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제 이렇게 여러 글 읽는 거 저도 보기 싫어하고,
댓글로 달려고 해 봤지만, 읽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아래의 파이터 포럼에서 떴던 6/20 조용호 선수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경기 끝나고 인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언제부터 시작한 건지?
▶꽤 된 것 같다. 1년 정도 된 것 같다. 언제부터 인지 잘 모르겠다. 처음 세리머니가 많이 나올 때는 KTF매직엔스도 다같이 단결된 세리머니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딴 팀원들도 했었는데 이제는 나만 한다.
솔직히 보기 좋은 모습일 것이라 생각한다. 지던 이기던 악수할 수 있다는 것이 좋지 않나. 졌다고 해도 일어나서 악수하면 경기를 잘 치렀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겼을 때 악수하는 것은 솔직히 나도 힘들다. 상대에게 미안할 때가 많다. 져서 기분 나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상대에게 다가간다. 별로 안 친한 선수들에게는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더 강해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만 하는 수준이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조용호 선수 스스로도 악수하러 가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건 조용호 선수 뿐만이 아니겠지요.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만약 제가 그 상황이라도 그렇구요.

조용호 선수가 인사하러 갔을 때 다른 선수가 인사를 받지 않는다면, 조용호 선수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아니 이게 내 악수를 무시해? 내 인사를 무시해? 이런 나쁜놈을 봤나. 이렇게 생각할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인터뷰에서도 드러나지만, 자신이 이기고 악수하러 갈 때는 미안한 마음때문에 힘들다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악수나 인사를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조용호 선수는 그 마음을 이해할 겁니다. 처음엔 저도 무시하는 그런 선수들이 정말 보기 싫었지만, 저 인터뷰를 보고 생각이 바뀌더군요. 조용호 선수 스스로도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악수를 받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이겼을 때 더욱 악수하기 힘들다고 이야기 한 것이겠지요.

그렇다고 조용호 선수가 악수를 하지 말아야하나? 저는 그건 더더욱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선수가 경기를 정리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해 온 일종의 예절입니다. 악수가 노매너다. 그건 정말 아닙니다. 예전에 한 때, 경기가 끝나고 서로 악수를 하는 것이 규정인 때가 있었죠. 그것이 사라지고 오랫동안 gg로 경기를 마무리하다가, 최근 조용호 선수가 악수하는 것을 보고 좋은 취지이고, 또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문제는 팬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사를 거부 당한 조용호 선수 당사자가 아무렇지도 않은데, 자신이 프로게이머라서 상대방의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인데, 보고 있는 팬들이 화가 나는 것이죠. 앞서 말했지만 저도 정말 화가 났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화가 날 상황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고, 그렇게해서 나온 결론은 평소 프로게이머들이 승부에서 지면 그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과, 경황이 없다는 것, 더더욱 그 승부를 깨끗하게 인정한다는 사실을 비추어봤을 때 일부러 인사 안받을 프로게이머는 '절대'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팬분들은... 모든 선수를 이해해 주세요. 악수 받는 선수들 얼마나 많습니까? 대부분이죠. 그리고 '가끔' 안받는 선수들이 나오는데, 그 선수들은 100% '경황이 없어서' 그런 경우입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가끔 안받는 선수들이 나온다고 조용호선수가 악수를 하지 말아야한다? 그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조용호 선수의 행동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팬들이 이해해주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악수를 하러가는 조용호선수의 취지도 순수하게 받아들여주시고, 또 간혹 듣지 못하는 프로게이머가 나오더라도, 아 정말 경황이 없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겠죠.


조용호 선수의 팬으로서 더 이상 이이야기로 언쟁이 없었으면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갑작스럽게 쓴 글이라 앞뒤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 심정이 전달되었으면 하네요.
이 글은 나중에 삭제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