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8/15 17:04:08
Name edelweis_s
Subject [픽션] 빙화(氷花) 15
빙화(氷花)


어둡고 답답한 진(陣)중의 막사. 그 내부에서는 이윤열, 안기효, 김성제, 이창훈 네 명의 지휘자들 끼리 치르는 회의가 한창이었다. 먼저 안기효가 발언한다.

“어째서 지금 쳐들어가지 않는 것입니까? 바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좋을텐데요.”

안기효는 앞에 있는 탁상을 손으로 탕탕 내리쳤다.

“지금 적들에게 시간을 줬다간 아주 단단하게 포진(布陣)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열이 잔뜩 올라 있는 안기효를 이윤열이 일단 진정 시켰다. 안기효가 화를 삭이며 자리에 바로 앉자 이윤열이 바로 말을 받았다.

“적들이 어떻게 포진하느냐. 그건 중요하지가 않네.”

“…….”

“적들이 무엇을 생각하느냐. 바로 그 것이 중요하지.”

이 말에 안기효 뿐만 아니라 태언장의 이창훈, 김성제도 눈을 둥그렇게 뜨며 묻는다.

“무슨… 생각을?”

“바로 야습(夜襲)이라네.”

******

규리어수류 태언장의 사파연합군은 양쪽이 높게 솟아 올라있는 협곡(峽谷)에 다시 진을 쳤다. 그리고 그 날 밤 나도현, 박경락이 비양팔조의 무사들을 이끌고 사파연합군의 진을 공격했다. 사방에 불기둥이 치솟고 도망 다니는 사파연합군들의 발소리가 좌우를 어지럽게 울렸다. 그 속에서 나도현 박경락은 물 만난 고기 마냥 날뛰며 사정없이 적군의 수급을 베고 있었다. 박경락은 사방이 쩌렁쩌렁하게 울릴정도로 큰 소리를 쳤다.

“이 놈들! 이윤열이라는 놈은 어디에 숨었느냐! 썩 나오지 못할까!”

말이 끝나자마자 한손으로는 철퇴를 흔들고 한손으로는 검을 휘두르며 주위의 적들을 베고 또 벤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적의 지휘장들은 보이지 않고 진에 있는 무사들의 수가 유난히 적다. 그 무렵 나도현의 뒤편에서 우렁찬 소리가 울린다.

“놈! 무림의 평화를 위해 출병한 우리에게 이 무슨 짓인가!”

“네 놈은 누구냐!”

흠칫 놀라 바라보니 안기효가 겨드랑이에 장창을 끼어 꼬나쥐고 자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현은 코웃음을 치며 외쳤다.

“잡졸의 수급 따위는 내 알바가 아니다! 비켜라!”

나도현의 고함에 안기효는 장창을 붕붕 돌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앗! 짧은 기합성과 함께 안기효가 창을 들어 나도현에게 질주한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귓전을 때릴 만큼 강맹한 공격이 나도현을 단숨에 꿰뚫을 듯 쏘아졌다. 허나 나도현은 허리를 살짝 틀어 그 공격을 피했다.

“놈!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나!”

나도현의 세검(細劍)이 안기효의 정수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챙. 새된 소리가 나며 안기효의 장창과 나도현의 세검이 맞물렸다. 사선으로 엇갈린 서로의 병기 사이로 날카로운 눈빛을 주고받는다. 안기효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조소하듯 말했다.

“너희들도 이제 끝이구나.”

순간 사파연합군의 진 북쪽과 남쪽에서 규리어수류와 태언장의 깃발을 든 무사들이 맹렬히 들고 일어섰다. 남쪽에 200, 북쪽에 200 족히 400명은 될 듯 했다. 삽시간에 많은 수의 적군이 등장하며 퇴로가 차단당하자 나도현 박경락이 지휘하는 비양팔조의 무사들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나도현은 이를 갈며 안기효를 올려보았다.

“어째 이상하다 했더니 이 놈들!”

“후후, 이 걸로 놀라면 안 되지!”

다시 한 번 안기효가 웃음을 터뜨리자 이젠 솟아오른 양쪽의 절벽에서 수많은 무사들이 들고 일어난다. 역시 규리어수류와 태언장의 깃발을 들고 있다. 나도현이 대경하여 위를 쳐다보니 활시위에 활을 매기고 있었다. 현재 진(陣)중에는 비양팔조의 무사들뿐이고 퇴로마저도 막혔다. 위에서는 화살이 날아오고 도망치자니 목이 베여 죽을 형국. 자칫하면, 아니 전멸이 확실시 되는 것처럼 보인다.

******

“됐다!”

이윤열은 쾌재를 불렀다. 일부러 협곡에 진을 치고 야습을 기다렸던 계책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탓이다. 이제 여기서 화살비만 쏟아주면 저 비양팔조의 무사들은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윤열은 손을 들어 올려 사격 명령을 내렸다.

“사격……!”

“와아아아아!”

이윤열의 명령에 배치 된 궁수들이 활시위를 놓으려는 순간 등 뒤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뒤를 돌아보니 ‘비양(飛揚)’이라는 초록색 깃발을 휘날리며 적들의 무사가 이쪽을 향해 달려온다. 이제서야 이윤열은 아차 싶었다. 어째 나도현 박경락이 야습을 위해 끌고 온 무사의 수가 이상하게 적더니만 이것이. 반대편 절벽을 쳐다보니 그 또한 매한가지로 습격을 받고 있었다. 속았다. 복병 위에 복병을 놓다니.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읽지 못했다면 이런 계책은 불가능 할터인데.

“크윽……!”

활을 쏘기 위해 활과 화살만을 지급 받은 사파연합군의 궁수부대가 등 뒤에서 돌격해오는 비양팔조의 무사들에게 제대로 된 반항을 할 수가 있을리 없었다. 순식간에 매복한 궁수들 반 이상이 무참히 베여나갔다. 비양팔조의 무사들은 널려 있는 활을 주워들었다. 그 활로 양쪽에서 나도현 박경락의 퇴로를 막고 있던 무사들을 향해 힘껏 쏘아 보내니 우루루 쓰러지는 꼴이 그리도 통쾌할 수가 없었다.

******

“성공입니다, 성공!”

강민은 옆에서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이재훈을 부둥켜안았다. 복병 위에 복병을 놓는 계책을 생각해낸 것은 강민이었다. 그러나 수적 차이가 두 배 이상 나다보니 성공해도 적을 격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오히려 화력을 분산시키는 꼴이 되어 허망이 각개격파 당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도 정확하게 먹혀 들어간 것이다. 이재훈 역시 크게 기뻐하며 강민을 부둥켜안았다. 적들은 태반 이상의 군사를 잃고 퇴각하고 있었다. 이로써 큰 위기를 넘긴 셈이었다. 강민과 이재훈 둘 다 큰 한숨을 내쉬었다. 적들이 모두 물러나고 그들은 무리한 추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 오늘 승리의 주역 몽상가에게!”

전태규가 호탕하게 웃으며 술잔이 넘치게 술을 따랐다. 강민은 멋쩍게 웃으며 술을 들이켰다. 모두들 한 명씩 와서 강민에게 독한 고량주(高粱酒)를 권했고 얼마 못 있어 그는 술이 거하게 취해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거 싸우는 태는 호걸인데, 술 먹는 건 웬 아낙 보는 것 같구나!”

역시 술이 취해 얼굴이 붉어진 전태규의 농담에 사람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재훈도 실없이 웃다가 술잔을 들었다. 오늘의 일전은 자신이 생각해도 참 대단했다. 적들이 꽁무니를 빼며 달아나는 꼴을 볼 때 그 통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다른 이들과 건배를 하고 술을 들이키는데 순간 잊고 있던 사실이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비양팔조의 위치가 발각된 것은 태언장으로 보낸 첩자가 정보를 흘린 것이 분명한데. 허면 먼저 출발한 비음(庇蔭)의 삼인방은 어찌 되었나. 서둘러 태언장으로 향해야만 했다. 허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정신이 아찔하다. 지금 가야하는데.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잠이 들어버린다.





******

bluewave 님이... 올려주신 빙화 여태껏 연재분 모음. 감사합니다.

제가 해야할 일을 대신해주시니 저야 감사할 따름입니다.

허나 한가지 안 좋은것은....

그렇게 모아놓으니 갈수록 엉망이 되어가는 것이 너무 뚜렷하게 나타나서-_-;;

초반부에는 인물의 심리묘사를 주로 하다보니

'~~다'로 끝나는 문장이 많지 않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느니 했더니만

후반부로 갈수록 싸우는 장면이 많다보니 '~~다'가 많이쓰여서

딱딱해지네요. 그리고 그건 이번 화에서도 마찬가지.

휴~ 걱정입니다.

아무래도 많이 어색하네요. 전쟁이라니... 후에 시간이 된다면,

수정을 해보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blue wave
04/08/15 17:17
수정 아이콘
처음으로 1등입니다..^^
다른 판타지 소설 작가님들도 다 쓰신 후로 조금씩 고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람의 마도사를 쓰신 김근우 님, 하얀 로냐프 강을 쓰신 이상균 님 등 모두가 그래요. 완결편이 나온 후 고치거나 내용을 추가하셔도 좋을 듯하네요.

pgr 두 개 띄워놓고 복사하면 되는 것을 모르고 메모장에 복사한 후 다시 옮겼다는....^^; 심한 삽질이었습니다.

그럼 완결편을 향해 빙화 달려볼까요?^^
edelweis_s
04/08/15 17:23
수정 아이콘
blue wave/으하하! 힘차게 달립니다!!!
04/08/15 20:16
수정 아이콘
하핫^^
그 3:3 미팅 언제하나요?^^쿠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38 5년간의 프로게임 리그를 바라보며... [32] TomatoNYou3386 04/08/16 3386 0
6937 [잡담] 파리의 연인에 나온 팡야 [36] 꿈꾸는scv4203 04/08/15 4203 0
6934 스타리그 주간 MVP......!! (8월 둘째주) - 이재훈 [61] 발업질럿의인3774 04/08/15 3774 0
6933 스타리그 주간 MVP......!! (8월 첫째주) - 강민 [31] 발업질럿의인3308 04/08/15 3308 0
6932 [완전잡담]...Daydreamer님의 사상기질과 kimera님의 소고를 읽고 나서..."그럼 나는" -0- [4] Lunatic Love3593 04/08/15 3593 0
6931 가볍게 쓰는 스타리그를 패러디한 스타왕국 500년 [7] may0543202 04/08/15 3202 0
6928 테테전에서 왜 배틀이 아닌 레이스가 대세인가요? [42] KuclassiC6979 04/08/15 6979 0
6927 가볍게 읽는 Zeal의 안유구 제2탄 고스트 [22] Zeal3146 04/08/15 3146 0
6926 [픽션] 빙화(氷花) 15 [3] edelweis_s3372 04/08/15 3372 0
6924 그러고 보니 딱 1년전이군요. [6] i_love_medic3094 04/08/15 3094 0
6923 [픽션]빙화 1~13편 모음(연재 중) 빙화 서지훈, 몽상가 강민 무협소설 [5] blue wave3954 04/08/15 3954 0
6922 WCG 3,4위전이 끝났군요..(결과있음..) [13] 기회3793 04/08/15 3793 0
6920 추억이냐.부활이냐. [1] EX_SilnetKilleR3403 04/08/15 3403 0
6919 [잡담] 동전 여덟개 [2] 탐정3176 04/08/15 3176 0
6918 [잡담] 새로 산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다시 찾았습니다 [11] 정석보다강한2866 04/08/15 2866 0
6917 [큐리어스팀 고찰] 8/7 - 8/14 + 오늘은 제 생일 입니다. [4] 눈물의 저그3150 04/08/15 3150 0
6916 [픽션] 빙화(氷花) 14 +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9] edelweis_s3511 04/08/15 3511 0
6915 [잡담] 오늘 아침있었던일~! [2] 니케3552 04/08/15 3552 0
6914 줄라이 박성준선수,새로운강자의 등장은 즐겁다,, [15] 절대바보아님4468 04/08/15 4468 0
6913 itv 결승전을 보고 와서... (스포일러 잔뜩 있음...) [47] 앤써6938 04/08/15 6938 0
6912 ITV랭킹전 결승전 잘끝났네요^^(스포일러 없습니다) [10] 해처리에서 아3986 04/08/15 3986 0
6911 TheMarine..? flyhigh..? [NC]leader..? [12] 트레빌3222 04/08/15 3222 0
6910 여러 선수들에 대한 소고1 [3] 서늘한바다3070 04/08/14 307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