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는 레퀴엠/게르니카/바람의 계곡/남자이야기입니다)

요즘 틈틈히 에디터를 열어보고.. 맵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비록 제가 공식맵을 직접 제작할 실력이나 공식맵을 완벽하게 평가할 정도의 안목은 가지진 못 하지만, 맵을 좋아하기에.. 그저 극히 주관적인 이런저런 잡담을 남겨봅니다^^

우선 위의 맵들을 먼저 살펴보면 질레트 프리매치 공식맵이 셋이나 됩니다. 여러가지 재고의 여지가 많은 맵 이미지를 뽑아봤는데요 여기에 알쏭달쏭한 남자이야기도 포함시켜 봤습니다. 남자이야기가 왜 알쏭달쏭한지는 조금 뒤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먼저 레퀴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레퀴엠.. 알다가도 모를 맵이죠^^; 여러 게이머분들마다 감독님들마다 테란맵이다, 토스맵이다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김동수 해설은 레퀴엠이 굉장히 좋은 맵이라고 여러번 언급하시기도 했지요.. 어찌됬든 전적상으로는 테란이 많이 앞서 있습니다만 새로운 맵이 나왔을 때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일단 적응을 잘 하는 종족이 테란이라서 그렇기도 했고.. 앞으로 타종족의 역공이 정말로 기대되는 맵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박영훈 선수와 이주영 선수의 대테란전 운영을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사실 레퀴엠은 공식맵 사상 저그에게 가장 최적화된 맵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마당 미네랄이 적은데다 자원량이 적고 구석구석 가스멀티가 많고 그 가스멀티의 견제는 수송선이 나오지 않는 이상 힘들고 드랍이 된다해도 저글링이 통과되기 때문에 견제가 굉장히 어려우며 역언덕이라 공격하는 쪽이 언제나 유리하다는 점 등 많은 부분이 저그에게 엄청난 힘을 실어줍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러쉬거리가 짧다는 것 하나에 저그가 많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해법이 나오리라 봅니다. 아니, 이미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게르니카입니다. 저는 게르니카가 질레트 프리매치에서 처음 선을 보였을 때의 분위기를 기억합니다. '저그의 무덤 게르니카'.. 하지만 전 그 때도 지금도 자신있게 '게르니카는 저그맵이다!' 라고 말 합니다(피가 거꾸로 쏠릴 정도로..) 프리매치 전적에서도 게르니카는 어찌됬든 저그가 타종족을 압도했고 저그가 할만한 구석이 굉장히 많다고 봅니다. 게다가 게르니카에서 물량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윤열, 박정석, 최연성 등 많은 선수가 줄줄이 무너졌었지요.. 이 점 하나만을 놓고만 봐도 게르니카는 정말 좋은 맵이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머큐리 대신 게르니카가 공식맵으로 선정되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물론 머큐리도 정말 좋은 맵이고 새롭지만 그것 보다는 게르니카에 대한 아쉬움이 훨씬 크네요.. 곧 공식 경기에서 게르니카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바람의 계곡.. 바람의 계곡은 프리매치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대세나 다름없을 정도로 선정이 확실했습니다만 테프전 밸런스 붕괴로 아쉽게 SKY 1라운드 초기에 교체된 맵입니다. 새로운 대륙형 섬맵의 발상으로 패러독스의 계보를 이어줄 섬맵으로 많은 기대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움을 많이 남기게 되었습니다. 바람의 계곡에 대해 아쉬워하시는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발상을 제공해주시고 있고, 많은 수정을 통해 테란이 유리한 맵에서 테란이 할만한 맵으로, 그리고 테란이 만만만 맵(--;)으로 바뀌리라 믿고 그렇게될 가능성 또한 많다고 봅니다. 어서 빨리 바람의 계곡을 방송 경기에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알쏭달쏭한 남자이야기.. 남자이야기는 많은 분들로부터 '완벽한 테란맵'으로 낙인찍힌 맵이었습니다만 황당(?)하게도 현재 전적은 역상성을 보이고 있고 스타리그 터줏대감 신개마-노스탤의 계보를 잇는 언덕형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참.. 남자이야기에 대해서는 할말이 참 많은데요.. 현재 남자이야기의 분위기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누가 보기에도 이건 테란맵인데 전적은 테란이 오히려 한참 밀리고 있고 대부분의 선수들은 테란 상대로 매우 힘겨워하지만 저그들은 테란을 만만하게 보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박성준 선수가 날고 있는 맵' 이렇게 이상하게 몇 번씩 꼬아지는 것을 보면 영락없이 레퀴엠과 다름 없을 정도로 어떻게 보면 레퀴엠보다 더한 이상하게 교묘한 맵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저런 잡담들의 요점을 종합해보면.. 알다가도 모르겠고, 그렇게 보이는 것과 예상되는 밸런스와 전적, 선수들의 마인드, 개인차이가 이상하게 다른 것이 바로 맵이다 이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카오스 이론도 아니고 참 희한하죠^^;

그러나 가장 확실한 단 한가지는 있습니다..
'맵이 뭐가 어떻든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

긴 잡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