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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08 02:21:24
Name 비롱투유
Subject 어버이 날이 존재하는 이유
━ 1

버스 창 밖으로 조금은 낯선 풍경이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한손에 붉은 꽃 바구니를 꼭 쥔채 어디론가 가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작은 꽃집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들이 열심히 고르고 있던 꽃을 다름아닌  붉은 카네이션이었다.  

" 빌어먹을 어버이날은 꽃 장사하는 사람만 좋은 날이군 .. "

차가운 말을 내뱉어 보지만. 동전 몇개만 남아버린 내 주머니가 못내 아쉬웠다...












━ 2

오백원짜리 동전 하나 그리고 백원짜리 동전.
내가 아주 어린 시절엔 매우 큰 돈이었다.
색종이,가위,풀 모두 사고도 백원짜리 불량식품 까지도 사먹을수 있는 큰 돈..

마냥 어리기만 했던 그 시절에는 붉고 화려한 카네이션을 사는건 꿈도 꾸지 못했다.
학교 미술시간에 빨강 색종이를 이리저리 접고 오려붙혀서 삐뚤빼뚤한 카네이션을 만드는게 고작이었다.
그런 조잡한 카네이션을 가방속 어딘가에 꼭꼭 숨겨놨다가 어버이날 아침 자랑스럽게 달아드리곤 했다.

잘 기억 나진 않지만, 그떄 부모님은 무척이나 좋아하셨을거다.
비록 카네이션은 엉망이지만 그때는 "사랑해요!" 라고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어린이였으니까..        














━ 3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은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날이 아니다.
그건 겁많은 어른들이나 하는 지극히 지루하고 의무적인 행사일지도 모른다.
어버이날이 존재하는 진짜 이유는 우리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평소에는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던 그말..
겁많은 어른이 되고부터 감히 꺼내지 못했던 그말..        
그 한마디 말을 용감히 외칠수 있는 바로 그날이 어버이 날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오늘은 용기를 낼테다.
비록 아무것도 준비한건 없지만 가슴속에 꾹 담아왔던 말을 하고 말겠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ps : 다 쓰고나니 새벽 2시 17분이군요.
대학가더니 글 쓰는게 더 힘들어져만 가는거 같아요 ㅠ_ ㅠ
레포트는 대체 언제 다 쓸래!!!! 흑흑..



ps 1 : 방금에서야 무사히 집에 들어갔다는 새로만난 여자친구의 말에 겨우 안심하고 있답니다.
절대로 밤늦게 혼자 돌아댕기지 맙시다!
특히 술먹고서는 절대 No No!

거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죠.
(1) 술먹고 헤롱헤롱 거리는 사람 졸 추!
(2) 술먹고 전 부치는 사람 졸 싫어!
(3) 술먹고 술냄새 풍기면서 큰 목소리 전화하는 사람 대략 졸 난감!

무엇보다도 집에서 걱정한단 말이에요!
커플이신 분은 특히 애인이 걱정한답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세요 ^ㅡ^
솔로는..? ;;;

ps 2 : 수필 레포트 제출도 겸할까 생각하며 쓸 글이라서 반말체인것 양해부탁드립니다 _ _

ps 3 : 오랜만에 글 쓰는건데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 ^-^

ps 4 : 행복한 하루되세요!

ps 5 : 제목 수정했습니다.
꽃 장사 하는 분들을 비하하려는 마음은 1g 도 없었으니 오해하지 않아주셨으면 해요.
사실은 저도 길에 나가 카네이션이나 팔까 생각했었던걸요. (누가 사천만 떙겨주시면..)
작년쯤에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조회수의 압박으로 조금은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본 것 뿐이니 크게 마음쓰지 않으셨으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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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urn Of A.RB.A
05/05/08 02:26
수정 아이콘
전 오늘 술먹고 시리즈 123탄에 모두 해당되네요. 이런 창피가^^;
My name is J
05/05/08 02:28
수정 아이콘
연애도 하시고..부럽군요. 어흑.
(늘 주제와 관계없는게 먼저 눈에들어오는..--;; 으하하하)

이맘때면 늘상 의무감에서라도 써보던 편지 한통을 더이상 쓰지 않게 된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습니다.
남이 만들어주는 꽃한다발..남이 포장해주는 선물..이런것에 겨우 지갑열어 돈이나 꺼내는 게 조금은 죄송스럽더군요.
못쓰는 글씨로 어색하게 써놓은 사랑한다는 말을 더 기다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_^
새벽오빠
05/05/08 02:33
수정 아이콘
"방금에서야 무사히 집에 들어갔다는 새로만난 여자친구의 말에 겨우 안심하고 있답니다."
"커플이신 분은 특히 애인이 걱정한답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세요 ^ㅡ^ 솔로는..? ;;;"

아니!! 이런 좋은 글 말미에 염장이라뇨ㅠㅠ;;;
마음에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우리모두 효도합시다^-^
쌈박한나에게
05/05/08 02:40
수정 아이콘
난 언제 여자랑 나란히 걸어 본다냐-_-ㅋ
비롱투유
05/05/08 02:47
수정 아이콘
이 늦은 시간에 비교적 많은 리플이 달리는걸 보면 pgr에는 참 야행성이 많은거 같아요 ;
그런데 우찌하여!! ps 에만 다들 그렇게 관심이.. ㅠ_ ㅠ
(ps 는 ps 일 뿐 집착하지 말자! )
05/05/08 02: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마지막에 염장은 안타깝지만요.
오늘은 저도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해야 될 것 같아요.
쌈박한나에게
05/05/08 02:58
수정 아이콘
추가댓글~~~
맘속으로만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해왔었지만... 오늘만큼은 20살 성인으로써 당당하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군요
햇살의 흔적
05/05/08 03:22
수정 아이콘
멋진 글!
햇살의 흔적
05/05/08 03:23
수정 아이콘
추천은 아홉명의 소녀...가 아니자나!! (한때 웃대인으로서의 휴우증);;
미안하단말밖
05/05/08 03:51
수정 아이콘
저희부모님 꽃장사하시는데,,그다지 좋진,,,
뉴[SuhmT]
05/05/08 06:09
수정 아이콘
오호라.. 비롱투유님 정말 오랫만입니다^^
너무 반가워요 : )
05/05/08 07:13
수정 아이콘
좋습니다..
마음의손잡이
05/05/08 08:07
수정 아이콘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네요... 다소 오해가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아케미
05/05/08 08:18
수정 아이콘
참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 말이지요. 사랑한다는 것. 말없이 카네이션만 놓아 드렸습니다.
05/05/08 09:26
수정 아이콘
제목 빼고는 강추하는 글.
저도 비룡투유님 기억하고 있어요. 언제나 비롱투유님의 글은 멋지다는 ^ㅡ^
아이리네
05/05/08 09:40
수정 아이콘
감동입니다... 좋은 글이네요..^^
저도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해야겠네요.
양정민
05/05/08 14:44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입밖으로 나오질 않네요.휴우... 카네이션만 놓아드렸습니다.
청보랏빛 영혼
05/05/08 16:51
수정 아이콘
비롱투유님 오랫만이시네요 ^^
이렇게 멋진 글 들고 오시려고 그동안 안 보이셨던 거군요.
좋은 글, 감동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와룡선생
05/05/08 19:59
수정 아이콘
어릴때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벌써 13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는데..
단 한번도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란 말을 못해드렸네요.
당신에게 못한 효도를 어머니께 해드려야하는데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하는군요.
365일이 어버이날이라 생각하고 어머님께 항상 잘 해드려겠단 다짐을 하게되네요.
다들 효도합시다!!!
(이런말 할 자격도 없는놈이지만...)
05/05/09 02: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군요. 색종이 카네이션 추억에 젖게 합니다. 카네이션 사긴 했는데 한송이당 3000씩이더군요. 비싸라. 1송이만 사다 드렸는데 어머니께서 길에 떨어진 것을 줏어오셔서 2송이로 만든후 할머니/할아버지에게 달아드리더군요. 어린이 날을 통해 어린이에게서 희망을 보고 어버이 날을 통해 부모의 고마움을 다시금 느낍니다. 역시 가족은 사랑입니다.

근데 [졸]은 무슨 말일까요? 졸 추? 요샌 똘추란 말도 쓰던데 똘 추는 또 뭘까.. 전 글쓴이가 반말체라고 양해구하는 것 이해못하겠더군요. 책에 반말투 많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서문에 반말이라고 양해해달라고 쓰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런 문장은 반말이 아니지요. 평어체일뿐..다만 개념없는 누리꾼의 공격이 두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글은 그 글에 맞는 문체가 있는 법이니 그것에 대해 뭐라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해못하는 단어가 있는 것은 궁금증을 자극하는군요.
백독수
05/05/09 11:00
수정 아이콘
어제 색종이 카네이션 받았습니다.
꽃도 좋지만, 딸래미가 직접 색종이로 만들어준게 백배, 천배는 더 좋지요. 어젠 유치원 다니는 아들이 물론 선생님이 거의 다 만들긴 햇지만, 지가 만들었다고 커다란 카드와 큰 절을 하더군요.
여러분들도 부모님께, 조금의 시간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하심이?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전화 한 통과 식사로 때운 제가 이런 말한다는게 좀 그렇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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