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6/07 20:04:32
Name AttackDDang
Subject 낡은 포테로샤에 꿈을 싣고...<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감상하고
나도 언젠가는 이런 여행을 하리라 마음먹곤 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남는게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자신에게는 많은 것을 남기는 여행. 그리고 그 여행은 '에레네스토 게바라'를 '체 게바라'로 바꾸어 놓는다.
계획 : 4개월간 8000km 여행하기
방법 : 대책없음
목표 : 책에서만 본 대륙탐험
수단 : 1구형 포테로샤 모터사이클 기종39년형 노턴500 비록 좀 낡고 오래됐지만
운전자 : 알베르토그라나도 나의 뚱보 친구이자 29살의 생화학자 자칭방랑과학자
그의 꿈 : 그의 30세 되는 생일에 위대한 여행을 마치는 것
부조종사 : 그와 동행인 나, 에레네스토  게바라 일명 엘 푸세 23세

영화의 시작부분에 나오는 기초적 여행 계획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영화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고, 영화의 처음에는 "적어도 그런 것을 말할 생각은 아니다. 그것은 일치된 꿈과 비슷한 꿈을 갖고 한동안 나란히 달린 두 인생의 한도막이다."라는 말이 나오며 역사적인 사실과는 전혀 관계없음을 말하지만 영화속의 여정에서는 '에레네스토 게바라'가 혁명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당시의 쿠바는 사탕수수경제라고 하여 사탕수수를 주로 재배하는 국가였다. 이는 일부 선진국들의 필요에 의해 재배를 하게 되는데, 워낙 원가가 낮은바람에 결국 또 빈곤에 빠지는, 결국 가난에서 헤어나올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미의 대부분의 국가가 이런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아르헨티나청년인 에레네스토는 칠레, 페루를 돌면서 이런 모습들을 보고, 자신을 변화시켜간다.
졸업을 한학기 앞둔 스물세살의 의대생 '에레네스토 게바라'는 그의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8000km에 달하는 여행길에 나선다. 여행길에 나선 그들은 아르헨티나의 여러지역을 거친다. 칠레에서는 소떼에 부딪혀 포테로샤가 망가져서 수리불가의 상황까지 가며, 페루의 잉카유적과 광산노동자의 삶을 보면서 에레네스토와 알베르토는 현실의 불리함에 분노하게된다. 페루의 나환자촌 산파블로에 도착한 그들은 3주간 나환자들과 생활을 하며 결심을 하게된다.
이 영화는 로드무비라는 독특한 장르를 취하고 있는데 그것은 인물이 여행을 통해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제시한다. 에레네스토가 체게바라가 될 때까지 페루의 마추피추에서 문명이 문명을 짓밟음을 깨닫고, 추끼까마따 광산에서는 목말라하는 광산노동자에게 마실물조차 주지않는 비참함을 보며, 하물며 산파블로에서는 아마존강이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갈라놓고 있다며 분열된 현실에 분노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하는 일기형식의 날짜와 장소, 그리고 그들이 여행한 거리를 나타내주는 자막(?)은 영화를 보는동안 머릿속에서 그들의 여정을 그릴수 있게 해주었으며, 중간중간 둘의 우정을 그리는모습,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넘어지고, 서로를 일으켜주고, 때로는 다툼을 벌이는모습들, 그리고 여행의 일정을 위해서 자신의 생일을 속였다며 웃음을 선사하는 알베르토와 알면서도 모른척했고 말하는 에레네스토를 보면서 유머러스 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간애까지 느끼게 해주었다.
잉카문명의 마추피추를 위에서 전체적으로 내려다보는 풍경, 그리고 먼지를 풀풀날리며 달리는 오토바이의 뒷모습과 멀리 내다보이는 아름자운 자연의 경치등 아름다운 영상은 이 영화를 보는동안 눈을 뗄수없게 만드는 또다른 재미의 한부분이었으며, 정서를 순화시켜주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
영화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천식환자인 에레네스토가 자신의 생일날 밤건강한 사람과 환자를 갈라놓고있다고 말하던 아마존강을, 그누구도 수영을 해서 건넌적이 없던 그 강을 건너는데 멋지게 성공해내는 것이었다. 나는 이 강을 건너감으로서 에레네스토가 체게바라로 거듭날 발판을 미리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며 감상했다.
영화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마지막에 그가 남긴 "적어도 이전의 내모습은 아니다."라는 대사이다. 처음의 계획이었던 8000Km보다는 많이 이동했지만 베네수엘라까지 12425Km를 이동하는 동안 자신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자신도 직시하며, 앞으로 그가 갈 길을 흑백의 정지영상들을 통해 암시 할수있게 해 준다.
아름다운 영상을 감상하면서, 감명을 받는순간 마다 알베르토같은 친구가 곁에있다면 에레네스토 게바라처럼 영화같은 여행을 떠나보고싶다는 생각을 상당히 많이 했다. 특히 아마존강을 수영을 해서 건너는 장면에서는 에레네스토를 마음속으로 열심히 응원했고, 강을 건너고 나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삶이 무기력하다고 느끼거나 답답하다고 느낀다면, 이 영화를 통해서 대리만족이나마 자유로운 삶의 모습이나 대리만족을 느끼ㄹ수 있다고 생각하며, 감상문을 접는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여자예비역
06/06/07 20:13
수정 아이콘
체게바라 평전을 읽고 더욱더 보고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보진 못했지만 감상평 잘읽었습니다..
루크레티아
06/06/07 20:13
수정 아이콘
체 게바라 평전에서 여행기 부분을 읽었을때 참 대단한 두사람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 의사 지망생을 총탄이 빗발치는 혁명 현장으로 밀어넣는 그 때 당시의 현실과 사상...
물론 체 게바라 자신이 워낙에 정열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정말 이념과 꿈의 힘이란 무서운 걸 느끼게 하는 구절이더군요.
숨은그림찾기
06/06/07 20:20
수정 아이콘
이거 보고 배낭여행을 떠났는데..

새삼 그들의 여정이 인간같지 않더군요..
샤워3일못했더니 말라죽을 것 같던데
06/06/07 20:41
수정 아이콘
2005년의 저의 베스트였죠. 마지막의 흑백사진같은 영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희망의마지막
06/06/07 20:48
수정 아이콘
상당히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영화 보면서 저는 더 답답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영화가 답답한게 아니라, 영화를 보며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굳이 '체 게바라'라는 실존 인물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천마도사
06/06/07 21:08
수정 아이콘
운이 닿아 작년말 쿠바에 다녀왔습니다.

생에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번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 열심히 돈과 시간을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AttackDDang
06/06/07 21:10
수정 아이콘
사실 이글은 학교 수행평가를 내기위해서 쓴 글입니다...
물론 제 자신이 책이나 영화를 보고나서 감상문 쓰는것을 좋아하는지라 별로 어려움은 없었지만
이 글을 써놓고보니 저는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threedragonmulti
06/06/07 21:33
수정 아이콘
영화는 재밌게 봤고 유려한 화면과 서정적인 음악, 잔잔한 감동까지 전부 좋았으나...
막판에 수영하다가 죽었다면 개죽음이란 생각이 떠나질 않더군요.
목숨을건 위험천만한 모험이었는데 대체 그 수영에 무슨 가치가 있었던건지 모르겠습니다.
난너좋아
06/06/07 22:54
수정 아이콘
음... 아직보진 않았는데 댓글을 보니 꼭 한번 봐야할 영화 같네요^^
체게바라 그는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06/06/08 00:23
수정 아이콘
대륙여행을 통해 접하게 된 사람들 중 저는 광산의 사회주의노동자부부가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체 게바라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영화는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지만 혁명가 이전에 '인간'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3719 분명한 것은 이것이 그의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6] 총든오리3645 06/06/08 3645 0
23718 강민팬으로서 임요환,박용욱..누굴 응원해야하죠?;;; [47] 김호철4467 06/06/08 4467 0
23717 [NC]...Yellow. "스타"를 좋아한다면. 당신도 그의 팬. [8] 3706 06/06/08 3706 0
23716 프링글스 MSL 8강 최종전!! (임요환vs박용욱/마재윤vs한승엽) [15] 타조알4665 06/06/08 4665 0
23715 한동욱 선수는.... [24] Solo_me3904 06/06/07 3904 0
23714 잘했어요 홍진호씨 [4] 까탈3498 06/06/07 3498 0
23713 러커를 짓밟은 마린들.. [13] 신동v4252 06/06/07 4252 0
23712 옐로우는 부활에 성공하였습니다...... [18] 강하니3998 06/06/07 3998 0
23711 새로운황태자의탄생(스포많음) [18] 성대모사달인3561 06/06/07 3561 0
23709 옐로우의 우승은....... 꿈이렵니까?? [46] 라구요5325 06/06/07 5325 0
23708 낡은 포테로샤에 꿈을 싣고...<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감상하고 [10] AttackDDang3720 06/06/07 3720 0
23707 스타리그 4강) 홍진호 vs 한동욱 ! [188] 체념토스6088 06/06/07 6088 0
23706 Revival Of 폭풍저그 [6] 비즈3865 06/06/07 3865 0
23705 다른점이 무엇이기에.. [24] Yaco3799 06/06/07 3799 0
23704 요새 방송 다 보시는분 계신가요?.......;; [23] ◎시원사랑◎4159 06/06/07 4159 0
23703 SK VS MBC 엔트리 예상 [23] 초보랜덤5699 06/06/07 5699 0
23702 전략게시판의 네오포르테 플플전에 관한 연우님 글을 읽고 [20] 아뵤3946 06/06/07 3946 0
23700 [kencls의 저 질 칼럼 -3-] 5 - 3 = 2 인 까닭은? [5] 내일은태양3705 06/06/07 3705 0
23699 황태자의 탄생인가,폭풍의 부활인가. [56] legend6247 06/06/07 6247 0
23698 프로게이머 문준희.. [36] 막시민리프크12047 06/06/07 12047 0
23697 저도 이제 외삼촌 +_+ [16] lxl기파랑lxl4034 06/06/07 4034 0
23696 오늘 동물학대 동영상 처음봤습니다.... [10] 김정민3559 06/06/07 3559 0
23695 아..박명수...(스포 有) [23] 킬리란셀로3931 06/06/06 393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