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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04 01:08:17
Name 시퐁
Subject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꽃의 붉음은 십일을 가지 않는다.

알고 있던 꼬마들이 얼마전에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짧게 통화하고 가만히 생각하니 아아, 저 또한 감회가 새롭네요.

열네살에 나를 알아 어느새 성인의 반열에 올랐으니 -_- 이제는 명실공히 '그녀들'이로군요.

문득 저도 나이를 먹었다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스물 일곱이면 창창하지 않느냐고 하시지만

시간은 정말 느끼기도 전에 지나가버리네요.

때를 맞추어 아는 분께 이런 메일을 받았습니다.

[화무십일홍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가 어떤 격렬함을 떠나

안정된 틀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열정이 사라진 건 아니니

아직은 불을 끄지 맙시다, 어두운 방에서 촛불을 거울에 비추던 기억을 잊지 맙시다]


오호라, 아직은 젊어 있으라는 이야기에 순간 춤이라도 추고 싶었습니다.

편지를 주고 받는 이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때 한참 손을 놀리다가, 연락이 끊겼었는데

7년만에 다시 직접 손질한 편지지를 받으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예전의 꿈들은 이젠 그냥 '꿈'일 뿐이라 추억으로 치장해 이야기하곤 하지만

비교적 차분하고 안전한 단어들을 사용하여 떨림을 표현하는 것도 정말 재밌었고

빨간 우체통을 보며 두근거려보긴 정말 오랫만이라,

아...이런 것도 좋구나라고 생각해버렸습니다.

멋진 글씨는 아니지만 수를 놓듯이 편지지에 짜여진 문장들을 보니 정말 안심이 되어

어딘가 불안한 것들이 사라지더라구요. 이런 의지를 만날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그렇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사실이죠,

아직은 냉정만을 맞이할 때는 아닙니다. 화무십일홍을 논하기엔 일러요.

나의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는 동호회에 올리는 김에 함께 올립니다. 항상 그렇지만 게시판에선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네요. 아직까지는 '정착기'라기보단 '과도기'입니다.
GO팀의 팬입니다. 서지훈 선수때문에 좋아진 GO가 이젠 그 자신감 넘치는 컬러가 맘에 들어, 그 팀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GO팀이기에 좋아했던 전상욱 선수나 박태민 선수가 이젠 GO팀이 아니기에 좋아하지 않습니다.(물론 싫어하지도 않죠)..요즘 부진하지만 언젠가 다시 강렬한 향기를 피워올릴것입니다. 그걸 기대하며 응원해주는 것이 팬의 자세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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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04 01:15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밤샘 공부하기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_-;
05/05/04 01:1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매듭을 풀어가며 밧줄을 아는거라 생각합니다..
Dizzy/ 오 시험 기간이신가봐요 ...저도 3일째 밤샘이 중입니다.. 내신등급제가 사람을 죽이는군요...89년의 저주라고 까지 하니..에휴.. 자살하는 친구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군요.....수능 12번...ㅠ...
05/05/04 01:28
수정 아이콘
전짬님//전 주4라서 이번 시험만 끝나면 목금토일 4일동안 놉니다. 하하 :) 부럽죠?;;
89년생부터 또 뭔가 바뀌나봐요.. 힘내세요 -_ㅜ 저는 내신 완전포기하고 대학가서 PC방 밤샌 기억만 있지만;;
고등학교때 기숙사에서 시험공부하며 밤새던 친구들이 생각나네요..
그럼 전 진짜로 바이바이~
p.s 텐서 죽어라-_-;;
마술사
05/05/04 01:33
수정 아이콘
하아.... 참 가슴에 와닿네요.
higher templar
05/05/04 16:36
수정 아이콘
편지를 주고 받고 계시다니 무척 부럽습니다. 예전에는 가요책 뒤에 펜팔페이지 보고 편지도 해 보고 했었는데 요즘은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아오는거라곤 온갖 고지서들과 광고 전단지 밖에 없어진 요즘 편지가 무척 그립습니다.

편지 만큼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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