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전에 PGR에서 감명깊게 읽은 글에서 몇몇 묘사를 빌려와 썼습니다. 그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이 글을 쓰신 분들이 언짢아 하시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글 삭제하겠습니다.
폭풍검 님 - 쿼 바디스(Quo Vadis) 1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폭풍검&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10
legend 님 - '비르투오조' 전용준, '마에스트로' 김철민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6&sn=off&ss=on&sc=on&keyword=김철민&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6756
폭풍검 님 - 마침내 강민이 꿈꾸는 것을 접음으로써.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강민&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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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 생장의 바탕은
숲의 흐름에 휘둘리지 않는다.
오직 홀로 오롯함으로
잎과 가지를 뻗을 뿐이다.
2-1.
여기 세 남자가 있다.
하나는 그들의 오케스트라로 관중을 감동시키는 마에스트로.
둘은 무엇도 하지 못 할 몸으로 최고의 자격을 갖춘 천재.
셋은 이 빠진 검과 녹슨 갑주로 또다시 열국을 호령하려고 하는 황제.
나는 이 세 남자를 감히 영웅이라고 칭한다.
1-2.
그 잎새는 한결의 추위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 가지는 조물주의 전칙과 타협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가치로서 행위를 결정하며
홀로 오롯함으로 숲을 압도한다.
2-2.
시한부를 선고받았던 첫 번째 영웅.
필부라면 삶을 버리기 마련, 범부라면 꿈을 버리기 마련.
하지만 나의 마에스트로는 어느것도 버리지 않았다. 희망.
의미있는 사명감에 입각한 희망.
희망을 가지고 그는 다시 그의 오케스트라를- 더욱 성숙하게 지휘했으며
이제 누구도 그의 오케스트라를 2등이라고 욕하지 않는다.
절망을 모르는 내 첫 번째 영웅이여.
수족을 가누지 못하는 두 번째 영웅.
정상적인 삶의 영위는 그에겐 요원한 꿈일 뿐이었다.
하지만 나의 천재는 무릎꿇지 않았다. 열정.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
그를 기반으로 그는 세상에 소리쳤다.
'내가 여기 있노라. 지금 내가 여기 살아있노라.'
좌절을 모르는 내 두 번째 영웅이여.
잊혀진 영광을 지닌 세 번째 영웅.
사토 속 제국의 주인, 그의 검은 이제 검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우며
그의 심복들은 새 시류와 타협한지 오래.
하지만 나의 황제는 타협하지 않았다. 오기.
오래전 영광의 제국을 이룩했던 그 때처럼.
마치 애첩의 상자안에 남은 한 조각인 것 처럼.
그는 오기를 검날삼아 다시 열국 앞에 섰다.
타협을 모르는 내 세번째 영웅이여.
3.
내게 희망의 불씨를 준비하는 법을 가르쳐준 마에스트로여.
내게 열정의 불길을 피우는 법을 가르쳐준 천재여.
내개 오기의 화염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쳐준 황제여.
내 위대한 세 영웅들이여.
당신들에게 감히 올림푸스의 권위를 빌려,
월계수와 소나무로 된 관을 드리나이다.
숲 가운데 홀로 오롯한 소나무처럼
승리와 오롯함으로
당신들의 자리에, 또는 내 마음에
영원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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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첫 번째 영웅은 MBC게임의 김철민 캐스터입니다. 암을 극복하시고 돌아오셨죠. 현재 MSL의 지위의 원인?은 물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김철민 캐스터의 지휘도 한몫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두 번째 영웅은 Fnatic.Msi.Space, 박승현 선수입니다. 근위축증이라는 무서운 병으로 인해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신세이긴 하지만, 현제 전 세계 워크래프트 팬 중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겁니다.(아무리 부정하더라도 Fnatic 팀을 2008년 정상급 팀으로 만든 주역중 하나니깐요.)
세 번째 영웅은, 임요환 선수입니다. 사실 스타를 처음 보기 시작했을 때는 그토록 싫었던 임선수지만, 어느샌가 그 오기에 질렸고, 이제는 그 오기에 반해서 그의 팬을 자처하기까지 하죠.
사실 쓰고보니 세 영웅 사이에 그다지 관련성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프로게임계 종사자라는점, 그리고 제 영웅 이라는 점에서 언제 한번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아, 혹시 해서 말씀드리는데 중간에 '한결'은 오타가 아닙니다 ^^; 겨울이 결로 쓰이기도 하죠. 한결은 추운(寒) 겨울로 해석할수도 있겠고 한겨울로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PS2. 표현에 약간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겠네요.
우선 '사명감에 입각한...' 부분은 마치 김철민 캐스터가 MSL을 손수 만드신 듯한 인상을 풍길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건 뭐 순수한 제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니...(태클은 적당히...)
'애첩의 심장안에...' 이 부분은 사실 그렇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판도라의 상자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단지 판도라가 여자였기 때문에, 그리고 임요환 선수가 '황제' 이기 때문에 아마 애첩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으로 애첩의 상자라고 쓴 것이죠. 절대! 임요환 선수의 여자친구를 지칭하여 쓴 말이 아닙니다 ^^;
PS3. 전 한번 쓴 제 글은 웬만하면 다시 손보지 않는 편입니다. 일필휘지를 글 쓰는 데에 대한 최고의 미덕으로 알고 있거든요.(물론 그에 걸맞는 필력이 있냐고 물으신다면야...) 그래서 보통 1차 수정만 하고 바로 내비두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글은 앞으로 수정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승현 선수의 부분에서 '최고의 자격을 갖춘'이 아닌 '최고의 자리에 오른'으로, 임요환 선수의 부분에서는 '또다시 열국을 호령하려는'이 아닌, '또다시 열국을 호령한' 으로 고치고 싶습니다.
부디 세 영웅의 건승을 빕니다.
PS4. PGR의 글쓰기 버튼은 무겁다 라는 말을 글 쓰면서 다시한번 실감합니다... 후우. 어렵군요. 웬만한 작문 숙제보다 어려운거 같습니다. 처음 좋아하던 여자아이에게 나름 연애편지를 쓸 때 정도의 긴장감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