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온게임넷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 현장에서 있었던 일임을 밝히며,
혹여 필자의 감정 개입이 격해질 수 있음을 사뢰는 바입니다.






필자는 약 8시 15분 경 광안리 해수욕장에 특설 무대에 도착했다.
일행을 찾았고 함께 자리를 잡으니 대략 50번째 안에 드는 자리였다.

보통 때와는 드물에 알아서 적당한 줄이 형성되어 있었고,
필자는 이런 환경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둘러보았을 때,
자봉단은 찾아볼 수 조차 없었는데 알아서들 줄을 서다니!




한 1시간 쯤 지났을까,
왠 아주머니가 오셔서 줄을 좀더 당겨서라며 한마디 하고 가시자,
줄은 순식간에 앞으로 밀려왔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실랑이와 끼어들기가 연출되었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있는가,
이미 벌어진 일인 것을.






필자와 함께 있던 일행 중 한 명이 무대를 설치하고 있는 관계자에게 가서 물었다.

줄을 어떻게 세울 것이며,
지정석을 준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줄은 어떻게 서면 되냐고.



그 관계자는 아직 무대 세팅이 끝나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했고,
줄은 다른 곳에 다시 세워질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필자의 일행은 2개의 조로 나뉘어서 줄을 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주최측의 아무런 대비가 없이,
줄은 끊임없이 늘어져 가길래,
다시 한 번 관계자에게 가서 물었다.



그 때가 11시가 다 되어서 였다.



자봉단은 그 때서야 모이고 있었고.
그나마 팀장들은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빨리들 연락해서 팀장을 오라고 하세요."

무대 세팅중인 관계자의 말이다.


당황스러웠다.

이제들 와서 저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하겠다고.



그래도 참았다.
뭐, 관람하러 온 사람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그런데,
다른 곳에 줄을 세우겠다던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그곳에 그대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다시 정렬하고 보니,
필자의 일행은 100번째 정도로 밀려 있었다.



여기까진 참을만했다.







자리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앞쪽으로 몰려갔다.


필자와 일행은 적지 않게 당황했고,
어쩔 수 없이 짐을 챙겨 다시 줄을 섰다.

하지만 이미 많이 흐트러진 줄은 복구하기 힘든 것 같이 보였다.






그 상황에서 등장한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


그들은 막무가내로 줄을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자꾸 앞으로 미는 사람들을 감당하지 못한 필자가 자봉단 중 한 사람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이거보세요, 뒤에서 이렇게 미는데, 앞에서 줄을 세우면 뭘합니까.
뒤에서 부터 차근차근히 줄을 세워야지."

"줄을 세우고 있는 중이잖아요.
자꾸 이렇게 삐져 나오시면 뒤로 보낼테니 줄서세요."

협박이었다.

뒤로 보내겠다니. 참내.


"지금 협박하는 거에요?"

참다못한 일행 중 한명이 말했다.


자봉은 쌩까고..;; 돌아갔다.



화가났다.

사태는 진전될 것 같지 않았고,
필자와 일행은 참을 수가 없어서 그 줄을 나왔다.




우리는 대책을 강구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검은 양복의 사내들과 자봉단은 줄을 열심히 세우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30분이 지나도록 약 10줄의 진전이 있었을 뿐이었다.





관계자에게 항의하려 했으나,
그저 일행은 자리를 뜨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일행은 돌아가던 중 못 볼 것을 보았다.



자봉단이 1시에 나눠준다고 했던 표를 12시 30분이 지나서야 번호를 적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건지 의문이 생겼다.














위 상황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온게임넷의 준비 태도를 이해하려 애썼으나,
도저히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대구에서 야외결승전이 열릴텐데,
혹여 그 때도 또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걱정이 됩니다.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한 번 의논해 봤으면 합니다.







1. 자봉단의 올바른 활동.

자봉단은 온게임넷에서 신청을 받아서,
뽑은 후 모임까지 갖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봉이 관람객보다 늦게 와서 줄도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면 자봉을 뽑은 의미가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봉이 강력한 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광안리에서는 검은 양복 사내들에게 밀리더군요.


그럼 애초부터 그 사람들로만 채우면 될게 아닙니까.

괜히 자봉단을 만들어서 관객들한테 치이고,
검은 양복 사내들에게 치이고.

이래서 어디 자봉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겠습니까.



온게임넷은 여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시청자의 알권리 보장.

사실 위의 상황에 적지는 않았습니다만,
필자의 일행 중 한 분이 앞에 줄서서 앉아있는 사람들을 찍고 있는 카메라맨에게
한 마디 했습니다.;;


"여기 이렇게 줄 서서 앉아있는 모습만 찍으면 뭐합니까.
뒤를 좀 찍으세요.
저기 저렇게 사람들 함부로 대하고,
줄 못 서고 있는 저런 것 좀 찍어가세요."

카메라맨은 화가났는지 대꾸도 않고 돌아갔습니다.

온게임넷은 광안리에서의 결승전을 거대하게 부풀리는데만 관심이 있는가 봅니다.


줄을 서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기다리다가 결국 그 자리를 떠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이 없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광안리에서의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식의 기사들은 온게임넷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진실을 알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3. 온게임넷의 개선 노력.

이번 광안리에서의 행사가 조금 심하긴 했지만,
이런 일은 한, 두번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아질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습니다.

점점 규모가 커지고,
거기에 맞는 시청자의 안목은 높아지는데 반해,
온게임넷의 결승전 진행은 그 발전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봉단이나,
게시판을 통하여 행사 후의 의견도 수렴하여
점점 더 좋아지는 모습의 온게임넷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지만,
당하고 보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혹여 글을 끝까지 읽으신 분들께서 거슬리시다면 쪽지를 이용해 주시고,
댓글에는 조금 건전한 내용이 달렸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