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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7/18 01:27:04
Name EastVirus
Subject 예비역의 수능 도전기
안녕하세요~
pgr에 가입한지는 몇년이 되었는데 올린 글이란 -_-;; (그 중2년은 군대에 있어서ㅠㅠ)

저는 학창시절 모범생도 아닌 그렇다고 말썽꾸러기도 아닌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보냈습니다. 공부도 물론 열심히 해본 적도 없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만 좋아했던 기억이.. 고1때 스타에 빠져서 고등학교 내내 친구들과 어울려서 pc방에서 놀고..
물론 친구들은 놀면서 공부할 거 다하고 소위 명문대에 다 진학했죠..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이 지나가버리고 수능결과는 역시 참담했죠. 그 쉬웠던(저는 쉬운줄 몰랐으나 남들이 쉽다하니 -_-) 01년 수능에서 겨우 300을 넘었으니, 아시겠죠?
그리고 전문대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니는둥 마는둥 거의 놀러다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02년도에는 또 월드컵이 있어서 학교는 안가고 응원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 03년도에 군대를 입대하게 되었고, 군대에서 여러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여태까지 뭘 하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희 내무실에 제 아버지 군번 되는 분이 대학을 다니다 다시 수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매우 부럽더군요. 어딘다에다 저렇게 노력을 쏟는 모습이... 저는 한번도 그래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 선임과 많은 얘기도 나누고 해서 다시 수능을 결심하게 되었고,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하셨죠. 부모님께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공부를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참모부였는데
참모부의 특성상 개인시간이 많이 없었기에 -_- 틈틈이 영어단어만 외우는 수밖에는..

작년 9월에 전역을 하고 수능을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군대전역후 바로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과 오랜만에(아니 거의 처음-_-)해보는 공부,
그리고 이과를 선택한 저로서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때도 이과를 선택하긴
했지만, 그때는 단순히 수학은 좋고 영어가 싫어서 였습니다.)
공부를 깊게 해보지 않은 저로서는 무엇보다도 집중력이 부족했습니다.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움도 밀려오고..
그래도 절실함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1월이 찾아오고 재수학원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기초반이였지요.
거기에서 동갑내기 친구도 만나고 주위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분발했습니다.

그러다 3월에 본격적으로 기초반이 아닌, 정규종합반 시작되고,,
학원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하지만 기초반때와는 다른 진도와 재수생을 위주로 하는
강의(이미 재수생들은 한번 해봤기에 웬만큼은 알고 있었죠) 그래서 저는 뒤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고, 가족과 상의 끝에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과외를 할 형편은 되지 못 해 독서실을 끊어서 독서실에서 인강을 보면서
공부를 하는데 혼자하는 게 생각 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웬만한 의지력이 있어서는
힘들더군요. 자꾸 늦어져만 가는 기상시간과 혼자 공부하다보니 외로움이랄까..
또 군대에서는 그토록 시간이 안가던 것이 밖에 나오니 왜 이렇게 시간은 잘도 가는지
후회스럽기만 했습니다. 게으른 자가 석양에 바쁘다고 딱 그꼴 이였습니다.

그래도 그때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열심히 할려고 했습니다.
물론 공부를 해서 예전에는 못 느꼈던 기분도 느꼈습니다. 땀나도록 공부하다 집으로 돌아올 때 불어오는 그 상쾌한 바람의 기억이란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좋더군요...

뭔가 열심히 했다는 그 느낌...

앞으로도 이런 느낌 느끼면서 열심히 공부할려고 하는데, 가까워지는 날짜가
저를 더욱더 불안하게만 만드네요.. 하지만 제가 택한 것이기에 지금부터는 더욱더
열심히 해볼랍니다. 슬럼프는 나약한자의 자기 합리화라지요

나약한자가 되지 않기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올해 수능 보시는 pgr가족 여러분 들도 마음 다잡으시고,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부터는 입시제도 어떻게 될 지 몰라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을 갖고 하는분들이 많던데. 내년에 활짝 웃는 모습으로 만나게 되면 좋겠네요..

Ps.자정넘어 쓴글이라 이성적으로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네요.. 갑자기 욱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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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민리프크
06/07/18 01:32
수정 아이콘
좋은결과 있을겁니다.^^
만약 목표를 이루었으면 이 글을 다시 한번 봐보세요.그러면 묘한 기분이 들겁니다^^
다음™
06/07/18 01:36
수정 아이콘
요번삼학년들은 마지막수능으로생각하고(내신비중)
오늘 18일 122일 남았는데 괜히 이글보고 제가 더 반성하는 느낌이네요(현고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열공여!!
근성벌쳐
06/07/18 01:39
수정 아이콘
웃으세요........하하하.....웃으면 근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좋아지더라구요 항상 승리하시길 기원합니다.
안티테란
06/07/18 01:39
수정 아이콘
수능 3번 본 사람의 조언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세요.
저도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공부 무지하게 안했습니다. 수능 보기 바로 전날에도 PC방 갈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철이 없이 살았지만 재수학원도 다니고 사람들도 만나고 하면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록 친한 사람들이지만 성공한 그들을 보며 자극도 받고 하면서 열심히 했습니다. 가끔 슬럼프도 왔습니다. 하지만 '이깟 고등학생용 문제 종이 쪼가리 하나에 슬럼프가 오다니.' 하면서 더욱 열심히 이겨내곤 했습니다. 사실 여름이 되면서 긴장이 많이 풀어지는 시기입니다. 이러다가 수능 100일 남으면 다들 "아차!" 하면서 그제서야 열심히 하는 일도 많은데 그러지 않기 위해 무척 노력했습니다.
날짜가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불안감이 커져가시면 안됩니다. 매달 새로운 모의고사를 볼 때 마다, '이번에는 등수가 얼마나 올랐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볼 수 있도록 하세요.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수능 막바지에는 공부보다 컨디션 조절이 훨씬 중요합니다. 아무튼 공부하는 자세가 정말 멋지시네요. 님께서는 주변에서 성적 많이 올랐다는 소리 들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초심 잃지 마시고... 혹시라도 수능 보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열심히 해 보세요.
forgotteness
06/07/18 01:41
수정 아이콘
정말 힘내셔서 꼭 좋은 결과있으셨으면 합니다...

특히 혼자 공부하시면 더 그럴텐데 마음 단단히 잡으세요...
올해 아니면 기회도 없다고 생각되는데 막다른 골목입니다...
이제 반격할 차례가 온거죠...^^
근성벌쳐
06/07/18 01:44
수정 아이콘
건승하세요......
마르키아르
06/07/18 01:45
수정 아이콘
제가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꼭 계획을 세우세요..

지금부터 수능칠때까지 약 100일간의 계획을 ..

아주 "자세하게" 말이죠..

100일간의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시고..

그담에 한달 한달 끊어서 계획을 세우시고..

그리고 한주한주의 계획을..

이렇게 계획을 세울려면 정말 귀찮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그 시간을 투자하신 보상은 충분히 받으실 겁니다..
아폴론
06/07/18 01:58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어요.. 저 또한 처럼?.. 수능 공부는 아니지만... 저는 법무사 준비중이 거든요.. 언제나 독서실에서 힘들게 공부하다가... 몸 베베꼬이고 아시죠?,,, 많은 분들도 그러셨을 듯 저녁을 독서실 휴게실에서 라면으로 떼우고,, 그러고 늦은 시간 집에 돌아가면서 밤내음 ,, 정말 행복하다는 걸 느낍니다 독서실에서는 그렇게 힘안나고 피곤한대도 집에 가는길엔 어디서 힘이 나는지 달려도 보고 이어폰에 흐르는 음악소리에 저 혼자만의 창법으로 가수도 되보지요.. 힘들 거 같아요, 아무쪼록 공부에 매진하시고 좋은 결실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다같이 힘내자구요!!!
근성벌쳐
06/07/18 02:04
수정 아이콘
법무사.....(__) 건승하십요..
위드커피
06/07/18 02:36
수정 아이콘
의대 혹은 치대나 약대를 가세요
JJongSaMa
06/07/18 02:37
수정 아이콘
최근 방학을 한후 3일내내 놀기만했는데... 다시 마음을 잡게해주는 글이네요. 모두 힘내세요.
히어로정석
06/07/18 02:58
수정 아이콘
아 저하고 매우 비슷한 처지시군요~
저도 개인사정이 있어서 지금 친구하나 없이 독서실다니고있는데, 정말 외롭습니다 ㅜㅜ 옛날에 야박하게 대했던 친구놈들이 어찌나 생각이 나는지..
독서실에서 공부새벽2시까지 하다가 독서실에 나홀로 남았다는걸 알아차렸을때 그 기분!
괜히 다른사람들한테 이긴거 같이 너무 좋죠 ^^
아무튼 처지가 비슷한분을 글을 읽으니 왠지 좀 자극도 받고 그러네요~
힘네십쇼~!
슬픈낙서
06/07/18 03:0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전 재수 안하고 현역으로..(03학번) 입학했었지만..
고등학교공부는 정말 한만큼 나오더군요..
화이팅!
그림자
06/07/18 04:3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잘될겁니다.
Daydreamer
06/07/18 10:43
수정 아이콘
저도 군대에서 재수를 결심하고 나와서 종합반을 다녔었습니다. 글쓴 분과 아주 유사한 케이스네요. ^^;; 다행히 수능 대박...은 아니고 매번 나오던 만큼 나와서 원하던 학교 갔습니다.

글쓴 분께도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힘내세요!
강가딘
06/07/18 11:41
수정 아이콘
저는 72년생 5살짜리 딸아이이의 아빠입니다.. 올해 수능준비중이구요..
생각보다 할 만 합니다..^^ 힘내십시오..
06/07/18 12:15
수정 아이콘
저도 3년전에 같은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서 너무 반갑네요.
수능 대박은 아니었고, 원하는 학과에는 모조리 미끄러졌지만 지금도 새로운 대학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저도 학원을 다니면서, 문과에서 이과로 바꿨는데 정작 이론이 필요한 과목은 이론 설명은 전혀 안하고 문제풀이 형식으로 3월부터 시작해서;;; 자습시간이나 식사하고 남는 시간에는 미친듯이 부족한 과목에 매달렸습니다.
어차피 과외가 아닌 이상 이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감수해야했던 것 같아요.
열심히 하세요. 무엇보다도 혼자서 준비하시니 여러가지 정보나 도움되는 것들은 학원에서 얻을 수 없는 것도 많으실텐데 주변에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면 최대한 받으시구요.
무엇보다도 뒤쳐진 것 같다, 못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은 잊으시구요.
저는 100일 남겨두기 전까지는 주말에는 공부를 전혀 안하고 스트레스 해소시킨다고 프로리그 챙겨보고, 서울로 첼린지리그 예선 응원다니기도 했었군요;;;;
(생각해보니 성적이 안나온데는 다 이유가 있는겁니다. ㅠ.ㅠ)

이렇게 열심히 하시니 꼭 좋은 결과 얻으실겁니다. 화이팅!

+ 덧붙여, 수능 준비하시는 모든분들 힘내세요~!
율리우스 카이
06/07/18 13:14
수정 아이콘
뭐 약간 이상한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의대보다는 새로운분야의 공대가 나을수도 있지 않나요? 왠지 20~30년후에는 의료개방도되고 또 요새 의대 너무 많이 생긴거 같아서.. 의사 별로 재미못볼 거 같음.. (20~30년전에 공대나 자연계쪽 날리던거 생각하믄..)
06/07/18 13:23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수능 처음!! 치는 고3입니다. 목표하는 대학에 꼭 들어가세요
저는 지금 한양공대나 연대공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여자가 무슨 공대를 가냐고 그것도 여자애들 제일 안간다는 전자과에 가냐고들 하지만..)
어쨌든 꼭 목표하는 곳에 가세요!! 화이팅
06/07/18 14:14
수정 아이콘
/강가딘 진정으로 멋지십니다.
햇빛이좋아
06/07/18 20:5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열심히 살다보면 언제가는...
やらせろ
06/07/19 02:37
수정 아이콘
인강이 무엇인지 알려주실분 ↓↓↓
제법무아
06/07/19 04:40
수정 아이콘
やらせろ님/ 인터넷 강의 의 줄임말입니다.
독학하시기 정말 힘드실텐데...
독학은 그야말로 독하게 해야 합니다. 독을 품고 하세요... 진짜 1년 미쳐보겠다 생각하시고요... 저도 재수시절은 완전히 다른 저로 살았어요. 물론 지금은 원상태로 복귀했습니다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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