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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9/13 16:11:06
Name stark
Subject <잡담>"네멋대로 해라"를 빠져나오며
최근에 중독됐다 갓 빠져나온 <네 멋대로 해라>라는 드라마에 관한 짧은
단상을 올릴까 합니다.

이 드라마 시작할 때 별루 주목한 이 없었습니다. 특별한 스타도 없고,얘기도 시한부 소매치기라는 상대적으로 상투적인 소재여서 더 그랬겠지요.양동근 이라는 사나이에 대한 아줌마들의 생각은 '못생겼다'였으니 '꽃 미남'주류로 불리는 드라마에선 '이게 왠 날벼락' 되는거였죠.

전 제목이 재밌더군요. <네멋대로 해라>...이 제목은 프랑스에서 1950년
대 60년대에 기존 프랑스 영화의 문법을 철저히 깨뜨리고 혁명을 주도했던 장 뤽 고다르라는 젊은 감독이 59년에 만들었던 그 영화제목과 같더군요. 먼가 있을듯 했습니다.

고다르의 최초의 장편 영화인 <네 멋대로 해라>는 기존의 윤리관에 대한
냉소와 새로운 영화 언어 그리고 반항적인 이미지로 센세이션을 그 당시 프랑스 및 영화학도들에게 신선한 영화문법을 제공했었었죠.

그럼, 이걸 만드는 PD가 특이한 놈인가..라고 해서 뒤적거려보니 박성수
PD는 예전에 <맛있는 청혼> 이라든가 <햇빛 속으로> 등 그저그랬던 작품
을 연출했더군요.흠.  그럼, 극본은...이름이 기억이 잘 안납니다만 특이
했던 건 <여고괴담>의 각본을 담당했더군요. 역시 ..흠.

미리 밝히지만 저는 KBS에서 방영했던 <거짓말><바보같은 사랑> 등의 표민수 '마니아'중 한 사람입니다.

이 드라마가 이상하다고 느껴진건 이들의 대사 였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툭툭 내다뱉는 말투는 심심할때 한 번씩 한 두어바퀴 가슴을 휘저어놓고
지나갑니다.

이 드라마는 고다르의 영화처럼 기존 드라마의 관습 몇 가지를 깹니다.

첫째 '죽음'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자세입니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누가 죽을병에 걸리면 다들 슬픈 얼굴로 환자 손 꽉잡아주고 안타깝다는 표정 짓습니다.

이 드라마는 아프게 다가오는 현실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죽음'이 다
가오는 것에 대해 구차하게 살자고도 하지 않습니다. 남자친구의 죽음에
대해 여자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죽는거 그게 별건가'

병을 알게된 여자친구에게 애정어린 간호를 받자 주인공은 바로 말합니다.'뇌종양..고마워'

둘째, '삶을 사는 방식'에 대한 다른 견해입니다. 기존 사회에 소속되고자 노력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합니다. 다들 언더그라운드입니
다. 소매치기에 스턴트맨인 주인공도, 인디밴드의 키보드스트인 여자주인
공도 이들 모두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바봅니다. 세상과 무관하게 살아갑니다.그들을 어렵게 한 세상에 대해 비판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탓하고 자신을 돌아봅니다. 흔히 말하는 '세상'에 대한 '한풀이'가 없습니다.

셋째, '연애'가 참 유치합니다. 꿈 같은 연애장면 하나없습니다. '로맨틱'하지 않고 얘들 소꿉장난같습니다.

지하철에서 여자친구의 얼굴에 립스틱을 발라준다거나,공원에서 여자친구의 머리를 묶어준다거나,버스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빵 우유를 나눠 먹는다거나 하는 그런 유치함이 함께 합니다. 이런 유치함의 극에 이들의 '사랑'이란 것이 존재합니다.

드라마 종영하는 주에 이례적으로 씨네21 표지에 <네멋대로 해라>주인공
들의 얼굴이 나란히 실려 있더군요.이례적으로 10페이지에 걸쳐 이 드라마의 흡인력 및 마니아적 취향을 다뤘더군요. 아주 자세하게... TV드라마로는 첨 표지가 된게 아닌가 합니다. 가장 대중적인 잡지에 가장 마니아적인 드라마라....생뚱스러웠지만 " 이것도 형식적인 면에서는 기존 관습
을 깨긴 하는거겠구나"하며 씁쓸하게 한부 집어들었던 기억나네요.

갑자기 남자주인공이 자신에 대해 했던 얘기가 기억납니다.
"저는요 아직도 여전히 세상의 떨거집니다"

근데 말입니다. '세상의 떨거지'가 아닌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자신
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일까요.....

from st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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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게시판과 네멋30까페에서도 읽을수 있던 글이네여^^
같은 네멋팬으로서 방갑습니다~~ 아! 혹시 님이 이명은님이신가여?
명은님글같은데 혹시 동일인물^^?
02/09/13 17:13
수정 아이콘
이 드라마 자체가 주는 특이성 및 매니아적 성향이 우연히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게들 되는 거 같습니다. 동일 인물은 아닙니다. 그럼...^^
아 그러시군여^^ 전 이번에 수능을 봐야되는데 월드컵+네멋때문에..-_-;
저도 다른분들처럼 네멋 투어도 가고싶고 컴터로 네멋동영상도 만들고 싶은데.. 언제 베넷에서 한번 뵙죠 전 웨스트 pgr21(혹은 pgr21s)채널서
주로 놀구요 아뒤는 AsYouLikeiT입니다 뜻은 아시죠?"네멋대로해라"^^a
블레이드
02/09/13 17:57
수정 아이콘
네멋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입니다. 특히나 저희동네서 찍은 드라마라 ㅡ.ㅡ;; 동네 오갈때 일부러 그쪽길로 다녔지만 한번도 못 본 운없는이가 ㅜ_ㅜ
^^ 블레이드님 혹시 버스 정류장을 말하시는 건가요??
네멋의 버스정류장은 이미 네멋 매냐들의 관광코스가 됬던데요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혹시 모르시다면 "네멋30"이라는 까페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수준높은(저빼고ㅠ_ㅜ) 네멋팬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에요 박성수PD님과 인정옥작가님이 직접 올리신 글도
있고요 ^^ 아~! 글구 얼마후 서울서 정모를 한다는 소식도 있네요
사시는 곳이 서울이시라면 한번 참가해보시는 것도 괜찮을듯^^
(3호선버터플라이의 공연도 있고 잘은 모르지만 작가님과 PD님이
나온다는 소문도 ...^^)
블레이드
02/09/13 18:23
수정 아이콘
아뇨 저 홍대근처에 살거든요 전경과 미래 연습장이 있는 건물로 나오는 곳도 매일 지나다니는 건물 그 옆 책방도 단골 책방 ㅡ.ㅡa
근데 한번도 못 봤다는 불운이 ㅜ_ㅜ
02/09/13 20:24
수정 아이콘
네멋 30에 상당히 많은 매니아분들과 하루에 다 읽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글들이 아직도 올라오더군요. 저역시 제가 아는 분이 알려줘서 가입을 한지 한참됐지만 글은 하나도 안올렸습니다. 복수, 미래, 경. 이 세 캐릭터는 정말 특이하면서도 더럽게 포장이 되어있지만. 그 포장덕에 더욱 더 이쁘게 보이고 멋지게 보입니다. 제 생각이지만요.
제가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이지만 정말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건 이번이 첫번째구요. 괜찮다라고 생각한건 이번이 2번째 입니다.
언젠가 mbc 드라마넷에서 재방송 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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