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15 12:38:40
Name 마치강물처럼
Subject (허접단편) 오! 필승 코리아 #2
"이 감독! 막상 시작은 했는데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네. 지금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서 키운다는 것도 무리가 있고 말이야. 그렇다고 지금 50이 다 되어버린 예전의 게이머들을 다시 훈련시킨다는 것도 ....."

"그렇죠. 저도 사실 난감하기는 합니다. 새 선수 발굴, 육성은 사실 희망이 없구요. 앞으로 다시 스타리그가 살아난다면 모를까, 당장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벅차죠. 그렇지만 한가지 제가 희망을 가질만 한게 있어요."

"그래? 뭔데. 사실 이 감독이 하겠다고 나섰을 때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5년 전인가 마지막으로 동수 집을 찾았었지요. 16살 된 동수 아들 녀석이 스타를 하고 있더군요. 동수는 스타만 보면 병적인 기피증과 혐오증을 가지고 있던 터라 아들이 스타하는걸 허락할리 없었겠지만, 다행히 동수 아버님께서 손자가 스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셨나보더군요. 그런데 분명히 상대방이 있었어요. 그것도 예전의 프로게이머 수준에 육박하는 상대가.. 동수 아들은 아직 상대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듯 경기에 지고 말았지만, 또 다시 게임을 신청하고, 또 지고, 다시 신청하고 하는 엄청난 승부욕을 보여주더군요. 뒤에서 지켜보던 동수 아버님은 흐뭇하게 미소 지으시고요. 분명히 지금쯤은 엄청난 실력으로 커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 그렇게 되어있으리라고 믿어요."

"그래 그렇다면 그게 마지막 희망의 불씨일수도 있겠구만. 어서 가보자구.허~허 동수처럼 굉장한 놈이 하나 탄생되어 있으면 좋겠건만.."

예의 호탕하고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발길을 재촉하는 노신사 재경과 무서울리 만치 차갑고도 뜨거운 눈빛을 가진 깡마른 사내 재균. 이들은 예전에 전설이었던 프로게이머 김동수를 찾아 가고 있었다. 아니 새로운 전설이 될 희망을 찾아 가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동수의 집 앞. 두 사람은 떨리고 흥분되는, 그러나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서로 감추지 못한다.

"들어갈까?"

한참을 망설이다 재경이 먼저 말문을 연다.

"그러죠."

힘차게 초인종을 누른 재균은 아랫입술을 꽉 깨문다.

'힘들것이다. 누구보다 동수가 스타때문에 받은 충격과 절망을 잘 아는 내가 아닌가? 하나뿐인 아들녀석을 다시 스타로 끌어들이려 한다면 아마도 나를 잡아먹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설득해야 한다. 예전에 동수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동수의 아들만큼은 내 목숨이 다 하더라도 지켜줄것이다. 그것만이 내가 동수에게 진 빚을 갚는것이라라.'

마음을 다잡은 듯 재균은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누른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의 노인 한분이 두 사람을 맞는다.

"아이고, 이 감독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오! 엄위원님께서도 오셨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이 늙은이가 보고 싶어서 오신건 아닐게고.. 우리 힘토아범 만나러 오셨나 보군요. 조금 있어야 집에 올 건데... 일단은 들어오셔서 따뜻한 차라도 한잔 하세요. 밖에 날씨가 많이 춥네요."



"그간 별고 없이 잘 지내셨습니까? 찾아뵙지 못해서 늘 죄송스럽습니다."

"아이고 원 별말씀을요.. 이 늙은이야 이 감독님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아직도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두 분께서 이곳까지 무슨일로..."

"아 예. 동수를 만나서 긴히 상의할 일이 있어서요. 그런데 손주 이름이 '힘토'인가요?"

"예 엄의원님.. 제가 고집스럽게 그리 지어줬습니다. 부르기가 좀 힘들기는 하지만, 지 애비처럼 힘있고 강한 사내로 크라는 뜻이었지요. 예전의 힘토아범이 가림토였지 않습니까? 그 힘찬 질럿처럼 살아가라구요. 하 하. 늙은이 참 주책스럽지요?"

"아닙니다 아버님. 참 뜻있고 좋은 이름이네요. '힘토! 힘토라..."

세 사람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때, 방문이 열리고 찻상을 들고 들어오는 건장한 청년이 있었다.

"할아버지 차 가져왔습니다."

"오! 그래 여기다 놓구 어서 인사드려라. 이 감독님은 오랜만에 뵐거고, 옆에 계신분은 내가 항상 이야기 하던 엄재경 위원이시다."

"안녕하세요. '김 힘토' 입니다."

건장한 체격에 맑은 눈빛을 가진 청년은 아주 공손하게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오 그래 반갑네 힘토군.. 아버지를 꼭 닮았구만. 이리 와서 앉게."

"아닙니다. 세 분 말씀 나누십시요. 전 이만 제 방에 물러가 있겠습니다."

힘토는 다시 한번 공손히 인사한 후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다.

"아버님. 5년전에 힘토를 볼땐 아직도 앳된 소년이었는데, 이젠 완전히 청년이군요. 든든하시겠습니다. 저런 듬직한 손주를 두셔서.."

"네.. 많이 컷지요. 이것도 다 이 늙은이 복 아니겠습니까? 제 애비를 쏙 뺐지요? 듬직하고 나이답지 않게 심지도 굳고, 예의도 바른 녀석입니다. 요즘은 제가 저녀석 때문에 살아가지요. 하~하. 이거 또 제가 팔불출 처럼 손주 자랑을 해버렸군요. 워낙 이쁜놈이라서.."

"아닙니다. 아버님. 요즘 보기드믄 훌륭한 청년인걸요."

"아이고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차 드세요. 요즘은 전부 인스턴트 차라서 옛날같은 차 맛이 나기가 힘들지요. 이건 인스턴트랑은 좀 다를겁니다. 직접 찻잎을 말려서 우려낸 거라서요. 요즘들어 자꾸만 예전이 그리워 지는걸 보니 아마도 저 세상 갈때가 머지 않았나봅니다."

밖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집으로 들어오는거 같았다.

"아마 힘토 애비가 왔나봅니다. 두 분 계십시요. 제가 나가서 불러오지요."

노인이 나가고, 조금있다가 중년의 사내와 같이 방으로 들어왔다.

"힘토 애비야. 반가운 손님들이 오셨구나. 오랜만에 뵈니까 너무 기쁘구나."

"아이고, 재균 형님. 오랜만입니다. 재경형님도 오셨군요. 이게 얼마만입니까? 그런데 두 분다 많이 늙으셨네요. 하긴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하하 방갑습니다."

중년의 사내는 호탕한 웃음으로 두 사람의 손을 꼭 잡는다. 눈가에 이슬이 살짝 비치는 듯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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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 자네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서 왔네."

"왜 오셨는지 대충은 짐작이 갑니다 재균형님. 언젠가 이런날이 있을거란 아버님 말씀이 맞네요. 그런데 왜 이리 기분이 씁쓸한지..."

"동수. 그럼 자네도 우리가 왜 이렇게 왔는지 알고 있단 말인가?"

"요즘 신문에 난 공고를 보고 조만간 오시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참 많이도 망설였는데, 다시 한번 희망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긴급조치 21호가 발동되고 나서, 제 생활은 물론 우리 가족들 생활이 풍지박산이 나는걸 보고 다시는 스타와는 인연을 맺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 손가락 보이십니까 형님들. 다시는 마우스를 잡지 않겠다고 제 스스로 잘라버린 손가락입니다."

동수가 내민 오른손에는 검지손가락 두 마디가 없었다.

"그만큼 이 사회를 저주하고, 스타를 시작한 저 자신을 저주하며 살았습니다. 한데 아버님이 그러시더군요. 비록 강압에 의해 그만두게 되었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는 없지 않냐고. 뒤에 태어날 제 자식에게 '아버지가 이렇게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왔고, 너 또한 그런 아버지의 삶을 따라 당당하게 살아가라' 라고 말할수 있도록 하자구요. 전 지난 20 여년간을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철저히 스타를 기피하고 증오하고 있다고 속여가면서도, 가슴속에 열정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또 하나의 한이 될 수 있는걸 알면서도 아들녀석에게 스타를 가르쳤습니다. 다행히 속이 깊은 놈이라서 이해하고 따라주더군요. 어쩌면 제 짐을, 제 업보를 아들에게 물려 주는거 같아서 미안하고 죄스럽지만, 그래도 마지막 희망만은 버리고 싶지 않더군요. 재균형님, 재경형님. 두 분께 제 자식놈을 맡기겠습니다. 30년전 제가 재균형님만 밑고 젊음을 맡겼듯이, 이젠 제 희망을 두 분께 맡기겠습니다. 제 꿈을, 아니 우리 아버님 꿈을, 아니 아직도 스타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꿈을 되찾아 주십시요."

동수는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말을 한꺼번에 쏟아내고선, 깊이 한 숨을 내쉬었다.

듣고 있던 재경, 재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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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토야 이리 들어오너라."

방문을 열고 들어온 힘토를 동수는 옆에다 앉혔다.

"힘토야. 애비가 말하던 때가 이제 온것 같구나. 언제 올지 혹은 안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잘 참고 따라준 니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젠 그만 이 두분을 따라 떠나거라."

"예. 아버지.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해주신 가르침, 어디서든 잊지않고 살아가겠습니다."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혈육을, 어쩌면 또 한번의 가시밭길이 될지 모르는 곳으로 보내는 동수였기에 가슴이 아파왔다.

"동수! 고맙네. 이렇게 쉽게 결정해주고 도와줘서. 30년 전에 자네를 지켜주진 못했지만, 내 이번만은 약속하지. 내 육신이 허락하는 한, 아니 내 영혼이라도 자네 아들을 지키겠네."

재균은 동수의 손을 꽉 잡으며 다시 한번 다짐을 했다.

"형님. 믿어요. 믿습니다. 이제 힘토는 제 자식이 아니라 형님 자식이니까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노인의 눈에는 어느샌가 눈물이 고인다.

"이제 이 늙은이는 죽어도 여한이 없군요. 아~ 내 살아서 이런 모습을 다시 못 볼줄 알았건만... 이젠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이런 모습을 다시 보려고 하늘이 아직 날 데려가지 않으셨나봅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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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그렇지만 '월드 스타리그'는 힘토 하나만으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다른 방법이라도 있으세요?"

"아직은 별 방법이 없어. 이제부터 또 찾아봐야지."

"흐~음.. 역시 그렇군요."

동수가 서랍을 한참 뒤적이더니 무엇인가를 찾아서 재균과 재경앞에 내민다.

"이건 예전 게이머들 연락처랑 주소에요. 그 중에서 몇몇은 저처럼 자식들에게 한을 쏟아놓고 있죠. 이게 다 업보인지... 제가 붉은색 밑줄을 그어놓은 이름은 다들 자식들에게 스타를 가르쳤죠. 아버님이 미리 배려해 두신 일들이 20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게 되네요. 힘토도 다 그 애들을 상대로 연습해 왔구요. 이렇게 주소만 던져준채 또 짐을 두분께 맡기네요."

"동수. 고맙네. 아버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동수와 아버님 같은 분들이 계시는 한, 또 여기에 적혀진 게이머들이 있는 한, 희망은 살아있고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겁니다. 미천하지만 이 감독과 저를 믿어주십시요. 반드시 해 보이고야 말겠습니다."

그 사이 힘토는 가방에 짐을 꾸려, 떠날 준비를 해가지고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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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님. 잘 해낼수 있겠지요?"

"언제나 그렇듯이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수 있을게야."

주소록 하나 달랑 들고 떠나가는 세 사람의 뒷 모습이, 겨울바람과 함께여서 그런지 더 쓸쓸하게 보였다.




p.s :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네요.
         어제밤에 생각만큼 써 놓지 못하고 잔 것이 마음에 걸려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특유의 귀차니즘으로 인하여 이제서야 올립니다. p.p님과 동수님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또 무단등장을 시켰습니다. 허락해 주실걸로 믿습니다. ^^(완전 어거지 모드)

p.s 2 : '힘토'란 이름 마음에 드시나요? 머리가 나쁜 관계로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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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_Carter[15]
02/09/15 12:42
수정 아이콘
p.p님과 동수님께서는 허락해 주시겠지만 힘토녀석이 허락해줄지 모르겠군요. ^^;
마치강물처럼
02/09/15 13:03
수정 아이콘
아!앗 수정중에 카터님이.. ㅡ.ㅡ;;
그.. 그렇군요 힘토가 허락을 해줘야 할 듯... 난-.-감
Mr.Bush[zg]
02/09/15 14:13
수정 아이콘
오우,,,정말 재밌게 보고있음 ^^ 3탄도 ..
Dabeeforever
02/09/15 14:14
수정 아이콘
힘토의 모친께도 허락을 받아야 할듯...쿨럭;;;
참 3탄 기대되네요^^
응삼이
02/09/15 14:21
수정 아이콘
김동수선수가 실명거론 1순위 일듯합니다.
자신의 이름이 좋은일로 거론되면 좋아하지 않나요?
p.s 힘토이름을 보면 햄토리가 생각나는건 어린 조카들 때문인가?
김현욱
02/09/15 14:58
수정 아이콘
3편 기대할께요 ^_^
아트 블래키
02/09/15 15:11
수정 아이콘
겜 몇판하고 오니 벌써 2편을...^^;;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는걸까요?
샘물솟듯 펑펑 올려주세여~
후니...
02/09/15 15:11
수정 아이콘
강물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_ _)
아트 블래키
02/09/15 15:18
수정 아이콘
아~이런 눈물이........
딸기준이
02/09/15 15:46
수정 아이콘
언제쯤 3탄이..^ㅡ^;
AIR_Carter[15]
02/09/15 16:11
수정 아이콘
힘토의 모친은 아직은 출연을 안하고 계시니 모친에게까지 허락은..
들려오는 소문에는 힘토의 모친과 개런티 협상중이라는...쿨럭;; -_);;
02/09/15 17:20
수정 아이콘
아니 그런데..어떻게 p.p님 의 말투를 그대로 글로 옮겨 놓으실수 있으신지? 혹시.. 만나뵈신적이 있으신가요? 정말..아버님 말투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 대단 하시네요..-_-;;
02/09/15 17:23
수정 아이콘
음, 김동수 선수 꼭 결혼해서 아드님을 낳으셔야 겠군요^^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어서 올려주시길^^
02/09/15 19:46
수정 아이콘
핫핫핫 ^^ 저도 나오는군요. 이렇게 영광스러울수가... ^^
요즘은 주말마다 술에 떡이 됩니다. 저번주말은 서울에서 이재균감독과 is 사장님과... 어제 토요일은 집사람 친구들과 우리가족 모두 호프집에서...
소설에는 모습 보이지 않았지만 가림토어머니 얘기 해 드릴께요. 작년 스카이배결승 장충체육관에서 TV에 모습 비쳤으니까 외모는 보신 분은 아실테고, (체육관 대형 모니터에 얼굴 비칠때 "야 미인이다~"라는 감탄사 많이 나왔죠 ^^ 괜히 제가 으쓱... ^^;;;)
요즘 '내사랑 팥쥐'라는 장나라 나오는 TV 연속극 있죠? 경기도에 있는 모 테마파크가 무대인데 퍼레이드 할때 운영되는 낮에는 꽃으로 장식하고 밤에는 화려한 전구장식으로 사람들을 감탄시키는 밧데리카가 연속극에도 나오더군요. 그 밧데리카를 운전하는 드라이버가 제 아내 직업입니다.
직업이라기엔 낮과 밤에 잠깐씩, 출퇴근시간, 대기시간 모두 포함해서 두시간 가량씩 하는 정도여서 수입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만, 아내는 대단한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버들은 대개 사원부인들이 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왕고참입니다. ^^
어제 퍼레이드 끝나길 퍼레이드카 차고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끝나고 아내와 아내의 동료들이 모두 세워놓은 자가용앞으로 퇴근하더군요.
아내의 동료들과는 거의 모두 아는 사이입니다만, 몇몇 새로 입사하신 분들이 제가 왔다니까 그냥 가지 말고 맥주한잔 사라고... 그래서 몇몇분들과 근처의 호프집으로 갔습니다.
생맥 몇잔 마시다보니 모두들 남편분들을 전화로 부르시더군요. 요즘 남편들은 아내가 부르면 꼼짝없이 달려오는게 시대조류인가 봅니다 ^^ 그 남편들도 뭐 모두 제 동료들이라... 서로서로 모두 잘 아는 사이입니다.
흥겹게 취하고 있는데 가림토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안양인가 어디에서 사인회 하고 지금 집에 들어가는 중이라구요. 그래서 맥주집으로 오라고 했죠. 맥주집 마님도 같은 멤버여서 자리에 있었는데 얼른 자녀들을 전화로 부르더군요. 사인지 준비 시키면서요.
저희 딸애에게서도 전화가 와서 딸애도 호프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딸애는 천안의 S 대학 신입생입니다. 아내 말이, 딸애가 얼마전 버스안에서 휴대폰을 주웠는데, 잃어버린 사람이 M 대학에 다니는 남학생이고 오늘 만나서 돌려주기로 했었다는군요.
오랜만에 친한 동료들과, 우리가족들이 맥주 같이 마시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딸애에게, 남학생 어떻더냐고 물었더니... 군대 갔다 온 복학생이더라고, 나이가 많다고 하길래, "딱 됐네?" 그랬죠. 그랬더니 딸애말이 뭐가 됐냐고, 이상한 생각 말라고... ㅋㅋ 어쨋던 느낌이 어떻더냐고 했더니, 귀엽게 생겼다나 어쨋다나. 우하하하 ^^ 저보다 대여섯살 많은 남자보고 귀엽다니... ㅋㅋ
아, 딸애는... 음 역시 작년의 장충체육관에서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림토와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딸애야 말로... 지 애비 눈에만 그런지 모르지만... 귀엽게 생겼지요. 흐흐 ^^
마치강물처럼
02/09/15 20:10
수정 아이콘
아. 친구들과 가볍게 맥주한잔 하고 돌아오니 p.p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네 사모님 미인이신거 압니다.^^(저도 사모님 같은 미인 아내를 얻을 수 있을지... 지금 애인이 7년째 만나고 있는데 그렇게 미인이 아니라는.. 물론 제 눈에는 이쁘지만요 ^^;;)
3편은 가능하면 오늘 쓰도록 하겠습니다. 음주작업은 안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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