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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06 01:09:55
Name SomeOne
Subject 술김에..
  
  어제는 카추사 발표가 있었던 날이었죠. 카추사 떨어진 친구들을 위로 하느라고 밤새도

록 술을 마시고 집에 오는길에 택시 기사 아저씨와 대화를 조금 했죠.



   (새벽 6시경..)

"아저씨, 이제 조금 있으면 수험생 태워다 드리겠어요?"

"예,학생들 우선으로 태워야죠."

"얘기 들어보니까 돈도 안받고 태워다 주고 그러시는 분들 많던데 아저씨도 그렇게 하실  건가요?"

"회사택시라 입금사정때문에 그렇게 까지는 조금 무리죠.."

"아저씨 그럼 이 돈 받으시고 나중에 수험생 태우시게 되면 공짜로 태워주세요"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술김에 그렇게 하긴 했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습니다.

저는 수능을 3번이나 치뤘던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두번째는 난이도가 엄청

쉬웠던 2001수능..세번째는 난이도가 엄청 어려워졌었던 시험..

수능을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힘든일도 많았고 해서 이맘때쯤만 되면 모든 수험생들에게

힘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시험을 잘 보신분들도 있겠지만 아쉬움이 많은 수험생

들이 훨씬 많으리란 생각에 글을 적습니다.

   어디선가 봤었던 문구인제 어느속도로 가느냐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가는

냐가 중요한거라고..아쉬움이 남으시겠지만 이미 지나간일이니 개의치 마시고 입시는 아

직 끝난것이 아니니 나머지 일들에 대비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저처럼 대학입시 운

이 좋을지도 모르니까요.^^

   수험생여러분, 그동안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하신거 하루동안에 테스트받느라 수고하셨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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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06 01:13
수정 아이콘
............... 뭐라할말이 없네요.
감동 그자체입니다. ㅠㅠ)b
베르커드
03/11/06 01:14
수정 아이콘
이 게시물의 시한부 인생을 주장하는 바입니다
ㅠ.ㅠ=b 추게로 고~
03/11/06 01:15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을 쓰셨네요..
전 사상 최고로 어려웠던 수능을 치루었고
수능철만 되면 그 사실이 계속 되새김질 되어서 힘들었지만
님의 글을 읽으니 힘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어제 수능을 보셨던 분들도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루
새로운 목표를 넘으셨으면 하네요..
03/11/06 01:26
수정 아이콘
ㅠ_ㅜb
정말 좋은 일 하셨습니다.
03/11/06 01:49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그 택시에 탔을 학생분은 또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저그가되어라~
03/11/06 02:44
수정 아이콘
수능을 본 고3학생으로써 고맙습니다^^
언덕저글링
03/11/06 03:06
수정 아이콘
多席 님 저랑 동갑이시네요. 그랬었죠. 사상 최고로 어려웠던,
날씨마저도 십 년만의 추운 겨울 시험을 쳤더랬죠. 남부지방에도 30센티씩 눈이 쌓였던 96년 그 겨울 말이죠.
예상 채점과 실채점이 20점 차이가 났던 시험이었죠..
은빛게르드
03/11/06 03:22
수정 아이콘
멋진일 하셨습니다. ^^
hyuckgun
03/11/06 04:41
수정 아이콘
96, 97 수능 모두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지 않았었나 싶군요..97 수능이 400점 만점에 평균 17점 하락이었고, 96 수능이 200점 만점에 평균 10점 하락이었구요. 다 옛 기억들이로군요..그땐 수능하면 극악의 난이도라는 느낌이 강했는데..요즘은 난이도 조절이 잘 되어는 가는지..
무계획자
03/11/06 04:53
수정 아이콘
저는 00학년도 수능을 봤지만 96 97년 입시때의 수능 난이도는 극악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하지만 그 때는 다들 수능은 원래 다들 그렇게 나오나보다 했기 때문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죠. 98년까지 계속 그렇게 빡쎄게 나오다가..(300점 맞으면 연대는 쉽게 갔었던듯)
99년 때 갑.자.기. 불.현.듯. 대박 쉬워졌죠.
그러고는 00년도에 대박 쉬워졌던 99년에 비해 또 대박-_- 쉬워졌죠.
그 때는 정말 너무 쉽다고 생각해서 더이상 난이도가 내려갈 데가 없다고 다들 생각했었지만
01년도에 또 다시 대박-_- 쉬워졌죠.
그 뒤는 제가 교육계를 떠나서 (과외 -_-) 잘 모르겠지만 02년도에 난이도가 약간 보정된 후 03년도에 너무 어렵게 나왔다고 다들 울며불며했다던데 평균 점수 확인해보면 고작 00년도 수능이랑 비슷한 수준이었을겁니다.
작년의 그 파동(어렵게 나왔다고 투덜대는)은 정말 의아해 -_-a 할 뿐입니다.
hyuckgun
03/11/06 05:02
수정 아이콘
98년은 정말 전혀 빡세지 않았습니다.. 97년 대비 평균 46점 상승이라는 엽기적인 현상에 수험생,학부모,학교 모두가 어리둥절할 뿐이었구요..98년 당시 300점이면 상위 13~14%에 불과했으니 대충 짐작이 가실 듯 싶네요..-_- 98년 기준으론 아마 350 이상은 되어야 가능했을 것 같네요..00년까지 과외지도를 해봤습니다만, 99년 수능정도가 가장 무난하지 않았나 싶네요..
ProtossLady
03/11/06 05:12
수정 아이콘
SomeOne님과 같은 분들이 한 분 한 분 계실 때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따뜻함을 전해받는 것 같네요. 이번 수능 땐 이 글을 읽고 감탄하는 사람이지만 내년 수능 땐 이런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볼까 하고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대박 쉬워졌던 99년도 수능응시자입니다-_-;;
그전까지 310점부터 서울대 응시가능이었는데.... 310-25 사이에 서울대 갈 성적 좋은 학생들이 옹기종기... 그리고 단 한 명의 340!!!!
우리는 전부 그를 괴물이라 부르며 행동도 따라하고 막 그랬었는데...
수능칠 때 대박 쉬워져서 어이없이 높은 점수를 받고 저는 특히 횡재를 한 케이스 입니다 -_-... 제가 반도 못맞추던 영역이 특별히 쉬워져서 이익을 많이 봤었죠. 어렵던 때 340점 받던 학생은 당연히 만점을 받고서도 어딘가 좀 분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을런지 모르겠네요;;
저그매니아
03/11/06 05:17
수정 아이콘
03년도 수능은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좀 크게 낫지요.
그래도 가장 대박 깜짝수능은 02년도 수능...... 평균 50~60점 하락의 충격이 컷죠. 올해는 어떨런지... 올해도 갈팡질팡인거 같던데 ..
김호준
03/11/06 08:30
수정 아이콘
수험생인 저로썬 감동임미다...
님덕에 수험생은 얼마나 따뜻한 맘으로 시험을 칠수 있었을까요
아직 세상은 살만한가 봅니다 님같은 좋은신 분들이 이쓰끼깐요..
정말 존경합니다!!
03/11/06 08:58
수정 아이콘
뭐. 01수능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쉬웠기 때문에..
그만큼 02수능의 난이도가 높아진 것처럼 느껴진거였죠.. 특히나 1, 2교시 언어와 수리에서, 참 많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 사이에 없어졌었던 씁쓸한 기억이 다시 떠올려지는군요. 03수능은 그럭저럭 02수능과 비슷해서
난이도 충격은 덜했었는데.. 이번엔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
예술교
03/11/06 09:19
수정 아이콘
02수능을 봤는데...전 난이도를 초월한 케이스인지라(실업계 학생이고, 경험상 봤었죠) 166점이 나와 반1등을 했습니다 ㅡㅡ;;
그리고 장난삼아 수능으로 한군데 전문대를 지원했고, 붙었죠 ㅡㅡ;;
그 대학은 안갔지만....후에 자퇴하고 지금 수능으로 붙었던 그 대학을
다시 지원해서 다니고 있습니다(오X대학...^^;;)
귀여운호랑이
03/11/06 10:20
수정 아이콘
제목을 보고 "아니 또 누가 술김에 엉뚱한 소리를 써놓았겠구나" 생각했는데 완전 잘못 짚었네요. 술김에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그 택시기사분도, 다음날 그 택시를 탔을 학생도, 그리고 이 글을 보는 우리들도 다 기분이 좋아졌을겁니다.
As Jonathan
03/11/06 11:07
수정 아이콘
작년 03시험, 언어가 너무 어려워 전체적으로 시험을 잘 보지 못했습니다.
분명 02보다 어렵다고 느꼈었는데, 언론에서는 20점 가량 올라간다고 보도하더군요.
결국 가채점 결과 3점 가량 더 떨어졌지만, 그 때문에 죽은 학생들도 기억이 나는군요.
03수능에서 기억나는 것은 하나입니다. 언론보도때문에 하루동안 많은 수험생들이 심적 압박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03/11/06 11:36
수정 아이콘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했던 96년 수능에서, 저는 오히려 점수가 평소보다 오르는 기이한 체험을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10점 이상씩 떨어졌는데, 저는 5점 가량 오르더군요.
野性のENERGY
03/11/06 13:27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Quantizer
03/11/06 13:44
수정 아이콘
어렵게 공부하다 쉽게 나오면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97년도 식으로 공부하다 98년도 수능 본 경험담입니다. -_-; 대학 지원할 때도 혼돈 그 자체였죠.
평균율
03/11/06 17:28
수정 아이콘
95 수능 보신 분들은 안 계신가요? 갑자게 제 나이가 많다는게 확 느껴지네요. (__ ) 95 수능은 200점 만점이었답니다. 그때 수능이 어려웠는지 아닌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03/11/06 19:46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러고 보니 역대 최저 난이도의 수능을 쳤군요 -_-;;;
전국에 만점이 66명이 나왔고, 재수생이나 고3이나 별 차이도 없었고,
'예년과 똑같은 난이도' 운운했던 수능출제위원장을 납치해버리겠다는 친구도 있었고,
제2외국어는 30퍼센트 이상이 만점이었고, 넘쳐나는 재수생 때문에 시내 일신학원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S대 B과에서는 400점 만점짜리가 특차에서 떨어진 것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_-;;;

제 친구 하나는 평소 290 정도 나오는 애였는데, 그해 수능에서 점수가 80점이 올랐었죠. 그러자 감동하신 그 친구의 부모님이 재수하면 점수가 더 오를 것이라고 재수를 시켰고, 그 결과 다음해에는 예년 점수가 나와버린 아픈 기억이 있답니다. 부모님이야 아들 잘 되라고 그러셨다지만, 괴로워하는 친구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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