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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17 21:47:36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짧은 이야기들
1
일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며 담배를 한 대 피려고 주머니 속을 뒤지다 동전이 떨어졌습니

다. 동전을 주우려고 했는데 벌레 한 마리가 힘겹게 기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검은색에 딱딱한 껍질을 가진 녀석이었습니다. 잠시 녀석의 모습을 지켜보았

습니다. 조금 뒤뚱거리며 녀석은 네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바삐 어디론가 가고있었습니

다. 아마 어느 조그마한 틈바구니를 찾아가는 것이겠죠. 저에겐 한 걸음도 안 되는 거리를

녀석은 한참이나 뒤뚱거려야 했습니다. 삶은 참 치열하지..라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그 작은 몸뚱이는 지나던 행인의 무심한 발길에 짓밟혀 버렸습니다.




2
갑자기 예전에 읽은 짧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바닷가 해변에 수많은 불가사리가 떠내려

왔습니다. 그 녀석들은 뜨거운 햇살에 말라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한 젊은이가 불가사리들

을 주워 바다고 던져 넣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노인이 말했습니다. "이보게 젊은이

이 해변에 불가사리가 엄청 많은데 자네가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젊은이는 불가사리

하나를 주워들고 바다로 던지며 말했습니다. "이놈에겐 다르죠..."










뉴스를 보니 불가사리들이 모든 생물을 잡아먹어 바다가 황폐해지고 있답니다.






3
화를 내는 대신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암에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기사를 보니 성질 안내는 사람들은 전부 암으로 죽겠더군요. 그

런데 그 연구결과를 발표한 게 1985년 라고 했습니다. 20년 동안 성질 죽이다 암 걸린 사람

들은 참 억울하겠더군요. 채식주의자가 폭력적이다라는 연구 결과도 있었죠. 소림사의 무

술이 유명한 이유도 아마...











책에 실렸다고 논문으로 나왔다고 활자화되었다고 사이트에 올랐다고 다 진실처럼 느끼고 사는 것 같습니다.






4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말했습니다. 미래 사회의 정보 통제는 정보를 묶는 것이 아니라 정보

의 홍수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우리나라는 이미 인터넷 덕분에 정보의 홍수라는 말

이 실감납니다. 하나의 사건에 수 만가지 추측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 진실을 가려

내는 것은 꽤나 피곤한 일입니다. 그래서 보다 직접적인 표현과 감정적인 이야기를 쓰게

됩니다. 그래야 주목이라도 받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맘

에 드는 이야기들만을 진실이라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정보는 더 많은 혼란을 부

추깁니다. 그 혼란 속에 본질은 흐릿해지고 정보를 숨기고자한 사람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

습니다.











정보가 많다고 그 안에 꼭 진실이 있으란 법은 없죠.



ps. 열심히 하자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전 대신 이런 표현을 좋아합니다.

즐겁게 하자. 예전에 죽도록 공부하기 싫었던 때였습니다. 책을 읽다가 어떤 원리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냥 외우는 것이 아닌 이해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고등학교 때였는데 그때 알게 된 원리가 곱셈

의 원리였죠...--;; 인생은 아스트랄함이 매력이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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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17 22:05
수정 아이콘
"정보가 많다고 그 안에 꼭 진실이 있으란 법은 없죠."

그것에 대한 정말 정말 * 1000 의 동감을...
[couple]-bada
05/03/17 22:07
수정 아이콘
열심히...
자기 자신에 대한 보살핌 없이 하는 열심히가 의미가 있을까요.
진정한 열심히라는 것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05/03/17 23:11
수정 아이콘
제가 전공과목 들으면서 한가지 느낀것은.. 이해하려면 암기가 필수라는 것입니다..
확실히 총알님 말처럼.. 정보가 많다고 진실이 있는건 아니더군요..
좋아하는 글귀가 하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를 다시 보면 볼수록 새로운 가치를 느낍니다.
05/03/17 23:18
수정 아이콘
고교생때 곱셈의 원리를 깨우쳤다니... 총알이 모자라...님은 엄청난 천재가 아니면 지독한 바보로구나- 라고 한 순간 생각해버렸습니다. (죄송-;)

저는 열심히 할 때가 제일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 돌이켜보면 스스로에게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했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지만요. 아니, 곰곰 생각해보니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이 글 제 미니홈피에 퍼가도 될까요? (출처는 분명히 밝히겠습니다.) 방문자라고 해봤자 열명도 안되지만(;) 다들 이런 글을 읽어봤으면-하는 마음이 드네요.
와룡선생
05/03/17 23:36
수정 아이콘
총알님은 벌레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군요..
과유불급이란 말이 생각나네요.. 정보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거 같군요.
그나저나 lovehis님 너무 오랜만입니다. 이제 글 한번 쓰실때 되지않았나요?
05/03/17 23:38
수정 아이콘
반전이야기들이군요 ^^;
저도 퍼가겠습니다~
05/03/18 00:02
수정 아이콘
나름대로 생각할 게 많은 반전이군요.

이런 글 정말 좋아합니다^^
LaLaPaLooZa_
05/03/18 00:50
수정 아이콘
생각을 많이하게되네요 ^^

좋은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음의손잡이
05/03/18 01:41
수정 아이콘
3번 같은 경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못믿게 된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점에서 언론들도 방송에 상당히 신중해진것 같기도 하구요
아케미
05/03/18 08:02
수정 아이콘
멋진 반전 이야기들입니다. ^^ 잘 읽었습니다.
lovehis님//글써주세요~ 글써주세요~ 글써주세요~!!
05/03/18 11:51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불가사리 부분에서 속으로 '던지면 안되는데~' 라고 외치고 있었네요.^^; 밑에 반전내용을 보고 다행~ 했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허락하신다면 퍼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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