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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09 02:14:52
Name 날아라질럿
Subject 프로게이머, 그 팬들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전 얼마전에 득남한 그냥, 평범한 게임팬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을 접한 것은 2001년 초 부터였고,
게임 방송을 본것도 그때부터 입니다.
지금도 없는 살림에 케이블TV를 신청해 온겜과 엠겜을 모두 보고 있지요.
그런 시청자이자, 여러분같은 게임팬으로서 한마디 올리고자 합니다.

물론 게임은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게임이 우리의 생활에 있어 차지하는 부분은
제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익히 실감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거다 '라는 편견을 이미 어느정도 극복했다고 믿는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인가요? 가끔 꿈에서 프로게이머와 대전을 하기도 하는 저로서는,
아직도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저로서도, 게임은 이미 생활의 일부입니다.

그럭저럭 나이먹은 저로써, 처음 PGR을 접했을때,
이것 저것 바라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과연 게임을 보고 하고 즐기는 우리의
수준입니다. 모 사이트에 대한 언급은 별도로 치더라도,
언제부턴가 컴퓨터를 켜면 접속하게 되는 PGR 역시, 한숨을 자아내게 하는
여타 사이트들과 조금씩 닮아가는 모습을 보며 좀 아쉬울 뿐입니다.
솔직히 처음 PGR을 접한게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사람들, 메너가 좀 있네...' 라는게 첫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훌륭하신 여러분들이 프리뷰나 결과를 올려주시는 것을 보고 즐기며
방송을 보며, 과연 이 응원하는 인파중에 그분들이 계실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죠.
또한, 신사적은 댓글을 올리는 분들을 보며, 과연 이 분들은 어떤 사람일까 라고
생각한 적도 가끔 있습니다.

옆으로 새긴 했음니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분의 태도입니다.
물론 ' 난 원래 씹어야 산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할말 없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프로게이머 역시 사람이며, 그들의 팬이라고
자부하는 우리 역시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응원하는 선수가 형편없이 졌을대, 물론 화가 납니다.
혹은 싫어하는 선수가 나와서 어이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다 졌을 경우
더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저도 술먹고 열받아 가끔 댓글 올립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습니다.
고수분들은 물론 저같은 하수들도 겜하다 지면 가끔 열받고, 화가 납니다.
(특히 상대가 맵핵이라는 확신이 들면 더하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들 역시 똑같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을 만난 일은 없지만, 그들 역시 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잘해서
프로게이머의 길에 들어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들도 사람인지라, 경기에 나와서 지는 것이 마냥 좋을 수는 없겠죠.
물론 그들을 응원하는 입장으로서, 그들의 플레이에 실망해서 그들을
비난하는 것도 있을수 있는 일입니다. 방송에서 보이는 여인네들처럼
그들의 패배에 가슴아파 눈물흘리는 일도 있을 수 있고,
그들을 소재로 웃음을 찾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비난하는 그 순간에,
그들은 우리처럼 소주잔을 기울이기 보다,
자신의 패배를 곱씹으며 연습에 매달릴거라는 사실입니다.

그냥 안타까운 점은, 선수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선수가 있겠죠. 저도 마찮가지입니다.
연예인들이 욕을 먹듯, 그들도 공인이므로 욕을 먹어야 합니까?
그렇다면 왜 공인은 욕을 먹어도 괜찮습니까?
뒤에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고요?
제 생각에는 이곳은 뒷담화를 나누는 공간이 아닙니다.
좀 더 죄송스럽게 말한다면, 이곳은 스갤도, 파포도 아닙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아직도 예의를 지키고 계시다고 봅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그렇지 못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 공히 같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보고 열광은 할 수 있을 지언정
그들을 보고 막무가내로 욕할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싫으면 안보고 떠나면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들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라면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 또한 맹목적인 열광이
어떻게 보면 그들을 패망의 지름길로 모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모든 것이 그들의 팬, 즉 우리들에 의해서 지탱되는 것이니까요.


그냥 가끔 비춰지는 맹목적인 비난이 보기 싫어서 씁니다.
그들도 우리도, 같은 인간이며, 실수할 수 도 있고,
우리가 술을 마시고,여러분이 PGR을 보는 이 순간에도
그들은 승리를 위해, 우리에게 더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팬이라고 자처하는 우리들이,
맹목적인 비난을 퍼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혹시 제글을 끝까지 다 읽으셨다면 복받으실겁니다 ^^;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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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감각테란지
05/01/09 02:3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_^ 득남 추카드립니다!
여름하늘_
05/01/09 03:13
수정 아이콘
글쓰신 분의 의견에 심히 공감합니다.
팬들에게 보다 멋진경기를 선사하기 위해서 스트레스나
압박감의 대부분을 연습으로 풀어야만 하는 프로게이머들을 생각한다면,
쉽게 비난의 말을 한다든지, 억측하는 말을 하는 것은
그들의 노력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득남하셨다 하니 축하드리구요.
글을 끝까지 다 읽었으니 저는 올해 복 많이 받겠네요^^; 하하;
완성형폭풍저
05/01/09 07:55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글 전반적으로 무척이나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생각되는것은...
이곳에서 맹목적인 비난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글은 매우 적은 것 같습니다.
스갤이나 파포같은곳은 제가 가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이곳은 최소한 "이유가 없다면" 비판을 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몇몇 회원님들이 게이머들을 다독거리고 응원을 해준다면,
또 다른 회원님들은 질책하고 그들에겐 쓸 말들을 해주는것이 옳다고 봅니다.
다들 좋은말만.... 그들이 잘하든 못하든... 좋은 말만 해준다면...
발전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치 조선시대의 사대부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잘하는 선수에게까지 맹목적인 비난을 하는 글이 있다면...
운영자님께서 적절한 조치를 해주시니까요...^^
아케미
05/01/09 08:28
수정 아이콘
득남 축하드리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곳 PgR은 아직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단류[丹溜]
05/01/09 09:19
수정 아이콘
득남 축하드립니다^^
안전제일
05/01/09 11:51
수정 아이콘
득남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다 읽었으니 '복'주세요!으하하하-

가끔은 글만이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의 맥락을 짚어보고 싶어질때가 있습니다.
조금만 주의하고 조금만 조심스럽게 살펴본다면 쉽게- 혹은 습관적으로- 비난을 하시는 분들은 없으시더군요.(아아 물론 있기도 합니다만.으하하하-)
글을 글만이 아니라 사람과의 대화로 생각하는게 더 좋겠지요. 아주 오랜시간을 들여서 하는 대화 말입니다.
김경송
05/01/09 15:16
수정 아이콘
득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쓴분과 더불어,
비난과 비판만 제대로 구분하여, 글에 탈고를 몇차례만 거쳐 글이 올라온다면 정말 좋겠든 바램도 붙입니다. ^^
하늘계획
05/01/09 22:20
수정 아이콘
글의 내용에 동의합니다.
무절제한 비난은 하지 말아야 되는데 그런 모습이 제 눈에도 자주 보이네요.
다만 연예인이나 프로게이머 등이 '공인'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들에겐 공적인 권한도 의무도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언론이나 여론이 그들에게 고귀한 도덕성을 요구하며 매장시키는 일까지 가는 것은 좀 보기 싫더군요.
(쓰고 보니 굉장한 사족이군요. 그냥 생각이 들어 주저리주저리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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