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결승전이 끝났네요.
여러가지 의미로 이번 결승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결승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꼭 그자리에서 판정을 내릴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우선 판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점과 그 판정이 이후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경기진행에 차질이 빗어진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1시간이나 계속된 무한반복 광고는 정말 인내심을 극한 까지 시험하더군요.

그런데 만약 3경기 판정을 보류한채로 4,5 경기를 바로 진행했다면 어땠을 까요?
우선 경기 진행이 지연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다전제의 스코어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후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도 최소화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5경기를 한 경기씩 나눠 갖게 된다면 판정으로 승패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됩니다.
이 때는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기술적인 방법들을 동원해서 판정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지금과 같은 정도의 비판은 감수해야 합니다.

두 경기 모두 두 선수의 승률이 반반이라고 가정했을때 어느 한 선수가 4,5경기를 모두 잡을 확률을 1/2이 됩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일어난다면 판정은 스코어에만 영향을 미칠 뿐 우승자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판정에 필요한 정보 수집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판정 자체의 영향력이 줄어든 만큼 비판은 상당부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스파 규정을 잘 모르겠지만 만약 경기직후 반드시 판정을 내려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면 판정을 문서로 작성한 후 수정불가능하게 봉인후 4,5경기 후에 발표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약간 편법이긴 하지만 규정대로 판정은 경기직후 내린 것이고 다만 발표만 마지막에 하는 것이니까요.
케스파의 수준으로 봤을 때 발표는 판정과 함께 해야 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을 것같네요.

이번처럼 판정의 근거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판정을 잠시 보류하고 경기를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를 편애하지 않고 그저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처절한 영상을 한 경기라도 더 보고 싶었던 마음에서 심판의 선택에 작은 의문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