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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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4/22 14:54:58
Name helize
Subject 이런저런 생각들
제목이 초라하지만, 제목보고 글읽는 분들에게는 필요없을 내용이라 부담없이 적었습니다.

군 제대후 pgr을 알게 되었으니, 한 1년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구경하는 것과 참여하는 것의 무게는 분명 다르기 때문에 한참을 구경꾼으로 지내왔고
언젠가 울컥 하는 글이 있어 가입신청을 했는데 2개월 유예기간이라는 조항에
pgr이라는 곳에 대한 느낌을 가장 진하게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pgr의 free bbs는 그야말로 특이합니다.
기본적으로 타 게시판에 어울리는 내용은 타 게시판으로 보내집니다.
그렇다는 것은 특별한 목적성을 가진 글은 타 게시판으로 보내진다는 겁니다.
질문, 논의, 유머. 이 범주를 벗어나는 목적있는 글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여기에 15줄 이상이라는 제약이 겹쳐서 그야말로 까다롭기 그지없는 게시판으로 거듭납니다.
그 외에도 글의 주된 내용이 펌글로 이루어진 것도 안된다거나, 글에서 느껴지는 기본적인 소양의 문제라던지
오늘도 pgr의 free bbs에는 여러개의 글이 올라오지만, 본 글에서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댓글에서 더욱 즐거움을 느끼게 되네요.

pgr은 오픈형 커뮤니티로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pgr의 기본적인 규칙들은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보여줍니다.
그런데 free bbs의 이런저런 제약이 humor bbs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습지 않은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것은 저와 humor의 코드가 맞지 않아서일테니 게시판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
그런데 글쓴이 스스로 재미있지 않은 글임을 알면서도 올리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어떤 이는 노골적으로 15줄제약 때문에 유게에 올린다고 하기도 합니다.
15줄 제약은 두렵고, 유게의 본질에 위배되는 것은 두렵지 않은걸까요?

통합 공지사항은 '15줄 이하의 글이라도 독자의 시간을 뺏을 가치가 있는 글은 남겨둔다' 고 합니다.
(한줄이 넘는 인용문이라 약간 수정했지만, 원문의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았다 생각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글이 타인에게 보여지기에 충분하다면 write를 누르면 되는데.
타인에게 보여지기에 충분치 않은 글이라면 humor게시판이라고 해서 용납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15줄이 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댓글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 또한 좋지 않은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그 글이 free bbs에 등록되기에 합당한 내용이 아니었다면, 내용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생각들 중 하나였습니다.
하나만 이야기하면 이런저런 이 아니겠지요?

얼마전 유게에서 맞춤법을 지적한 댓글에 대해 '조금 틀린걸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느냐' 는 내용의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원문을 기억못하고, 다시 찾기도 번거로워서... 원문은 약간 표현이 과장되어 있습니다.)
pgr 통합공지의 글쓰기 규칙의 처음이 맞춤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pgr운영진 중 한분이 '맞춤법은 pgr의 또다른 즐거움입니다' 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대충 인용하려니 민망하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지켜본 1년도 이렇게 많이 변하고 있으니 이전의 몇년도 역시 많은 것이 변해왔을 것이며
처음부터 pgr을 지켜본 사람들은 많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요.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규정은 조금 더 강력하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은 걱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맞춤법을 틀려도 상관없다는 사람이 걱정스럽습니다.
맞춤법이 틀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많은 pgr사람들과 공감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까운 글에 공감에 관한 내용이 있으니, 함께하면 좋을수도 있지요.)

떠오르는 생각중 마지막은
정보공개에 관한 내용입니다.
제로보드는 글쓴이의 아이디를 클릭하여 그 사람이 공개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정보공개가 그 사람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 있을까요?
정보공개로 알 수 있는 것은 고작 나이 정도입니다.
그것으로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까요?
보기에 불편한 글을 쓰는 많은 사람이 정보공개를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일반화된 결론을 도출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sample의 크기가 매우 작고, power도 부족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도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제 글을 더욱 객관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제 나이를 알면, 제 홈페이지를 알면, 제가 남긴 코멘트를 알면 달라지는 것이 무엇입니까?
제가 '명문대학교 출신의 진보적인 청년' 이라고 적어놓으면, 믿으시겠습니까?
개인정보에서 유일하게 객관적인 자료는 포인트이며, 그것또한 그 사람의 pgr참여도 이외의 어떠한 것도 결정지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이트에서 helize로 올라오는 글의 90%이상은 제 글이고,
마음먹고 제 아이디로 검색하면 오프라인에서의 저라는 존재에 대한 정보도 찾아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오픈된 대형 커뮤니티인 pgr에 글을 쓰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절 아는 분도 있을지 모르고(실제로 pgr에서 아는 닉네임을 본 적도 있습니다.)
혹시나 제 글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와중에 '음 helize?' 라는 상황도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제가 제 실체를 드러내기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니라
글은 오로지 글로서만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멋지게 마무리하기에는 두서없이 늘어놓은 주제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4/22 16:15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입되어 있는 어떤 온라인 동호회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개인정보는 모두가 공유해야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서도 자신을 오픈한다는건 그만큼 책임감이 더불어 주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제일 크겠지요. 자신을 오프한 상태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조금 더 신중하게 만드니까요. helize님의 말씀이 틀리다고 적은게 아니고 그 반대의 경우에도 있는 장점을 말씀드리고자 적었습니다 ^^
방금 외근을 나갔다가 돌아왔는데 날씨가 정말 좋더군요...helize님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
마음의손잡이
05/04/22 17:01
수정 아이콘
제가 쓰려고했던 내용을 미리 다 써버리시네요. 특히나 개인정보공개에 관해서는 완전동감합니다.
05/04/22 22:43
수정 아이콘
첫줄읽으며 자뭇 반성하게 되네요.
정말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변명으로 들리실테고 실제로 변명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커뮤니티들이 예전의 진지함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15줄 제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고 안타깝고, 뭐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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