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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09 08:39:19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꽃 한송이
어느 인적이 드문 오솔길 옆에 작은 꽃이 한 송이 피었습니다.

어느 바람에 씨가 떨어진 것이지 흔히 볼 수 없는 예쁜 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산책을 하거나 일을 하러가거나 혹은 그냥 그 꽃을 보기 위해 그 길을 찾았습니

다. 점점 그 꽃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알려졌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그 길을

찾았습니다.

어느 과학자가 말했습니다.

"이 꽃은 특이한 종이니 연구실로 옮겨 연구를 해야하겠군.."

그 이야기에 철학자가 말했습니다.

"꽃은 그냥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왜 꽃을 해치려하는 거요?"

"헤치려는게 아니라 연구를 하려고 할 뿐이요."

"꽃이 피어난 자리에서 사람이 인위적으로 옮기는 것이 헤치는 거지 아니란 말이요?"

한참 다툼이 있고 주위의 사람들도 서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꽃을 화분에 옮겨 씨를 받아야지.."

"안돼요, 그러다 꽃이 상할 수도..."

"이런 외진 곳에서는 꽃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할 수 없으니 광장의 화단에 심어야.."

이러쿵 저러쿵 여러의견들이 있었고 혹자는 꽃 한송이를 가지고 너무 열내는 거라고 비웃

기도 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며칠 후 광장에서 토론회를 열기로 하였습니다. 열띤 토론

이 끝나고 그들은 꽃을 옮기려 갔습니다. 그런데 꽃은 간밤에 폭풍 속에 꽃잎이 다 떨어지

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서로 네 탓이다 아니다 하고 다투다 이내 제풀에 지쳐 각자의 갈 길

로 가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서 한사람이 꽃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내가 이 길에 이 꽃을 심은 이유는 적은 수라도 너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에

게 즐거움을 주려 한것인데 그 사람들도 잃고 너도 잃었구나..."

아침에 그냥 생각난 어설픈 자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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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cturne
04/07/09 09:42
수정 아이콘
이건 좀 너무 씨니칼하네요=_=
세인트리버
04/07/09 09:55
수정 아이콘
음.. 폭풍 때문에 꽃이 진것보다는 사람들 손을 많이 타서 꽃이 졌다고 하는 편이 더 나아 보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04/07/09 10:41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총알이 모자라.
04/07/09 11:16
수정 아이콘
세인트리버님//폭풍이 몰아칠때 그렇게 목소리 높이던 사람들은 아무도 그 꽃을 걱정하지 않았다라는 표현입니다.
Marine의 아들
04/07/09 12:02
수정 아이콘
태클입니다만..'헤'치다가 아니라 '해'치다죠..;
총알이 모자라.
04/07/09 12:04
수정 아이콘
마린의 아들님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포켓토이
04/07/09 12:24
수정 아이콘
많은 사람들이 그 꽃을 사랑하게 되어 꽃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
비록 그 사람들에게 고의성은 없었다지만,
단지 사람들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소음과 먼지와 소란으로 인해 아름답고 살기좋던 그곳은 황폐화되었고
꽃은 점점 더 시들어 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꽃이 시들어 가는 것에 대해서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꽃에는 주인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볼품없던 그 꽃을 그렇게 예쁘게 가꾸어낸 것은 그 주인의 공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주인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시드는 꽃에 대해 염려하면서 꽃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언을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이 꽃은 개인의 꽃이니 상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꽃의 주인은 자신의 힘만으로 꽃을 살려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일같이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해주었지만 주인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잠깐 주인이 한눈 돌린 틈에 꽃에 쓰레기를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들마저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도 사실은 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반푼쯤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꽃은 사랑했으되 주인과의 사이가 나빠져서 그만 꽃마저도 싫어하게 되버린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주인은 다른 일도 점점 더 바뻐져서 꽃에 신경쓰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매일 꽃이 시든 이유가 너때문이라며 서로를 비방하고 싸움을 했습니다.
그 싸움의 여파로 인해 꽃은 더욱 더 시들어만 갔습니다.
이제 꽃의 운명은 둘중의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시들어서 져버리거나, 또는 울타리로 격리하여 미술관의 예술작품들처럼 멀리서만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꽃의 주인에게 친구를 사귀는 재주가 좀더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을 따름입니다.
달라몬드
04/07/09 12:28
수정 아이콘
I think PgR is still alive becasue of you and you.
Don't be a k.k.(keen knife).
Mr. Morebullet, please forgive me that I should point out that there is one more "헤" in the 11th line.
Have a delicious lunch.
총알이 모자라.
04/07/09 12:30
수정 아이콘
달라몬드님// I see
04/07/09 14:01
수정 아이콘
많이 보던 얘기네요..^^
pgr의 모습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04/07/10 17:14
수정 아이콘
모두가 추구하는건 같네요 결과는 달리 나왔지만 광장이란 그런데 겠지요. 폭풍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건 좀 그렇지만... 그 중엔 그 꽃을 생각했던 사람도 있겠지요. 물론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지만요...이거 제 미니 홈피게시판에 퍼갈까 하는대 그래도 되는지요 ? 우선 무단으로 글 퍼갈께요. 안되신다면 게시판에 퍼간글 삭제 하겠습니다. 글이 맘에 들어서 쪽지로 보내고 총알님 답장 기다려 볼까 했지만... 빨리 꾸미고 싶었습니다. 사후 통보지만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되신다면 바로 삭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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