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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6/12 18:56:16
Name legend
Subject 과거에 그러했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러할 단 두 사람. 그리고 영원불멸을 깨부수려는 어린 혁명가의 전진은 신 시대의 바람인가, 한때의 광풍인가.
최근 프로토스의 분위기는 그 이전 암울했던 과거와 달리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며

타종족과도 꿀리지 않을만큼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 힘이란것이 예전의 프로토스가

보여주는 타 종족에 비해 적은 숫자의 로드커맨더를 가지고서 인간과 괴물 틈 안을

비집고 들어가며 처절하게 생존하는 것과 달리, 넓어진 인재의 폭으로 인해 더 이상

의 한 두 사람에 의한 기적이나 마법을 기대하지 않고 젊은 피들이 파상공세를 펼치며

공격력으로 압도하게 된것이다.


확실히 시대는 프로토스를 가을 안에서만 머물게 하지 않았다. 영원할꺼라 생각했던

이상의 단풍잎이 사신에 의해 누렇게 낙엽이 되어 떨어졌고, 이제는 젊은 혁명가에 의

해 바닥에 뒹굴던 이상의 잔재나마 썩어서 땅으로 회귀되었다. 바야흐로 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런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난 프로토스의 봄에서도 두 사람은 마치 아직 가을이

끝나지 않은듯 오롯이 서 있었다.

과거에 그러했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러할 단 두 사람.


영웅 리치


그리고


꿈의 군주 날라


저 둘은 사실 프로토스의 계절이 바뀌든, 시대가 흐르던간에 그런것은 아무 상관없었다.

그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두 사람은 프로토스의 이름이며, 영혼이며, 빛이다.

과거의 왕 가림토는 그의 시대에 프로토스가 당시 보여 줄 수 있는 모든것을 펼쳐보였고,

그것만으로 그는 부인할 수 없는 프로토스의 왕이다. 그리고 은퇴 하기 전 나는 다시 부활

할 것이다 라고 자신을 따르는 프로토스의 전사들에게 미래를 남기었다. 그리고 가림토

의 육이 어둠속에 침잠하고 이름조차 낡은 역사서 속에서나 남아 있게 된 그 어느 날,

왕은 돌아왔다.

하지만 귀환한 왕에게 더 이상 현재를 기대할 순 없었다. 왕의 자질이나 능력 이전에 이

미 현재 프로토스의 모든 것을 이룬 두 사람이 그가 왕이었던 머나먼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원불멸의 모습으로, 그가 과거에 봤던 그 모습 그대로 프로토스의 앞에 서 있는 것이

었다.

물론 그렇다고 돌아온 왕이 포기하진 않을것이다. 왕이란 칭호는 왕이라 말하기에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왕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왕으로 불리는것이다. 그래서 가림토는 왕

일 수 밖에 없는 자다. 어찌되더라도 그가 남긴 유산은 다시 부활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재의 프로토스에게 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의 낡은 이름이 아니라 신시대의 물결을 통해 나타난 젊은 프로토스의 장군

들은 어떨까? 사실 우리는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프로토스는 영웅과 꿈의 군주라는

거목 아래에 피어나는 나무와 꽃들이 아니라, 거대한 대양 한가운데 이미 바닷물에 잠겨

있어야 할 두 세계수가 파도와 해일을 견디며 꿋꿋이 서 있다는것을.

그리고 이 두개의 거목과 같이 서려는, 혹은 아예 두 나무를 베어버리고 단 하나의 존재

로써 프로토스란 바다의 용오름이 되려는 자가 나타났다.

그 자를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혁명가.


사실 혁명가 김택용은 2005년 이후 사신 오영종에 의해 깨어진 낭만시대, 즉 수많은

올드 프로토스의 몰락 이후 등장한 여러 신진세력 중 하나에 불과하다.게임내적, 커리

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김택용보다 더 나은 신진 프로토스도 있을것이다.

사신 오영종은 가을의 전설의 계승자이자 가을의 전설을 구성하던 낭만시대에 종언을

고한 자이기도 하다. 구시대와 신시대의 중심이며 그 과도기에 가장 빛났던 사신은 커

리어적으로 본다면 김택용보다 앞선다.

요즘 공룡사진으로 유명한 송병구도 사실 게임내적으로 본다면 결코 코믹하지 않은 막

강한 프로토스이다. 그의 전쟁술은 이때까지의 그 어떤 프로토스보다 뛰어나며 그것을

실현케하는 전술조차 여타 프로토스들을 상회한다. 어찌보면 이런 프로토스가 다 있을

까 싶을 정도로 강한 그는 전형적인 전쟁지휘관, 전쟁의 정도를 아는 뛰어난 지휘관이다.

그리고 전쟁에 있어서 김택용은 송병구보다 뛰어나진 않다.

악동 이승훈은 경기 자체도 화려한 난전과 뛰어난 멀티태스킹을 바탕으로 신진세력들 가

운데서도 상당히 강력한 프로토스지만 그가 더 빛나는것은 게임외적인 부분이다. 초반

의 안 좋은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성격은 거침없고 건방질만큼 시원시원하다. 그

리고 이러한 모습은 게임내적인 좋은 모습과 결합되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그는 게임의 재미를 알고 그 재미를 팬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되는지를 안다. 그런 의미

에서 이승훈은 김택용보다 더 팬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선수이다.

전신, 뇌제란 별명에서 알수 있듯이 윤용태의 게임은 전투 그 자체이다. 그 어떤 전투에

서도 쉽게 밀리지 않으며 이기기 불가능한 싸움도 기적적으로 승리해낸다.

절망적인 상황, 빛이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윤용태의 검은 어둠을 가르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 이것은 재능이다. 아니, 신기다. 마치 신성함을 몸으로 두른 성기사

처럼 그의 경기는 암흑속에 있을때 광휘를 내뿜는다. 이것을 가진 자는 지금까지 프로토

스를 통틀어서 오직 단 한 사람, 영웅 박정석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위와 같은 의미에

서 박정석의 후계자는 윤용태라고 생각한다.

과연 김택용에겐 이렇게 선택받은 자만이 가진 신기를 가지고 있을까? 그의 경기는 압도

적일 정도로 강하지만 기적이라 부를만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김택용에게 있는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왜 사람들은 김택용에게 기대하고 그

를 신시대의 대양을 지배할 자로 꼽는것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김택용은 오영종처럼 시대를 바꾸지도, 송병구처럼 천재적인 전

쟁지휘관이지도, 이승훈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도, 윤용태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신

기도 없지만 그 모든것보다 강력한 하나를 지니고 있다.

바로 시대의 부름.

위의 네 명은 시대를 열고 그 안에서 활약하지만 정작 그 시대의 주인이 될 자격은 시대

에게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김택용은 시대에게 인정받았다. 주인이 될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다. 그 기회를 김택용은 혁명이란 이름으로 시행했고 혁명은 성공했다.

프로토스는 저그에게 약할 수 밖에 없다. 그 고정관념, 프로토스에게 항상 트라우마

로 남아있는 아픈 상처를 젊디 젊은 한 사람의 혁명가가 상처를 꿰매버리고 그것을

온 세상의 프로토스에게 선포한것이다.그리고 그는 위를 올려다 보았다. 자신이 이룩

한 혁명의 결과물을 손 위로 높이 들고서 하염없이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그리고 그

위에는 영원불멸처럼 존재하는 위대한 두 프로토스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혁명가 김택용, 그는 저그의 총화, 저그의 구세주, 저그의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러할' 마재윤이란 거성을 꺽음으로써 프로토스가 지금까지 지니고

있던 트라우마에 대한 혁명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프로토스는 저그에게 이길 수 없다'

라는 트라우마를 깨버린 지금, 김택용이 더 나아가기 위해선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줘

야만 저 위에 있는 두 전설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영웅 박정석, 기적의 프로토스. 우리가 이 세상에 신이란 존재가 있다는걸 믿게 만드는

신성(神聖)을 가진 자.


꿈의 군주 강민, 그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세계에 구현해내는 자.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마법(Magic).


그렇다면 김택용은 과연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신의 기적에 버금가는, 꿈과 같

은 마법에 근접하는 무언가를 혁명가는 보여 줄 수 있는가.

만약, 혁명가가 그런것을 보여주게 된다면 우리는 진실로 낭만의 가을을 마음 속에 묻고

푸르른 대양의 바다에 가을나무로 배를 만들어야 될것이다. 프로토스란 이름의 방주를.






ps.주다스페인님 글 읽고 쓴 글 맞습니다.맞구요.(노대통령님 버전?)

오랜만에 장문을 써보네요. 예전엔 정말 글 많이 썼는데 요즘 들어선

바빠서 피지알 눈팅이나 겨우 하고 있네요. 제 글이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도 프로토스에 대한 추상적이고 허무맹랑한 내용입니다.^^

판타지소설 읽는 느낌으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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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12 19:20
수정 아이콘
근데.. 제목이 좀;;; 두 줄로 나오니까 왠지 어색해요;;
『루베트♪』
07/06/12 19:24
수정 아이콘
우왓;; 제목이 많이 기네요 ^^
sway with me
07/06/12 19:32
수정 아이콘
혹시 역대 PgR 글 중에 가장 제목이 긴 글은 아닐까요?^^;
체게바라형님
07/06/12 19:44
수정 아이콘
근데 왠지 밑에 쥬다스폐인님의 글을 보고 보니...
07/06/12 19:58
수정 아이콘
음;;제목이 좀 길다고 생각은 드네요. 그래도 적당한 제목이 기억 안나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다스페인님 팬이에요.^^ 페인님의 글 참 좋아합니다.하하!
왠지 글 분위기랑 저랑 비슷한거 같아서...물론 필력은 하늘과 땅 차이지만요.ㅠㅠ
플로라
07/06/12 21:13
수정 아이콘
LEGEND님의 글대로 그 두명이 올드 팬들에게 주는 영향은 거의 무너질수 없는 불야성이죠. 과연 혁명가는 그 두명을 실력 뿐만 아니라 그 외의 것으로 넘어설수 있을지는 미지수죠....오영종 선수도 넘어서지 못한 그 두사람을....
Judas Pain
07/06/12 22:09
수정 아이콘
^^ 저도 리전드님 글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송병구는 왜 더 강해지지 않는걸까요... 전 그가 시간이 지나면 프로토스 제1의 자리에 설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뭐가 부족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07/06/13 00:59
수정 아이콘
김택용 선수를 계속 누구는 머가 더 뛰어난데 김택용 선수는 그렇진 않다 라고 하는데 전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택용 선수가 더 나으면 나았지 못하다고 볼순 없다고 보는데 것참 ;; 이것도 주다스페인 님의 필력의 힘인가요 ㅡ_ㅡ;

다른건 몰라도 최소한 강민 선수보다 더 전략적으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박정석 선수보다 더욱 물량스러운 플레이도 펼치며 때로는 이승훈 선수보다 더욱 극심한 난전을 승리하고 (그것도 저그를 상대로) 무엇보다 유닛을 조합하는 밸런스 능력은 역대 프로토스중 최고중의 최고라고 봅니다.. 그리고 견제는 말할것도 없죠 오영종 선수보다 더욱 뛰어난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전 본좌급 선수를 이기는 선수는 이미 게임 능력은 본좌급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역대 이윤열 최연성을 넘어선 사람치고 지금 수준급 아닌선수가 있던가요.. 마재윤 선수를 이긴건 그것도 3:0 으로 이긴건 어느 한 부분이 특출난게 아니죠.. 정말 모든 부분에서 정점에 달하는 기량을 갖추고 그 모든걸 조화시키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속칭 S 급 선수들끼리는 그 모든걸 펼쳐보이며 싸웁니다..
단언하건데 최소한 저그전 만큼은 역대 최고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고 테란전에서 영리한 플레이를 하지 못할뿐 기본기만으로도 요새 가장 기세좋은 진영수 선수를 스카웃 관광 보내버린 그 실력.. 정말 기대를 안할래요 안할수가 없습니다
07/06/13 02:53
수정 아이콘
beoov님//ps에서 밝혔듯이 이 글은 어느정도 환상성이 가미된 글입니다.
글을 위해서 약간의 왜곡을 한것이죠. 좀 더 극적인 효과 창출(?)을 위해
서랄까;;
하지만 그렇다고 위 본문이 모두 허구라곤 말할 수가 없네요. 김택용선수
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대충 본문과 일치하는 편이거든요.
커리어적인 측면이야 당연히 결과가 확실하니 김택용선수를 능가하는
2005년 이후의 신진 플토는 오영종선수 정도밖에 없더군요.
그리고 게임내적인 내용인데 제 생각은 위 본문처럼 김택용선수가 다른
주목받는 신진 플토보다 확연하게 뛰어난 부분이 있다곤 생각하지 않습
니다. 단지 모든 부분에 걸쳐서 각 신진 플토와 거의 대등할 정도의 능력
을 지닌 밸런스형 게이머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숫자놀이를 해보자면,
송병구선수가 운영10 전투9 전략8 이라면
윤용태선수는 운영8 전투10 전략8 그리고
김택용선수는 운영9 전투9 전략9 라고 생각합니다.
뭐 시덥잖은 숫자놀이라서 실제적인 측면하고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대충 제가 말하고자 하는게 어떤것인지 느끼셨으리라 믿습니다.
본문에서 저는 김택용선수를 비하하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신진 플
토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특별한 선수라고 적었었습니다. 아마 제 필
력이 딸려서 그러한 부분을 잘 드러내지 못한거 같네요.쩝;;
사실 이번 글은 앞 부분의 주다스페인님 글을 배끼다시피 할 정도로 비슷한
내용도 많고 선수에 대한 분석이나 경기력을 평하는데도 약합니다. 그렇
다고 대놓고 배낀게 아니라 페인님 글을 읽고 바로 쓰다보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저의 글은 진실성이 강하진 않습니다. 단지 제가 강조하고 즐겨
활용하는 분야는 추상적인 표현에 의한 시대의 역사에 각각의 개인이 지닌
상징성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제가 즐겨쓰는 프로토스의 가을이 있죠. 사실 가을이
오든 말든 실제 경기에 무슨 영향이 있겠냐만은 가을의 전설이란 상징이
프로토스에게 갖는 의미는 게임판의 판도를 추상적으로 표현해주는 대표
적인 실례입니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의해 가을의 상징도 변하기 때문
에 변화하는 시점에서 그 시기에 활약하는 프로토스 게이머가 갖는 상징들을
표현하는것입니다.
결국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르지만 하나의 거대한 흐름은 통하고 있습니다.
강민, 박정석 등의 올드게이머가 피시방으로 탈락하고 오영종, 박지호 등의 신진 플토가 부상하고 있다.
낭만을 노래하던 오래된 가을은 낙엽을 떨구고 이제 새로운 단풍잎으로 가을은 바뀌었다.
두 내용은 표면적으론 완전히 다르지만 하나의 거대한 흐름에서 보자면 같은 내용이죠.
이거 쓰다보니 무슨 변명같이 적어버렸네요. 결국엔 제 필력이 안되서 읽는 분을 이해시키
지 못한건데;;;그래도 저의 진실성 없는 허접한 글을 보실때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시길 바
라며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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