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이 끝나고, 친구와 결승 관련 입스타를 했습니다.
2경기는 이영호선수의 방어력 사기, 3경기는 럭셔리 캐리어의 무서움, 4경기는 이영호선수의 컨트롤 사기로 결론이 났습니다.

의견이 갈린 건 1경기였습니다.
저는 1경기에서 '아머리를 보고 캐리어를 갔어야 했다'고 주장한 반면
친구는 '아머리를 먼저 지었다고 해도 캐리어 보고 러시를 갈 타이밍이 나왔을 것이다'라면서
'아비터가 옳은 선택이었는데 이영호가 사기였다'고 하더군요.
손스타는 그 친구가 잘하니 제가 확실하게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진영화선수가 아비터를 선택하고, 그걸 본 이영호선수가 서플라이를 짓는 순간,
'아 이건 이영호선수가 역전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에, 진영화선수의 판단이 아쉬웠습니다.

그 때 제가 내놓은 입스타가 이거였습니다.
'만약에 진영화선수가 아비터 트리뷰널과 플릿비콘을 동시에 짓는다면?'
아비터와 캐리어의 조합은 강력하지만 후반이 아니고서는 무리가 있겠지요.
제가 제안한 것은 과거 저그가 히드라덴과 스파이어를 모두 지어서 토스를 혼란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히드라(발업-사업), 히드라(럴커), 뮤탈의 세 가지 중 무엇인지를 프로토스가 몰라서 당하던 것처럼,
아비터(리콜), 아비터(스테이시스), 캐리어의 세가지 중 무엇인지를 테란이 모르게 만드는 겁니다.

테란은 저의 미력한 손스타로도, 상대가 아비터인 경우와 캐리어인 경우의 대응이 상당부분 다르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테란이 토스의 본진을 스캔했을 때, 2스타가 깜빡거리고 아비터 트리뷰널, 플릿비콘이 전부 있다면?
어느 쪽에 대응해야 할 지 테란이 혼란을 느끼지는 않을까요?
만약 어제의 이영호선수가 '진영화선수는 캐리어일수도 있어'라고 생각했다면 1경기처럼 플레이할 수 있었을까요?
설령 혼란을 느끼지 않고 그냥 어느 한쪽을 찍어서 맞춘다 해도, 프로토스는 건물 하나만큼의 자원 손실뿐.

이 입스타를 구상한 다음, 문제점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1. 테란은 스캔이 있고, 훼이크를 줘도 그 정찰력으로 아비터인지 캐리어인지 쉽게 알 수 있다.
2. 아비터와 캐리어는 사전 준비작업부터 차이가 난다. 캐리어일 경우 아비터보다 지상군이 적고, 코어가 돌아간다.
3. 프로게이머들이 이런 간단한 아이디어조차 생각해내지 못할 리 없다. 해봤지만 실용성이 적어 폐기되었을 것이다.

손스타가 매우 미약한 관계로, 저의 입스타가 좋은 아이디어인지 쓸데없는 짓인지 궁금해졌습니다.
pgr의 고수분들께 조언을 구합니다. 이게 과연 플테전에서 프로토스의 무기로 쓸모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