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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6/20 05:53:32 |
Name |
storm |
Subject |
[기타] 1승 1무 승점 4점... 그러나 |
잠시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나라 성적을 되돌아 봅시다.
54년 스위스 월드컵은 너무 오래전이니 제외하고 본다면...
86년 멕시코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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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아르헨티나 1-3 (패) - 월드컵 최초 골
vs 불가리아 1-1 (무) - 월드컵 최초 승점 획득
vs 이탈리아 2-3 (패)
★최종성적: 1무 2패 / 4득점 7실점 (득실 -3)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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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벨기에 0-2 (패)
vs 스페인 1-3 (패)
vs 우루과이 0-1 (패)
★최종성적: 3패 / 1득점 6실점 (득실 -5)
94년 미국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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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스페인 2-2 (무)
vs 볼리비아 0-0 (무)
vs 독일 2-3 (패)
★최종성적: 2무 1패 / 4득점 5실점 (-1)
98년 프랑스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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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멕시코 1-3 (패)
vs 네델란드 0-5 (패)
vs 벨기에 1-1 (무)
★최종성적: 1무 2패 / 2득점 9실점 (득실 -7)
2002년 한일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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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폴란드 2-0 (승) - 월드컵 최초 승리
vs 미국 1-1 (무)
vs 포루투갈 1-0 (승)
vs 이탈리아 2-1 (승)
vs 스페인 0-0 (무) - 승부차기 승
vs 독일 0-1 (패)
vs 터키 2-3 (패)
★최종성적: 4위 - 3승 2무 2패 / 8득 6실 (득실 +2)
2006 독일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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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토고 2-1 (승)
vs 프랑스 1-1 (무)
vs 스위스 (6/24 오전 4:00)
★중간성적: 1승 1무 / 3득점 2실점 (득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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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성적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부터 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우리나라는 월드컵 본선에 단골로 출전하긴 했지만 결과는 역시 본선 출전국 중에서 항상 하위권에 머물러 왔습니다.
지금 진행중인 독일 월드컵에서는 두 경기에서 1승 1무로 2002년을 제외한 어느 월드컵보다도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중이지만 여전히 16강 진출 여부는 불투명하죠.
토고가 프랑스와 비기거나 이기면 좋겠지만 그럴 확률은 우리나라가 스위스를 이길 확률보다 낮은 게 분명하므로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현재로선 절반도 안될 것입니다. (만약 토고가 그냥 0-1로 지기만 했어도 우리는 무승부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진출 확률이 60~70% 이상은 됐을 텐데 말이죠)
정말 만에 하나, 우리가 스위스와 비기거나 패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고 칩시다.
그래도 우리는 홈그라운드가 아닌 유럽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 1승 1무의 성적을 거둔 것입니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고 해서 그 성적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죠.
애초에 4강 이상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고 나오는 A급 팀들이 아닌 이상 월드컵 본선에서 1승 1무라는 성적 또한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월드컵만 놓고 봐도 쉽게 알 수 있죠. 동구권의 강호 폴란드가 이미 2패, 남미 파라과이 역시 2패로 탈락 확정입니다.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우루과이를 두번이나 꺽고 (1-0 승, 4-1 승) 올라온 팀이기도 한데 말이죠.
코트디부아르나 세르비아는 뭐 워낙에 죽음의 조니까 제외시킨다 하더라도 98년 월드컵 4강에 빛나는 크로아티아 역시 1무 1패로 탈락 위기에 몰려있죠.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유럽 국가들은 1라운드 조별 풀리그에서 시드 배정 상 '보이지 않는' 이득을 받아왔습니다. 규정상 유럽팀이 한조에 3개 팀 이상 몰리지 않도록 조 배정을 하기 때문에 보통은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을 가진 북중미/아시아/아프리카 팀 중 두팀이 한조에 들어가죠. (보통 여기서 예외가 발생하는 팀들이 죽음의 조가 됩니다. 이번 월드컵 C조 같이 말이죠. E조의 경우는 아프리카/북중미가 들어가긴 했지만 이게 가나, 미국이라 죽음의 조가 된 경우)
상황을 바꿔서, 만약 우리나라를 유럽이라고 간주해서 매번 월드컵마다 같은 조에 북중미/아프리카/아시아 팀 중 두 팀이 배정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지금까지보다는 더 나은 성적이 나왔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겠죠. 아마도 86, 90, 94, 98년까지 4회의 월드컵 중 한 두번 정도는 16강에 올랐을 겁니다. (더우기 86~94 월드컵은 조3위 여섯개팀 중 4팀에게도 16강 진출권이 주어졌으니까요)
이렇게 아시아에 속한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축구 강국 중에는 16강에 오르는 것조차 힘겨워 하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단적인 예로 포루투갈이 이번에 16강에 진출한 것이 무려 40년 만입니다. 포르투갈이 가장 최근에 조별 풀리그를 통과한 것은 북한이 이탈리아를 꺽고 8강에 진출한 것으로 유명한 1966년 영국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태생의 '에우제비오'를 이끌고 3위에 오른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이후에 계속 지역 예선을 탈락하다가 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모로코와 폴란드에게 지고 잉글랜드에게는 이기는 다소 '엉뚱한' 전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2002년 월드컵때는 미국과 우리나라에게 패하며 탈락하고 맙니다.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감독으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네델란드. 물론 98년 월드컵때 4강 신화를 이뤘지만 90년 이탈리아 월드컵때는 잉글랜드/아일랜드/이집트와 3무승부로 조 3위에 그쳤었습니다. 물론 당시 월드컵은 조 3위 6개팀중 상위 4개팀도 16강 진출했기 때문에 턱걸이로 16강에 오르긴 했지만 조 3위로 올라간 탓에 당시 최강이었던 독일을 만나게 됐고 결국 패해 16강에 그쳤죠.
남미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다음 레벨의 강호 중 하나인 콜롬비아 역시 94년과 98년에 1승 2패 탈락, 90년엔 1승 1무로 조 3위를 차지한 것이 최근 월드컵 성적의 전부죠.
즉, 소위 말하는 우승 후보국 (A+), 또는 현실적인 '4강 목표국(B+, A)' 레벨보다 아래에 있는 나라라면 우리나라와 월드컵 본선 성적이 특별히 나을 것도 없고 나아봤자 종이 한장 차이도 안된다는 겁니다.
이제 4일 후면 결판이 납니다. 우리는 16강에 갈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허나 16강 진출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승점 1점차, 혹은 골득실 1점차 같은 정말 간발의 차이로 오르지 못한 것 뿐입니다.
전 대회 4강인데 다음 대회에서 성적이 안좋으면 망신 아니냐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이런 예들이 있습니다.
82년 4강 폴란드 = 86년 1승 1무 1패 조 3위 (16강에서 브라질에게 0-4 떡실신)
86년 4강 벨기에 = 90년 16강 탈락 (잉글랜드에게 패)
90년 2위 아르헨 = 94년 16강 탈락 (루마니아에게 패)
94년 4강 불가리아 = 98년 1무 2패 탈락
98년 4강 크로아티아 = 2002년 1승 2패 탈락
98년 1위 프랑스 = 2002년 1무 2패 탈락
(이외에도 전대회 4강팀 중 하나는 다음 대회 지역예선에서 탈락한다는 징크스도 유명하죠. 이번 대회에서는 터키가 희생양... 2002년 때는 네델란드, 98년 때는 스웨덴 등)
그리고 2002년 성적은 홈그라운드였기 때문에 4강 성적이 그다지 내세울 만한 게 못된다는 분들께 한마디 하자면, 축구 종주국인 영국(잉글랜드) 역시 월드컵 우승은 오직 자국에서 열렸던 1966년 한 번 뿐이고 그외에는 1990년에 4강에 오른게 최고 성적일 뿐입니다.
프랑스 역시 자국 대회인 98년 우승 이후 월드컵 본선 5경기째 무승(2무 3패)에다가 득점도 고작 5경기 동안 1골 뿐이죠. (우리는 2000년대 이후 월드컵 본선 성적이 프랑스하고는 비교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훨씬 앞서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론을 적습니다.
우리가 16강에 오르건 그냥 탈락하건 간에 우리는 분명 상대팀에게 승점을 헌납하던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라 상대가 누구건 간에 쉽게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악착같은 투혼을 발휘하는 팀임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우리팀의 발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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