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2002년 월드컵때 참으로 열광했습니다.
온나라가 축구 때문에 들떴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사실 축구라는 경기자체는 지난 100년동안 그다지 변한게 없습니다....
길이 120미터, 넓이 60미터의 직사각형 운동장에서, 11명의 선수들이 공을 차고 막는
것 뿐입니다...가끔 세러머니나 골이 곁들어지기도 하지만요..

어찌보면 그토록 단순한 게임이 100년이상 전세계인의 가슴을 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광하게 만드는 것은, 그 경기 자체가 아니라 그 경기를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열정과 승부에 대한 희열, 그리고 수많은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때문입니다..

이번에 MSL 결승전은, 1000석 규모의 MBC 홀에서 열리고
장소관계로 팬클럽과 행사관계자들에게만 표를 배부하고, 일반인들의 입장은 막을
예정이랍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협소한 장소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이유가,

"선수들은 이날 결승전에서 가상(virtual) 스튜디오에서 경기를 치르고, 관람객들은 MBC D공개홀에서 경기를 보게 된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아무런 방해나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기"

떄문이랍니다.

즉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볼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MSL 관계자가 보기에 관중들은, 선수들의 경기에 방해를 주는 '외부요인'뿐인가 봅니다..
아무리 멋진 경기도 텅텅빈 관중석에서 플레이하면 얼마나 재미없는지,
관중도 멋진 명경기의 필수 요소임을,
관중의 환호 하나하나, 박수 하나하나에 선수가 반응하고 그 반응에 힘입어 더 멋진 경기를
펼치는 것, 이것이 프로 스포츠입니다.

그런데 MBC 게임측은, 이러한 관중들(?)이 상당히 못마땅했는지
'멋진 신기술'로 가상 스튜디오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게 한다는데,
차라리 그러면 두 선수 모두 베틀넷에서 만나 경기하고,
그 광경을 스크린으로 방영해주는 것이 더 나을것 같습니다..
어차피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지 못할 바에야, 굳이 수고스럽게
앉아있을 필요도 없지 않은가요....아니 더줄여서 리플레이를
방영해도 차이가 없습니다.....손쉬운 티비시청을 마다하고 직접 찾아가는 이유는,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 땀방을 하나하나를 직접 보고 싶은 것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닙니다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 환호가 필요없는 스포츠는 더이상 스포츠가 아닙니다.
스포츠는, 화려한 그래픽과 영상효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열정과 승부욕, 그리고 그 승부에 열광하는 관중들
이 있으면 그 어떤 화려한 3D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단지 MBC 게임 리그의 결승뿐만 아니라, 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입니다.
사실 결승전을 보기 위하여 직접 찾아갈 정도라면 이스포츠와 스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상당한 분들인데, 이런 분들을 손님대접을 못할망정 오지말라고 문전박대하고
찬밥 취급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