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7/18 08:54:56
Name 항즐이
Subject [잡담+조르기] 애정의 증명
잡담 : 애정의 증명


1. 오랜만입니다.

제법 고통스러웠던 사건 때문에 pgr을 떠나 있기로 작정했었습니다. 관리자 아이디를 만들고, 통합 공지를 만든 후에는 정말로 pgr을 들어오지 않아버렸습니다. 그 "사건" 때문에 구겨진 마음을 좀 추스리고, 툭툭 털어버리자고 다짐하면서 학교 생활에 충실하려고 애썼습니다. 나름대로는 잘 봉합되었네요.

얼마 전 부터 다시 pgr에 들르기는 하고 있습니다. 코멘트도 두어 번 남겼었구요. 그다지 체류시간이 길지는 않습니다만, 다른 운영진 분들이 생업 때문에 바쁘신 정도가 말이 아니더군요. 저도 예전처럼 활력이 폭발해주질 않으니 운영진을 추가모집하는 것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듯 합니다.




2. 그저께, 어제 그리고 오늘.

어제 T1의 아쉬운 준우승이 있었다는 것을 새벽 2시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자주 만나게 되는 고교 동창생 녀석들과 이래저래 부대끼다 보니 차마 여학생들에게 스타보자고 하기가 미안해져버린 탓에.. (지금은 무진장 후회하고 있습니다만. 4:3이라니!)

아무튼 늦게나마 수고하신 모든 선수들에게 격려를! 1라운드일 뿐입니다, T1. 홈그라운드에 금의환향 축하드립니다, 이재균 감독님.

그저께는 pgr 회원이신 (아이디는 수줍어하시는 성격을 고려해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한 분이 강의하시는 과목의 수업을 찾아가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문화에 대한 토론 시리즈의 마지막 부분으로 이운재 선수가 와서 강연을 했습니다. 마지막 부분만 보았는데, 조용하고 수더분한 성격의 이운재 선수가 말 참 잘하더군요. 학생들에게 이런 자리가 자신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고 힘이 된 것 같다고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인 요청도 많이 받았구요. ^^

이운재 선수 그리고 이운재 선수를 소개한 지인인 학생들 몇 분과 그 수업의 선생님과 함께 식사를 얻어먹게 되었습니다. 그 유명한 동원관 3층 (오홋! 연누님~ 기대하겠습니다~) 에서 말이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척 즐거운 시간이 도었습니다. (참 쪽지 주신다던 형님, 어서 연락처 주시죠 ^^ 스타리그 기획하시는 거 잘 되기를 바랍니다. ^^)

오늘은 모처럼 이른 시간에 이렇게 글을 올려 놓고, 오전에는 신촌으로 과 사람들을 만나러 갈 작정입니다. 저녁 즈음에는 동문 후배녀석과 겜방을 가는 걸로 주말을 마무리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너무 완벽한 주말입니다!!)




3. 애정의 증명.

이 글을 쓰게 되면 좀 서둘러 씻고 나가야 하겠지만, 꼭 써야 겠다고 맘을 먹은 이유는 띄엄띄엄 들리던 pgr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막군님의 탈퇴.



pgr 클랜을 만들기 위해 애쓰시고, 클랜 때문에 생기는 잡음을 교통정리하시면서 운영진의 판단을 기다려 주셨고, 운영진의 부족한 능력때문에 클랜건이 무산되는 과정에서도 너무나 의연하게 받아들여 주시고 또 다음을 준비하시던 분.

멋진 글과 태도로 늘 제게 가르침을 주시던 분.



네, 그분은 '고작' 10대입니다.



아마 그런 분에게 나이와 관련된 낯설은 코멘트 들은 충격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나이와 무관한 네티즌의 성숙함, 막군님은 그에 대한 하나의 증거였으니까요.



너무 큰 실망 때문에 탈퇴까지 해버린 막군님이 이 글을 보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분들을 위해서도 몇 자 적어봅니다.




어떤 커뮤니티라도 "실망"과 "배신감"없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주 극소수로 유지되는 곳이라도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은 여러가지 장애와 만납니다. 증오심, 적개심, 표출되는 감정은 격렬하고 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그런 것들이 아물어가면서 또 생겨나고, 그렇게 덕지덕지 꿰매어진 채로 굴러갑니다.


그런 당연한 과정 속에서, pgr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고 또 잃게 될 것입니다. 더 많은 애정이 찾아오기를 바라지만, 오래된 벗들이 떠나는 것은 분명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분명 어떤 경우에는 한 사람의 애정이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원인이 되어 그 사람의 공백이 환영받기도 합니다만, 대체로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은 커뮤니티를 유지, 발전시키는 힘이 되기 때문에 애정의 공백은 커뮤니티에 큰 손실이 됩니다.


어쩌면 제가 떠나지 못하고 머무르는 이유는 제 애정이 고통보다 크다는 터무니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적어도 제 애정이 이곳에 도움이 되고 있고, 그 애정을 포기하는 것은 최소한 이곳을 "좋아하지 않는"사람들을 위한 것이 되며 동시에 나 아닌 다른 "애정을 지닌 사람들"에게 여러 형태의 손실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이니 어쩌면 그다지 손실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제 자신에 대해서는 이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만, 막군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 대해서는 타인의 입장에서 확신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곳에 애정을 가진 분들의 공백은 확실한 손실입니다.


애정을 증명해 주십시오. 그 애정이 배신감, 실망, 좌절 등의 갖가지 고통을 수반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그 애정을 증명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고통은 애정으로 부터 출발합니다. 실망을 느끼는 이유도, 다른 사람들이나 대상에 대해 실망하는 이유도 애정입니다.


실망해서, 커뮤니티를 떠나는 순간 당신이 실망했던 그 이유가 당신이 애정을 쏟았던 커뮤니티의 결과가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제 생각이 지나친 강박이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전 그렇게 되면 제 애정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쉬울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프지 않을거라고 보장해 드릴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겨봅니다. 억지도 쓰고 떼를 써 봅니다.


당신의 애정을 증명해 달라구요.


제발. (아이템 달라고 조르는 것만큼이나 제발~ ^^;;)





일요일이니 만큼! 날씨가 맑기를 바라며.



이곳의 모든 분들에게 인사 드립니다. ^^







PS. 아직도 다른 사이트와 이곳의 차이를 가지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코멘트에서라도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다른 공간은 다른 문화를 가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각자 자신의 것을 잘 꾸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겠습니다.


PS 2. 원 글은 더 느끼했는데.. 으음. 주제가 약간만 진지해지면 .. 크핫;

PS 3. 요즘 공지 안 읽으시는 분이 많다고 그러시더군요. 찬찬히 살펴봐야겠지만, 모두 공지 열심히 읽어주세요!!

PS 4. 저는 춤추는 대수사선 2 재미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ㅠ.ㅠ

PS 5. 캐릭터 페어 가보고 싶어서 월요일 아침에 잠시 연구실을 탈출할까 합니다. (오옷!)

PS 6. 팀리그 시뮬레이터 만드신 분 존경스럽습니다. ^^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미
04/07/18 09:04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오랜만입니다. ^^
문제의 글에 막군님이 '다 날려버리겠다'고 댓글 다신 걸 보고, 어떻게든 설득해볼까 했는데 기회가 안 따르더군요. 뭐 제가 몇 마디 한다고 해서 쉽게 굽힐 분 아니시지만… '애정이란 게 있잖아요', 'PgR에는 장점이 많습니다' 그 글들을 떠올리면서 설마 떠나시기야 하겠어 했는데 결국 탈퇴하셨네요. 많이 아쉽습니다.
저는 글도 못 쓰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지만, PgR을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계속 남아서(폐가 되더라도^^;) 필력이나 늘려 보렵니다.
이곳의 모든 분들 파이팅!
SNU medic
04/07/18 09:45
수정 아이콘
글잘읽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사이트 언급에관해서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있습니다.. 타사이트와의 차이점이라는것은 결국 다양성을 말합니다 타사이트와의 차이점을 논하는건 제가 보기엔 지극히 자연스러운일이고 그런 논의가 pgr이 나가알 이정표를 제시해줄겁니다.. 논의의 접근방식이 문제지 논의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포켓토이
04/07/18 09:59
수정 아이콘
막군님이 탈퇴한 계기가 되었다는 그 글에 달린 댓글들..
충분히 달릴만한 댓글들이었습니다.
부산의힘이라는 그분, 도저히 납득못할 수준의 글을 연달아 3개를 올렸고 거기에 짜증난 분들이 그런 리플을 단겁니다. 3개중 2개는 곧 삭제되어버렸고 그 글 하나만 어찌해서 삭제안되고 살아남았는데 그 글에 달린 리플들을 보고서 전후사정도 모르는 분들이 PGR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되었냐는둥 이상한 리플들을 다시는데- 거참 상당히 난감한 기분이더군요. 더구나 그런 일로 PGR에 실망해서 탈퇴까지 결심하다니- 할 말이 없습니다.
Tom jobim
04/07/18 10:43
수정 아이콘
누구보다 이곳을 사랑하시는 분이시란걸 글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꼈네요. '애정의 증명' 제대론데요? ^^;
종합백과
04/07/18 11:16
수정 아이콘
막군님이 탈퇴를 하셨군요... 음...

예전 pgr 클랜 사건이 있었죠. 임시 게시판도 만들고, 의욕적으로 활동하셨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안타깝습니다. pgr은 점점 소를 잃어갑니다. 외양간엔 소가 아닌 사람이 넘칩니다.

소위 예의를 논하는 사람들의 설자리는 점점 없어집니다. 자유라는 이름하에 점점 더 규율이 우스워지고..

원글 -> 상식적으로 이해 하기 힘든..

덧글 -> 더더욱 이해 할 수 없는

글의 재생산, 무한루프, 교양을 가장한 논리 싸움...


이전에도 이곳에 대한 글을 남긴 적 있지만,

라이트 버튼의 무게
예의 - 원글이 기분나쁘다고 똑 같이 행동한다면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지키자고 얘기하는 분들은 점점 묻혀가고.. 음.. 광장이 되가는 pgr... ^^ pgr! 넌 변했어!
04/07/18 13:44
수정 아이콘
음.. 오랜만에 항즐이님글... 우선 두손 두발을 다들고(?) 환영 합니다. 역시 집이란 좋은 곳이죠.

막군님의 탈퇴... 그런일이 있었나요? 음... 이런 낭패스러운 일이...
안전제일
04/07/18 16:17
수정 아이콘
우선 반갑습니다.^_^

음...몰랐었는데..그런일도 있었군요.
안타깝군요....무슨 말을 해야 할지..흠흠.......
춤추는꿀벌
04/07/18 17:19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화이팅입니다. 언제까지나 pgr21에서 항즐이님의 좋은 글들 보고 싶습니다.
04/07/18 19:13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올드마린은 살아 있었군요.+_+;;
pgr에 대한 애정을 증명해야겠습니다.
04/07/19 01:48
수정 아이콘
'즐'군...(이렇게 부르는 것이 너무 좋아요오~ -ㅇ-)
그놈의 밥은 왜 그렇게 먹기 힘든 것인지.....
어째거나 아직도 1년은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하니, 시간이 있는 것인가.
학교건 말건 주말이건 신경쓰지 말고 언제든지 한 번 놀러오도록 해요.
뭐, pgr에 pos연습실 일기를 쓰는 걸 지금 진지하게 고민 중인데....
아무래도 못쓰게 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유 = 재미없음)

막군님...내가 안놀아줘서 삐진걸까.
공부 열심히 안하면 엉덩이 100대~! 라고 해서 화가난 걸까. ㅠ0ㅠ

어째거나 조만간에 '즐'군과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음 하네요.
달라몬드
04/07/19 11:20
수정 아이콘
항즐님, 정말 오래간만이군요
무지 바쁜(척) 가운데서도 댓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주말에 커다란 이벤트도 있었지만 글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소화가 어렵습니다. 이 시기엔 가릴건 가려야 몸상태를 겨우 유지합니다.)
님이 외면하고 있는(척) 기간동안에 많이 바뀐것 같지 않습니까? 조금 서운하시죠?

님글에 맞추어 무거운 주제에 대한 제 사견은 음...모르겠습니다. 영 맞질 않네요. 사실 내막도 모르고요.

그렇다면 그 다음 lovehis님께서 제안하신대로 환영하려니 내공이 모자라 공중부양이 안되네요. (두손 두발 들고 환영하려니...) 이게 제 애정 표현입니다.

님도 바쁘시더라도 예전의 애정을 회복해 줗세요.(너무 무리한 부탁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62 이재균 감독의 용병술의 승리 [8] 초보토스3516 04/07/18 3516 0
6160 [안타까움]어제와 오늘의 PgR을 보며. [15] 밀림원숭이2904 04/07/18 2904 0
6154 [후기]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 부제: 이럴수가. [15] nodelay3460 04/07/18 3460 0
6153 Gillette 2004 스타리그 기타전적! [4] 료코/Ryoko3057 04/07/18 3057 0
6152 방금퍼온 대세저그 도형.JR 안석열 선수 인터뷰 [3] 노가다질럿4068 04/07/18 4068 0
6150 SPRIS배 패자조 4강 박성준:김환중 3경기 후기. [1] LoveYJ3090 04/07/18 3090 0
6149 "만약, 결과론적으로.." 이런 이야기는 두 팀을 욕되이게 하는 말입니다 [32] 겨울이야기a3596 04/07/18 3596 0
6148 [7. 08 ~ 7. 14] 일주일간 PGR자유게시판 분석. [4] soundofsilence3394 04/07/18 3394 0
6147 네? [2] 토짱엄마3152 04/07/18 3152 0
6145 <뉴스>`희대의 살인마' 서울 연쇄살인범 검거 [11] 나를찾아서3274 04/07/18 3274 0
6144 감독의 역활(프로리그에서..) [19] zenith3111 04/07/18 3111 0
6143 최고의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온게임넷 스타 리그.. [4] 라이디스2974 04/07/18 2974 0
6142 한빛 우승은 운이지 머.. (- 높히려는 자와 낮추려는 자 -) [39] 비롱투란5076 04/07/18 5076 0
6141 [격려]누가 뭐래도... 사랑합니다. SKTelecom T1 ... [14] 청보랏빛 영혼3257 04/07/18 3257 0
6138 [후기]역시 부산의 .... [5] 부산의힘2905 04/07/18 2905 0
6137 커세어에 대하여 [16] minyuhee4855 04/07/18 4855 0
6136 SKY = Replay Ever? [5] AU)Asiel3260 04/07/18 3260 0
6135 [잡담+조르기] 애정의 증명 [11] 항즐이3401 04/07/18 3401 0
6134 2등 [5] 하늘사랑3099 04/07/18 3099 0
6132 갈매기가 춤추는 바닷가.... [21] 부산갈매기3568 04/07/18 3568 0
6131 [글] pgr에서의 따뜻한 커피한잔은 식지 않기를.... [6] 양정민3897 04/07/18 3897 0
6130 다시보기 - 프로리그 1R 결승전, 개인전 총 4경기 [8] Perditt3059 04/07/18 3059 0
6128 한빛..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았기에.. [1] Nabi3311 04/07/18 331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