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5/30 04:38:16
Name SEIJI
Subject [은전한닢 패러디] 탱크 한 대
내가 로템에서 본 일이다.

곰처럼 우락부락해 보이는 청년 하나가 탱크 한대를 몰며 엠게임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탠크 한대를 내보이면서

"황송하지만, 이 탱크가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엠겜 김철민 캐스터의 입을
쳐다본다. 김철민 캐스터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탱크를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준다. 그는'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탱크를 받아서 몇번씩이나
절을 하고 탱크를 타고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이번
엔 온게임넷을 찾아 들어갔다. 한참을 꾸물거리다 탱크를 내어놓으며,

"이것이 정말 미네랄과 가스로 만든 탱크이오이까?"

하고 묻는다. 온게임넷 김도형 해설위원도 호기심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이 탱크 어디서 훔쳤어?"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럼 센터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탱크를 흘린답니까? 허접 테란인가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그는 손을 내밀었다. 김도형 해설위원은 웃으면서

"말다했죠."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탱크를 타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선다. 서서 탱크가 흡집이나 나지 않는지
만져보는 것이다. 거친 손바닥이 탱크를 쓰다듬을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달아나다가 어떤 언덕 아래 으슥한 곳으로 찾아들어가더니,
시즈모드를 하고 앉아서 탱크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시즈모드를 풀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탱크를 몰고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아 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
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주운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같은 놈에게
탱크를 줍니까? 벌처 하나도 받아 본적이 없습니다. 나는 열심히 미네랄과 가스
를 캤습니다. 한덩이 두덩이 얻은 미네랄로 배럭을 지었습니다. 한통 두통 얻은
가스로 하나도 남김없이 팩토리를 짓는데 썼습니다. 이러기를 반복하여 겨우 이
귀한 탱크 한 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탱크를 얻느라고 6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탱크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탱크로 무엇을 하려고
하시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운수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ock[yG]
04/05/30 04:40
수정 아이콘
"누가 그렇게 큰 탱크를 흘린답니까? 허접 테란인가요?"
올인 ㅠㅠ
기다림
04/05/30 04:47
수정 아이콘
ㅠ.ㅠ)=b
전장의안개
04/05/30 06:08
수정 아이콘
으하하하.... 유게로 가야겠는데요.....
마요네즈
04/05/30 06:42
수정 아이콘
와 멋진 패러디네요. 특히 마지막 대사가 GooD!!
유게로 Gogogo -_-//
심술이
04/05/30 06:57
수정 아이콘
내가 로템에서 본 일이다.
(독자의 흥미유발, 이야기의 사실성)


곰처럼 우락부락해 보이는 청년 하나가 탱크 한대를 몰며 엠게임에 가서
(엠게임: 유닛을 바꿔주는 곳)
떨리는 손으로 탠크 한대를 내보이면서
"황송하지만, 이 탱크가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주십시오"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가짜인지 아닌지)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엠겜 김철민 캐스터의 입을
쳐다본다. 김철민 캐스터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탱크를 두들겨 보고

"좋소."(진짜임)

하고 내어준다. 그는'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탱크를 받아서 몇번씩이나
절을 하고 탱크를 타고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이번
엔 온게임넷을 찾아 들어갔다. 한참을 꾸물거리다 탱크를 내어놓으며,
(온게임넷: 유닛을 바꿔주는 또 다른 곳)

"이것이 정말 미네랄과 가스로 만든 탱크이오이까?"

하고 묻는다. 온게임넷 김도형 해설위원도 호기심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이 탱크 어디서 훔쳤어?"(탱크는 청년이 가지긴 큰 유닛)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럼 센터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탱크를 흘린답니까? 허접 테란인가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그는 손을 내밀었다. 김도형 해설위원은 웃으면서

"말다했죠."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탱크를 타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황망히: 급히)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선다. 서서 탱크가 흡집이나 나지 않는지
만져보는 것이다. 거친 손바닥이 탱크를 쓰다듬을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달아나다가 어떤 언덕 아래 으슥한 곳으로 찾아들어가더니,
시즈모드를 하고 앉아서 탱크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나와 그와의 첫 대면)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시즈모드를 풀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탱크를 몰고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아 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
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주운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같은 놈에게
탱크를 줍니까? 벌처 하나도 받아 본적이 없습니다. 나는 열심히 미네랄과 가스
(벌처:자잘한 유닛.... 당시 배틀넷의 비정한 세계를 나타냄)
를 캤습니다. 한덩이 두덩이 얻은 미네랄로 배럭을 지었습니다. 한통 두통 얻은
가스로 하나도 남김없이 팩토리를 짓는데 썼습니다. 이러기를 반복하여 겨우 이
귀한 탱크 한 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탱크를 얻느라고 6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기쁨의 눈물)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탱크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탱크로 무엇을 하려고
하시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운수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논평이나 설명을 생략한 기법으로 결말처리- 독자의 상상력에 호소하는 여운적인 효과)


*이 글의 주요점!!
-노력하여 얻은 성과에 대한 기쁨과
인간의 맹목적인 욕망에 대한 집착(탱크 한대로는 운수업을 할 수 없음)에 대한 연민
이라는 주제의 양면성
04/05/30 07:55
수정 아이콘
제 닉네임하고 너무 비슷하네요;;
alsksnskdi
04/05/30 09:11
수정 아이콘
연성운수에 취직하면 땡큐
아트레유
04/05/30 10:23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밌네요!!예전에 에이치오티 전성기때 은전한닢 유영진씨 패러티 이후로 최고로 웃겨요ㅠ_ㅠ
duinggul
04/05/30 11:22
수정 아이콘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탱크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탱크로 무엇을 하려고 하시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초반 드라군 푸시를 막고 싶었습니다."
바카스
04/05/30 12:24
수정 아이콘
연성 선수네 -_-;ㅋ
기억의 습작...
04/05/30 13:52
수정 아이콘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탱크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탱크로 무엇을 하려고 하시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갈아마시고 싶었습니다."

흑...진남/진수선수...말은 안되지만, 갑자기 떠올린..;;;
아케미
04/05/30 14:44
수정 아이콘
유머게시판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거…ㅠㅠ
김도형 해설위원이 한숨 쉬면서 "말 다했죠"라고 말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_-; 잘 읽었습니다.
04/05/30 14:55
수정 아이콘
저도 말다했죠- 부분에서 웃어버렸다는 ㅠ_- 너무 재미있어요 ㅠ_ㅠ
Tormento
04/05/30 16:59
수정 아이콘
교훈 :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Return Of The N.ex.T
04/05/30 18:15
수정 아이콘
운수업을... 하고 싶었습니다..ㅠㅠ
슬픈비
04/05/30 18:51
수정 아이콘
재밌습니다..흑..ㅠ_ㅠ
夢[Yume]
04/05/30 20:18
수정 아이콘
벙커링에 대해서 유게에 패러디한거 있는데 제가 쓴거에요^-^
그것도 읽어보시면 꽤 재미있으실꺼에요~(패러디라고 치면 나올듯;)
04/05/30 23:49
수정 아이콘
이거 2005 년 도 언어영역 수능에 출제 되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865 주간 PGR 리뷰 - 2004년 5월 30일 [24] 주간 PGR 리뷰3403 04/05/30 3403 0
4864 지금 Daum에서는 [15] 유이6476 04/05/30 6476 0
4862 [은전한닢 패러디] 탱크 한 대 [18] SEIJI5182 04/05/30 5182 0
4861 비슷한 음악 시리즈 5.上京物語 대 넌남이아냐! [11] 공공의마사지5642 04/05/30 5642 0
4860 [잡담] 유로2004 와 아주리. [42] 카슈2932 04/05/30 2932 0
4859 TheMarine 좀더 나아가야한다! [11] 황혼......4229 04/05/30 4229 0
4858 저와 게임하셨던 모든분들에게 바칩니다. [12] 얀이3064 04/05/30 3064 0
4857 비슷한 음악 시리즈 4.When the rain.... 대 이제는 [5] 공공의마사지3149 04/05/30 3149 0
4856 즐거우면서도 우울한 기분이란.. [3] 뉴[SuhmT]3334 04/05/30 3334 0
4855 임요환, 최연성... 테란의 무덤 기요틴 그리고 대각선 [14] 전장의안개5574 04/05/30 5574 0
4854 [글] 토막 (3) [1] Bar Sur3148 04/05/30 3148 0
4853 유로2004 경기 일정 [41] 드림레오3337 04/05/30 3337 0
4852 길드 운영이 많이 힘드네요 [16] 아디없음3727 04/05/29 3727 0
4851 다음주에는...... [9] SEJI3246 04/05/29 3246 0
4850 [회상]오락실에 가면...? [33] 秀SOO수2940 04/05/29 2940 0
4849 파라 - 포스트 - 안티 [59] 세츠나2851 04/05/29 2851 0
4848 선수 출연료, 연봉에 대해서... [28] soundofsilence6588 04/05/29 6588 0
4847 불가능은 현실이 아니다. 단지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서지훈 선수 응원글) [31] 시퐁3717 04/05/29 3717 0
4846 나도현 그의 비상을 꿈꾸며 [18] sweety2955 04/05/29 2955 0
4845 이제는 게임자체의 마인드를 바꿔라.(최연성vs전태규전 잡담관전평) [15] 오노액션6042 04/05/29 6042 0
4843 발상의 전환... (프로리그 경기결과.. 있음...) [44] 꿈꾸는마린6270 04/05/29 6270 0
4842 스타리그 오프닝을 보면서... [21] 김양식3496 04/05/29 3496 0
4841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20 [7] 막군3161 04/05/29 316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