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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25 12:48:44
Name 세이시로
Subject 강 민... 아직 기다려도 되겠습니까?
모두가 기다리던 듀얼1라운드 F조가 드디어 모레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강 민, 그대의 운명을 앞에 둔 팬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합니다.

1년이 넘는 세월동안 기다려 왔습니다. 그 시간들은 실망과 망각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단체전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모습도 보여 줬지만, 결국 마무리까지 해내지 못하는 그대의 모습은 '결과'가 중요한 이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끝내 빛이 나진 못했습니다.

당신도 알 것입니다. 아무리 프로리그가 중요하고, 팀 체제가 중요해도, 결국 한 선수의 팬들이 한 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개인리그의 우승입니다. 그런데 우승은 커녕 예선조차 뚫지 못하는 그대의 모습은 분명 2003년의 그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비통함과 실망감을 번번히 안겨줬고 이제 우리는 그대를 잊어 가고 있습니다.

강 민,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년 간 멈춰있던 프로토스의 시계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영웅의 외로운 분투를 지켜보며, 우리는 그에게서 그대의 그림자를 봤고 그대의 부재를 아쉬워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항상 신인이 없다는 고질적인 프로토스의 한계, 그 말이 과거형이 되는 순간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습니다.

오영종, 많은 사람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충격은 2003년의 당신을 연상케 했으나 그가 곧 새로운 자신만의 시대를 열어 갈 것을 우리는 의심치 않습니다. 플토의 새로운 로망을 보여주는 박지호, 새로운 감각을 보여주는 송병구도 있습니다. 이들이 프로토스의 차세대 주자가 아닌 대표주자들이 될 날이 오게 될 거라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습니다.

강 민, 그 새로운 시대에서 당신의 역할은 과거형이 될 것입니까? 혹은 현재형, 미래형이 될 것입니까? 늘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도전하는 당신이지만 지금의 그대에게는 과거의 열정, 패기,보다는 노회함이 더 많이 느껴집니다.

얼마 전 프로리그 결승이 끝나고 팬들에게 띄운 그대의 글을 보았습니다. 솔직히 당신에 대한 팬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그런 자기만족감으로 차 있는 글이었습니다. 물론 패배의 충격에 자신을 닫아 버리는 것보다 미래지향적인 모습은 좋습니다만, 2003년의 그대는 승부욕의 화신이었고 지고는 못살았습니다. 당신의 원대한 야심이 한차례 좌절되던 마이큐브 결승 후 그대는 굳은 표정으로 오늘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때의 야심은 어디로 갔습니까? 4대천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장래에는 강 민의 시대를 열겠다던 그 큰 꿈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미 그 꿈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그대가 흘려보낸 시간이 우리는 못내 아깝습니다.

이제 당신에게 정말로 마지막 기회가 왔습니다. 과거의 영광도 옛일이 되고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습니다. 프로토스의 새 시대는 바로 눈앞에 와 있습니다. 그 시대에 그대가 동참할지 못할지가 바로 모레에 달려 있습니다.

호기입니다. 상대가 상대인만큼 눈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2승으로 통과하고 1위결정전에서 박태민, 전상욱을 격파, 마침내 4번시드까지 받는다면 지금 스타리그에 올라가 있는 신예들이 4강 이상까지 가지 않는 한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돌릴 수 있습니다. 설령 아슬아슬하게 1라운드 2라운드까지만 돌파해도, 통과한 것의 의미가 여느 때보다도 클 겁니다.

당신에게 오랜 기대를 품고 있던 한 팬이 씁니다. 모레가, 제가 그대의 경기를 기대하고 보는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그대의 극적인 부활을 바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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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겨울비
05/08/25 12:51
수정 아이콘
강민 선수의 팬으로서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토요일을 시작으로 이제 다시 날아오르시겠죠^^
05/08/25 13:00
수정 아이콘
강민 선수가 1위 결정전 올라가도...세이시로님 말처럼 전상욱선수와 박태민 선수가 기다리고 있군요...대략..OTL..
darksniper
05/08/25 13:05
수정 아이콘
음 좋은글입니다..^^
여.우.야
05/08/25 13:19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 결승전 패배 이후로 어떤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에서도 로그인을 하지 않았던 제가, 로그인을 했네요. 세이시로님 덕분입니다.

전 그 일기를 읽고 그냥 강민선수가 다행히도 마음을 가라앉혔구나,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세이시로님 말씀처럼 그의 오기와 승부욕이 다시 보고싶어지기도 하네요. 찬찬히 다스리고 있는 마음 한가운데서 그 예전, 우리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던 그 날카로운 눈빛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강민선수를 알게되고나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항상 오프를 가도 숨어서 응원하고, 경기도 조마조마해서 제대로 못보는 작은 팬이지만, 그래도 저는 날라를 영원히 응원할겁니다. 언젠가 다시 날라가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들고 웃으며 삑사리 나는 목소리로 감상을 말해줄거라는 것도, 믿습니다.

그리고 우선은 토요일에 힘든 경기를 치를 그를 응원하고, 그의 경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날라, 힘내요.
쥐마왕
05/08/25 13:26
수정 아이콘
좋은 응원글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남들이 기대안하셔도 수백번을 패배하셔도 전 강민선수만을 한결같이 응원할렵니다...(물론 경기에서 패배하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강민선수를 보면 항상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뜨거운 기대와 초조한 감정,, 1위진출로 끝맺음 되었으면 합니다.
05/08/25 13:31
수정 아이콘
후......이제 이틀남았군요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의 마음도 이리 답답한데 선수본인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내일모레는 오래 기다려온 팬들에게 멋찐 모습 보여주시길 갈망합니다.
souLflower
05/08/25 13:56
수정 아이콘
굳이 4번시드를 받지 않아도 강민선수가 이번만큼은 스타리그에 입성했으면 합니다...MSL도 진출한 마당에 온게임넷도 진출해야죠 강민선수...그리고

세이시로님의 글 정말 맘에 듭니다...마지막기회라는 말엔 동감할수 없지만...그외에 모든 말들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해주신거 같아서 감사드립니다...^^
와룡선생
05/08/25 14:05
수정 아이콘
토~요일. 토~스의 날이 되길..
오감도
05/08/25 14:10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처럼 4번시드를 쟁취한다면 포쓰 부활이네요
05/08/25 14:11
수정 아이콘
재욱이만 진출하면 됩니다....만 왠지 차프로 3위 할듯한 불길한느낌...
05/08/25 14:20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 왠지 얼굴이 통통해져서 칼있으마가 ㅜ_-
05/08/25 14:21
수정 아이콘
그리고 인제 가을입니다. 전설의 시작되야죠~모두 파이팅
아케미
05/08/25 16:28
수정 아이콘
저는 그 일기 보고 "역시 좌절하지 않았구나" 하며 안도했는데 말이죠^^;
한게임배 때 "결국 우승을 하네요" 하며 눈물 고였던 그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강민 선수 본인도 분명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요. 토요일 듀얼, 정말 많이 기대됩니다. 꼭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단류[丹溜]
05/08/25 16:35
수정 아이콘
정~말 화이팅입니다.
대진 발표되고나서 거의 한달을 기다린것 같네요. 정말 화이팅입니다. 다시 스타리그 가야죠!
도루묵~!
05/08/25 17:14
수정 아이콘
당연히 가셔야죠 ^^ MSL 의 전설도 한번 다시 만들어 주시구요. 저는 여전히 당신이 MSL 에서 이루었던 경기를 잊지 못 한답니다.
그러려니
05/08/25 17:15
수정 아이콘
팬으로서의 절절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블러디샤인
05/08/25 19:54
수정 아이콘
-ㅅ- 그러고.. 보니.. 마이큐브.. 한게임 후..
근 1년간.. 아웃사이더로 사셨었네요.. 강민선수.. -ㅁ-
꼭... 행운이 함께하길.. 저희 집.. 컴퓨터앞에서 빌어보겠습니다..-_-
예상은 이윤열.. 마재윤으로 했다는 -_ -
Neosteam Rule
05/08/25 20:47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의 대세는 이제 오.영.종.
강민선수도 내일, 예전의 깜작전략을 좀 보여줬으면 합니다.
악귀토스
05/08/25 22:00
수정 아이콘
플토가 강하다믿어의심치않습니다..하지만 강민선수는 더강합니다!
새역사를 써주세요..!!
05/08/25 22:36
수정 아이콘
벌써부터 떨립니다... 부디 꼭 2라운드 진출하셔서 스타리그 입성하시길...
초절정꽃순이
05/08/25 23:0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강민 선수 빠진 스타리그 정말 허전 했었는데
이제는 다시 돌아와야죠. 강민 화이팅!!!! 입니다.
Peppermint
05/08/25 23:40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단만 빼고는 동감입니다..^^
강민 선수의 2라운드 진출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강민 화이팅!!!
그믐달
05/08/26 01:00
수정 아이콘
아케미님// 저도 강민선수의 일기를 보면서 '역시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는구나..'싶어 다행이다 생각했지 말입니다..^^

꼭 강하게 표현하는것만이 강함을 보여주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대쪽같은(?) 강함도 좋았습니다만 요즘의 유연한 강함..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를, 현재만을 생각하고 걸을 줄 아는 강민선수가 제눈에는 좀더 안정적으로 보여서 말이지요..;;
물론 그 유연함 속에 독을 품고 있을것이며..그래서 이길것을 믿고 있지만 말입니다.
..팬이 해줄수 있는 일은..믿고 응원해주는것 뿐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팬이 할수있는 그 유일한 일을 하면서 지켜보겠습니다. 이겨나가는건 강민선수의 몫이지요..^^
하늘 한번 보기
05/08/26 09:14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 응원글 인데.....4명 모두 안타까우니 어쩝니까..
무슨일이 있어도 이번 듀얼에는 '민'에게 올인하리라 마음먹었건만...

얼굴이 반쪽이 되어버린...사랑하는 가족을 하늘로 보내드린... '윤열'이 자꾸 눈에 밟히네요...
팀원들 모두 엠티 갔는데 혼자 숙소에 남아 연습하고 있을 '재윤'도 정이 가고
웬만해서는 상대전적 밀리지 않는 세 선수에게 전적상 절대 밀리지 않는 자이언트 킬러 '재욱'도 무슨일 낼 것 같으니 참...

그래도 그래도 이번에.......
강민선수 믿습니다!!!!!
다시 날아오르실꺼죠???
05/08/26 22:28
수정 아이콘
저도 안타깝네요..
강민.. 그의 화려한 플레이.. 팬은 아니지만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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