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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05 17:45:44
Name 씰일이삼
Subject 우리는 팀플 대악당-_-이었었다...
아래 있는 글에 댓글로 간단하게 달려고 하다가
글이 꽤 길어질 것 같아 그냥 자유게시판에 씁니다;


-----------------------------------


1999년...당시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스타는 저희들의 화제의 정점에 서 있었죠.
(가끔 바람의 나라를 중심으로 한 사파가 존재하긴 했지만 소수였죠;;)
남학생들은 일단 모이기만 하면 스타.
집에 가도 베틀넷을 이용한 스타.
학원에서도 스타 이야기.
꿈속에서도 스타
엄마와도 스타-_-;;

공부에 열중해야할 중학생인 우리들의 생각의 중심에는
스타크 전략과 유닛들의 1:1 맞짱-_- 이야기 뿐이었습니다.
(아콘이랑 울트라랑 1:1로 뜨면 뭐뭐가 이겨. 저그가 짱이야 -_-;; 등등의)

.....

그리고 그 당시... 저를 비롯한 제 친구들은 엄청난 팀플 빌드를 발견..
온갖 팀플 내기에서 이기면서 거의 대부분의 피시방을 꽁짜로 다니며
재정의 풍족함을 자랑했었죠.
100% 이길 수밖에 없으며 그 완벽함에 치를 떨던 그 빌드...
그 이름하여

'헌터에서 포저그 선택 후 동시에 칠 드론후 24저글링-_-으로 동네 한 바꾸 돌기 전법-_-'

....
...
..
.


그후 우리는 곧 팀플 대악당-_-;;이란 명성을 얻으며 수많은 학우들의
따돌림-_-을 받았습니다.

(한 난폭한 학생은 패배로 인한 분노로 울부짖으며
'너희는 게임을 즐길 줄 몰라-_-' 라는 폭언을 하기도;;)


그리고 곧 학교 내에서는 상대가 없어진 저희는 다른 친구의 인맥을 이용-_-
다른 학교까지 원정, 모모 중학교의 4대천왕-_-. 이기석의 아이들-_-;; 등등
이라 불리며 자신의 학교에서 일명 스타짱-_-으로 군림하던 다른
팀플 맴버들을 잔인하게 관광-_-시키는 대업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상대가 없어진 저희가 다른 지역-_-까지 진출하려던 바로 그때..  
부천의 롯대 백화점에서 이기석 선수와 다른 프로게이머 3분을 초청.
이 네명의 프로게이머들과 아마추어 유저분들간의 4:4 팀플을 하게 되었죠.


.........
.....
..
.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중간 과정 다 빼고 저희는 팀플 대악당이라는
명성답게 온갖 강호들-_-을 꺽으며 본선에 올랐습니다.


본선... 수십명의 사람들의 시선과
무표정했던 이기석 선수의 표정에
엄청나게 겁을 먹고 초라하게 떨고 있던 가녀린-_- 저와 친구들...

경기는 곧 시작되었고..저희들은

'일단 무조건 이기석-_-부터'

라는 어처구니 없는 작전을 모토로 팀플을 시작했습니다.

종족은 저희는 예정대로 4저그.
프로분들은 자신들의 종족을 골라 2프로 1저그 1 테란.
초초하게 시간은 흐르고...

....
...
..
.

결과는 저희의 대압승-_-이었습니다


프로토스를 선택하신 이기석 선수는 저희의 '일단 이기석-_-' 작전을
눈치 채셨던듯. 게이트 웨이는 짓지도 않고 포지부터 짓고는
열심히 꽃을 가꾸고 계시더군요-_-;

하지만 우리가 누구냐! 팀플 대악당-_-답게 24마리 개떼로 한방에 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저글링 개떼들의 순회잔치에 막판까지 바둥거리시며 저항하던
3명의 프로게이머들도 이기석 선수를 따라 안드로메다에 정착해버리셨습니다-_-;

...
..
.

뜻밖의 결과에 웅성거리는 구경꾼들.
얼굴이 빨개지신 이기석 선수.
이겨놓고 어리둥절했던 저희들.
그때 어떤 프로게이머 분께서 흙빛의 얼굴로 한마디 하셨고
주의는 조용해졌습니다.



'한판 더-_-'
(원래 단판경기였습니다-_-;;)


-_-;;  결국 예정에는 있지도 않았던 두번 째 경기

'4저그-_- vs 4저그-_-'

의 대결은 시작되었고 운영면에서
딸릴 수밖에 없는 저희는 두번째 판은 결국 져버렸습니다.
(-_- 이때도 이기석선수는 초반에 지-_-지 치시고는 손가락만 빨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상황이 전개되자 호승심이 강한 제 친구-_-도 한마디 합니다.

'한판 더-_-요.'

........
.....
...
.

무참히 씹혔습니다-_-;;
자존심은 지켰다고 생각하셨는지는 몰라도
저희를 무시한 체 고개를 휙돌리고 바람같이 사라지시던 프로게이머분들...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_-;

뭐...결국 승부는 1:1  이기면 받기로 했던 상품도 받고해서 별로 불만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다시 한번 팀플 대악당의 명성을 널리 떨쳤던 저희들.

(기고만장했던 맴버 중 한명은 '나도 프로할래-_-' 라는 망언까지 하기도;)

...
..
.

2004년 막바지인 지금 지금 그때의 친구들은 뿔뿔히 흩어지고
단 한명만이 가끔씩 만납니다.
그리고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저는 웃으면서 한마디 하죠.

'어이 팀플 대악당. 우리 스타나 하러 갈까?'

----------------------

그냥 생각나는 대로 쭉 쓴글이고 웃기라고 일부러 맞춤법이 틀리게 쓴 곳도 있습니다;
(하나도 안 웃기신 다면 죄송-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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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열
04/10/05 17:54
수정 아이콘
역시 스타는 학교친구혹은동네친구와 하는 IPX게임이 제일 재밌죠...
인원 딸릴때는 PC방 사장 주관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IPX도 재밌고...
soulmate
04/10/05 17:58
수정 아이콘
대단하네요..
팀플할때 써봐야겠네요 -_-;
홍차소녀
04/10/05 18:15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추억이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안전제일
04/10/05 18:16
수정 아이콘
으하하하- 즐거운 글이네요.^^;
친구들과 모여봤자..죄다 초보지망생들에다가..종족도 다 달라서...
테란 저그 같은...기묘한 조합밖에는 안나오는데..흠...4저그라...연습해볼까 싶네요.^_^
멋진(?)추억 잘 들었습니다~
Pureyou..
04/10/05 19:19
수정 아이콘
4저그는 성큰벙커캐논 다 뚫죠;; 초반에 적어도 두명은 나가 떨어진다고 봐야할듯. 가끔은 남은 테란에게 역올킬 당하기도...;
chobo salsal
04/10/05 19:30
수정 아이콘
99년 배넷초창기때(?) 4:4에서의 포저그는 필승이었죠..포저그가 아니더라도 7드론이 정석화돼서;; 옆에서 오버로드 날라오면 미리 프로브를 동맹 진형이 갇다놓곤 했다는...7드론으로 100승 쌓으신분들도 꽤 많을거예요..허허
youreinme
04/10/05 20:37
수정 아이콘
와 재밌다. 잘 읽었습니다.
Sulla-Felix
04/10/05 21:15
수정 아이콘
요즘의 라바 생산속도로도 7드론 통하나요? 요즘은 많이 약해 진거 같던데.. 게다가 업마린 테란으로 1:3도 가능하니.. top팀 3저그를 제 테란으로 밀때가 제일 짜릿하더군요.
완성형폭풍저
04/10/06 08:48
수정 아이콘
예전엔 정말 악마의 초반러쉬였는데...
요즘엔 의외로 4저그로 해도 쉽게 이길수 없을거에요.. 그렇죠..? ;;;;
아닌가... 쿨럭...
아참... 지난번에 배넷에서 4:4를 하는데..
5시 테란 7시 플토가 걸리니까...(전 9시 였구요..)
7시플토는 선포지가서 6시 7시 공동경비구역에 캐논깔고..
테란은 10scv정도로 일꾼 러쉬를 6시로 가더라구요...
그리고 커맨드 띄워서 6시로 날리고.. -ㅁ-;;;;;
상대 저그는 일꾼러쉬보더니 6저글링 7시 갔다가 낭패보고....
6시로 돌아왔을땐 이미 입구 캐논으로 막혀서... 아무 효과를 못봤던....
남은 두명이 애매해지는데.. 한명은 메카닉가고.. 전 그런경우 처음이라... ;;;;
걍 질럿만 줄창 뽑아댔죠...막고 막다 밀릴뻔했는데 벌쳐들와서 살고..
아무튼.. 그렇게 완전 이상하게 게임을 하다가...
7시는 곧바로 캐리어로 가더라구요.... ;;;;
리플레이 저장하다가 에러떠서 분석도 제대로 못했었는데...
맘맞는 친구들있으면... 해봐도 좋은 전략일듯.... 그쵸...??
i1ovesoony
04/10/07 02:03
수정 아이콘
괜히 스포닝이 50 오른게 아니죠. 커허헉~
스타유저라면 반드시 1번 이상 당해봤을 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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