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5/30 02:25:33
Name 두더지
Subject [잡담] 닉네임 짓기
독행대도, 만리독행, 종횡강호,
재와먼지, 황무지, 두더지



독행대도... 디아블로를 끊었기 때문에 지금은 잘 안 가는 사이트, chaoscube에서 쓰던 닉네임이죠. 카오스큐브가 문을 닫았다가 복구(?) 되었는데, 문 닫기 전에 카큐를 자주 들르시던 분이라면 혹시 이 닉네임을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템감정'란에서 죽치고 앉아서 "에, 이 아이템은... 시세는 없지만, 유용한 물건이죠"와 같은 코멘트를 자주 남기곤 했죠.  獨行大道냐 獨行大盜냐... 나중엔 한자 닉네임으로 '혼자 다니는 큰 도둑놈'으로 다녔습니다.

만리독행, 종횡강호... (역시 지금은 안 하는)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쓰던 이름들입니다. 성직자 캐릭이 종횡강호였던가? 이곳저곳 별 이유 없이 돌아다니며 heal을 남발하곤 했죠.

독행대도(獨行大道), 만리독행(萬理獨行), 종횡강호(縱橫江湖)... 무협팬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천황', '##검황' 같은 이름은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고심해서 지은 이름들이랍니다. 무협의 등장인물들 이름을  - 왕일, 노독행, 명강량, 서문취설 등등 - 그냥 닉네임으로 사용한 적도 있었던 것 같군요. 그리고, 어디 '길드'나 '클랜'에 속하지 않고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어쨌든 여러 온라인 게임을 하며 어디 소속되어 본 적이 없습니다 - 주로 혼자 노는 성격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닉네임/아이디이죠. 이런 종류의 닉네임은 주로 게임에서나 게임관련 홈피의 닉네임으로 썼군요.

재와먼지... 세이클럽 닉네임으로 오래 사용했죠.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이 문구를 생각하며 지은 이름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던데... 숯이란 물건을 보고 생각한 닉네임입니다. 나무를 태우고, 타고 남은 재가 숯이 되잖아요? -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겠지만 - 그러나, 숯도 아닌, 숯이 아닌 재는 얼마나 쓸데 없고 보잘것 없는 존재입니까. 일단 '재'하나 건졌고... 뭔가 허전하여 댓구가 될 만한 것을 찾다가... '흙'이 아닌 '먼지'를 생각하게 되었죠. 흙이란, 흔한 것이기는 하나,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 존재입니까. 그러나 흙도 아닌 그저 '먼지'는 목을 따갑게 하고 눈을 흐릴 뿐인... 그야말로 쓸데없고 보잘것 없는 존재이죠. 뭐, 이런 복잡한(?)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그런 의미는 어쩌면 그저 혼자 생각일 뿐이죠... 보는 남들에게 "내 닉네임은 이러저러하다..."하고 이야기하며 다닐 것까진 없을테니 말입니다.

황무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산울림의 노래 "내마음(황무지)"에서 유래한 닉네임입니다. "나의 마음은~ 황무지~ 차가운 바람만 불고~ 풀한포기 나지않는~ 그런- 황무지였어요~" 이 노래 말입니다. 나의 마음, 나의 정신, 나의... 나는 얼마나 황량한가, 그것을 생각하며 지은 이름이지요. 유머감각이 없어서, 썰렁해서 '황무지'인것 아니냐 물으면 뜨끔! 사막에는 오아시스라도 있다지만, 황무지는 오아시스도, 낭만도 없이 황량한, 차가운 바람만이...

그리고 두더지, 사실, 이곳저곳의 닉네임들을 - 재와먼지, 독행대도, 두더지, 황무지 중에서 - '황무지'로 통합(?)하려 했는데, 어떤 사정에 의해 '두더지'로 결정했습니다. '두더지'는 www.kimpoong.net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인데... 땅을 파파파파팍~ 파고 숨는 그것을 생각하고 지은 이름이죠. 땅 파고 숨어싶은 이유... 뭔가 부끄러워서? 세상 보기 싫어서? 아, 사실은 '버로우'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저기 저기 외울트라리스크~ 내가 땅 파줄께 버로우해라~ ) 김풍넷에서 두더지햏~하면, 파파파팍~ (러커 버로우 사운드를 떠올리면 대략 안심!)

pgr21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 pgr21보다 더 - 공간인 '후추닷컴'은 실명사용 공간이라 닉네임을 쓸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꼭 실명으로 안해도, 회원등록은 되는 것이더군요. (어디 회원등록할때 '이름' 쓰는 칸에 본명을써야 하는건가 고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본명을 온라인상에 내놓고 다니니, 뭔가 어색하다는 기분도 들때가 있었는데 - 그리고 혹시 오프라인에서의 나를 아는 이가 알아볼까 염려한 것도 있긴 합니다 - 지금은 실명 공개도 좋다 싶군요.

닉네임이란, 자신의 '아바타'와 같다 싶습니다. 온라인에서 그냥 실명으로 다니는 것보단, 뭔가 자신의 개성 혹은 성격, 취향 등을 응축해서 만든 닉네임으로 다니는 것이 더 재미있는 것 같네요. 문득 이 시점에서 해보는 생각, pgr21에서 실명으로 다녀야 한다면 어떨까? 혹은 아바타, 아이콘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물론, 지금이(지금도) 좋습니다만. 그냥 괜히, '이러면 어떨까'하고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도 외로운 울트라는 버로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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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시청
03/05/30 11:49
수정 아이콘
아~~ '노독행'....독보건곤....용대운님 작품중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을 사랑해요"...."알고 있어. 그래서 기꺼이 떠날 수 있지."....
가슴이 아려왔다는~~
아~~ 군림천하 9권이 기대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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