:26
수정 아이콘
설기현 선수에 대한 언급이 있네요.

설기현 선수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군요...
06/06/12 20:46
수정 아이콘
세올, 천수 파이팅 ㅜ_-
DayWalker
06/06/12 21:53
수정 아이콘
음.. 인터뷰를 해석해서 보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두명의 답변이 대단히 인상적인데요. 뭐라할까.. 굉장히 현명하면서 넓고 균형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입견 가지지 않으려 하는데도 아프리카 사람이라는 편견을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건지.. 정말 사려깊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좀 오바스럽다 생각하시겠지만 감동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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