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21 12:42:26
Name 50kg
Subject 백수의 길
오래도록 일했던(무려 12개월) 회사를 지난 주 그만두었습니다.

불경기에 월급 나오는 게 어디냐며 말리는 분들도 있었지만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잘 생각했다, 좀 쉬어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일과 제가 잘 안 맞았다고 하시며....
즉, 일은 외향적이어야 하고 남을 충분히 배려해야 하고 미친듯 뛰어다녀야
하는 그런 일인데 반해, 저는 이렇게 틈나는 대로 PGR 들어오고, 주말엔 큰대자로
누워서 배 뚜들기며 스타중계 봐야 합니다. 한마디로 여유가 필요한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박경락 선수가 홍진호 선수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급한 연락 오면 그야말로 핀 나가버립니다. 우주전쟁 났는데 나보고 책상 앞에 앉아서 자료 만들라니요.

어쨌거나 몸이 원하는 대로 일단은 집안에 틀어박혀 밀린 청소,
밀린 독서, 밀린 영화감상 등을 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왜그리 밀린 것들이 많은 건지....
모르지요. 한달 쯤 뒤에 가서는 '우와...내가 왜 그만두었징?'하며
콧털을 잡아뜯고 있을지도요. 하지만 때론 돈보다 여유가 더
소중할 때도 있다고 봅니다.

어쨌거나 돈은 자신의 시간을 제공한 댓가라고 생각합니다.
돈으로 환산되곤 하던 그 시간을 이제 내가 온전히 가지고
운용할 수 있는 만큼, 헛되이 보내지는 말아야겠지요.
백수야말로 개인주식회사 아닙니까.

백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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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은백수
03/10/21 12:45
수정 아이콘
후훗~백수 화이팅~~^^
우아한패가수
03/10/21 13:04
수정 아이콘
청년실업 40만명에 저도 지난 주에 합류했죠... 주위의 반응이 저랑 비슷하군요... 진작에 그만두지 잘했다고... 모두들 부러워하더군요... 어쩔수 없이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 보다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찾아야겠죠~~~ 1년 7개월동안 일하고 남은건 퇴직금 몇푼이지만 너무 홀가분해서 좋아요~~~ 그래도 계획성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도록 노력을 해야겠죠... 전 공부중이예요^^ 진짜 공부가 제일 만만한가봐요... 30대임에도 불구하고 세번째로 전공을 바꾸고 있답니다.
FreeStyle[Pure]
03/10/21 13:16
수정 아이콘
백수&백조 화이팅~~^^
쉬면보
03/10/21 13:27
수정 아이콘
휴학생도 백수로 쳐주나요? -_-;;
03/10/21 13:47
수정 아이콘
아침에 눈 떴을 때, 딱히 '왜 안 오느냐'고 채근하는 곳이 없다면 모 동지라고 봐야죠..=.=;;
03/10/21 14:07
수정 아이콘
Long Vacation이라고 생각하시고 맘 편하게 원하는 일을 찾으셨으면 좋겠네요..저도 같은 처지라..요즘 느는건 스타실력 밖에 없지만...세상을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은 잊지 않는답니다.
쉬면보
03/10/21 15:21
수정 아이콘
그럼 저도 백수군요.. 하핫.. 4일연속 집에서 뒹구르고 있는데... 언제쯤 외출을 하게 될지..
03/10/21 16:09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성격이신듯..여유..중요하죠^^ 다들 머가 그리 급하신지~~..
03/10/21 16:11
수정 아이콘
화이팅.. !!
하기 싫은 일을 할때.. 그것으로 인해 하고싶은걸 못하게될때.. 너무 짜증납니다.. 에잇.. 짜증나.. (흑흑. 그러나 용기가 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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