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구궁........

당장 내일모레가 시험인데도 들어오는 이 가상한 용기는...( 배짱을 넘어 거의 도박 수준 )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들께 꼭 해드리고싶은 말이 있어서입니다.

물론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Pgr여러분들의 높은 지적수준을 고려해보면

아시겠지만 잊고사시는분들을 위해 일깨워드리고 싶어서요.

아, 그저께 저희 병아리가 죽었습니다.

약 한달 반정도 전에 저희 어린노무 동생이 철없이 한마리 봉지에 달랑 싸들고온

병아리였습니다.

아주 조그마하고 귀여운 병아리였어요.

그걸 제가 버리기도 하고 해서 갓태어난놈인데 하고 박스에다 넣어줬습니다.

빨리 죽을것같았어요.

그런병아리들은 다 약하고 병들려있는게 대부분이니까요.

그런데....

1주일이지나고 또 1주일이지나고 어느새 몇주가 지났더군요.

그런데도 죽지않고....

그런데 그럴때마다 드는 생각이 '저 병아리 외로울것같아...' 였습니다.

그럴만도하죠. 몇주간 아무도없이 혼자서 하루24시간을 겨우 몇발짝움직일만한

조그마한 박스안에서 (사실 햇빛도 거의안들어와요) 혼자.....

우리라면....정말 우리는 그럴수있을까요.

태어나자마자 엄마랑 떨어져서 어딘가로 팔려와 몇발짝 움직일수있는 빛도안들어오는

단칸방에서 아무것도없이 TV하나 없이 1달반을 견딜수있을까요...

생각해보니 너무 불쌍했습니다.

외로움도 병이된다는데.

저 병아리 너무 불쌍했습니다.

그래서 햇빛도들어오게하고 집도 나무집으로 크게 옮겨줬죠.

그런데요.

옮기다 죽었어요.

며칠전부터 보니까 털도벗거지고 병이 들었더군요.

이때까지 쌩쌩하던놈이.....

외로워서였던것같습니다.

그런데 저희어머니가 그 불쌍한병아리의 시체를 씻어주시고 또 고스란히

봉투에 담으시더니 봉투에다가 매직으로 쓰시더군요.

" 병아리야 잘가. 다음엔 힘차게 날아라. 안녕 "

갑자기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더군요.

"다음엔 힘차게 날아라"는 말이 너무 가슴에와닿았습니다.

그래도 생명이 있는존재로 태어났지만서도

즐거움하나없이 살아가는 한달반을 꿈없이 힘없이 혼자서 재미없고 지루하고 지옥같이

보내왔습니다.

이승에서 못 펼쳐본 날개를 늘 좁은 박스에서만 같혀있어야했던 지금을 잊고

힘차게 날아오르라는 말을 들으니 참....

살면서 아무것도해보지못한 병아리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정말 그말대로 저 천국의 계단을 깡총깡총 밟고올라가 저 좋은 천국에서는

친구 병아리들과 하루하루를 넓고 멋진 초원에서 날고, 뛰고, 재잘거리며 즐겁게 지냈음

좋겠습니다.

병아리의 명복을 빕니다.

아, 정말 생각해보면 우리는 행복하게 태어난것같습니다.

저 병아리는 한달반동안 혼자서 24시간을 지옥같이 보내왔고,

또 저렇게 싸늘하게 가버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합니까??

우리모두 반성합시다 ( 저만 해야 할 것 같군요 )

맨날바라기만했는데.....에구

병아리를 추모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