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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28 00:49:45
Name WarLorD
Subject 여기 몇몇 분들 반응을 보면 사실 좀 많이 깝깝합니다.
1.
'이러다 이스포츠판이 어느 한 사기업의 종속 하에 놓이는 것이 아닌가'
'블리자드가 한국 이스포츠를 접수하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 분들이 좀 계시는데...
제가 볼 때 이 반응이야 말로 협회가 노리는 반응 그 자체죠.

'한국 이스포츠판을 잡아먹으려 드는 블리자드 vs 한국 이스포츠판을 만들어온 KeSPA'

이 구도를 만들고 싶어하는 게 협회의 마음 그 자체입니다.


2. 가장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는 것.

저 위의 생각들을 하게 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KeSPA를 실질적으로 한국 이스포츠협회가 아닌 한국 스타크래프트 협회로 보기 때문이죠.
그냥 대놓고 말하면, 한국 이스포츠가 아닌 한국 스타크래프트 스포츠로 인식하기 때문에 저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구요?

간단하게 생각을 해볼게요.

KeSPA는 한국 E스포츠 협회로 여러 종목의 한국 E스포츠에 대한 제반 사항을 담당하는 협회입니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어느 한 종목의 리그를 열어야 겠다고 결정한다면,

1) 협회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어떤 게임의 리그를 개최하기 원할 때
2) 협회가 그 종목의 저작권을 지니고 있는 제작사와 협상하여
3)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뒤
4) 리그를 개최한다.

의 순서겠죠. 물론 다른 경우도 존재합니다.

1) 새로운 게임을 제작한 제작사가 홍보를 목적으로 리그를 주최하기 원할 때
2) KeSPA와 협상하여
3) 스폰싱 및 홍보 효과에 관한 일련의 대가를 지불한 뒤
4) KeSPA가 리그를 개최한다.

문제는, KeSPA는 후자의 협상과정을 생각해 본 적은 있어도,
전자의 그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블리자드는 전자의 협상과정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것이 그른 행위냐? 전 절대 이것이 그릇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협회는 이에 대해서 거부했고, 그 결과는 협상 결렬이죠.

결국 KeSPA의 수많은 종목 중 스타크래프트 리그 개최에 대한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블리자드가 한국 이스포츠를 잡아먹으려고 한다'와 동의어가 될 수 있습니까?




이는 비극입니다.
스타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의 육성에 관심도 없이 처절하게 실패한 이스포츠의 뒷역사의 비극이고,
법적인 측면을 너무나 뻔뻔하게 무시한 채,
명분도, 법적인 권리도 없는 중계권을 팔아치운 KeSPA가 만들어낸 비극입니다.


3. 그럼 우리 선수들 어떻게 해요 우쭈쭈쭈쭈

이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 또 하나의 비극이죠.
한국 이스포츠가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다고 말하지만,
이 '잘 갖춰져 있다는' 인프라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모든 것이 지금 이 상태로 간다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되던 것이죠.

우리는 이 사태를 통해서 더 고민해야 하죠.
어떻게 저작권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컨텐츠를 이용하여
수익성을 창출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인가.
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필요한 돈과 인재, 그리고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

지난 10년이 흑역사로 묻혀가더라도,
이후의 100년을 위해서 우리는 지금 이 시대에 더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의 비극은 그 고민을 해야할 사람들이 전혀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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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sim
10/05/28 00:57
수정 아이콘
지금이라도 다시 준비해서 앞으로 나아가는게.
나중에 좀 더 커지고 나서 터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봅니다.

감정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이미 이 건에서는 감정을 어쩌고 저쩌고 개입할 시기는
지난듯 합니다. 1차판권자가 자기 판권을 가지고 무단으로 2차 수익을 얻고 있는 곳에
협상을 하자고 하는데. 아 블자 너네 요구 너무해. 너네 비위 맞추면서 하는것보다
여론에 한번 까볼까. 물론 협상 내용은 비밀이지만. 그래도 우선 두리뭉실 까보면
우리편 들어주겠지. 라고 하는 작태가 짜증납니다.
The_CyberSrar
10/05/28 01:01
수정 아이콘
협회는 사실 고민할 게 없습니다.
기업의 홍보라는 것이 스타 하나로 하는 것도 아니고 스타를 통한 홍보 효과는 곁가지이기 때문이죠.
기업측에서 스타팀을 해체시키는데는 이것만큼 유용한 것도 없습니다.
블라지드가 무리한 협상을 시키는 바람에 한국 e스포츠 특히 스타리그의 존속이 어려워져서 부득이 팀을 해체하게 되었다.
굉장한 명분이고 악의 축은 블리자드에게 떠넘길 수 있는 상황.
그러니 아쉬운게 없는 것이고 블리자드 측에서도 협회라는 것들이 없으면 지재권 보장 받고 모든 컨텐츠는 우리에게 귀속 시킬 수 있다
라는 장점이 있으니 강경하고 고압적인 요구사항을 협상 카드로 내밀 수 있는 것이죠.
MoreThanAir
10/05/28 01:07
수정 아이콘
이론 상으로는 구구절절 다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한국 e스포츠 협회는 사실상 '스타크래프트협회'이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요.
스타크래프트 협회에 제대로 된 일반적인 협회의 대응방식이나 협상방식을 기대하기는 애초에 글러 먹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매콤한맛
10/05/28 01:09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건방진놈
협회=멍청한놈
그레텍=얍삽한놈
cutiekaras
10/05/28 01:30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가 건방진건 아니죠;
방송사들에게 협박등의 압력으로 e스포츠 판을 주물러왔던 깡패같은 협회가
이 기회에 손을 놓았으면 하네요
어느멋진날
10/05/28 01:38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협회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자선 사업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홍보효과를 내는 스포츠니 이렇게 있는 거라고 생각하네요. 말만 e스포츠 협회지 스타크래프트 하나에 전적으로 의지해온 협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저작권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 이 판을 이렇게 굴려온것도 사실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는 향후 많은 e스포츠화 되는 게임들에도 하나의 이정표가 될꺼라고 봅니다.
Alan_Baxter
10/05/28 01:40
수정 아이콘
양방송사=불쌍한놈 (힘들여서 리그 만들어 놓았더니 케스파에게 리그 뺏기고, 중계권료 달라고 그러고, 어쩔 수 없이 중계권료 줬더니, 그래텍에게 또 다시 돈 줘야 할 처지...)
10/05/28 01:45
수정 아이콘
다른 나라의 물정은 잘 모르지만 아마도 온게임넷과 비슷한 채널로 대회를 주최하고 상금을 주는 체제는 있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나라의 e스포츠라고 하는 산업이 다른나라와 비교될 수 있는 부분은 사실 프로리그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이 프로리그라고 하는것이 다른나라에선 볼 수 없었던 거대기업의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특화된 우리만의 산업이라는 명칭을 얻었다고 봐요
결국 어떤 과정을 거치든 이 기업군들이 손을 떼고 나면 우리나라 게임시장의 특성도 다른나라와 다를게 없어질거라 생각되기도 하네요
10/05/28 01:57
수정 아이콘
협회가 없어지면 프로게이머라는 자격자체가 없어지는건데 그럼 대회 우승해도 상금에 세금이 기존 2%정도밖에 안 내는게 로또와 똑같이 22%떼는 형식으로 바뀌는데 게이머 입장에서는 협회는 꼭 있어야된다고 보는데 사람들이 망하고 없어지길 바라는군요...
10/05/28 06:39
수정 아이콘
고민을 안해서 이런 사태가 생긴건아니죠 님만 고민하고있다는 착각에 빠진듯... ⓑ
비공개
10/05/28 07:27
수정 아이콘
다들 나름데로 생각이 있으실텐데 답답할 필요까지야 있나요.
파일롯토
10/05/28 08:49
수정 아이콘
협회비용 팀당1억씩만모아도 10억넘는데 이거면 중계료되지않을까요?
10/05/28 10:13
수정 아이콘
이미 스타에 관심이 많이 몰려 있는 것 자체가 일개 기업에 의해 이미 스스로 종속되고 있는 겁니다.
종속의 과도함이 문제라면 다양한 기업에 의한 다양한 상품을 이스포츠 종목으로 할 궁리를 해야죠.
스타 단물만 빨아먹을 줄 알고 이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큰 비전 세우기는 게을리한 협회가 이제 그 댓가를 치루고 있을 뿐입니다.
10/05/28 10:21
수정 아이콘
허 협회가 중계권만 안팔았어도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애초에 블리자드가 e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된 원인이 지난 중계권파동이었는데
다다다닥
10/05/28 13:48
수정 아이콘
고민은 제각기 다들 하고 있지만 명확한 방안이 없으니까 문제 아니겠습니까?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예요. 반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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