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바람이 분다.

그냥 추운 것이 아니라 몸으로 파고드는 바람이 불어온다.

몸만 차갑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지 차갑게 만들어버리는,

그런 바람이 불어온다.


아이옵스 별에서의 전쟁...

사람들은 기억한다, 유일한 프로토스 영웅 리치의 탈락,

저그를 가장 닮은 테란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저그에 패해 탈락한 우브,

그 뒤를 따르듯 탈락해버린 테란의 황제 박서...


학수고대 끝에 돌아온 에버 별에서의 전투, 박서에 의해 탈락한,

다시 올라온 아이옵스 별에서 프렌드와 초짜, 고-러쉬에게 패해 탈락한,

아니, 에버별에서의 프로리그 마지막 전쟁에서 박서에게 당한,



...3년전, 네이트 별에서의 정복자인 나를 기억하는 이는 별로 없다...


5년간의 불꽃,

그 열기에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지도 않은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는 채,

남들은 다가가지도 못하는 성큰 밭을 피바다로 만들어버려도 웃지 않은채,

그렇게 5년간을 달려왔다.


기억하길 바라진 않는다.

그 누구도 나의 존재에 대해 주목하지 않아도 좋다.

그대신 더욱 뜨거운 화염의 광풍이 휘몰아 치리라.

소리없이 다가오는 화마(火魔)를 느끼지 못하는 자, 한 줌 재가 될 뿐.



어느덧, 스카이 별에서의 전쟁이 다가왔다.

리치의 연승, 날라의 부활, 옐로우의 폭풍, 더 마린의 재기, 초짜의 성장...

모든 걸 기억하라.

단 나를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화염의 소용돌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왜 웃지 않아...?"


응? 나 웃는 거 못봤어?

흐음...나 웃는거 본 녀석들 많은데...정말 모르겠어?

아...그렇겠네 내 웃음을 본 녀석들이 말을 해줄 수가 없었을 거야.

왜냐구....?



내 웃음을 본 녀석들은 다들 한 줌의 재가 되어버렸거든...






.......내가 웃는 거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