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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18 06:50:48
Name Architect
Subject 영호야, 정말 진심으로 눈물나게 고맙다.
(편의상 반말체를 사용하겠습니다.)

내가 스타크래프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임요환 vs 박정석의  SKY 2002 결승전 경기였지.
그로인해 나는 정석이형의 팬이 되었어.
그런데 정석이형이 트로피를 멋지게 들어올린 이후에 내 인생은 꼬였어.
그당시의 나의 유일한 낙은 정석이형의 경기를 보는 것이였는데,
매번 안타깝게 준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매번 지켜보면서 너무 답답했지.
내 인생도 너무 힘든데, 드라마틱하게 결승전에 올라간 정석이형마져도 계속 준우승에 그쳤으니까.
2002년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도 너무나도 힘든 역경의 세월을 보내왔어.
내가 유일하게 기대하고 기다려왔던 정석이형도 2002년 이후로 끝내 정점을 찍지 못한 채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갔지.

그런데 어쩌다 영호의 팬이 되었고,(이윤열,홍진호 임대시절부터 KTF 골수팬이었으니 당연하겠지만)
바카스 결승때 영호가 우승하면서 정석이형의 우승에 대해 대리만족을 느꼈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영호가 그 이후로 개인리그에서 부진의 늪에 빠졌고,
KTF는 결국 희망고문 끝에 프로리그에서도 이름을 감췄어.

별로 응원하고 싶지 않았던 팀은 한동안의 부진 끝에도 결국 우승까지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팀은 23연승후 준우승에다가 매번 희망고문만 안겨주니
작년까지는 2002년 이후의 나의 인생이 계속 대입되서 정말 서글펐던 시절이었어.

그런데 오늘 결승에서 영호가 모든 역경을 딛고 우승했을때,
우승 후 눈물을 보였을 때,
이렇게 어린 녀석이 그동안 겪어왔을 고통이 생각나니, 2002년부터 지금까지의 내가 생각나면서 정말 눈물이 나더라.
그 동안은 정석이형 팬이라서, 그 대리만족으로 영호를 응원해왔는데,
진심으로 영호의 눈물을 보면서 영호에게 처음으로 나의 감정을 이입했지.  

영호야, 정말 진심으로 고맙다.
네가 그동안의 역경을 딛고 이렇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니,
나도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을거라는 용기가 생겼다.
정말로 너무너무 고맙다.

  
죄송합니다;;; 버튼이 무거운것을 잘 알지만,
오늘 제가 영호의 우승을 보며, 너무 감정에 북받쳐서,
술을 새벽 늦게까지 마셔도 부족하기에 술김에 이렇게 글을 써서 기분을 달래봅니다;
잘 이해해주시길 빌겠습니다..


영호야. MSL결승 화이팅!!
이제 정말 진심으로 너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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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18 10:18
수정 아이콘
저랑 너무나도 같은 타입의 이영호 선수 빠군요.
02sky때, 야자 몰래 빠지고 박정석 선수 경기 꼬박꼬박 다 챙겨보고
추석때, 홍진호 선수와의 4강전-러커 애그에 뿌려지는 스톰에 전율을 느끼고,
임요환 선수와의 결승전, 마지막 포비든존에서의 슈팅스톰으로 희열을 느꼈었지만... 그 이후 안타까운 시간들만 쭈욱...
09년 1월 전역한 예비군이라 아쉽게도 이영호 선수의 박카스 우승은 직접 못봤지만, 그 이후 이영호 선수의 경기는 한경기도 놓치지 않고 다봤습니다. 글쓴분처럼 마치 박정석 선수를 대신하는 것 같은 마음으로, 그의 바톤을 이어받아 KT를 이끄는 이영호 선수를 응원해왔다면 오늘 그의 2번째 우승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2002년의 희열을 느끼고, 감동을 느꼈습니다.
네.. 이제 확실히 이영호 선수의 빠가 된것 같습니다.
대전의 아들!!! 이영호!!! 양대리그 먹자!!!
동트는 새벽
10/01/18 10:27
수정 아이콘
그 마음, 전부는 아니지만 이해가 가네요.
저도 왠지 그의 눈물겨운 우승이 고맙더라고요.
아름다운달
10/01/18 16:23
수정 아이콘
오랫만에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오던 선수였는데 무럭무럭 자라나서는 어느덧 청년이 되어서 천하를 호령하네요.
(일찌감치 강자이긴 했습니다만 ^^:)
pgr에 습관적으로 들락거리면서도 스타 중게는 그저 시간 나고 마음 편할 때 보는 정도로 흡입력이 떨어져버렸는데
요즘 다시 취미 부치게 되네요. 이영호 선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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