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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27 21:47:28
Name 맛동산
Subject 맵 구성의 측면에서 본 온게임넷 스타리그
올림퍼스-파나소닉 시절, 프로토스가 완전 '섬멸'하는 기염을 토해낸 온게임넷.

그때 당시 많은 분들께서 온게임넷은 밸런스가 아니라 디자인과 독창성으로만 맵을 만드는 것 같다. 밸런스는 MBC게임이 더 낫다. 라는 혹평들을 제기하셨죠.

마이큐브배(한게임배보다 먼저 맞죠?^^;;) 때 온게임넷은 그 오명을 씻고자, 밸런스를 위한 개방형맵 기요틴과 엄청난 독창성 패러독스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프로토스형 맵 두개는 좀 오바였던 것인지, 아니면 강민과 박용욱이라는 걸출한 프로토스가 너무 괴물스러웠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온게임넷 입장에서는) 어이없게도 플플전 결승이 나오고 맙니다.

온게임넷으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죠.. 두시즌 8강 전원탈락인 프로토스가 갑자기 이런 이변을 낳을 줄은 몰랐던 겁니다.

온게임넷은 한게임배에서 맵을 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요틴은 좀더 장애물을 늘리고 드랍할 공간을 늘려 테란이 할만하도록, 패러독스는 저그가 투해처리로 가는 것을 감안해 자원과의 거리를 두는 것으로, 그리고 '남자이야기'라는 맵. 분명 '외관상'으로는 충분히 밸런스가 조정되어 보였습니다. 패러독스에도 저그가 할만하게 개조되었고, 기요틴도 테란이 할만하게, 그리고 남자이야기라는 맵은 프로토스가 힘들지만 뒷마당 섬맵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니 충분히 해볼만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밸런스는 더욱 악화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요틴에서는 테프전이, 패러독스에서는 플저전이 심각하다 할 정도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듀얼토너먼트에서 이미 기요틴과 패러독스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프로토스의 숫자는 유례없이 많아져버렸죠. 그들은 유리한 맵에서 질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4강 3플토, 결승 플플전이라는, 유례없는 두시즌 연속 플플전이라는 기록을 남기면서 한게임배가 끝나버렸습니다.

온게임넷은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그저 제 3의 종족, 지나가는 행인 정도로 생각했던 프로토스가 맵 한두 개 지원받았다고 쟁쟁한 저그, 테란유저를 줄줄히 꿰차 결승까지 플플전을 낳는 상황이라니!

온게임넷 관계자들은 이제 정말 적절한 수준의, 프로토스와 저그, 테란 모두 고려한 밸런스 잡힌 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두시즌간 프로토스 히스테리에 시달린 온게임넷 관계자들은 모든 종족이 할 건 있게 만들되 프로토스가 진행되고 전략이 나오고 나올수록 결국 뒷심에 밀리도록 컨셉을 잡았죠.

역시 16강, 8강 초반만 해도 4가지 맵 모두 프로토스가 해볼만해 보였습니다. 하나 둘씩 떨어지긴 했지만 8강 플토 셋은 절대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죠.

하지만 역시 대회가 진행되고 될수록, 프로토스의 전략은 말 그대로 나올 게 다 나와버렸고, 그 맵들은 정석으로는 타종족을 이기기 힘든 맵들이었습니다. 하나둘씩 무너지고, 결국 4강은 2 테란 1저그 1플토가 구성되었습니다.

온게임넷으로는 불안불안했습니다. 어찌 맵만 보면, 그리고 그전까지 보여왔던 테란플레이어들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면, 어쩌면 또 동족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을 듯 싶네요.

하지만 Two Park 은 이미 물이 오를 대로 올라 각성해버린 상황이었죠. 맵의 밸런스, 종족의 밸런스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혈전끝에 결승에 올라버렸습니다.

승자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온게임넷은 '이 맵들이 프로토스가 괜찮나?'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프로토스의 엄청난 가능성에 겁먹어버린 온게임넷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맵들의 균형을 잡아주지 않고 그들의 가능성만 생각하고 듀얼 맵들을 배치했습니다. 어찌보면 지난 여섯명의 결승진출게이머 중 다섯명이 프로토스라는 사실이 그들의 감정 깊은 곳에서 오는 불안감을 눌러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듀얼은 진행되고, 밑천이 바닥난 프로토스들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절반밖에 무너지지 않은 프로토스지만, 그 무너진 프로토스의 네임벨류의 무게를 생각하면 절대 무시할 수 없기에 이런 글을 한 번 써봅니다.

이렇게 맵 구성의 측면에서 생각해보니, 어찌보면 이게 일종의 '기간'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경제파동처럼, 오르락 내리락 말이죠.

* 프로토스 유저의 노력과 실력을 무시하지마라! 라는 태클은 사양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로 맵 구성의 측면에서 본 온게임넷의 스타리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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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ria
04/07/27 21:58
수정 아이콘
그간의 맵의 컨셉을 조금 변화시킨 흔적은 보이더군요. 강민과 전태규, 이 두 거물 프로토스의 탈락은.... 확실히 충격이기는 합니다.
리드비나
04/07/27 22:00
수정 아이콘
그래도 태클 좀 당하실듯..
경락마사지
04/07/27 22:06
수정 아이콘
파나소닉이 먼저죠.;;; 파나소닉-올림푸스-마이큐브-한게임-질레트
그리고...올림푸스때도 기요틴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오늘 전태규 선수의 실력은 평소때 전태규 선수가 아니었다고 생각되구요. 노스탤지어에서 드랍십 쓰는 테란을 많이 경험해지 못한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김성제 선수도 좀 도박적인 전략을 많이 사용했다구 느끼고요..노스탤지어나 머큐리나..맵은...지금도 좋아보입니다만...
04/07/27 22:12
수정 아이콘
이번 시즌 신맵들이 그리 좋은평가를 받지 못했다는게 문제가 되겠죠.
레퀴엠의 "무적빌드"논쟁이나 머큐리가 재미없는 맵이라는 평가를 받는것등 이번 맵들은 그리 신선하지도,밸런스가 맞지도 못했다는 평이 중론이죠.플토는 잘나갈땐 폭주기관차였다가 조금만 건드리면 탈선해버리니 온겜측도 꽤나 고심이 클듯 합니다.(기요틴,패러독스는 딴 종족팬들에게도 재앙이었지만 플토팬들에게도 재앙입니다.우승해놓고도 맵빨이라는 소리를 듣는건 그리 좋지 않거든요.)
신문진
04/07/28 00:04
수정 아이콘
16번째 줄/4강 3플토가 아니라 2플토죠. 한겜배 4강은 나도현선수(테란), 변은종선수(저그), 전태규선수(플토), 강민선수(플토)였습니다.
Dark..★
04/07/28 00:58
수정 아이콘
이미 흘러간 역사에 대해서 해석을 하는 정도의 의미라서 굉장히 조심스러워지네요^^ 저의 주견을 보태자면 기요틴과 패러독스의 등장은 분명 '일대사건'이었습니다. 토스 상대로 테란이 힘들었던 기요틴, 토스 상대로 저그가 힘들었던 패러독스.. 이런 밸런스적인 외양의 의미도 있겠지만 전 그보다 훨씬 더 거대한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개방형 맵과 섬 맵의 신기원을 이룩한 기요틴과 패러독스'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즉, 공식맵이 언덕형.. 궁극적으로 로템형을 완벽하게 탈피하였다는 역사적인 의미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저그 상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더블넥을 하는 토스, 부대 단위의 수송선이 교차하는 대규모 물량전에 이은 화려한 에어쇼.. 스타크래프트의 숨겨진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자극하는 데에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윤열 선수와 박경락 선수의 패러독스전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중앙 대륙에서 엄청난 수의 저글링 히드라와 골리앗 탱크 부대가 격돌하는, 마치 영화같은 한 장면.. 임요환 선수의 기적 같은 역전승도 그러했구요. 조진락이 줄줄이 패러독스에서 낙마하는 것을 보고 울컥하기도 했지만, 이런 패러독스만의 매력 때문에 아직도 패러독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 맵 내적으로 이런 많은 시도가 있을 테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언덕형+개방형+전략형+섬맵의 현재 정형화된 공식맵 구도가 있지만 이것은 언젠가는 분명히 깨뜨려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번 시즌에 쓰이고 있는 레퀴엠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기도 합니다. 역언덕형 또는 분지형이라는 맵에 따른 부과적으로 요구되는 플레이를 잘 녹여놓은 맵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SKY 2라운드 공식맵이 굉장히 기대되네요^^ 옛 추억에 대한 감회가 새록 새록 다가오는 듯 합니다.
04/07/28 01:45
수정 아이콘
진짜 무적빌드는 바람의 계곡에서의 더블 커맨드
제리맥과이어
04/07/28 02:57
수정 아이콘
흐흠...머큐리와 레퀴엠은 플토 테란의 밸런싱을 초반에 맞추느냐 중반에 맞추느냐에 차이가 아닐런지...프로토스를 위해 초반에 프로토스를 강하게 하고 또 테란을 위해 러쉬거리를 짧게 한 맵들이 레퀴엠과 머큐리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초반에 플토가 못끝내면 테란이 금방 조여서 승리. 이런 재미없는 경기들을 불러온것같습니다. 중반까지 계속되는 치열한 난타전이 레퀴엠과 머큐리에는 별로 없던것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맵들이 노스텔지아와 남자이야기와 껴서 8강전 4강전 모든게임의 스코어를 2:1, 3:2로 만드는 기염을 토했죠. 질레트배에서는 성공적이엇는데 듀얼에서 밸런스가 무너지는게 문제인가보군요. 아무튼 저는 토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는게 문제인것같습니다. 테란이야 워낙 기대주가 많고 저그도 현재 거의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신예선수들입니다. 박성준 신정민 이주영 박영훈 마재윤... 박태민 변은종선수도 오래된선수는 아니죠. 이에 반해, 토스선수들은 박정석, 강민, 박용욱, 전태규 모두 오래된 선수들이고 모두 우승경험이 있고, 김성제선수 포함해서 이 선수들만이 거의 스타리그에 그동안 올라왔고, 이번 듀얼에도 그 선수들입니다. 신예선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안기효 선수가 있나요...전 프로토스의 세대교체가 타 종족에 비해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Sulla-Felix
04/07/28 09:04
수정 아이콘
문제는 로템입니다. 언제나 플토는 소수였습니다. 지금 상황도 4대토스와 그 뒤를 잇는 김환중, 김성제선수, 박정길,안기효,박지호의 거물신인라인 그리고 몇몇의 신예토스. 이 선수들이 전부입니다. 플토가 리그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입니다. 왜 이렇게 플토 선수층이 얇을까요? 로템때문입니다. 토스의 무덤 로템. 아마츄어의 기반에 이렇게 토스에게 불리하니 토스유저층이 얇은 것입니다. 로템의 수정, 혹 밸런스(저그대 토스)의 수정이 없이는 이러한 일은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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